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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처 동광헛묘.거기있지못하나 거기있는 순례 십이일째.이제 마음은 이 순례를
정리하며 그안에서 익힌 얘기와 만든 것 그리고 사랑나눈것을 갖고 떠나야하는
그리움이 실로 오랫만에 이별이라는 서글픔을 쥐어줍니다.
이제는 다시 기약할 수 도 없는 제주행.
58년전 여기왔다면 나는 사람밖에 못만났을텐데 이 뒤늦은 3년간의 세번의
다가감이 사람아닌 뭍영혼들과의 친교를 맺고 벗이되어 아비가 되어
가족이 되어 고향이 되어버린 어눌한 서글픔으로 마침내 구슬픈 속내를
드러내고..
열이틀째 되는 날 12처인 동광 헛묘에 들립니다.
거기 있지못하나 거기에 있는 이들의 안식.
인간의 그리움이 만들어놓은 소중한 노력.
비문여기저기엔 어제다녀온 정방폭포에서의 이승과의 헤어짐이 적혀있고
그래서 우린 헛묘란 이정표를 차마 그 입구에 세우지못하고 묘역 한구석
마지막자리에 꽃과 나비와 엽서와 편지를 모아
14처 그 어느곳보다 조심스레 그리고 아주 작게 안내목을 세웠습니다.
존재하지만 존재못하는 것이 오히려많은 인간의 세상에서 있지않으나 있음의
귀함.
그 헛묘의 내재성이 제주를 다시못온다하여도 이 이별을 이겨낼 힘이되어줍니다.
동광육거리에서 잘보이는 곳에 이곳으로 헛묘에 간다고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그래서 동광육거리 여섯갈래길중 세갈래의 입구에
3일을 따로따로 와서 각기 세운 우리의 이정표가 정겹게 놓여져있습니다.
이정표작업을 마치고 가게에 들려서 몸을 녹히며 얘기를 나눴는데 마치 유언같은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제주에 살고있는 박수현 이경준 두사람에게 이번 여정을 통해 우리가 만난
이들 보이지않지만 볼수있고 말하지않지만 들을수잇엇으며 얘기나눌수있엇던
이들 그들곁에 다가가서 우리가 보둠어 만들었던 이정표 나무 그리고 조그마한
집과 골목어귀의 장기판 사방치기놀이공간...
그런것들이 지워지거나 쓰러지지않게 아니면 쓰러지거나 지워지더라도
자주 오며가며 그곳을 찾아서 보살펴달라고 그리고 약속하는 사람들의
약속을 믿지못하면서도 그 답장을 기다리겟다고 얘기합니다.
이제 나는이 얘기들을 안고 우리가 만난 사람들의 넋을 안고 헛묘처럼 투명하게
존재하는 얘기를 뭍을 돌아다니면서 그들과 만나는 날까지 잊지않을겁니다.
우주에서 바라보면 우린 하나의 구슬픈 아집투성이의 미생물 종입니다.
단세포적이며 좁고 얕은 시야로 웰빙을 꿈꾸며 살다가 자신의 마실이유의
망각을 후회하며 돌아오는 부질없는 몽중인입니다.
그자신 모두가 개개의 우주이며 하늘이며 또한 망각의 시간안에 걸러진
존재들.
스스로 행하려 떠났다가 그 떠남의 이유를 망각하고 돌아와서 무안해하는
부질없이 뉘우치는 시간여행자들이기도합니다.
그 이승의 시간여행안에서
14처는 또하나의 스스로의 시간여행과 이유를 만들고 그 결과 시간을 만나고
빛을 만나고 죽음의 아름다운 이유를 만납니다.
헛묘는 존재함이 겹쳐지는 꿈속의 꿈임을 얘기하면서 그것을 통해서 공존의
공간안에서 우리의 실체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정말 사람들이 찾아헤메고 이룬다고 자만하는 모든 것은 헛된 것이며 오히려
헛되게 보이는 그안에 진실이 내재되어있습니다.
내일은 섯알오름에 가서 커다란 구덩이의 이승과 삶을 이어가는 별같은
실을 연결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뺘마디를 모아 지은 백조일손지묘에 가서 부서진 비문에
꽃놓으면 우린 이제 새로운 존재의 이유를 다시하나 내안에 성운처럼 담고
비좁은 은하를 여행하게 됩니다.
그리움은 사람의 가치를 일깨우는 귀한 영혼의 심성입니다.
제주에서 14처를 돌면서 만난 영혼들 사람속에선 보지못하고 망각한 그것들이
모래처럼 귀한 꿈으로 지상에 머물러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