14처,이정표를세우며,14.백조일손지묘(2006.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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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처,이정표를세우며]2006년2월1일부터 14일까지 하루한곳씩 작업노트
 
예기촬영공연사진집
후원 및 지원금 온라인입금구좌번호 국민은행 438901-01-174296(신영철)
copyleftⓒyegie 20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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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처 오손도손 모여살던 고운마을 하나 백조일손께 지어드리고..
14처 순례의 마지막날
어제 섯알오름에서 만나 별길을 놓았던 그분들이 계신곳.
7월7석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
이분들은 별이 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14처 기행의 마지막에 다다르면서 알게되는 것은
아무것도 끝나지않았다는 것.
14처의 마지막장소는 그렇게 인간의 부질없는 미련을 알려주고
부서트린 비석과 다시 세운 비석,
그들처럼 부수지못하고 저밖에 그 비문과는 너무 다른 내용의 진실이 담긴 안내문.
하지만 그것조차 다시 한 문장이 지워지고 고쳐져있습니다.
악을 행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미련을 버리지못하고
그 죄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그들에 의해 함몰되는 어진 사람들,
가해자가 적히지않은 학살자가 누구인지 적히지않고
오히려 6.25의 총성을 내세우므로서 학살자를 넌지시 왜곡시킨 괴물같은 비석.
그것을 치우지못하고
그저 부서진 원래비석의 조각만을 줏어 담아 가슴아프게 놓아두었습니다.
순례의 마지막날
우린 백조일손지묘에 다가가서
그 흉물스런 허물옆에 가슴시리게 조각져 모셔진 애처러움에 다가가
그 제대조차없는 비문앞에 오손도손 모여살던
이 아름다운 사람들의 영혼을 마주하며
그분들을 그리며 조그마한 마을을 만듭니다.
집을 지어드리고 나무를 심고 나무엔 사과와 감귤이 열리고
새들도 날아와 앉았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이 마을나무사이로 보이고
"환원할수 없으되
둘이 아닌"
이런 글귀를 적어 마을어귀에 놓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오랫동안 준비해오고 가슴조려온 이 순례가 끝납니다.
순례는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58년이 지나도 그 방법을 바꿔가면서
지속되어오는 그리고 현재까지도 미래에도 변함없이 참담한 인간들의 아린 악덕을
이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모두의 망각앞에
망각의 합당화앞에
무엇을 어떻게 고쳐가며
행동해야할 것인가도 처절히 알게 되었습니다..
100여기의 무덤이 묘비없이 모여있는 쓸쓸한 곳.
우린 이렇게 이름없이 떠나간 고운 사람들의 조용한 숨결을 통해서
묘비명보다 더 큰 순교를 기억합니다.
살을 에이게 추웠던 날부터 몸을 가눌수없느 바람과 거친 파도
그리고 꽃가루처럼 아름다운 눈싸라기로 마을을 감싸주었던 제주는
그 14일간의 순례안에 유채곷을 활짝피워주기도 하고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중산간에선
안개지역을 만들어서 우리가 고귀한 꿈을 꾸며 그들안에 함께있다는 것도 알려주었습니다.
제주에서 14일간 우린 이 아름다움이 그들의 숨결로 온통 감싸여있다는것을 알았지만
사람들은 전혀다른 삶을 그위에 영위하며 뺏고 빼앗기고 영위하면서
이 섬과 이 섬의 삶을 망각속에서 파괴해나가고 있다는것도 알게되었습니다.
악하진 않으나 선하지 못하여 슬피 퇴화되어가는 고귀한 섬.
사랑은 하나 정진하지 못하여 슬프게 침몰하는 섬.
아름다우나 정결하지 못하여 시리도록 가슴아픈 섬.
스스로 지워버린 마을들만이 남을 부질없음으로인해서
오히려 잃어버린 마을이 애처롭게 아름다운 곳.
그곳이 이제 고향이되고
벗이 되어
하영 슬픈 가슴으로 작별합니다.
14처를 돌면서
정말 십자가의 길처럼 고통은 심화되고
마침내 고통은 하나의 무아가되어
꿈이 되어버렷습니다.
이제 이 고귀한 꿈을 잃지않으며
꿈안에서 별을 보고 성운과 소통하며
이승으로 이어진 맥을 시공안에 일체시켜가는 노력만이
과제로 남습니다.
14일간 예플러와 저의 여정에 동행하며
순례자의 모습으로 말없이 동행해준 사람들이 셋있습니다.
문재선 사유진 박수현님.
그리고 전체를 같이 못했지만
함께한 별음자리표,이경준님 두사람 역시 14처에 한 조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하여 유랑할 이 [14처,이정표를 세우며]의 공연일정에
그들이 온다면 언제나 이 작업안에 자릴 비워두고 기다림과 재회를 기약합니다.
별에 대한 얘길 하고싶어 다가왔다가
성운과 성단을 바라보고
그속에서 꿈을 꿉니다.
그리고 그 꿈은 이제 꿈속의 꿈이되어 다시 바람안에 분신됩니다.
많은 것을 두고왔지만
그 모든것을 가지고 뭍으로 올라갑니다.
살아있음에 대한 슬픔이
중산간을 가로막은 안개지역을 넘어 뼈아프게 밀려옵니다.
우리가 할수있는것은 삶이 아니라 죽음인것을
안개지역을 넘어 마주하는 인간도시엔
다시 수많은 욕심과 변명과 편협된 이기심이 욕정을 안고
삶이란 명분으로 바쁘게 움직이고있었습니다.
안개가 걷힘이 오히려 안개이며
안개가 오히려 선명한 사랑입니다.
감사했으며 고마웠습니다.
순례의 반을 마치고 서부지역을 넘어오면서 농담처럼 한말
고맙습니다란 말
58년을 넘어 뒤늦게 다가와서 가슴으로 부터 나오는 말이 그것이었는데
그리고 그 말이 너무 안어울려서 놀랐었는데
이젠 가슴이 쥐어준 그말의 이유를 알듯도 합니다.
우리가 열네곳에 세운 이정표는 백개도 넘지만은
그것이 올 4.3까지라도 보존되어
또다른 4.3순례자들에게 힘이되어줄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가 놓은 편지들을 보고
다른 순례자들도 하나둘 마음의 편지를 적어서 벗에게 바치면
그 편지가 늘어나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부터
이성과 사랑과 희망과 이곳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
구성,연출 신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