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처,이정표를세우며,1낙선동성터(2006.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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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처 이정표를 세우며]공연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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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처 낙선동성터에 약속처럼 다시가다.
비교적 익숙하게 낙선동성터를 찾았습니다.
지난 해 9월 와 본 곳이었지만 차를 모는 이경준이 그때 순례에서 빠졌던 곳이라서
처음 올때처럼 똑같이 선흘1리 동백상회앞에 멈춰 길을 물었습니다.
동백가든 가는 길을 묻고 마을어귀 팽나무와 성터 들어서는 길을 그리움으로 반겨맞아
돌담길을 따라 감귤밭사이로 숨은듯 나있는 돌성터.
지난번엔 그저 마을분들이 집단이주당해 살던 곳이라고만 여기고 작은가슴 아리며
얼마나 답답햇을까만
생각하면서 총구로 만든곳에 창을 내드리고 돌담사이사이에
편지를 적어 전하고 갔는데
그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고 그때 함께 왔던 이들이
적은 편지가
4개월을 보내고도 돌담사이사이에 그대로 꼿혀있어서 다시 열어보고 접어 제자리에
담습니다.
준비해간 나뭇조각들을 엮어서 이정표를 만들고
낙선동성터 그리고 4.3이라고
적습니다.
14처 이정표작업에선 이정표 표목에 더 이상 다른 글을 적지않기로했습니다.
편지를 쓰고 엽서를 적어도 누가 했다거나 하는 이름은 적지않았습니다.
살아있는 이들에겐 누군가로 그저 남아서 이 이정표작업이 하나의 찾음의 확인정도로
마주치길 바라고
그리운 그 영혼들에겐 그저 뒤이어 살아가는 슬픈 사람들의
고운 그리움과
그 영혼을 향한 감사의 만남으로 전해지길 바랍니다.
문재선은 아주 큰 나무이정표를 만들어왔는데
이 작업의 의도와는 좀 어울리지않는듯
했지만 지워져가는 성터 모서리앞에
이곳의 이름과 함께 4.3이란 언어를 세워놓으니
그렇게 나쁜 것 만은 아니었습니다.
생각하기로는 너무커서 오히려 쓰라릴까 걱정되서 작고 초라한 이정표를 만들어서
들꽃처럼 사람들 눈에 보일수 있는 이정표를 만들어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강요하지않고
보이는 사람에게만 발견되고
찾고자하는
순례자의 눈에만 들어오는 들꽃같은 존재로서의 이정표가 되어
그리움을 나누는
고운 빛이되게..
재선도 그 뜻을 이해하고 이어질 순례의 이정표나무 작업을 준비하기로 헸습니다.
공항에서 만나 함께 낙선동으로 온 사람들도 준비는 없었지만
음악도 조명도
시작도 없이 이뤄지는 준비해온 사람들이 만드는 이 공연을 바라보다가
하나하나
조금씩 거들기도 하고
성벽주변을 돌아보기도하면서
순례에 낯설게 적응해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