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처.이정표를 세우며 작업노트 .................................................................................................. [14처]14처 .이정표를 세우며.. | 일정,일기,작업노트 2005/12/31 00:42 예기 http://blog.naver.com/yegie/50000565155 아마 평화를 기리는 작업이 될겁니다. 그리고 잊지않고 기억하므로서 인식하는 작업이 될것입니다. 14처에 이정표를 세우며사랑할 줄 아는 우리 인간의 지워진 능력을되새겨 찾아볼 겁니다. 그리움이 원한이 아니라 행복으로 잔잔히 싹터서 아름다운 생명이 되어 저승에 피어나 이승을 키우는 곱고 벅찬 그리움과의 만남의 노력이 될것입니다. 2월의 2주일간 하루 한곳씩 찾아가는 14일간의 순례아니 마실. 많은사람이 이 그리운 축제를 위해서 이곳저곳에서 준비하고 만나고 동행하여 넋과 함께 이 별을 온화로 키우는 시간이 되었으면하면서이 작업을 시작합니다. 14처,이정표를 세우며 매일매일 자신을 버려 그리워하고행함으로서 만나는 일. 이정표만들기와 차량으로 실어 이동하기 제주에 기거하면서 작업할수 있는 공간마련하기 등등 많은것을 같이할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아님 혼자서도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2월1일부터 14일까지 전체일정동안 아니면 부분일정만이라도 제주에 동행하면서 4.3사적지 14처를 순례하면서 하루 한곳씩 이정표를 세우고 돌아오는 작업 이름없이 행하며 조건없이 그리워하는 일에 동행할 분들을 그리며 [14처 이정표를 세우며]의 작업노트를 만듭니다. 함께하실분들은 오셔서 제 작업노트에 덧글로 그리고 긴글은 안부게시판에 [14처]란 말머리로 글 적어주시면서이 작업을 준비했으면합니다. ............................................................. (덧글)솔문 [14처]동행의 첫발을 딛고..... 2005/12/31 01:05 ..................... 　 낙선동성 가. 소재지 북제주군 조천읍 선흘리 2734번지 일대 나. 개요 1948년 11월 20일 선흘리가 초토화작전으로 불타버리자 마을 주민들은 인근 선흘곶의 자연동굴이나 들판에 움막을 짓고 살았다. 그러나 은신했던 굴이 잇따라 발각되면서 많은 희생을 치르게 된다. 미리 해변마을로 소개 내려간 주민이나 나중에 야산에 은신했다가 붙들려 온 주민들 중에도 도피자가족 등의 갖은 이유로 희생을 당한다. 그런 세월을 딛고 살아남은 주민들이 1949년 봄이 되자 낙선동에 성을 쌓고 집단 거주했다. 이러한 돌성은 당시 소개된 후 재건하는 산간마을은 물론 해변마을까지 무장대의 습격을 방비한다는 명분으로 제주도 대부분 마을에 축성을 했다. 즉 주민들과 유격대와의 연계를 차단하고 주민들을 효율적으로 감시·통제하기 위해 만들었던 전략촌의 한 유형이었다. 축성작업은 주민들을 동원해 이루어졌다. 성을 쌓는 작업은 주둔소를 쌓는 작업보다 오히려 더욱 힘든 일이었다. 마을을 돌아가면서 쌓는 성의 규모는 주둔소에 비해 훨씬 컸기 때문이다. 해안 마을로 피난 갔거나 감금됐던 주민들을 강제로 동원한 축성 작업은 1949년 봄 한달 동안 계속됐다. 선흘 본동 출신으로 현재 낙선동에 살고 있는 고학봉(남, 03년 71세) 씨는 "낮엔 경찰의 감시 하에 성을 쌓았다. 그리고 어두워지면 함덕으로 내려가 자고, 다시 아침이면 낙선동에 성을 쌓으러 오는 생활을 한 달 정도 했다."고 말했다. 성을 쌓는데는 피난 내려간 선흘리민만 하는게 아니라 조천면 관내의 타 지역 주민들과 부녀자는 물론 국민학생들도 동원됐다. 당시 성을 쌓았던 주민들은 하나같이 '등짐을 져서 돌을 날랐기 때문에 어깨나 등이 다 벗겨질 정도였다.' 고 회고했다. 성의 규모는 대략 가로 150ｍ, 세로 100ｍ, 높이 3ｍ, 폭 1ｍ로 총 500여m의 직사각형 모형이었다. 고학봉 씨는 "성밖으로 너비 2m, 깊이 2m 정도의 도랑을 파서 가시덤불을 놓아 폭도의 침입을 막으려했다."고 증언했다. 1949년 4월 성이 완공되자 선흘리 주민들은 겨우 들어가 잠만 잘 수 있는 함바집을 짓고 집단적으로 살았다. 일종의 수용소나 마찬가지였다. 성밖 출입도 통행증을 받아야 가능했고 밤에는 통행금지였다. 이 당시 마을 주민 중 젊은 남자들은 무장대 동조세력이나 도피자가족으로 몰려 이미 많은 희생을 치른 상태였다. 그나마 살아남은 청년들은 1950년 발발한 6·25 때 대부분 자원입대 했기 때문에 성을 지키는 보초는 16살 이상의 여성과 노약자의 몫이었다. 그들은 낮엔 밭에서 일하고 밤엔 성을 지키는 고단한 생활을 이어갔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찰파견소 주둔 경찰의 먹을거리를 마련하느라 고초를 겪었다. 또 노인들이 보초를 잘못섰다고 파견소 경찰한테 폭행당하는 일이 빈번했다. 성을 쌓아 보초를 섰지만 1950년 가을까지 산사람들이 가끔 성 위로 나타나서 연설을 하고 새벽닭이 울 때가 되면 사라지곤 하다가 더러는 토벌대의 수류탄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이곳은 선흘리 본 마을과는 떨어진 곳이었다. 알선흘로 불리며 인근에 봉냉이동산, 돛바령 등의 작은 마을이 있었다. 축성을 한 이곳에도 원래 마을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해변과 가까운 곳에 우선 재건성을 쌓은 것이었다. 선흘리 주민들은 1956년 통행 제한이 풀리면서 비로소 원래 마을이 있었던 자리에 집을 지어 살았고, 일부는 그냥 성안에 정착해 오늘날의 낙선동을 이루고 있다. 성을 쌓는데 필요한 돌은 대부분 인근 밭담이나 산담을 이용했으나 돌이 모자란 탓인지 심지어 돌절구나 주춧돌 등도 성을 쌓는데 이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지금 이 성터를 돌다보면 성벽 중간에 안과 밖이 보이는 조그만 창을 볼 수 있다. 바로 밖으로 총구를 겨누었던 총구이다. 이 성터 위에 올라가면 마을 먼 곳까지 조망할 수 있다. 다. 현황 당시 제주 지역 마을마다 쌓은 석성은 대부분 밭담이나 산담을 이용했기 때문에 통행제한이 풀린 1954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원상회복 되거나, 이후 개발의 과정 속에 사라졌다. 그러나 낙선동 성터는 주변 감귤원의 방풍림 역할을 해 지금까지 잘 보존돼 있는 것이다. 지금도 과수원의 진입로를 만들기 위해 일부를 헐어버리는 등 언제까지 원형이 남아있을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낙선동 성은 그나마 원형이 많이 남아있는 흔치 않는 곳이다. 하루 빨리 보존대책을 강구해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라. 찾아가는 길 제주시에서 조천 방면의 일주도로(12번 국도)를 따라 15㎞쯤 가면 함덕초등학교가 있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1㎞쯤 오른쪽으로 선흘리 방면의 도로가 보인다. 이 길을 따라 3.1㎞ 정도 가다 보면 낙선동 버스 정류소가 있다. (이 곳에서 16번 국도까지는 약 900m 정도가 된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보면 몇 호 가량의 집들이 모여 있는데,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높은 돌담들이 낙선동 성이다. ....................... 　 너분숭이 애기무덤 가. 소재지 북제주군 조천읍 북촌리 1179-1번지 일대 나. 개요 1949년 1월 17일 함덕주둔 2연대 3대대 군인들에 의해 북촌국민학교 운동장에 집결한 북촌리민들은 50～100여명 단위로 끌려나갔다. 먼저 학교 동쪽 당팟쪽에서 총소리가 났다. 그리고 서쪽 너분숭이 일대로 주민들을 끌고온 군인들은 탯질, 개수왓 등지에서 주민들을 집단총살했다. 그 일대는 마치 무를 뽑아 널어놓은 것 같이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학살에서 살아남은 부녀자 등 일부 주민들이 시신을 수습하기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어른들의 시신은 임시매장했다가 사태가 안정된 후 안장되기도 했으나 당시 어린아이와 무연고자 등은 임시 매장한 상태로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있다. 그곳이 지금의 너분숭이 소공원이다. 그날 학살터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김석보씨는 "어머니와 내가 그날 저녁 함덕으로 가기전에 세 동생의 시신을 너분숭이에서 발견했다. 어머니는 뒷날 이곳에 와서 동생들의 시신을 너분숭이 구석에 임시 매장했다. 지금도 그때 묻은 자리에 그대로 동생들은 묻혀있다."고 말했다. 또 1948년 6월 22일 북촌포구 경관 피습사건 용의자로 체포되어 광주형무소에 수감되었던 강서수(남, 03년 77세) 씨는 '이듬해 3월경에 석방되어 아버지의 시신을 찾아보니 너분숭이 어느 밭에 그대로 방치된 채 들짐승, 까마귀 등이 시신을 뜯어먹어 차마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비참했다.'고 증언했다. 그의 3형제 모두가 형무소로 끌려갔을 뿐 아니라 할아버지가 외지에서 북촌에 들어온 관계로 친척도 없었기 때문이다. 북촌 주민들이 밭일을 하다가 돌아올 때 쉬어가던 넓은 팡이 있어서 '너분숭이'라 불리는 이곳에는 애기무덤 20여기가 군락을 형성해 있어 4ㆍ3 당시 참혹했던 북촌대학살을 증언하고 있다. 다. 현황 이곳은 4·3 이전부터도 어린아기가 병에 걸려 죽으면 묻던 곳이라 한다. 지금까지 소나무와 가시덤불이 무성하여 무덤이 드러나지 않았다가 2001년 북제주군 소공원 조성사업으로 부지가 정리되면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지금 현재 이곳에는 20여기의 애기무덤이 모여있고 그 옆 밭과 길 건너에도 몇 기의 애기무덤이 있다. 그중 적어도 3기 이상은 북촌대학살 당시 희생된 어린아이의 무덤이다. 이 곳의 모든 무덤들이 4·3 희생자의 무덤은 아니지만 당시 상태로 보존되어 있다. 또한 잔디나 변변한 장식도 없이 초라하게 자리하고 있어서 당시의 참혹하고 무모한 학살을 알려주기에는 더 없이 소중한 공간이다. 따라서 어설프게 무덤을 치장하거나 양지로 이장하는 성역화보다는 지금 현재의 상태로 과거의 아픈 역사를 반추하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방도를 찾아야 할 것이다. 라. 찾아가는 길 북촌국민학교 서쪽 100미터 지점에 '너분숭이소공원'이란 표석이 있다. ......................... 　 목시물굴 가. 소재지 북제주군 조천읍 선흘리 산26번지 나. 개요 선흘리 초토화 이후 선흘리민들이 은신했다가 희생당한 곳이다. 1948년 11월 21일 선흘리 일대가 토벌대에 의해 불탄 이후 선흘리민들은 선흘곶 일대의 곶자왈과 동굴을 은신처로 삼았다. 하지만 굴이 발각되면서 많은 희생을 치렀다. 1948년 11월 25일 목시물굴에서 1㎞ 남짓 동쪽에 이웃에 있던 도툴굴이 발각되면서 많은 주민들이 현장에서 총살당했다. 또 일부는 함덕 대대본부로 끌려갔다. 그들은 마을주민들이 숨어 있는 곳을 대라며 밤새 무자비한 고문을 당했다. 고문에 못 이겨 한두 사람이 목시물굴의 존재를 토해냈다. 11월 26일 아침, 함덕 주둔 9연대 토벌대는 길잡이를 앞세우고 선흘곶을 향했다. 전 날 도툴굴에서의 희생소식을 이 날 아침에야 감지한 주민들이 시체를 수습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더러는 식사준비를 하던 중에 토벌대가 들이닥친 것이었다. 토벌대는 선흘곶을 향해 박격포를 쏘며 묵시물굴로 향했다. 주민들은 대부분 목시물굴로 들어갔다. 일부는 인근 숲속으로 뛰었다. 김형조 씨는 “아내와 형님 등 가족이 목시물굴에 숨어있었다. 집에 있으면 죽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임시 먹을 것을 들고 주민들이 목시물굴에 숨었다. 토벌대가 총을 쏘면서 들어오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시 목시물굴로 숨어 들어갔다. 형님이 나한테 빨리 들어가자고 했지만, 나는 이왕 죽을거 다른 데로 뛰자고 생각해서 동쪽 숲으로 뛰었다. 결국 그 때문에 살아났다."고 증언했다. 목시물굴은 도툴굴보다 작은 굴이지만 200여명 이상 대부분의 선흘주민들이 은신해 있는 굴이었다. 토벌대는 굴속에 수류탄을 투척하며 주민들에게 나올 것을 종용했다. 나가면 죽음이 뻔한 것을 안 주민들은 버텼다. 목시물굴에 숨었던 고춘석 씨는 “군인들과 굴 안에 있던 청년이 말을 주고받으며 몇 시간씩 대치했다. 결국 아이들이라도 살려야 된다는 굴 내부의 의견이 모여지면서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내가 거의 마지막으로 나왔는데 벌써 굴 밖에는 총살당한 시신들이 뒹굴고 있었다. 태어난지 100일도 안된 어린아이도 죽었고 50세 넘은 노인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군인들은 전날 고문을 받고 목시물굴을 안내한 한아무개도 현장에서 총살됐다. 김형조 씨는 "목시물굴에 들어가지 않은 네명이 덕천리 지경의 높은오름에 앉아 정황을 살피노라니까, 낮 시간이 되니 막 연기가 나고 총 쏘는 소리, 사람 죽어가는 소리가 엄청 들렸다"고 증언했다. 조명옥(여, 03년 82세) 씨는 "채 돌도 안 지난 여자아이는 자꾸 우니까 울음소리 때문에 들킬 것을 염려한 아이 아빠가 입을 틀어막았는데 숨이 막혀 죽어버렸다."고 했다. 이 날 목시물굴에서 총살된 희생자는 고경환, 고달옥, 고영백, 고일생, 고임형, 고태휴, 김기환, 김병규, 김삼준, 김성천, 김성홍, 임원준, 김정봉, 김태진, 김홍인, 김봉수, 부사인, 부원화, 부좌룡, 부희룡, 부춘하, 안도훈, 안두용, 안창성, 안창윤, 안태규, 안태인, 양중근, 윤구성, 윤한생, 정창호, 조영순, 조홍배, 한정선, 한재준, 한재준의 딸, 부서남, 고백선, 안창하 등 40여명이다. 이들은 굴에서 나오자마자 총을 쏘고 기름을 붓고 태기 때문에 나중에 시신의 얼굴을 분간하기가 어려웠다고 김형조 씨는 증언했다. 아무튼 도툴굴과 목시물굴에서 총살된 희생자들은 살아남은 사람들이 임시 매장을 했다. 토벌대는 지리를 잘 몰랐기 때문에 주민을 길잡이로 해서 다닐 수 밖에 없었다. 전 날 도툴굴에서 잡힌 사람을 고문해서 목시물굴을 안내받아 주민들을 학살하면서 길을 안내한 사람도 총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뿐만 아니라 목시물굴에 은신했던 주민들 중 살아남은 사람들을 '반못'까지 끌고 오면서 건장한 남자들에겐 목시물굴에서 먹던 식량을 지고 오라고 했는데, 장정들이 식량을 지고 와서 GMC 차량에 싣자 그들을 반못 바로 옆 '궤우물' 인근에서 총살해버렸다. 그렇게 희생된 사람은 고백선, 고달홍, 안창학, 고순규 등이다. 또 고태근은 무겁게 식량을 지고 와서 힘들어서 비틀거리니까 새동네 쪽으로 끌고가 총살시켜버렸다. 군인들은 총살에서 제외된 주민들을 GMC 차량에 태우고 함덕 대대본부로 향했다. 이들 중 일부는 고문을 받고 주민들이 피신해 있는 인근 대섭이굴과 벤뱅듸굴 등을 안내한 후 총살당하는 운명을 맞이하고 억물에서도 15명 이상이 집단학살 당하는 비운을 맞는다.<북촌리-희생터-억물 참조> 다. 현황 목시물굴은 입구가 두 개로 길이는 약 100m 정도 된다. 한쪽 입구는 한 사람이 누워서 들어갈 정도로 좁고 한 쪽은 비교적 크다. 안에는 넓은 공간도 있으나 용암이 흐르다 굳어버린 암석이 바닥을 형성해 울퉁불퉁하고 낮은 형상이다.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머물기는 부적절한 구조다. 지금은 선흘리민 한씨의 벌꿀농장이 있으며 주변에는 '트'(주:아지트의 줄임말. 4·3 당시 무장대나 피난주민들이 움막을 지어 생활하던 곳)의 흔적이 산재해 있다. 4·3 역사기행을 할 때 자주 찾아가고 있으며 굴속 체험도 잦은 편이다. 이곳은 각별히 보존해서 역사교육현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라. 찾아가는 길 반못에서 1㎞ 동쪽으로 올라가면 왼쪽으로 한씨양봉장이란 자그마한 푯말과 허술한 문이 있다. 그곳으로 들어가면 벌통이 놓여 있는 안쪽 숲에 있다. ................................... 　 원동(상가리 지경) 가. 소재지 북제주군 애월읍 상가리 나. 개요 원동은 마을을 가로지르는 냇가를 경계로 해서 동쪽은 소길리 지경이고, 서쪽은 상가리 지경이다. 이 상가리 지경에는 4·3 당시 5호가 살고 있었다. 1948년 11월 13일 새벽, 토벌대는 원동을 기습해 주민들을 집단학살했다. 이 날 학살은 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주민들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무슨 일이야 있겠는가'라는 생각에 대부분 도피하지 않았다가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 희생자 : 현두병(50), 현창하(20), 현봉한(14), 강기송 외 가족 1명, 이두익 외 가족 2명, 김기용, 김승홍, 길길홍, 김유홍 등 살아남은 주민들은 군인들이 집단 총살을 한 후 가버리자 가족 시신을 찾아 임시로 흙만 덮어 가매장을 했다. 이 시신들은 1년 후 정식으로 매장됐다. (<소길리> 편 참조) 다. 현황 서부관광도로가 확장되면서 당시 원동 마을 중심지였던 옛 도로 주변은 거의 당시 원형이 사라졌다. .................. 　 무등이왓 가. 소재지 남제주군 안덕면 동광리 230번지 일대 나. 개요 무등이왓은 300여 년 전에 설촌된 마을로 주민들은 그 후 화전을 일구며 살았다. 무등이왓이라는 지명은 지형이 ‘춤을 추는 어린이를 닮았다'는 데서 나왔다. 일제시기인 1939년에 무등이왓에는 2년제인 동광간이학교가 건립됐는데 이 학교는 감산리에 있었던 안덕공립보통학교를 제외하고는 이 지역 유일의 교육기관이어서 창천, 서광, 덕수, 상천 등지에서는 물론 중문면 색달리에서도 학생들이 취학했다. 그러나 4·3은 공동체적 성격이 강하고, 진취적이었던 이 마을을 영원히 앗아가 버렸다. 또한 초토화작전 이후 뿔뿔이 흩어져 숨어살던 무등이왓 주민들도 하나둘 토벌대의 총칼에 스러져 갔다. 지금 마을터에는 제주도에서 세운 잃어버린 마을 표석만이 남아 찾아오는 이를 맞이하고 있다. 4·3 당시 호주로는 이일봉, 김찬옥, 강문구, 강행익, 김두백, 고군옥, 김시호, 이임길, 고군현, 임경송, 신송, 양평원, 강위경, 고신천, 고여수, 소일환, 강군평, 김을돌, 강석주, 강창주, 신인표 등이 있었다 <잃어버린 마을 표석> - 무등이왓 여기는 4·3사건의 와중인 1948년 11월 21일 마을이 전소되어 잃어버린 남제주군 안덕면 동광리 무등이왓터이다. 약 300년 전에 관의 침탈을 피해 숨어든 사람들이 화전을 일궈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된 이래 4·3 당시 동광리에는 무등이왓 이외에도 삼밭구석, 사장밭, 조수궤, 간장리의 5개 자연마을이 자리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주로 조, 메밀, 콩 등을 재배했고, 교육열이 높아 일제 때에는 광신사숙과 2년제 동광간이학교가 세워졌다. 4·3사건은 이 마을을 피해가지 않았다. 폐촌 후 주민들은 도너리오름 앞쪽의 큰넓궤에 숨어드는 것을 시작으로 눈 덮인 벌판을 헤매다 유명을 달리했다. 한 할머니는 그 후 맷돌을 갈 때마다 눈물을 흘리며 노래했다. “난 돼지 집에 숨언 살앗수다. 살려줍서, 살려줍서 허는 애기 놔두고 나만 혼자 살아낫수다. "4ㆍ3으로 무등이왓(130호)에서 약 100명, 삼밭구석(46호)에서 약 50명, 조수궤(6호)에서 6명이 희생됐다. 인가가 자리했을 대숲을 지나 아이들이 뛰어 나올 듯한 올렛길을 걸어보라. 시신 없는 헛묘도 찾아보고 유일하게 복구된 간장리 마을을 지나 큰넓궤로 발길을 돌려보라. 평화를 기원하는 외침이 들려올 것이다. 다시는 이 땅에 4·3사건과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이 표석을 세운다. 2001년 4월 3일 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실무위원회 위원장 제주도지사 다. 현황 무등이왓은 마을터가 비교적 잘 남아 있어 4·3유적 기행팀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마을 규모가 컸던 만큼 피해도 큰 마을이었으나, 이제는 대나무 숲과 팽나무들만이 남아 당시 마을이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라. 찾아가는 길 동광검문소 육거리에서 동쪽(한라산 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 1.5km 가면 오른쪽 작은 갈림길 옆에 잃어버린 마을 표석이 세워져 있다. 표석이 세워진 길을 따라 죽 걸어가다 보면 좌우 대나무가 우거져 있고, 이 곳 모두 옛 마을터이다. ......................... 　 큰넓궤와 도엣궤 가. 소재지 남제주군 안덕면 동광리 산 90번지 일대 나. 개요 동광리의 큰넓궤와 도엣궤는 동광목장 안에 있는 용암동굴로 1948년 11월 중순 이후 동광 주민들이 2개월 가량 집단적으로 은신생활을 했던 곳이다. 동광리 주민들이 대거 이 굴로 숨어들게 된 것은 11월 15일 중산간마을에 대한 초토화작전이 시행된 이후였다. 이 날 토벌대는 무등이왓 주민들을 전부 모이게 한 후 그 중 10명을 무자비하게 총살하고 간장리를 불태웠다. 그 후 동광 주민들은 마을 인근 여기저기에서 숨어 사는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주민들은 주로 도너리오름 곶자왈에서 숨어 살았다. 그러다 주민들은 큰넓궤를 발견하게 되고, 폭설이 쏟아지자 이 굴로 들어갔다. 큰넓궤는 험한 대신 넓었고, 사람들이 숨어 살기에 좋았기 때문이었다. 그 후 이 굴로 찾아든 사람은 120여 명이 되었다. 당시 어린아이들이나 노인은 이 굴속에서 살았다. 청년들은 주변 야산이나 근처의 작은 굴에 숨어 토벌대의 갑작스런 습격에 대비하여 망을 보거나 식량이나 물 등을 나르는 일을 했다. 동광리 신원숙 씨는 당시 생활을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밥은 큰넓궤에서 하지 않았어요. 근처에 작은 굴들이 많았는데 주로 거기서 며칠에 한 번씩 해서 밥을 차롱에 담았다 먹었어요. 또 물은 삼밧구석의 소 먹이는 물을 항아리로 길어다 먹었어요. 밖에 다닐 때는 발자국이 나지 않게 돌만 딛고 다니거나, 마른 고사리를 꺾어다가 빌 디뎠던 곳에 꽂아 발각되지 않게 했죠. 똥도 밖에 나가서 누지 못했어요. 굴 한쪽을 변소로 정해서 거기에다 변을 보도록 했지요. 하동 사람들은 아랫굴에 살았고, 상동 사람들은 주로 윗굴에 살았어요. 그러다 보니 상동 사람들은 변소가 있는 굴까지 가기 힘들어 항아리에 쌌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버리곤 했지요." 동광리 주민들은 큰넓궤에서 40～50여 일을 살았다. 그러나 주민들은 토벌대의 집요한 추적 끝에 발각되고 말았다. 곧 토벌대는 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청년들은 노인과 어린아이들을 굴 안으로 대피시킨 후 이불 등 솜들을 전부 모아 고춧가루와 함께 쌓아 놓고 불을 붙인 후 키를 이용하여 매운 연기가 밖으로 나가도록 열심히 부쳤다. 토벌대는 굴속에서 나오는 매운 연기 때문에 굴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서 총만 난사했다. 그러다 토벌대는 밤이 되자 굴 입구에 돌을 쌓아 놓고 사람들이 나오지 못하게 막은 다음 철수했다. 토벌대가 간 후 근처에 숨어 있던 청년들이 나타나 굴 입구에 쌓여 있는 돌을 치우고 주민들을 밖으로 나오게 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다른 곳으로 피하도록 했다. 그러나 굴속에 숨어 있던 사람들은 갈 곳이 막연했다. 그 해 겨울은 유난히 추웠고 눈이 많이 내렸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주민들은 달리 어쩔 수 없었다. 옷이나 신발 모두 변변치 않았지만 한라산을 바라보며 무작정 산으로 들어갔다. 그 후 이들은 영실 인근 볼레오름 지경에서 토벌대에 총살되거나 잡혀 서귀포로 갔다. 이들은 정방폭포나 그 인근에서 학살됐다. 다. 현황 큰넓궤는 험하다.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좁은 입구를 지나면 5m 정도의 절벽이 나오고, 이 곳을 내려서면 이 굴에서 가장 넓은 장소가 나온다. 바닥이 제주도 현무암 그대로여서 울퉁불퉁해 위험하다. 이 곳을 지나면 토벌대의 총알을 막으려고 쌓아 놓은 돌담이 한 쪽에 쌓여진 곳이 있고, 양쪽으로 깨진 그릇 파편들을 볼 수 있다. 이 곳부터 굴이 좁고 낮아져 조금 가면 약 30m 정도 기어들어가야 하는 곳이 나온다. 이 굴에서 가장 드나들기 어려운 곳이다. 이 곳만 지나면 굴은 다시 높아져 다니기 쉬우며 그 안에는 이층굴도 나오고 좀 넓은 곳이 나온다. 큰넓궤를 들어가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도엣궤는 큰넓궤 동쪽 50m 지점에 위치해 있다. 길이는 30m 정도이다. 이 곳에도 항아리 파편 등 당시 생활유적들이 많이 남아 있다. 제주문화예술재단 문화재연구소의 조사 결과 이 굴은 원래 큰넓궤와 이어진 굴이라고 한다. 라. 찾아가는 길 큰넓궤는 마을 목장 안에 있어서 찾기 힘들고, 굴 내부가 험해 답사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큰넓궤를 답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 굴을 잘 아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굳이 스스로 찾아가 답사하고 싶다면 다음의 과정을 따르면 된다. 동광리 검문소 육거리에서 서쪽으로 난 길을 따라 600m 정도 가다 도너리오름이 보이는 방향(옛 마을길임)으로 조금 들어가면 동광리 목장 입구 철문에 도착한다. 여기서 목장 안으로 들어서면 시멘트 도로가 나 있어 차량도 이용할 수 있다. 동광목장 입구에서 차량으로 2.45km 가면 도너리오름이 눈앞에 보이는 곳이 나온다. 여기서 차에서 내려 서쪽(왼쪽)으로 200m 정도 걸어가면 철조망이 보인다. 이 철조망을 넘어 철조망이 처진 돌담길을 따라 100m 정도 내려간다. 조금 서쪽에 상록수인 종나무가 있는 곳이 큰넓궤 입구이다. ............................ 　 ① 임문숙 가족 헛묘 가. 소재지 남제주군 안덕면 동광리 807-4번지 나. 개요 1948년 11월 중순 토벌대가 초토화작전을 벌이기 시작한 후, 큰넓궤로 들어가 피신생활을 하던 동광리 주민들은 굴이 발각되자 대부분 더 깊은 산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것은 죽음을 재촉하는 길이었다. 토벌대는 눈 덮인 한라산을 누비며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체포했다. 볼레오름에 숨어 있던 사람들은 1949년 1월경 거의 붙잡혔다. 토벌대는 이들을 서귀포의 한 단추공장 건물에 일시 수용했다 옥석을 가리지도 않고 정방폭포 위에서 집단학살했다. 그 중에는 동광리 주민들도 많았다. 그 후 유족들은 시신이나마 찾으려고 수소문을 해보았지만 정방폭포에서 죽은 사람들의 시신은 찾을 수가 없었다. 바다에 떠내려갔기 때문이었다. 현재 동광리 육거리 인근 밭에 희생자 9명을 헛묘 7기(2기는 합묘임)로 조성한 임문숙 씨(남, 04년 79세, 동명리)는 그간의 경위를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4ㆍ3사건이 진정되니까 살아남은 친척들 사이에서 시신이라도 찾아서 장례를 치러야 될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왔습니다. 칠성판을 만들고 학살터라는 정방폭포 위에 갔습니다. 가서보니까 뼈들이 다 엉켜져서 도저히 누구누구의 시신인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위치를 아는 사람들과 여럿이 갔었지요. 거기는 우리 집 방(대략 5평 크기)만큼 했는데 구덩이를 조금 파고 그 안에서 전부 죽였던 것 같습니다. 주변에 옷도 일부 흩어져 있고 하였지만, 이미 살이 삭아들어 뼈만 남아 있었지요. 우린 도무지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돌아왔어요. 그래서 시신은 못 찾았지만 비석이라도 세우고 해야 하지 않겠냐 해서 죽은 이들의 혼을 불러다 헛 봉분을 쌓고 묘지를 만들었습니다. 나중에 한림에서 굿을 하고, 죽은 사람들이 저승에 가서 잘 살도록 길도 쳤습니다. 그 후 한 번 시신들이 있는 곳을 가 봤는데 그 곳은 다 바뀌어 집들이 들어서 있었어요." 다. 현황 임문숙 씨 가족 묘지로 봉분 7기가 있는데, 모두 시신이 없는 헛묘이다. 5기의 비석 중 이성보의 비문은 다음과 같다. "氏 李成寶는 濟州 四?三 事件 時 西歸浦 正房폭포에서 悲痛하게 死去하시니 屍體 確認치 못하여 墓所를 設定하니 子孫들의 至誠으로 省墓하며 永世不忘하소서." 라. 찾아가는 길 동광 검문소가 있는 동광 육거리에서 마을 방향 왼쪽으로 밭 하나를 건넌 곳에 있다. 묘지는 정성스레 잘 가꾸어져 있다. ............................. 　 섯알오름 탄약고터 가. 소재지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1592-2, 1597-2번지 일대 나. 개요 섯알오름 탄약고터는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한 후 전국적으로 보도연맹원들을 학살할 때, 모슬포를 중심한 제주도 서부지역의 예비검속자 132명을 학살한 장소이다. 당시 정부는 북한군이 6월 28일 서울을 점령한 후 수도를 대전을 거쳐 대구로 그리고 8월 18일에는 부산으로 옮기는 등 계속 수세에 몰려 있었다. 이런 와중에서 육군본부 정보국 제4과(CIC) 김창룡(당시 대령) 과장은 예비검속자 중 C, D급에 해당되는 검거자를 처형하도록 지시했다. 당시 모슬포경찰서 관내에서는 347명이 구금되어 있었다. 그 중 60명은 1950년 7월 16일 군에 인계되어 집단학살됐고(장소 미상, 경찰 자료), 또한 동년 8월 20일(음 7월 7일) 새벽 2시에는 63명(한림어업창고 및 무릉지서 구금자)이, 그리고 새벽 5시경에는 132명(모슬포 절간고구마창고 구금자)이 계엄사령부의 지시에 따라 모슬포 주둔 해병 제3대대(대대장 김윤근 소령)에 의해 송악산 섯알오름 자락의 옛 일본군 탄약고터에서 집단학살됐다. 이 때 희생된 사람들은 당시 모슬포 경찰서 관내(현재 한림읍, 대정읍, 한경면, 안덕면)에 거주하던 농민, 마을유지, 교육자, 공무원, 우익단체장, 학생들이었다. 다. 현황 현재 이곳은 2001년 2월, 유족들이 희생자 시신과 유물들을 재발굴하면서 그 전에 일부 메워졌던 현장을 모두 파헤쳐 놓아 큰 구덩이가 형성되어 있다. 현장 입구에는 사건 개요를 설명해주는 안내간판도 설치되어 있다. 라. 찾아가는 길 대정읍 상모리에서 이교동을 지나 사계리 방향으로 곧장 나간다. 이교동 끝자락에 이르면 길 오른쪽으로 큰 바위 안내판에 ‘송악산 가는 길??이 안내되어 있다. 일단 송악산 길로 접어든 후 ??백조일손지지?? 안내판을 찾아 따라가다 보면 일제 말기 일본군이 만든 시멘트 구조의 비행기 격납고가 여러 개 보이고, 송악산 자락의 섯알오름에 이르게 된다. ................................. 터진목 가. 소재지 남제주군 성산읍 성산리 나. 개요 특별중대에 끌려온 성산, 구좌면 관내 주민들이 감자공장 창고에 수감되어 고문당하다 총살됐던 학살터였다. '터진목'이란 지명은 터진 길목이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실제 194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성산리는 물때에 따라 육지길이 열리고 닫혔었다. 이후 주민과 행정당국이 공사를 벌여 육지와 완전히 이어지게 됐는데, 지금도 이 일대를 '터진목'이라 한다. 성산면의 온평리, 난산리, 수산리, 고성리 등 4·3 당시 희생된 성산면 관내 주민 대부분이 이 곳 터진목에서 희생됐다. 그들은 대부분 인근 지서에 끌려갔다가 성산포에 주둔하던 서청특별중대에 끌려오거나, 토벌대의 포위 습격에 걸려들어 역시 서청특별중대에 끌려와서 고문 취조를 당하다 터진목에서 총살됐던 것이다. 자료 및 증언에서 확인할 수 있는 터진목 희생 상황은 아래와 같다. 1948년 11월 17일 : 수산리 도피자 가족 13명 희생. 1949년 1월 9일 : 고성2리 신양리 주민 4명 희생.(『4·3은 말한다』 5권, 65쪽 참조) 1월 13일 : 고성리 28명 희생.(『4·3은 말한다』 5권, 64쪽 참조) 2월 1일 : 난산리 현직심, 김문옥, 정춘갑, 김묘생, 한형식 처, 한형식 딸, 현정생, 고창송 등 희생.(『4·3은 말한다』 5권, 78쪽 참조) 2월 15일 : 김승하 부부, 오기은, 오병출, 김정유, 김정순, 깁정식, 김정자, 김정언, 김승하 딸, 김문옥 손자, 손녀 등 희생.(『4·3은 말한다』 5권, 78쪽 참조) 이 외에도 구좌면 세화, 하도, 종달리 등에서도 붙잡혀온 주민들이 이 곳에서 희생된 경우도 많았다. 이곳에서 형을 잃은 고성리 주민 홍성기(남, 03년 76세) 씨는 “그 때 형님이 희생됐는데, 그 때 우리 형님은 일본서 살다가 발동기를 하나 사가지고 마침 해방을 맞아서 왔는데. 불과 4개월 정도 살아가지고. 그 때는 서북청년들 사진을 가져와 가지고, 그 때는 서북청년한테 누구 협조도 안 해주니까 말이여. 게니까 사진, 대통령 이승만 사진을 해가지고 집에 돌아다니면서 사라고 해가지고. 우리 형님은 필요 없다. 그것뿐이 없는데…. 제일 억울한 것이, 총으로 한 번 해서 쓰러지면 그걸로 죽어서 말아불민 좋은데. 그 때는 의용대, 특공대 해 가지고 몇 사람씩 성산포 주둔했단 말이여. 그런데 죽은 놈 위에 매질한다고, 총 쏘아서 쓰러진 것을 대창, 철창으로 시험으로 하라고 막 찔러놨단 말이여. 그러니까 부모로서, 동생으로서 그걸 눈으로 볼 수 없단 말이여. 나도 직접 그 날 못 가서 뒷날 가 가지고서 형님 시신을 모시기도 했는데. 그 때는 차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말구르마 끄성 가서 시신을 모셨는데. 이거는 사람을 잡아도 그렇게 잡을 수가 없단 말이지. 막 찔러노니까 상처 안 난 데가 한 군데도 없어.??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또 성산리 주민 이기선 씨는 "또 말 들어보면, 터진목 가서 죽이는데 총알이 아깝다고 대창으로 찔러 죽이라고 했다는 그런 말을 들었어요. 순 그런 악질이었주"라고 증언했다. 다. 현황 해안 암반이 드러난 속칭 '광치기여' 앞 모래사장이 터진목이다. 지금은 소나무로 가려져 길에서는 '터진목'을 볼 수 없으나, 당시에는 지금처럼 소나무가 없었기 때문에 훤히 터진목 해안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당시의 풍광과 다를 바 없는 해안으로 남아 있다. 또 성산일출봉의 위용을 남동쪽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어서 관광객들도 자주 찾는다. 당시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라. 찾아가는 길 고성리에서 성산포로 성산일출봉으로 1㎞쯤 가다 보면 우측에 해녀공원을 볼 수 있다. 그 곳에서 500m쯤 가면 성산리 바로 못 미쳐 오른쪽에 소나무 군락을 볼 수 있는데, 그 소나무 건너 해변에 암반이 드러난 곳이 속칭 '광치기여'고, 그 앞 모래사장이 '터진목'이다. ................................ 소남머리 가. 소재지 서귀포시 서귀동 나. 개요 대대 2과(정보과)에서 취조 받은 주민들 중, 즉결처형 대상자들 대부분이 희생당한 곳이다. 흔히 정방폭포에서 희생당했다고 하는 희생자 대부분이 이 곳에서 학살당했다. 당시 서귀면의 중심지인 서귀리엔 대대본부가 주둔했었고, 취조를 담당하는 정보과(대대2과)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서귀포경찰서도 서귀리에 있어서 대부분 혐의자 및 중산간 초토화 이후 야산을 헤매던 피난민들이 붙잡히면 이 곳 군부대에서 취조당하고 처형되었다. 그 학살 장소가 정방폭포 상단과 이어지는 소남머리였다. 이 곳에선 서귀리 및 서귀면 일대의 주민뿐만 아니라 남원면 의귀, 수망, 한남리 주민과 중문면, 멀리 안덕면 동광리 주민 등 산남지역 전체에 이를 정도로 많은 주민희생이 있었다. 특히 당시 대동청년단들로 하여금 창으로 찔러 죽이라고 하는 등 학살은 광기를 띠고 있었다. 당시 서귀중학교 학생이었던 송세종(남, 03년 71세) 씨는 “그 때 당시 어디 여자인지는 모르지만, 도망가다가 절벽으로 떨어졌는데 나무에 걸렸어. 그 여자가 임신을 하고 있었지. 떨어지니까 군인들이, 이건 하늘이 도운 사람이라 해가지고. 거니까 사람 두 번 죽인다는 것이 없으니까. 나도 직접 눈으로 본 건 아니지만"이라 회고했다. 다. 현황 소남머리는 동산에 소나무가 많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이 곳은 당시의 지형과 별 차이 없이 옛터가 남아 있다. 정방폭포 등 절벽을 이루는 서귀포 해안의 특성 때문에 특별히 개발 흔적도 없다. 따라서 좀 더 많은 증언과 고증을 거쳐, 표지판 등을 세워 역사교육현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 [14처]각기 작업을 준비해주실분들과의 만남. | 일정,일기,작업노트 2006/01/13 07:22 http://blog.naver.com/yegie/50000878393 14처는 각기 작업을 준비해주면서 만남을기다리는 방식을 취하려합니다. 이 작업을 희망하는 분들이 같이가길 동의하고 그들이 각기 스스로 자신이 세울 이정표를 준비하여 2월1일부터 14일까지 하루한곳씩 찾아가서 이정표를세웁니다. 이정표는 나무와 코팅된 그림이나 용지 카드등의 형태입니다. 인형모습으로 시리즈를만들어도 좋고 목각간판이어도 좋습니다. 14처는 지난해 공연하엿던 이영권님의 제주문화기행에 준하며 그 책자의 설명페이지를 코팅해서 이정표에 함께 붙이려합니다. 14처중에서 자신이 참가할 곳을 체크해보시고 자신이 참가일정을 미리 알려주십시요. 그리고 일정별로 차량을 지원해주실분 이정표만들 자료를 지원해주실분 장소안내를 지원해주실분 작업장소를 지원해주실분 숙소를 지원해주실분도 각기 가능한 일정을 정해서 작업노트에 올려주십시요 공연과 퍼포먼스로 순례를 같이 할 분도 자신이 참가일정을 올려주시고 순례에 단순히 동참하실 분들도 자신의 참가일정을 정해서 참가글 미리올려주시길 바랍니다. 1월14일부터 25일까지 참가자를 마감, 그 참가자들과 함께 작업일정을 잡으려합니다. 예기 드림 yegie dream ...................................................... [펌] 제주기행2 (4.3항쟁 유적지 답사 1)-1월14일 | 일정,일기,작업노트 2006/01/21 23:01 http://blog.naver.com/yegie/50001169996 출처 : 진달래처럼 2. 무명천 할머니와 의귀정씨를 통해 본 제주의 역사 아름다운 제주 ! 낭만이 살아 숨쉬는 섬 제주..... 육지인의 눈으로 보면 제주는 분명 아름다운 낭만이 깃든 섬이다. 그러나 제주는 항쟁과 그로 인한 시련을 고스란히 온몸으로 껴 안고 살아온 땅이기도 하다. 1948년에 시작된 4.3항쟁은 제주인에게 쉽게 씻기지 않는 상처와 금기를 낳았다. 제주기행 두번째 날 4.3항쟁 관련 유적지를 찾아 답사를 하였다. 제주공업고등학교 역사교사인 이영권 선생님의 심혈을 기울인 답사프로그램에 따라 우린 이동했다. 전날 밤에 우린 '무명천 할머니'라는 다큐멘타리 영상물을 20분에 걸쳐 미리 보았다. 1949년 1월 한경면 판포리에서 경찰이 쏜 총탄에 턱이 날아가 평생 무명천을 두른채 살아온 할머니였다. 제대로 말할 수도 먹을 수도 없는 할머니는 외롭고 괴로운 70평생의 삶을 2004년 9월 8일에 마감하셨다 한다. 영상물을 보면서 모두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할머니의 아픔이 제주인의 아픔이었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아픔이었고 지금 현재 나의 아픔인지도 모른다. 이른 아침을 먹고 시간을 재촉하며 찾아간 곳이 북제주군 한림읍 월령리 할머니가 사시던 집을 찾아 갔다. 할머니는 돌아가셨지만 할머니가 쓰시던 가재도구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할머니 집을 가는 동안 골목길 돌담엔 선인장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할머니의 유일한 수입원이기도 했다는 선인장 열매가 검은 현무암 틈에서 징하게 자라고 있다. 마치 할머니의 징한 삶이 반추되어 내게 다가오는 듯 했다. 할머니는 집을 떠나 시장에 다니는 것도 제대로 안하셨다지만, 문 밖이나 대문밖만 나가도 자물쇠로 문을 잠갔다 한다. 할머니 손때가 묻어 닳고 닳은 열쇠구러미가 장식장 위에 놓여 있다. 할머니는 자신의 몸을 누일 수 있는 몇 평되지도 않는 그 공간을 채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나 보다. 꼭꼭 걸어 잠근들 안전했을까. 그 날의 공포를 되뇌이며 평생 외로움과 가난과 고통으로 살으셨을 할머니! '제 편히 쉬소서' 이리 명복을 빌 뿐이다. 턱이 날아가지 않았을 모습을 상상해서 그렸다는 할머니 사진이 나란히 놓여 있다. 4.3으로 죽거나 다친 사람이 한 둘이 아니지만, 진아영(본명)할머니를 통해 제주의 한과 제주민의 통한을 새삼 새기게 되었다. 할머니를 쏜 총은 한 경찰이었지만 그 경찰 뒤에는 이승만이, 친일파가, 그리고 미국이 있었다.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죄를 짓고도 댓가를 치루지 않는 세상이 다시 되풀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역사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내가 해야 할 일임을 다시 새겼다. 할머니집을 돌아 나오는 데 동백꽃이 피어 있다. 칼 바람속에서도 꽃이 피듯이 자유와 평화의 꽃을 피우기 위한 노력이 끝나지 않는다면 꽃은 피어날 것이다. 4.3 당시 쌓은 토벌대의 주둔소 성 중 가장 잘 남아있다는 시오름 주둔소를 찾아 갔다.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 만난 해발 420m에 위치한 주둔소. 공비를 소탕하기 위해 이곳에 성을 쌓고 머물렀을 토벌대 그들은 사명감을 갖고 있었을까. 성을 쌓기 위해 동원된 제주주민들은 돌을 나르며 무슨 생각이었을까. 당시에는 주변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다지만 지금은 수풀이 울창하다. 겨울인데도 이 곳을 찾기 위해 이영권샘은 많이 헤맸다 했다. 낙엽떨어져 가지만 앙상한 나무도 있지만, 잎을 떨구지 않은 나무와 콩자반이나 아이비 같은 덩쿨 식물이 자라며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시오름 주둔소에서 나와 제2 산록도로를 달리다 쳐다 본 한라산이다. 제주하면 나란히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가 한라산이다. 웬만한 오름에 오르면 다 보이는 제주의 중심인 한라산을 바라 보았다. 도로변에서 제주의 칼바람과 달리는 차들이 일으키는 바람까지 맞아가며 꿋꿋하게 서있는 억새를 보았다. 그 앞에서 억새의 꿋꿋함을 닮고자는 소망을 품으며 찍은 사진이다. 다음으로 간 곳은 의귀 정씨 열녀비가 있는 귤밭이다. 몽고의 지배를 받는 동안 몽고가 경영하는 목장의 목동으로 왔던 목호를 남편으로 두었던 정씨는 목호의 난 진압 때 남편을 잃었다. 고려인 안무사와 군관들이 정씨를 욕보이려 하자 자결하겠다며 위기를 넘기고, 끝까지 재혼하지 않았다는 정씨를 열녀로 추앙해 1834년에 고쳐 세운 열녀비가 귤밭 둔턱에 형편없이 남아있다. 고려여인이 몽고인 남편을 위해 정절을 바친 것이 열녀로 인정되었다는 것을 어찌 해석해야 할까. 이영권샘은 이것으로 보아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민족이데올로기가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당시 제주인에게 고려는 몽고와 다름없는 수탈자일 뿐이었을까. 오히려 제주 경제를 향상시켜준 몽고가 제주인들에게는 더 가까왔을까. 몽고인 목호들이 최고의 신랑감이었고 그 남편을 위해 정절을 지켰다는 사례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당시 제주민에게 몽고는 일방적인 수탈자만은 아니었던 것이 분명하다. 정씨 열녀비를 보러 귤밭을 지나가며 추수가 끝나고도 달려있는 귤을 따 먹기도 했다. 시원함과 달콤함이 어우러져 제주의 낭만을 살짝 느껴 보았다. ............................................................ [펌] 제주기행2(4.3항쟁 유적지 답사 2)-1월14일 | 일정,일기,작업노트 2006/01/21 23:02 http://blog.naver.com/yegie/50001170024 출처 : 진달래처럼 3. 의귀에서 표선까지 숱한 억울한 죽음 지금은 꿈을 끼우며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의귀초등학교. 그러나 1849년 1월 이곳은 피 튀기는 치열한 전쟁터였다. 토벌대와 무장대의 교전에서 무장대의 참패로 끝났다니 무장대 사상자가 분명 많았을 것이다. 토벌대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학교에 수용했던 주민들을 끌어내 보복학살을 했다고 하는데 증언을 따르면 80여명이 될 거라 한다. 토벌대가 주민을 잡아 무참한 총살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주민을 구하려던 무장대의 기습은 실패하고 무장대와 한통속이라는 명분으로 무고한 주민들이 죽었다. 무장대도 토벌대도 모두 제주인이었을텐데 6.25의 참상이 먼저 일어난 셈이지 않은가. 지금은 교문을 들어서면 커다란 동백나무가 세월의 유구함을 상징하듯 학교를 지키며 푸르게 자라고 있다. 동백꽃도 촘촘하게 피어있다. 교문 안 진입로에는 관상용으로 쓰인다는 하귤이 탐스럽게 달려 있다. 의귀초등학교에서 교전이 일어난 뒤 사망한 무장대의 시신이 의귀 송령골(속냉이골)에 매장되어 있다. 방치된 시신이 부패하면서 악취가 심하자 군인들이 주민들을 시켜 이 곳에서 처리되었고 흔적도 모른채 방치되어 왔다. 2004년 5월에 도법스님이 이끄는 생명평화 탁발 순례단이 이곳을 지나다 표지판과 방사탑을 세워 놓았다. '모든 생명은 존엄한 것이다'로 시작하는 표지판 전문이 가슴을 뭉쿨하게 했다. 이제 현의 합장 유족회에서 벌초를 하며 돌보게 되었다 하니 탁발순례단의 염원이 조금씩 이루어지는 것일까. 수망리로 이전된 현의합장묘를 찾았다. '의로운 죽음을 현양하며 함께 묻은 무덤'이라는 뜻의 현의 합장묘. 의롭다기 보다는 억울한 죽음이라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지만 후손들의 입장에서는 의롭다고 표현해야 그나마 한이 풀릴 수 있으리라 말에 공감한다. 토벌대에 의해 보복학살 당한 80여구의 시신을 1년이 지난 뒤에야 경찰의 눈치를 보며 시신을 수습하게 되지만 구분이 어려워 합장묘가 될 수밖에 없었으리라. 유족들은 1976년 삼묘동친회를 결성하고 현의 합장묘 비석을 세웠다. 4.3특별법이 제정되고 4.3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이제 유족들은 자신들의 부모 형제에 대한 한과 억울함을 세상에 호소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돌이킬 수 없는 삶에 대한 보상과 역사적 평가는 제대로 되어야 할텐데....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많다고 한다. 시인 강덕환이 지었다는 비문이 마련되고 주변 조경작업도 활발하게 진행된다고 하는데 이들의 억울한 죽음을 기리는 것은 이 땅에 다시는 그런 억울함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염원하는 뜻이리라. 의귀 옛 무덤터에는 세 개의 봉분이 있었던 자리를 표시하는 돌맹이 무더기만이 남아 있다. 표선 백사장은 제주의 다른 백사장과 달리 넓다. 그러나 아름답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 1948년 11월부터 1949년 초까지 처참한 학살이 자행되었다 한다. 정확한 숫자를 가릴 수 없지만 최소한 가시리 주민 501명이 목숨을 잃었고, 토산1리는 남자가 단 한 명만이 생존했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고 한다. 이들은 표선면 중산간 마을 사람들로 소개령이 내려진지도 모르고 마을에 남아 있거나, 혹은 내려가도 도피자 가족이라고 하여 모조리 죽인다는 이야기 때문에, 혹은 밭과 집을 그대로 두고 갈 수 없어서, 혹은 죄 지은 것도 없는데 설마 죽이기야 하겠냐는 생각으로 남아 있다가 군경 토벌대에 잡혀와 이곳 표선 백사장에서 학살된 것이다. 이들의 죄명은 단지 중산간 마을에 살았다는 거 그거 하나뿐이다. 토벌대에 의한 학살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모습이었다 한다. 아버지가 죽는 장면을 보며 만세를 불러야 했던 아들. 시아버지와 며느리를 벗겨 놓고 수치스러운 짓을 강요당하는 모습을 보아야 했던 군중들. 너무 끔찍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지만 무서워 벌벌 떨며 박수를 쳐야 했던 사람들. 어디서 보상받을까. 누가 보상해야 하나. 책임은 누가 졌어야 했나. 세월은 가고 백사장의 핏빛 흔적도 사라졌다. 웬일인지 바닷물이 흙탕물이다. 이런 일이 없었다는 이영권 선생님도 의아해 했는데,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4.3답사에 나선 우리를 바닷물이 알아보고 응답한 것이었을까. ............................................... [펌] 제주4.3항쟁 56주기 '살아남은 자의 도리' | 일정,일기,작업노트 2006/01/21 23:05 http://blog.naver.com/yegie/50001170147 출처 : 생각하며 살자구요~ 제주4.3항쟁 56주기 '살아남은 자의 도리' 통일된 조국과 민족의 새로운 과제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이도영(dylee0128) 기자 산자의 도리 '죽은 자'의 목소리를 우린 들을 수가 없습니다. '살아남은 자'들도 모두 무서워서 숨죽여가며 애써 외면해 버리는 역사적 사실이 바로 ‘제주4.3항쟁’이었습니다. 나는 ’4.3항쟁’에 직접 가담한 한 '살아남은 자'인 이삼룡(80·도쿄 거주) 선생을 직접 인터뷰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은 아직도 그 당시 악몽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고 숱하게 스러져간 동지들을 대할 면목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그 분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이런 우문을 던졌습니다. “왜 항거했나요? 당시 막강한 미군정에 도전해서 살아 남을 수 있고 또 그 세력을 이길 수 있다고 봤나요?" "아니다! 절대로 아니다!"라고 하더군요. "그럼 왜요?" "집에 가만히 앉아서 죽느니 차라리 한 번 '항거'라도 하다가 죽자!" 이런 결론에 서 출발했다고 하더군요. '달걀로 바위치기'란 것을 모르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조천과 모슬포에서 청년들이 일제출신 경찰들(주로 서북청년단)에게 고문치사 당하는 것을 목격한 이들은 조천에서 모여서 "'무장항쟁'을 할 것인가?"를 두고 격론을 벌였답니다. 모두 19명의 의기투합이 된 청년들이 모였는데, 비밀투표로 결정을 했답니다. 12명은 '무장항쟁'을, 7명은 '신중론'을 폈답니다. 적어도 미군정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다는 것을 제 1목표로 하고…. "우리들의 '항쟁'이 그렇게 비화될 줄은 아예 예상을 하지 못했다… 희생된 분들께 너무도 미안하게 생각한다"라고 회상하더군요. 미군정과 이승만은 당시 '신식무기'만을 믿고 제주도를 초토화해서 이른바 '빨갱이'의 씨를 말리자고 했던 것이지요. '제주4.3사건 진상조사'가 마무리되고 보고서가 작성된 마당에도 4.3 위령제 위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여러 분들이 있습니다. 오로지 ‘억울하게 죽어간 사람들’(소위 희생자)만이 그 서열에 설 수가 있다고 합니다. 외람된 주장일지는 몰라도 '항쟁'의 일선에 섰다가 죽어간 이들도 모두 '4.3항쟁’의 희생자임에는 틀림없다고 봅니다. 이분들을 우리가 다시 심판대에 올려놓고 두 번 세 번 죽인다면 이건 인간의 도리가 아닙니다. 그래서 난 이를 두고 '부관참시'라고 했습니다. 서로 회개할 것이 있으면 회개하고 용서하는 일이 남아 있지요. '살아남은 자'들의 도리가 그것이지요. 수년 전 지리산 위령제에서 군 토벌대 출신과 빨치산 출신 두 영감이 만나서 얼싸안으면서 화해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너무나도 감격스러웠습니다. "난 너를 잡아죽이려고 ×나게 좇아 다녔고…" "난 너를 피해서 ×나게 도망쳤지…" 저들은 우연하게 생년월일이 똑같더군요. '운명적인 만남'(숙명)이라고 해야 할까요. 모두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웠다고 주장하더군요. 저들이 말하는 ‘우리의 조국과 민족’은 지금의 분단된 조국과 민족이 아니었습니다. 용산 전쟁기념관 마당에 들어서면 왼편에 인민군 동생과 국군 형이 서로 얼싸안고 있는 동상을 접하게 됩니다. 너무나도 감명 깊은 장면입니다. 그러나 기념관 전시관 2층에 전시된 이승만 대통령이 맥아더에게 보내는 영문편지는 이런 화해와는 동떨어진 것이지만, 자랑거리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아직도 육지 각 형무소에 수감되었다가 한국전쟁 직후 공권력에 의해서 처형된 억울한 죽음들, 그리고 제주 국제공항과 이름 모를 산과 바다에 묻혀버린 죽음들 우리가 수습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제 이들의 명예를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는 논의의 대상밖에 놓여져 있습니다. 이게 또한 우리들 살아남은 자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외래 종교나 다름없는 이데올로기의 싸움으로 두 동강난 한반도가 평화통일 되는 날 아마도 우리는 ‘제주4.3항쟁’을 제자리매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 자의적으로 목숨을 걸고 싸우다가 희생되었든지, 타의에 의해서 희생되어 갔든지 간에 모두 억울한 죽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한국전쟁에 죽어간 숱한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여겨집니다. 오늘 제주4.3항쟁 56주기를 맞이하는 제주인들의 심정은 터질 것만 같습니다. 대통령이 이 위령제에 직접 나와서 공식적으로 사과를 하고 명예회복은 물론이고 국가배상과 같은 사후대책을 선포해야 하는 마당인데도 ‘탄핵소추’로 인해서 그 직무가 정지되어 있다는 현실이 지나간 역사의 필름을 되돌려 보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힙니다. 언제 우리가 ‘수구’의 망상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진보’를 할 수 있을까요? 우리 선조들이 외쳤던 그 함성과 항거는 바로 외세를 배척하고 자주 독립된 조국이었음을 다시 상기하면서 '살아남은 자의 도리'를 다짐해 봅니다. 그날 나는 억울하게 희생되어간 여러 선조님들의 명복을 새롭게 빌겠습니다. 2004년 4월 3일 새벽녁에 살아남은 자, 이도영 드림 <제주의 소리> <디지털말>에도 송고했습니다. 2004/04/03 오전 5:17 ⓒ 2004 OhmyNews ......................................... [펌] 제주4.3항쟁 | 일정,일기,작업노트 2006/01/21 23:07 http://blog.naver.com/yegie/50001170183 출처 : 장수매 이야기 움직이는 것은 모두 우리의 적이었지만 동시에 그들의 적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보고 쏘았지만 그들은 보지 않고 쏘았다 학살은 그렇게 시작했다 그날 하늘에서는 정찰기가 살인예고장을 살포하고 바다에서는 함대가 경적을 울리고 육지에서는 기마대가 총칼을 휘두르며 모든 처형장을 진두지휘하고 있었던 그날 빨갱이 마을이라 하여 80 여 남녀 중학생을 금악벌판으로 몰고가 집단학살하고 수장한 데 이어 정방폭포에서는 발가벗긴 빨치산의 젊은 아내와 딸들을 나무기둥에 묶어두고 표창연습으로 삼다가 마침내 젖가슴을 도려내 폭포속으로 던져버린 그날 한 무리의 정치깡패집단이 열 일곱도 안된 한 여고생을 윤간한 뒤 생매장해버린 그 가을 숲 서귀포 임시감옥 속에서는 게릴라들의 손톱과 발톱 밑에 못을 박고 몽키 스패너로 혓바닥까지 뽑아버리던 그날, 바로 그날 관덕정 인민광장 앞에는 사지가 갈갈이 찢어져 목이 짤린 얼굴은 얼굴대로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몸통은 몸통대로 전봇대에 전시되어 있었다. 이산하 [한라산] 1948년 4월3일 새벽 2시에 일어난 제주민중들의 남한단독선거반대투쟁은 그러나 이후 80년 5월 목포앞바다에 정박해 광주를 초토화 시켜려 했던것처럼 당시의 양심적인 애국군인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승만과 미군들은 제주도를 초토화 시키는 가공할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됩니다. 제주 4.3의 진행 과정을 통해 제주도는 8만 6천명 살상 이외에도 지역 공동체 전체가 와해되는 피해를 입었다. 160 여개 마을 전체가 참화를 입었으며 불타거나 파괴된 가호가 15,228호, 피해 가옥이 35,921동에 이르렀다. 이재민 수는 당시 전체 인구의 35% 가량인 91,732명이라고 나타났으나 실제로는 인구의 절반인 1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제주4.3은 해방직후 일어난 외세와 독재가 양민에게 행한 단일사건중 가장 처첨하고 참혹한 전민중을 향한 처절한 학살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4 3'의 후유증은 제주 지역 공동체의 파괴와 굴절로 이어집니다. 지역 사회를 이끌어 나가던 지도층과 지식층 대다수가 희생되었고, 살아남아도 용공 혐의에 짓눌려 정신적인 주체성을 확보할 수 없었으며 엄청난 피해와 충격으로 공포에 가까운 피해 의식이 체질화 었고 이로 인해 제주도민 전체의 의식과 삶이 오그라들었습니다. 특히 연좌제로 인한 피해도 최근까지 지속되어 왔습니다. 제주도는 빨갱이 섬이라는 반공 이데올로기의 멍에를 지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 [펌]4.3관련일지 | 일정,일기,작업노트 2006/01/22 00:03 http://blog.naver.com/yegie/50001171865 ▶ 1945년 45.8.중순 총독부 송진우에 행정권 이양 교섭. 즉각 거절하고 『임시정부』를 독립 한국의 정통 정부로 맞는 것이 순서라 함. 소련군 한국에 들어옴 45.08.15 일본, 연합국에 무조건 항복. 여운형 주도로 조선건국준비위원회(이하 건준)발족. 제주에 일본군 제58군 병력 66,780명 잔존 45.09.02 맥아더, 북위 38도선을 미·소 양군의 군사 경계선으로 포고 45.09.06 건준 중심으로 조선인민공화국 선언 45.09.08 하지 중장이 이끄는 미 24군단, 인천을 통해 한국에 진주 45.09.09 맥아더 포고 제1호 발포(미군정 선포-일제 관리의 계속 근무를 명함) 45.09.10 제주도 건국준비위원회(위원장 오대진), 제주농업학교에서 결성 45.9중순 미군 선발대(인솔자 미군정 사법부 에모리 우달)가 제주 주둔 일본군의 항복 절차 협의 차 제주에 왔다가 돌아감 45.09.22 제주도 인민위원회(위원장 오대진) 결성(제주농업학교) 45.09.26 조천면 함덕리에서 친일 경력으로 눈총을 받던 30대 남자가 동네 청년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절명 45.09.28 일본군 제58군의 항복 조인을 위해 미군 제주 상륙, 제주농업학교에서 항복 조 인식을 가짐 45.10.10 군정장관 아놀드 소장, 북위 38도선 이남의 유일한 정부는 미군정이라며 인공 의 존재 거부 성명 발표 45.10.21 전남 제8관구 경찰청 제22구 경찰서(제주 경찰서)발족 45.10.22 일본군 송환 임무를 맡은 미군 전술단 입도 45.10.23 미 LST편으로 제주 잔류 일본군 철수 개시(11월 12일까지 일본군 48,524명 송환) 45.10.24 도내 청년들로 로고스회 창립해 제주북초등학교에서 영어 강습 등 실시, 이 밖의 청년 단체로 백록회, 학병동맹 등이 결성 45.11.05 인민위원회 산하 보안대에 의해 한라단 단원 피습 사건 발생. 미군정, 인민위 사무실 급습해 154명 체포하고 밤 7시부터 새벽 6시까지 야간 통행금지령 발동 45.11.10 군정 업무팀인 미군 20연대 59군정 중대 입도. 본격적인 군정 업무 실시(군정관 스타우드 소령) 45.11.18 제주 비행장 창고에서 일제 의복을 훔쳐 나오던 한 여인이 미군 위병이 쏜 총에 맞아 절명. 이와 유사한 사건이 연말까지 두 건 더 발생 45.11.20 서울서 3일간 전국 인민위원회 대표자 대회에 제주 대표로 오대진·최남식·김정노·이운방 등 참가 45.12.01 제주제일중학원(오현중 전신)·제주중학원(제주중 전신) 등 사립학교 설립 추진 45.12.09 조선공산당 제주도위원회 결성 45.12.12 중문면 주민들, 면장 집에 몰려가 "공출 쌀 내놓으라"고 시위하다가 이를 거절하는 면장을 집단 구타. 신고 받고 출동한 미군이 시위 군중에 발포하여 민간인 1명 사망, 1명 중상 45.12.28 모스크바 3상 회의의 한국 문제에 관한 결정 소식이 국내에 전해짐 ▶ 1946년 46.01.05 신탁통치반대 군중대회 46.2월 군정청 정치분석과장 홍양명의 인솔로 제주도제 실시 사전 답사차 중앙기자단 내도 46.02.14 미군정의 자문기관으로 '민주의원'(의장 이승만)발족 46.02.15 민주주의민족전선(약칭 '민전') 결성 46.3월 대한독립촉성청년연맹 제주도지부(위원장 김충희) 발족 46.03.20 제1차 미소공동위원회 개막 46.05.08 제1차 미소공동위원회 무기 휴회 46.05.15 미군정, '정판사 위조지폐 사건' 진상 발표 46.06.03 이승만, 정읍에서 남한 단독정부 수립 시사 발언 46.06.17 전국에 콜레라 만연. 군정 당국 제주도에 입도할 때에는 6일간의 검역기간 거치도록 통제 46.7월 독촉국민회 제주도지부 결성 46.07.14 김구, 한독당 제주도당부(위원장 홍순용)대회 참석차 내도. 제주북교에서 시국 강연 46.08.01 제주도제 실시-2군 1읍 12면 행정체제(지사 박경훈, 북제주군수 박명효, 남제주군수 김영진) 46.08.2 콜레라에 의한 제주도 사망자 360명(총 환자 수 708명) 46.08.30 미7함대 순찰구축함, 제주에서 일본으로 밀항하던 4척의 선박(승선자 175명)나포 46.09.11 제주감찰청(청장 김대봉) 발족 46.10.01 '10월 대구사건' 발발 46.10.09 경찰관서 앞에서의 항의 시위 발생 보고에 따라 광주에서 미군 부대 파견 46.10.18 추곡 수집량, 제주도 5천 석으로 결정(미곡 수집 반대 운동이 일어남) 46.10월 흉년으로 식량난. 주정 공장에 쌓아 두었던 주정 원료인 절간 고구마 3천 가마를 대용식으로 방출 46.10.21 AP통신 시사평론가 화이트, "제주도는 전략 기지로서 동양의 지브롤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타전. 국내 신문에 보도되면서 파문 일어남 46.10.29 과도입법의원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제주도에서만 유일하게 좌파 인물인 문도배·김시탁 선출 46.11.16 조선경비대 제9연대(연대장 장창국 부위) 창설(제주도 모슬포) 46.11.23 남로당 결성(제주의 경우 8·15 직후에 조직된 조선공산당 제주도위원회가 남로당 제주도 위원회로 개칭) 46.12.04 서귀포 지서가 제2구 경찰서(서장 유기병)로 승격. 제주경찰서는 제1구 경찰서(서장 강동효)로 개칭 46.12.08 제주도 감찰청장에 신자균 부청장 승진 발령. 김대봉 청장은 경무부로 발령 46.12.13 제주 출신 입법의원 문도배·김시탁, 서울 민전회관에서 입법의원 참가 거부 성명 발표 ▶ 1947년 47.01.11 재일동포의 희사품을 싣고 오던 복시환이 서귀포 근해에서 밀수 혐의로 나포 47.01.12 제주도 민청(위원장 김택수) 결성 47.01.25 제주도 부녀동맹(위원장 김이환 ) 결성 47.02.01 광복청년회 제주도지회 (위원장 한효현 → 김인선) 결성 47.02.05 동아일보·서울신문 등 중앙지, '복시환 사건'을 둘러싼 모리행위 보도 47.02.10 제주읍내 중·고교생 1천여 명, '양과자 반대' 등 반미구호를 외치며 관덕정 광장서 시위 47.02.17 제주도 3·1투쟁기념준비위원회(위원장 안세훈) 결성 47.02.19 복시환 사건에 연루된 제주감찰청장 신우균 해임(3월 20일 파면 결정). 후임 청장에 강인수 발령 47.02.23 제주도 민전(공동의장 안세훈·이일선·현경호) 결성. 충남·충북경찰청 소속 경찰관 100명 제주 도착 47.03.01 제28주년 3·1절 기념 제주도대회 제주북교에서 개최. 제주읍과 애월·조천면 주민 등 3만 명 참가. 기념식이 끝난 후 일부 주민들 '통일 조국 독립 쟁취', '3상 회의 지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 관덕정과 도립병원 앞에서 경찰 발포로 6명 사망, 8 명 중경상 47.03.05 남로당 제주도위원회, '제주도 3·1사건 대책 남로당 투쟁위원회'(위원장 김용관) 결성. 대정면당의 건의로 전도 총파업 결의 47.03.08 '3·1절 발포사건'과 관련해 주조선미군정·주조선미육군사령부 합동조사단(단장 카스티어 대령) 내도 47.03.09 제주감찰청, '제주경찰감찰청'으로 개칭. '제주 3·1사건 대책위원회'(위원장 홍순용) 결성 47.03.10 제주도청을 시발로 경찰 수뇌부 인책사임과 발포경관 처벌 등을 요구하며 민·관합동 총파업 돌입. 13일까지 166개 기관단체에 서 41,211명 파업에 가세 47.03.11 강인수 감찰청장, 도립병원 앞에서의 발포를 '경찰의 무사려한 행위'로 규정하며 유감 표명 47.03.12 경무부 최경진 차장, 제주파업사태 언급하면서 "원래 제주도는 주민의 90%가 좌익색채를 가지고 있다"고 발언 47.03.14 조병옥 경무부장 내도 47.03.15 전남경찰청 소속 122명, 전북경찰청 소속 100명 등 응원경찰대 222명이 추가로 내도. 조병옥, 파업주모자 검거명령 47.3중순 미 CIC 제주사무소 설치 47.03.17 응원경찰대, 중문 지서 앞에서 구속자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군중에 발포, 8명 중경상 47.03.18 강인수 감찰청장, 파업사태와 관련된 검속자가 200명에 이른다고 발표 47.03.19 조병옥 경무부장, 관덕정 앞에서 벌어진 경찰 발포에 대해 "치안 유지의 대국(大局)에 입각한 정당 방위였다"고 주장하는 담화문 발표 47.03.21 CIC, 제주도의 우익 정당·단체는 섬 전체적으로 겨우 1,000명의 단원을 확보한 불완전한 조직체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으며 섬주민 60∼80%의 성향이 좌익이라고 중앙에 보고 47.03.22 남로당 지도 아래 전국적인 총파업 47.03.24 민전 중앙본부, 제주사태 특별조사단(단장 오영 조사부장)을 제주에 파견했으나 경찰에 의해 서울로 압송 47.03.31 제주경찰감찰청장에 강인수 청장의 후임으로 김영배 발령 47.04.02 미군정, 제2대 제주도 군정장관에 렛셀 D. 베로스 중령을 임명 47.04.03 3·1사건 연루자 군정 재판 첫 개정. 군정 재판 1호는 제주농업학교 영어교사 한병택으로 체형 6월 선고 47.04.04 민관 수습 회의 개최 47.04.10 경찰 당국, 파업 검속자는 500명에 이르며 이 중 260명을 군정재판에 회부했다고 발표 47.04.28 응원경찰대의 교체병력으로 철도경찰 245명을 제주경찰에 배속. 제주경찰 정원 500명으로 증원 47.04.30 제주도 민청위원장 김택수, 서울서 검거됐으나 미 CIC의 조사받고 석방 47.05.07 응원경찰대, 제주에서 철수 47.05.20 제주에서 일본으로 향하던 밀항선 대마도 근해에서 침몰, 승객 20여 명 사망 47.05.21 미소공동위원회 재개 47.05.23 3·1사건과 관련 재판에 회부된 328명에 대해 공판 완결. 체형 52명, 집행유예 52명, 벌금형 56명, 나머지 168명은 기소유예 및 불기소 처분 47.05.24 제1구 경찰서장을 김차봉(제주 출신)으로 교체 47.05.26 피의자 고문사건으로 한림지서장·차석 등 경찰관 2명 구속 47.06.01 9연대장 이치업 소령으로 교체. 경찰, 삐라 살포 혐의로 제주읍내 중학생 20명 검속 47.06.02 제주여중학생들, 파쇼교육 중단 등을 요구하며 동맹 휴학 47.06.06 구좌면 종달리에서 민청 집회를 단속하던 경찰관 3명이 청년들로부터 집단폭행 당한 세칭 '종달리 6·6 사건' 발생. 이 사건으로 43명 기소돼 이 중 10명이 실형 선고 47.06.11 하곡 수집량 북군에 10,800석, 남군에 6,200석 할당 47.06.20 여러 마을 청년들, 삐라 살포 혐의로 재판에 회부 47.06.24 독촉국민회·독청제주도지부 연합으로 60일간 세력확장을 위한 도내 순회계몽활동 47.07.03 제주농업학교 학생들, 삐라사건에 연루된 학생들이 퇴학처분을 받자 이에 항의해 집단 퇴학원을 제출 47.07.18 전 지사 박경훈, 제주민전 의장에 추대 47.07. 한림면 명월리에서 하곡수집을 거부하는 농민들과 우익청년단체원 간에 충돌 47.08.07 제주에서 '미군을 축출하자'는 반미 삐라 나돔 47.08.08 안덕면 동광리에서 마을 청년들이 곡물 수집 관리 3명에 집단 폭행 47.08.12 미군정, '8·15 폭도 음모 사건'과 관련해 좌파 세력에 대한 대규모 검거 작전 전개(전국 검속자 13,769명) 47.08.13 경찰, 조천면 북촌리에서 삐라 붙이던 소년을 추격하며 발포해 주민 3명 총상. 흥분한 주민 200여 명, 경찰관 3명을 붙잡아 뭇매를 가한 뒤 함덕 지서로 몰려가 항의 시위. 마을주민 40여 명 체포 47.08.14 경찰, 제주민전 의장 박경훈을 비롯 도청 간부·사회인사 등 30여 명을 '8·15 폭동 음모'와 관련해 체포. 박 의장은 3일만에 석방 47.08.19 제주도 전역에 곡물수집을 반대하는 삐라 살포 47.08.27 경찰, 애월면 하귀리 미수동에서 무허가 집회와 삐라 살포 혐의로 마을 주민 10여 명을 검속 47.08.28 유해진 지사, 사상 문제를 빌미로 도 과장급 4명을 권고 사직시키면서 인사 정비 착수 47.09.07 도 식량사무소장 박태훈, 자택에서 정체 불명의 청년들로부터 테러당함. 서청단원 소행으로 밝혀짐 47.09.15 중앙청 식량행정처, 제주의 하곡 수매 실적은 53%로 전국에서 가장 부진하다고 발표 47.09.17 제2차 미소공동위원회 결렬. 미국, 한반도문제를 UN에 상정 47.09.26 제1구 경찰서장 김차봉 해임. 후임 서장에 문용채(평남출신) 발령 47.09.27 생필품영단 직원과 제주농업학교·제주중 교사 등 36명, 불온서류와 관련돼 검속됨 47.10.06 제주지법, 포고령 위반으로 기소된 남로당 제주도위원장 안세훈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천 원을 언도하고 석방 47.10.07 구좌면 행원리에서 우익 조직 확장 운동을 벌이던 대동청년단원과 마을청년 충돌. 경찰 16명 연행 47.10.19 미 CIC 제주사무소, 우익정당 당원확장 과정에서 테러가 자행되고 있다고 중앙에 보고 47.10.21 미 CIC 제주사무소의 개입으로 대동청년단 제주도 단부(단장 김충희) 결성 47.11.02 서북청년회 제주도본부(위원장 장동춘) 결성대회 47.11.05 미군 4명, 제주 읍내 식당에서 종업원들을 구타한데 이어 이를 만류하는 경찰관과 행인들에게도 폭행 47.11.18 서청단원들, 자금모금을 위한 광범위한 테러 행위로 인하여 미 CIC와 지방경찰로부터 경고 받음 47.11.25 CIC 제주사무소는 서북청년회 제주도단장이 '제주도는 조선의 작은 모스크바'라고 말해왔다고 상부에 보고 47.12.03 제3대 제주도 군정장관으로 맨스필드 중령 부임 47.12.07 조선민족청년단 제주도 단부(단장 백찬석) 제1차 총회 47.12.13 CIC 제주사무소, '제주도 경찰이 빠른 시일 내에 정의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제주감찰청에 대한 공격이 있으리라'는 여론을 상부에 보고 ▶ 1948년 48.01.08 UN조선위원단 입국 48.01.12 구좌면 김녕리에서 지서, 서북청년회, 대동청년단 등의 간판이 훼손되는 사건 발생 48.01.22 군정경찰, 조천에서 있었던 남로당 집회장 덮쳐 106명 검거. 미군 정보팀, 압수한 문서에 의하면 '2월 중순과 3월 5일 사이에 폭동계획이 있다'고 보고. 26일까지 전도적으로 남로당 관련자 115명 추가 체포 48.01.23 미군 정보팀, '제주도의 좌익은 반미적이 아니며, 최근의 테러는 우익이 자행했다'고 상부에 보고 48.01.30 김영배 제주경찰감찰청장, '1·22 검거 사건'을 언급, "경찰은 남로당에 가입한 자를 탄압하는 게 아니고 그들의 비합법적 행동에 철퇴를 내리는 것"이라고 발표 48.02.01 9연대장 이치업 중령 후임으로 김익렬 소령 임명 48.02.07 남한 단독 선거에 반대해 전국적으로 '2·7 구국 투쟁' 발생 48.02.10 조병옥 경무부장, '2·7 폭동'으로 전국적으로 39명이 사망했으며 8,479명을 검거했다고 발표 48.02.14 김영배 제주경찰감찰청장, 함덕·성산포·조천·대정·하도·삼양·화북·두모 등지에서 시위가 있었고 사계리에서 경찰관 납치사건 이 있었다고 발표 48.02.25 김구·김규식, 김일성·김두봉에게 남북 협상 제의 서한 발송 48.02.26 UN 임시총회에서 'UN 한국위원단이 접근할 수 있는 지역에서 총선거를 실시하자'는 미국안이 채택. 단독선거 시행 현실로 나타남 48.03. 한림면과 애월면 중산간 지역에서 '청년들이 무장훈련을 한다'는 제보가 들어와 경찰 현지 출동 48.03.01 UN 한국위원단, 남한만의 단독 선거 결정 발표 48.03.02 함덕지서가 공격을 받았으나 경찰이 공포를 쏘아 시위자들을 해산시킴 48.03.04 조천지서에서 취조받던 조천중학원 학생 김용철, 고문으로 사망(고문치사 사건) 48.03.10 조천중학원 학생들과 주민들, 지서에 몰려가 고문치사 사건 항의시위 48.03.11 김구·김규식·김창숙·조소앙·조성환·조완구·홍명희 등 7인 공동성명으로 5·10 선거 반대 48.03.12 성산면 관내 청년 66명, 남로당을 탈퇴해 대동청년단에 가입한다는 성명 발표. 이후 남로당 탈퇴 성명 줄이음 48.03.14 모슬포지서에서 영락리출신 청년 양은하가 경찰의 고문으로 사망(고문치사 사건) 48.03.29 한림면 금릉 마을에서 미군정을 비판하던 청년 박행구를 경찰과 서북청년회에서 붙잡아 현장 사살(고문치사 사건) 48.03.30 전국 일원에서 5·10 총선거 선거인 등록 업무 개시 48.04.03 무장대, 무장 봉기 48.04.04 미군정, 제주도 사태를 '치안상황'으로 간주해 각 도의 경찰청에서 1개 중대씩 차출, 8개 중대 1,700명의 본토 경찰 병력을 제주에 파견하는 것을 승인 48.04.05 제주경찰감찰청 내에 '제주비상경비사령부'(사령관 김정호, 경무부 공안국장) 설치 48.04.06 조병옥 경무부장, 서울에서 기자 회견 통해 제주도 사태의 인명 피해 상황 밝히고 응원경찰대 급파했다고 발표. 조병옥, 서북청년회본부에 반공 정신이 투철한 서청단원 500명을 제주에 파견해 줄 것을 요청 48.04.09 5·10 총선거 선거인 등록 마감(전국 등록률 91.7%, 제주도 등록률 64.9%) 48.04.10 타 지역과의 해상 교통망 일체 차단한다는 내용의 제주도 도령 공포. 김영배 제주경찰감찰청장, 모슬포 9연대 방문해 경비대 병력 지원 요청했으나 김익렬 연대장 '치안 상황에 군이 개입할 수 없다'고 거절 48.04.13 9연대, 미군 주둔지와 정부 시설 경비 목적으로 특별 경비 부대 제주읍에 파견 미군 당국, 본토에서 제주에 미군 증파 48.04.15 남로당 제주도당 대회에서 무장 봉기 추인. 기존의 자위대 해체해 인민유격대 편성 48.04.16 제주도 인민유격대 총책 김달삼의 명의로 미군정을 상대로 '5·10 망국 단선 반대를 위한 무장 봉기 성명' 발표. 딘 군정장관, 만 18세 이상 55세 이하 남자는 모두 의무적으로 향보단원이 돼야 한다는 향보단 조직 계획 발표. 경무부, 전국적으로 선거 사 무 방해 사건이 143건에 이른다고 발표 48.04.17 미군정, 그 동안 관망 상태의 9연대에 진압 작전 출동 명령. 9연대 군사고문으로 정보장교 출신 드루스 대위 부임 48.04.19 미군정 경찰 고문관 레스터 코퍼닝, 제주 시찰한 뒤 '섬 북부의 주민 대부분이 산 속으로 들어갔으며 경찰관은 신경 과민 상태에 놓여 있다' 는 요지의 정보 보고. 김구·김규식 등 평양 남북 정당·사회 단체 연석 회의 참석 48.04.24 제주 비행장에 착륙하려던 미 군용기 C-47기가 저격 당함. 미군 정보기관, 제주도 유격대의 집결지로 애월면 어도지경 '샛별오름', 애월면 어도지경 '바리악', 조천면 선흘지경 '거문오름' 등 세 곳을 지목 48.04.25 평화 협상 추진 중이던 김익렬 연대장에게 딘 장군의 고문이 나타나 초토화작전 감행 종용. 김 연대장 이를 거부. 미군정, 부산 5연대 1개 대대(대대장 오일균 소령)를 제주에 파병 명령 48.04.25 제주도 경비사령부, 4월 3일부터 25일까지의 제주도 인명 피해 상황 발표. 이 기간의 사망자 83명의 인적 사항을 경찰관 7명, 양민 27명, 관공리 2명, 폭도 47명으로 분류 48.04.28 중산간지대인 구억초등학교에서 김익렬·김달삼 간의 평화협상 성사. 이 회담에서 - 72시간 내에 전투중지, 무장해제는 점차적으로 하되 약속 위반하면 즉각 전투 재개, 무장해제와 하산이 원만히 이뤄지면 주모자의 신병 보장 등 - 3가지 조건에 합의 48.04.29 딘 군정장관 극비 제주시찰. 이 방문 뒤 미군정의 정책이 화평보다는 토벌 위주로 선회 48.04.30 제주읍 오라리에서 대동청년단 단원 부인 2명, 좌익청년들에 의해 인근 산인 '민오름'으로 납치 당함. 경찰의 추격전이 벌어진 가운데 1명은 숨지고 1명은 극적으로 살아남. UP통신, 4월 한 달 동안 남한에서 선거 관련 무력 충돌로 154명 사망했다고 전 세 계에 타전. 남북 정당·사회 단체 연석 회의에서 남한 단독 선거 반대와 미·소 주둔군의 동시 철수 결의 공동성명 발표 48.05.01 서북청년회·대동청년단원들에 의해 제주읍 오라리에서 방화사건 발생. 이 와중에 경찰과 우익청년단의 총탄에 여인 2명 사망. 이 사건을 둘러싸고 경비대는 '우익단체의 소행'으로, 경찰은 '폭도의 소행'으로 엇갈린 보고를 함. 미군정은 경찰의 보고를 수용. 특히 CIC 장교는 김익렬 연대장에게 해안선에서 5㎞ 이상 떨어진 중산간 지대를 '적성지역'으로 간주, 초토화 토벌 작전을 지시. 오라리 사건을 주무대로 촬영된 미군 기록 영화 '제주도의 메이데이'는 이 사건을 폭도의 소행으로 조작 편집 48.05.03 제주읍 남서쪽 야외에서 미군과 경비대의 인솔 아래 산에서 내려오던 귀순자 대열을 향해 경찰이 중기관총으로 난사. 이 사건을 놓고 경비대는 평화협상의 진로를 훼방하는 경찰의 소행으로, 경찰측은 폭도들이 경찰로 가장해서 저지른 소행으로 각각 주장 48.05.04 귀경한 경무부 공보실장 김대봉, 기자회견에서 "제주 폭동에 팔로군 참가, 기관총 소지 등의 풍설은 전연 낭설이고 폭도들은 주로 제주도민이고 그 수효는 300∼400명으로 추측된다"고 발표 48.05.05 딘 군정장관, 제주도 미군정청 회의실에서 제주도사태의 진압정책을 모색하기 위한 9인 최고 수뇌 회의 소집. 이 회의에서 경비대측은 화평 정책을, 경찰측은 토벌정책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다가 급기야 조병옥 경무부장과 김익렬 연대장 사이에 육탄전이 벌어짐 48.05.06 김익렬 연대장 전격 해임. 후임 연대장에 박진경 중령 부임. 딘 군정장관, 박 연대장에게 최소한의 무력을 사용해 반란을 진압하라는 밀명 내림. 미군정, 수원에서 창설된 11연대 제주에 파병 명령. 귀경한 딘 군정장관, 외지인들의 선동에 의해 제주 폭동이 일어났다고 발표. 또 '현재의 제주도 분위기는 평온하며 경찰과 경비대가 협력 활동하고 있다'고 사실을 왜곡 48.05.08 조병옥 경무부장, '제주도 사건의 치안 수습대책' 발표. 당면 대책으로 ①경찰전문학교 정예부대 제주 파견 ②유능 형사대 파견을, 영구 대책으로 ①제주경찰학교 강화 ②경찰인사 재편 ③경찰정원 증원, 2개 경찰서 신설 계획을 천명 48.05.09 UP통신, 5·10 선거 앞두고 남한의 상황은 내전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며 '그리스 사태의 완전한 재현'이라고 타전 48.05.10 5·10 총선거, 도내 각지에서 투표 거부 사태 발생 48.05.11 전국 200개 선거구 가운데 제주도 북제주군 갑구(투표율 43%), 북제주군 을구(투표율 46.5%)등 2개 선거구만 과반수 투표 미달 사태 초래. 전국 투표율 94.9%. 제주도 전체 투표율은 62.8%. 제주도 군정장관, 섬의 봉쇄를 위해 2척의 구축함과 전투기를 제주 상공에 보내줄 것을 요청. 미군함 '크레이크'호 등이 출동, 북부 해안 봉쇄. 미군 정 보 보 고 서, 7 ∼ 11 일 (5 일 간) 사 이 전국에서 경찰 8명, 후보 1명, 선거위원 4명, 우익 29명, 폭도 50명 등 모두 92명이 사망했다고 기록. 제주도의 인명피해는 경찰 1명, 우익 14명, 폭도 21명 등 36명으로 기록 48.05.12 박진경 중령의 9연대, 본격적인 수색 작전 착수해 첫날 제주읍 오등리와 애월면 광령2리에서 218명 체포 48.05 미 20연대장 브라운 대령, 제주지역 미군사령관으로 부임. 현지 진압 작전 최고지휘권 행사 48.05.18 조병옥 경무부장, 제주도 폭동 진압 위해 정예 부대 파견했다면서 '그 동안 귀순 회오반성을 기다리던 소극적인 대책을 떠나 이 번에는 실력으로써 적극적으로 폭도들을 진압 섬멸 할 방침'이라는 담화를 발표 48.05.20 9연대 소속 군인 41명이 모슬포 부대에서 무기와 장비·탄약 5,600발을 갖고 탈영, 무장대에 가담 48.05.24 딘 군정장관, 제주도 2개 선거구에 대해 선거 무효 선언. 오라리 방화사건 혐의자로 모슬포 부대 영창에 구금됐던 대동청년단 단원을 박진경 연대장이 석방 48.05.25 제주경비사령부, 4월 3일 이후 5월 25일까지의 인명피해 상황 발표. 사망은 경찰관 23명, 경찰관 가족 13명, 양민 2명, 관공리 3 명, 폭도 119명, 부상자는 경찰관 29명, 경찰관 가족 2명, 양민 65명, 관공리 6명, 폭도 8명 48.05.27 최천 제주비상경비사령관, 미군사령관 브라운 대령과 회담한 후 ①절단된 전주복구 마을별로 할 것 ②1948년 하곡수집 철폐 ③하산자는 관용 포섭한다는 3개항 발표. 유동열 통위부장, 육·해 경비대가 제주지역에서 토벌작전을 전개한 결과 5월 27일까지 포로 3,126명을 검거했다고 발표 48.05.28 경비대,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에서 서쪽으로 관통하는 산악 소탕 작전 전개 48.5하순 미군정, 탈영 사건 일으킨 9연대 해체하고 제주도 토벌 부대로 11연대 재편 48.05.31 4·3 가담 혐의자에 대한 첫 공판이 제주지방 심리원 법정에서 개정(주심 매로 소령) 48.06.01 박진경, 진압 작전에 대한 공로로 대령 진급 48.06.10 딘 군정장관, 6월 23일 시행 예정인 북제주군 갑·을 선거구의 재선거를 무기 연기한다고 발표 48.06.11 5월 31일의 공판에 참석했던 서울 법조인들 제주 떠남. 귀경 후 제주도 사태의 원인에 대해 경찰·서북청년회·관공리의 잘못도 있다는 요지의 발언을 함 48.06.12 '조선일보', 경비대와 경찰에 체포된 자가 약 6,000명에 이른다고 보도. 조선신문 기자회, '미군정이 제주도 작전에 일본군을 투입했다'는 풍문의 진상을 밝힐 것을 하지 중장에게 공개 질의 48.06.14 미군정 이인 검찰총장, 제주도 사태의 원인으로 관공리의 부패 지적 48.06.17 제주경찰감찰청장에 제주출신 김봉호 총경 발령 48.06.18 제11연대장 박진경 대령, 숙소에서 피살 48.06.21 미군정, 후임 11연대장에 최경록 중령, 부연대장에 송요찬 소령 임명 48.06.23 조병옥 경무부장, '제주도 치안 수습에 대하여'란 담화를 통해 각계의 경찰 과오 지적을 반박하면서 "근본 원인은 소련의 야심 인 조선의 소련 연방화에 있다"고 강변 48.07.10 경무부, 철도관구 경찰청 소속 경찰관 300명 차출해 선발대 제주에 증파 48.07.12 박진경 암살사건의 혐의자로 문상길 중위 등 8명 서울로 압송 48.07.14 최경록 연대장, 기자회견에서 "폭도 수효를 정확히 모르나 약 200명 될 것 같다. 팔로군이나 북조선 인민군 가담 사실은 없다"고 피력 48.07.15 제11연대에 소속됐던 본래의 9연대 병력 배속 해제, 9연대 재편성. 9연대장에 제11연대 부연대장 송요찬 소령 발령 48.07.21 3여단의 제5연대와 6연대에서 1개 대대씩 차출, 9연대에 배속 48.07.24 최경록 연대장의 11연대, 수원으로 철수. 이후 제주도 토벌 작전은 송요찬 연대장의 9연대가 맡음 48.08.07 제주읍 화북 포구에서 일본으로 밀항하려던 100명 체포 48.08.11 제주도 민보단 창설 48.08.14 박진경 암살사건 군법회의, 문상길 중위와 손선호·신상우·배경용 하사관에게 사형, 2명 징역형, 2명 무죄 선고 48.08.15 대한민국 정부 수립 48.08.21 해주에서 '남조선 인민 대표자회의' 개최. 제주도에서는 김달삼 등 6명 참가 48.08.24 '한미군사안전잠정협정' 체결, 이에 따라 정부 수립 이후에도 군작전 지휘권이 미군에 귀속 48.08.25 비상경비사령부, "최대의 토벌전 있으리라"라는 포고문 발표 48.08.26 미국 특사 무초, 주한 미고문사절단(AMIK)을 이끌고 내한해 정부 이양 작업. AMIK 산하에 임시 군사고문단(PMAG, 단장 로버츠 준장) 설치 48.08.27 콜터 장군, 하지장군을 대신해 미24군단장 겸 주한 미군사령관으로 부임 48.08.28 수도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 800명이 제주로 출발. 9개 정당 사회단체가 참가한 '제주도사태 진상 조사단'이 목포에 도착했으나, 당국은 제주행 제지 48.09.15 주한 미군, 비밀리에 철수 시작 48.09.19 소련, UN결의에 따라 북한주둔 소련군이 연말까지 철수할 것이라고 발표 48.09.22 '반민족행위특별처벌법' 공포.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구성 48.09.23 이종형 등 친일파 주도로 반민법에 반대하는 '반공구국총궐기대회' 개최. 이승만이 참석해 축사 48.09.말 9연대, 중산간 마을을 중심으로 토끼몰이식 수색작전 전개 48.10.01 광주지법서 제주 4·3 연루자 첫 공판, 22명중 11명에 무죄 선고. 무장대 총공세 재개 48.10.05 제주 출신 김봉호 후임으로 평남 출신 홍순봉을 제주경찰청장으로 발령 48.10.09 5여단 고문관 트레드웰 대위, 미군이 제주도 작전에 효율적으로 개입할 것을 촉 구하는 보고서를 로버츠 고문단장에게 올림 48.10.11 제주도경비사령부(사령관 김상겸 대령) 설치 48.10.13 소장파의원을 중심으로 한 국회의원 47명이 '외군 철퇴 긴급 동의안'을 제출 48.10.17 송요찬 9연대장, 제주 해안에서 5Km 이상 지역에 통행금지를 명령하는 포고문 발표 48.10.18 제주해안 봉쇄, 여수주둔 제14연대 1개 대대 제주도에 증파 명령 48.10.19 여수 14연대 반란사건 발생(10·19 여순사건). 김상겸 대령 파면, 송요찬 9연대장이 제주도경비사령부 사령관 겸임 48.10.20 임시 군사고문단 로버츠 준장 여순 사건 대책 비상회의 소집. 하우스만 대위 등 미군이 진압 작전 지휘 48.10.22 국방장관 이범석 국회에서 "공산주의자들이 제주도 사태를 전국에 전개시키려 한다"고 발언 48.10.24 무장대, 이덕구 명의로 정부에 선전 포고, 토벌대에는 호소문 발표 48.11초순 9연대 장병 1백여 명 불법 처형. 수장·화장·굴속 암매장의 방법으로 흔적 없앰 48.11.01 최난수, 경찰프락치 사건 발생 직후 수도경찰청 수사대 이끌고 내도 48.11.02 이승만, '국군'이라 불리는 5만 병력의 훈련과 장비지급을 요청. 미군은 '국군'의 존재 자체를 불인정 48.11.09 김두현 제주도총무국장 고문 치사 사건 발생 48.11.12 미국특사 무초, 여순 사건을 계기로 남한의 혼란이 극에 달했다면서 미군 철수를 연기토록 요청 48.11중순 군경토벌대, 제주도에서 초토화작전 시작. 2백 명의 서북청년회 경찰대 제주 도착 48.11.17 이승만, 계엄법이 없는 상태에서 불법적으로 국무회의 의결 거쳐 계엄 선포 48.11.19 국회, 주한 미군 계속 주둔을 요구하는 결의안 통과 48.11.20 '조선일보', "제주도에 계엄령이 선포됐다는 말은 전연 무근지설"이라는 국방부 보도와 담화 인용 보도 48.11.27 콜터 장군 "로버츠 휘하에 있는 고문단들에 의해 만족할 만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그들은 모든 한국군 야전부대에 배치돼 있다"고 밝힘 48.11.30 '조선일보' 11월 20일 보도와 상반된 내용을 보도 "11월 21일 제주도에 계엄령이 선포되고 23일에는 7종목의 세칙이 발표됐다"- 국방부 검열 기사 48.12.01 국가보안법 공포. "제주도 연대장이 11월 20일∼27일 사이에 유격대 122명 체포, 576명 사살, 10월 1일∼11월 20일 사이에 1,625명 사살, 1383명 체포. 노획된 무기는 없다"고 보고 48.12.06 「G-2보고서」, "이승만과 신성모의 합의에 따라 서청단원들 한국군에 6,500명, 국립경찰에 1,700명 공급예정"이라고 보고 48.12.10 명동 서울시 공관에서 열린 서북청년회 총회에 이승만이 참석해 "전국 각지에 서북청년회를 배치하겠다"고 연설 48.12.12 UN총회, 대한민국 정부를 승인하면서 미소 양군의 조속한 철군을 요구 48.12.14 이범석 장관, "11월 16일 선포된 계엄령으로 상황이 급속히 양호한 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고 보고 48.12.17 미 국무성, 48년 12월 말까지 주한 미군을 철수키로 결정한 대한정책지침서 「NSC-8」에 대해 이를 재고해 줄 것을 요청 48.12.19 대동청년단·서북청년회 등이 통합해 '대한청년단' 결성 48.12.25 소련, 북한주둔 소련군을 완전 철수했다고 발표 48.12.29 2연대(연대장 함병선 중령), 9연대와 교체해 제주에 진주 48.12.31 제주도지구 계엄령 해제 ▶ 1949년 49.01.03 함병선 연대장 "소련 선박 제주 해안에서 발견" 보고 49.01.04 함병선 연대장, 중앙에 계엄령 해제조치 철회 요구 49.01.05 토벌대, 구좌면 동복리에서 무장대원으로 위장해 민가에 들어가 '숨겨달라'며 함정을 파 주민 학살 49.01.10 여순 사건 관련 군사재판 결과 발표 49.01.15 주한 미24군단, 부대 해체를 위해 일본으로 떠남. 임시군사고문단장인 로버츠 준장이 주한 미군사령관 겸임 49.01.18 모슬포와 성산포에 경찰서 신설. 이로써 기존의 제주경찰서, 서귀포경찰서와 함께 도내에 경찰서가 4개로 증가함 49.03.02 제주도지구전투사령부(사령관 유재흥 대령, 참모장 함병선 중령 겸임) 설치 49.03.10 이범석 총리·신성모 내무장관 제주 시찰 때 "여러 차례 소련 선박이 출현해 한라산 폭도와 화광 신호를 교환했다"고 보고 49.03.23 미 대통령, 대한정책지침서를 승인함으로써 주한 미군 철수를 49년 6월말까지로 연기함 49.04.01 "게릴라들 북한으로부터의 병참지원 받는다는 사실을 증명할 아무런 증거 없다" "9연대가 중산간 마을 주민에 대한 대량 학살 계획 채택. 지난 한해 동안 1만4천∼1만5천명의 주민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 이중 80%가 보안군에 의해 사살됐다"고 보고 49.04.09 이승만 내도, 약 250명에게 사면령 49.04.29 소개령 해제 49.05.10 1년 전 무효화됐던 북제주군 갑·을 선거구에 대한 재선거 실시 49.05.15 제주도지구전투사령부 해산 49.05.26 안덕면 화순리 주민 3명, 바닷가에서 은신생활을 하다 발각돼 1명은 현장에서 총살되고 2명은 육지 형무소로 보내짐 49.05.30 무장대, 중문면 도순리 주민 1명을 살해 49.06.06 친일파 경찰, 반민특위 습격 49.06.07 이덕구 교전 중 사망 49.06.21 '국회프락치사건' 발생 49.06.26 백범 김구, 안두희에게 암살 49.06.30 주한 미군 철수 완료. 군사고문단 5백 명 잔류 49.11.24 계엄법 제정 공포 49.12.29 무장대, 중문면 하원리를 습격해 보초서던 주민을 살해하고 식량을 탈취 ▶1950년 50.04.24 안덕면 화순리에서 보초를 서던 주민, 술에 취한 채 이동하던 대정 지서 경찰토벌대에게 학살됨 50.06.25 6·25 전쟁 발발 50.07.15 예비검속 당한 주민들, 서귀포 정방폭포와 범섬 앞에서 희생. 예비검속자 학살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50년 9월 28일 서울이 수복될 때까지 계속됨 50.07.16 토벌대, 서귀면장 강성모 등 20여 명을 제주읍 앞바다에서 몸에 돌을 매달아 수 장시킴 50.07.17 조병옥, 내무장관에 임명. 50.07.27 제주읍 주정공장에 갇혀있던 대정면 신평리 주민, 사라봉 앞바다에서 수장됨 50.07.29 토벌대, 6·25발발 직후 예비검속한 사람들을 서귀포 앞바다에서 집단 수장시킴 50.08.01 한림면 두모지서 조수출장소 경찰, 술과 닭고기를 마련하지 않았다며 대한청년단장을 폭행 치사 50.08.06 일주도로 변 전봇대 순찰에 나섰던 강정1구 주민 3명이 무장대에게 희생 50.08.20 백조일손지묘 희생 발생. 애월면 금성리 주민들, 예비검속돼 애월지서에 갇혔다가 제주읍으로 끌려가 처형됨 50.09.15 인천상륙작전. 무장대, 들녘에서 꼴 베던 서귀면 서호리 주민을 살해하고 소를 빼앗아감. 무장대를 추격하던 경찰 2명도 희생 50.09.22 제주읍내 주정공장에 갇혀 있던 사람들, 제주읍 도두리로 끌려가 집단 총살 51.03.22 무장대, 서귀면 법환리를 습격해 지서주임 조수길과 보초서던 주민 1명을 사살. 가옥 수십 채를 방화 52.10.13 제100 전투사령부(사령관 김원용 총경) 편성 54.04 해안 부락에 소개된 주민에게 산간 마을로 입주 허가 54.09.21 한라산 금족 지역 전면 개방 57.04. 최후의 빨치산 오원권, 구좌면 송당리에서 생포됨 ▶1960년 이후 1960년 4·19 혁명에 힘입어 진상 규명 운동 시발 1978년 '순이 삼촌'(현기영) 발표로 4·3 논의 물꼬 틈. 1987년 '6월 항쟁' 영향, 정치권 이슈화, 1988년 제주신문에서 '4·3의 증언' 연재 시작. 존 메일의 제주 방문. 1988년 양한권, '제주도 4·3 폭동의 배경에 관한 연구', 박명림, '제주도 4·3 민중항쟁에 관한 연구' 1989년 '제주 4·3 연구소' 발족(회장 현기영) 1990년 제민일보에서 '4·3은 말한다' 연재 시작 1992년 다랑쉬굴 발견. '4·3역사 그림전' 전시회(강요배 화백) 1993년 도의회 4·3특위 구성 1994년 국회 4·3특위 구성안 발의 1995년 제주도의회, '4·3 피해조사 1차 보고서' 발간 1996년 제주도, 4·3 진상규명에 참여 1997년 '제주 4·3 제50주년 기념사업 추진 범국민위원회' 발족 1999년 '제주 4·3 제50주년 기념사업 추진 범국민위원회'가 '제주 4·3 진상규명. 명예회복 추진 범국민위원회'로 변경 2000년 '제주 4·3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공포 2000년 '4·3 계엄령은 불법이었다' 제민일보 4·3 소송 승소(7월) 2000년 '4·3 위원회' 출범. 정부 공식 활동 돌입(8월) 2000년 '4·3 실무위원회' 공식 발족, 4·3 진상 규명 착수(9월) ........................................................... http://blog.naver.com/yegie/50001171911 ◈ '4.3 이야기'는 강요배 화백의 화집 '동백꽃 지다' 中 주요 14개의 그림에 맞춰 4.3의 큰맥락만을 쉽게 접할수 있게한 란입니다. ◈ 아래의 그림들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큰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그림은 총 50컷으로 강요배님의 홈페이지(http://www.mactong.pe.kr/yobae) 로 가시면 더 많은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1. 제주섬 망망한 바다 한가운데 한 점 산으로 솟은 탐라. 척박한 자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공동체적 전통과 이 공동체를 파괴하는 침략자, 수탈자를 향한 저항 정신이 면면히 흐르는 섬. 2. 인민위원회 1945년 해방과 더불어 제주도민은 자치행정기구인 인민위원회를 설립했다. 제주도의 인민위원회는, 미군정도 인정했듯이, 제주도 전역을 지배한 사실상의 정부였다. 그러나 미군정은 점차 이를 부인하고 탄압하기 시작했다. 3. 3ㆍ1대시위 1947년 3월 1일, 제주읍 내에 운집한 3만 도민은 진정한 민족해방을 갈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는 또한 미군정의 남한 민중의 염원을 묵살한, 그럼으로써 실패한, 남한 점령 정책에 대한 항의의 표시이기도 했다. 4. 발포 미군정은 이에 대해 시위를 끝내고 귀가하는 도민을 향한 조준 사격으로 대응했다. 이 결과 6명이 피살, 8명이 부상당했다. 이는 4ㆍ3발발의 커다란 원인으로 작용한다. 5. 서청입도 제주 도민은 즉각 이 만행에 항의하는 총파업을 단행했다. 이 총파업에는 마을의 구멍가게에서 경찰관까지 참여했다. 이 총파업을 분쇄하기 위해 미군정은 악명 높은 서북청년단 (서청)과 응원 경찰을 대거 파견하였다. 특히 서청은 무보수로, 불법적인 치안권을 행사하여 도민을 갈취하는 것이 묵인되었으므로 제주 도민에 대해 극심한 공갈과 갈취, 행패를 단행하였다. 6. 고문 미군정은 도처에서 도민에 대한 대검거를 단행하여 3ㆍ1시위 및 총파업 가담 혐의로 2500여명을 체포, 구금하였다. 이후 이들에 대한 고문을 잔혹하게 자행함으로서 3명의 도민을 고문 치사케 했다. 7. 겁간 서청의 횡포는 마을 처녀에 대한 겁간으로까지 이어진다. 8. 공격 - '탄압이면 항쟁이다' 1948년 4월 3일 밤 1시, 도내 각 지역의 오름마다 일제히 봉화가 오르고 제주도민의 아들, 딸인 500 여 명의 유격대원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유격대원의 초기 공세로 5월 10일 실시된 남한만의 단독선거가 제주도에서는 끝내 무산되었다. 이는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남한에서도 거부되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었다. 9. 부모들 미군정은 이에 대해 즉각 섬 전체를 피와 살륙의 땅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도피 입산한 젊은이를 둔 부모들은 그 자식을 대신하여 죽임을 당해야 했다. 10. 광풍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 후 이 땅 어디에도 대화해의 조치는 없었다. 미군사 고문단의 지시에 따라 정부군과 경찰은 태워 없애고, 굶겨 없애고, 죽여 없애는 삼광, 삼진 작전으로 도내 중산간 마을을 초토화하고 3만 여 명의 숱한 인명을 살상하였다. 제주의 절경지들은 학살터로 변해갔다. 11. 이승과 저승사이 국제법에서 엄격히 금지된, 반인륜적 범죄인초토화 작전에 의해 한 가족이 한꺼번에 몰살당하는 일이 수도 없이 발생했다. 기적적으로 살아 남은 사람은 목놓아 울어보기는커녕 숨소리조차 낼 수 없는 현실과 만나야 했다. 반세기동안. 12. 장두 예로부터 제주도민은 한라산의 정기를 받아 대의와 민중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리낌없이 바친 이들을 '장두'라 칭송했다. 13. 한라산에서 붙잡힌 게릴라들 14. 다랑쉬굴에서 발견된 유골들 4ㆍ3 당시 공포에 쫓긴 도민들은 산 속, 동굴 혹은 해안으로 피신하였다. 이들 중 당시 경찰에 의해 질식사했던 부녀자와 어린이를 포함한 11구의 시신이 1992년 다랑쉬 오름 근처의 굴에서 발굴되었다. 이 시신들은, 유족들의 피맺힌 호소에도 불구하고, 화장되어 바다에 뿌려졌다. -------------------------------------------------------------------------------- Copyright(c) 제주4.3범국민위원회 All rights reserved. E-mail : jeju43@chollian.net ......................................... [펌] 살려줍서, 차라리 죽여줍서/ 제주 4.3항쟁 취재기 | 일정,일기,작업노트 2006/01/22 00:07 http://blog.naver.com/yegie/50001171965 출처 : 손세실리아의 기차를 놓치다 살려줍서, 차라리 죽여줍서 - 제주 4 3항쟁 56주년 취재기 손세실리아 화산도의 사람들 춘설 속에도 이 악물고 살아남아 길 잃은 사냥꾼의 샛노란 이정표가 되어주고 산비둘기와 까투리의 허기를 채워주며 서 있는 한라산 중턱 야생 감귤나무를 본 적 있다. 자신의 육신을 헐어 타인을 보살피고 공양하는 지극함이라니. 불성실한, 그러나 매우 정직한 지난해 10월 31일, 제주를 찾은 노무현 대통령은 55년을 기다려온 유족과 피로 얼룩진 섬땅의 역사 앞에 허리 숙여 사죄했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김포에서 제주까지의 거리를 그토록 오랜 세월 가로막던 장애요소가 단 3분의 간단한 절차로 일단락 지어진 것이다. 반세기의 질곡을 뛰어넘어 응어리진 울분을 치유하고 평화와 상생의 기운으로 승화시키려는 제11회 4 3문화예술제가 십여 년 궂은 일을 도맡아온 제주민예총(지회장 김수열) 주관으로 도처에서 행해졌다. 평화와 화해로 가는 첫 길목인 까닭에 다소 무뎌진 내부의 '단소리'보다는 따끔하지만 외부에서 들여다보고 일침을 가하는 '쓴소리'에 귀를 기울이고자함이 그들이 필자를 불러들인 주된 목적이었으리라. 그러나 고백하거니와 나는 제주 4 3항쟁에 대한 대략의 개요 이외에는 아는 게 거의 없는 무지렁이인지라 마땅히 사양했어야 옳았을 것이나 한번도 체험해보지 못한 '역사 속의 제주 4 3'을 '현재의 4 3'에서 조망해보고 싶은 욕심을 끝내 떨쳐버리지 못해 덜컥 수락하고 만 것이다. 여러 행사에 참석하면서도 사진이나 기록을 전혀 남기지 않는 필자의 태도를 지켜보다 못한 선배 한 분이 우스갯말로 넌지시 물었다. "취재 온 사람의 기본 자세가 영 불량하다"고. 그 말에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의미가 함축되어 있을 것이다. 그 첫째는 성실하지 못한 취재로 말미암아 제주민예총 기관지인 계간 '제주문화예술'과 시사월간 '피플'에 소개될 글의 수준이 함량 미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일테고, 그 둘째는 도무지 영특한 구석이라곤 없어 보이는 후배시인에 대한 염려였으리라. 하지만 기록에는 한계가 있는 법, 제 아무리 기를 쓰며 취재를 한다한들 청춘을 온전히 저당 잡혀가면서까지 4 3항쟁과 살 섞으며 눈물밥 먹고 지내온 저 우직한 사람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는 없을 거라는 판단을 영악한 내 대뇌가 일찌감치 간파한 탓임이니 용서하시라. 글빚이야 인력으로 안 되는 것이니 쓰다가 정 못 쓰겠으면 그 때 줄행랑쳐도 늦지 않을 거라는 배짱도 품어보지 않은 건 아니나 그럴수록 속은 바짝바짝 타들었다. '그래, 차라리 눈으로 담고 가슴에 남기자' 남방노랑나비 한 마리 (4월 3일 15:00~17:30) 편의점에 들러 카프치노 한 잔을 마시고 있는데 교복 차림의 여학생이 한아름 안고 있던 황국 한 송이를 불쑥 건네준다. 왜냐고 묻지 않기로 한다. 때마침 비가 한두 방울 비치기 시작했고 출연진과 시민들로 북적거리던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이 긴 꽃대와 함께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길놀이는 4 3관련단체와 문예단체 그리고 시민사회단체가 적극적으로 참가해 공동으로 준비한 듯 했다. 꽃놀림, 퍼포먼스, 노래, 춤, 구호제창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된 어울림마당 행사에서의 압권은 시종일관 묵언으로 진행되어진 퍼포먼스가 아니었을까 싶다. 죽창을 든 군복차림의 청년과 물허벅을 구덕에 넣어 등에 진 두 명의 아낙이 마치 청동동상을 연상케 하는 분장을 하고 느린 동작으로 장소를 옮겨다니며 다소 무심한 눈빛으로 지난 세월의 자취와 미래의 지향을 꺾이듯 툭툭 던져놓았다. 거기, 천상 꽃밭에서 날아든 남방노랑나비 한 마리가 팔랑팔랑 숨차게 뒤따르더니만 총칼보다도 더 두려운 죽창 끝에 착륙했다, 아니 살풋 몸을 던졌다. 순간, 희망의 출구가 열리더니 배우와 관객들이 비로소 소통하기 시작했다. 봄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선 채로 고스란히 비를 맞기엔 이른 계절이라 귀가를 서두르는 사람들도 더러 보였다. 그러나 끝까지 자리 지키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는 법, 안달하지 않기로 한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4월 3일 17:30~19:30) 상여나 봉분은 커녕 시신확인도 제대로 못한 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만 했던 유족대표들이 상두꾼 역할을 했고 가장행렬과 흑백만장이 시민과 함께 길을 트며 앞서거나 혹은 뒤섰다. 반시간 남짓 걸어 탑동 해변공연장 부근에 당도하자 누군가 상여를 막아서며 만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북망산천이 머다더니 내 집앞이 북망일세/ 에헤 에헤에에 너화 넘자 너화 너/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오실 날이나 일러주오/ 에헤 에헤에에 너화 넘자 너화 너"(채록하지 아니한 관계로 일정 부분 다를 수도 있음) 그가 '메기는 소리'를 구슬피 선창하면 상여꾼이 흐느끼듯 '받는 소리'로 이어 받았다. 그러자 지금껏 막연한 의식으로만 여겨지던 것들이 한결 생생해져 문득 전율이 일기 시작한다. 민중가수 최상돈이 연출한 문예한마당은 평화롭게 살아가던 순박한 섬사람들의 생활재현에서부터 해방과 미군정통치와 무차별 양민학살까지 이어졌고 가면과 피켓 뒤에 표정을 완벽히 감추며 뒤따라온 '부시'와 '핵탄두미사일', '지역감정'과 '가정폭력', '비정규직철폐'가 무대 중앙으로 불려나오자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객석에서 몇몇 시민이 달려나가 발로 짓밟고 깔아뭉개 두 동강내는 순간 절정에 다다랐다.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고 그 뒤를 정공철 심방이 출연해 시민대표들과 함께 저승 열두 문을 열어 묘비 하나 없이 구천을 헤매는 4 3 원혼들을 천도하는 것으로 거리도청제와 문예한마당의 대미를 장식했다. 치밀한 계산 하에 이루어진 연출력이 돋보였으나 4 3을 한꺼번에 보여주려는 의욕에 다급해진 나머지 짱짱한 기둥만 세워놓고 정작 거기 푸릇푸릇한 나무 잎맥들은 매달아보지도 못한 채 극이 끝나버린 건 아닌가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그 새 비는 멎었고 중견 여배우의 갈치마 밑 맨발이 시리도록 아프게 눈에 밟힌다. 봄꽃도 채 지지 않은 사월임에랴. 설운 님 오시는 길은/ 봄밤 새풀 돋어난 바람길이어라/ 비비둥둥 살장고 치며/ 혼 씌워 오는 밤에/ 하올하올 날아서 오는/ 나비 다리어라// 테우리 마소 모는 소리 유연하고/ 질토래비는 자왈곶 헤쳐가는데/ 어둔 밤 참호의 비명도 이어지는/ 어욱꽃 뉘엿뉘엿 눈부신 한라산/ 님이 오시는 길은/ 바람길 구름길이어라// 청원한 소리 안개 속에 흐르는/ 저승길 대나무 상가지/ 백지 나부끼는 자왈곶 지나/ 저승문 문직대장에 인정 걸고// 저승길 무명천 밟으며 상마을 도올라/ 아, 님이 오시는 길 열려 맞자// 자손은 조상 그려/ 조상은 자손 그려/ 비새같이 울음 우는 봄밤/ 님이 오시는 길/ 칭원하고 원통한 저승길 열두 구비/ 열려 맞자 - 문무명 시인의 시 「질치기」전문 속넹잇골 아기고사리 (4월 4일 09:00~21:00) 이번 4 3문학기행은 소설가 현길언선생과 함께 했다. 제주작가회의(지회장 김광렬) 회원을 비롯한 일반 시민들이 참가해 남제주군 남원읍 의귀리 일대에서 발생한 학살현장을 찾아다니며 생존 마을주민을 통해 목격담이나 증언을 듣고 유골이 출토된 학살터에 간소한 제를 올리는 의식과 더불어 문학작품 속 이야기가 결코 허구가 아니며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 삼아 이루어진 각고의 작업이라는 점을 답사를 통해 재확인하는 일이다. 속넹잇골 무장대 무덤 주위에 둘러선 채로 시낭송이 이어졌는데 지난해 필자의 졸시 「베옷을 입다」를 여중생 추모집회가 열리는 현장마다 찾아다니며 낭송해 군중의 눈물샘을 자극시키기도 했던 동화작가 김명숙의 울음 섞인 음성이 잃어버린 마을길을 구불구불 따라 울담과 밭담을 넘나들며 바람이 되기도 하고 먹장구름이 되기도 했다. 아기고사리 아장아장 걸음 떼는 봉분 위 지난한 세월을 명치끝에 담는다. 학교 운동장에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다. 교문에 무장한 군인 세 명이 서 있었다. 군인들은 마을 사람들을 한 사람씩 몸을 조사한 뒤 운동장으로 들여보냈다. 학교 건물도 불에 타 없어졌고, 그 자리에 모락모락 연기만 피어오르고 있었다. 운동장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엉엉'하고 큰 소리로 우는 사람도 있었고, '죽일 놈들, 죽일 놈들'하고 분을 못 이겨 악쓰는 사람도 있었다. 가족을 찾는 사람, 찾아서 부둥켜안고 우는 사람, 못 찾아 우는 사람...... 그런 광경을 보다 보니 할아버지가 안 계시다는 생각이 났다. 그래서 나도 훌쩍거리기 시작했다. - 현길언의 소설 『그때 나는 열한 살이었다』중 한 부분 작가와의 대화는 선생의 모교인 의귀초등학교 운동장 구석진 곳에서 진행되었는데 당시 열한 살이었던 소년 현길언의 체험담과 4 3이 선생에게 끼친 영향, 그리고 본인의 작품세계에 대해 시종일관 담담한 육성으로 들려주었다. 맵찬 바람도 주춤주춤 비켜서는 듯했다. 늦은 시간, 제주시내의 한 카페에서는 도서출판 『각』에서 출간된 4 3 평론서『역사적 진실과 문학적 진실』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지금까지 통권 11호가 발행된 반년간지『제주작가』에 발표되었던 평론을 중심으로 슬프고 어두운 4월항쟁의 기억을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삶의 원동력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문학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한 흔적들을 선명하게 보여준 의미 있는 작업의 일환이라 할 수 있겠다. 제주공항에 제주출신 작가부스를 만들어 전시와 판매를 겸하면 어떻겠느냐는 애정어린 권고로 선생의 축사는 끝났다. 꽃바구니 하나 없고 축가 한 소절 없는 조촐한 자리였으나 지역문학의 외길을 걸어온 순수한 열정이 그지없이 눈부시다. 돌을 쌓다, 마음을 얹다 (4월 5일 10:00~14:30) 곤을동에 도착하자 한 눈으로 봐도 이곳이다 싶게 흑백만장이 마을 어귀부터 즐비하게 늘어서 길을 안내하고 있다. 4 3 당시 초토화 당한 마을이라는 끔찍한 생각만 지운다면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해촌이다. 먼발치로 화북등대가 별도봉 능선에 서있고 거기서부터 마을까지 산책로가 나있다. 망자의 지독한 상처와 그것의 치유, 혹은 위무에 대해 과연 21C 과학이 담당해낼 몫이 있을까? 화성탐사선이 지구에 실시간 사진을 보내오고 복제 양에 이어 인간까지도 세포배양으로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다는 경지에까지 이르렀지만 결국 이러한 모든 것들조차 현재 혹은 미래를 위한 것일 뿐 망자의 넋을 이승에 불러내 산 자와 상호 소통을 시도하는 일에 과학은 그다지 효용가치가 없다. 과학의 원리로는 풀이되지 않으나 가상공간 어딘가에 필시 현존하는 정신세계에 대한 절대적 확신과 부분적인 체험이 오늘날 '굿'을 원시적 샤머니즘을 초월한 형이상학적 학문으로 연구, 보존, 계승케 하는 중요한 요소는 아닐까. 진정한 심방이란 귀신을 섬기면서 길흉(吉凶)을 점치고 제사를 모시는 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강신(降神) 체험을 통해 무속의식(굿)을 주관하는 기능도 함께 수반해야한다. 영매가 잘 발달된 제사장의 기능과 함께 탁월한 시인이며 춤꾼이며 동시에 소리꾼인 것이다. 왜 해원상생굿을 하는가? 그것은 예술의 쓸모 있음에 대한 고민이면서 동시에 예술의 쓸모없음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다. 신화에서 세속의 시간으로 내려온 인간의 시간 - 역사의 길을 예술이 연어처럼 거슬러 신을 울리고 영계를 울릴 수 없음에 대한 지독한 독백이요 절망에 대한 다른 몸부림이다. 예술이 원초적인 인간의 영혼을 치유할 수 없으리라는 어떤 예감 그 한계에 대한 나름의 처방전이다. 예술은 보다 근원적인 느낌을 향하여 늘 질주하고자 하는 관성을 지니고 있다. 해원상생굿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되었다 - 제 11회 4 3 문화예술제 안내책자 『4 3 , 그 희망의 시작』에서 인용 찾아가는 해원상생굿은 올해로 벌써 세 번째를 맞이하는데 시민이나 관광객들을 상대로 홍보하거나 다수의 참석을 유도하지 않는다는 나름대로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유인즉, 보여주기 식의 관행적 행사에서 탈피해 학살당한 망자의 넋을 위로하는 일에 전심을 기울이기 위함이다. 도시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파헤쳐지고 사라질지도 모르는 마을을 찾아 위령굿을 올리고 거욱대나 비문을 세워놓는 작업을 함께 병행해나가고 있는데 이러한 일의 성과는 아직까지 4 3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냈으며 빗장 지르고 살아온 과거로부터의 삶의 무게를 일정부분 부리게 하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한다. 그와 더불어 역사의 현장을 보존해 후대에 물려줌으로써 다시는 선대와 같은 비극의 전철을 밟지 말 것을 당부하는 취지도 포함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굿'이 시작되고 한참만에야 허리 굽은 할머니들이 깅이(바닷게)처럼 하나 둘 모여들더니 질치기(길닦이) 즈음에 이르자 심방 앞에 구깃구깃한 인정(노잣돈)을 걸며 흐느끼기 시작했고 소지를 불사르는 의식에 이르러서는 아예 통곡으로 바뀌고 말았다. 망자 신위에 큰절을 올린 할머니들은 의식을 마치자마자 왔던 길은 되짚어 가뭇없이 사라져갔다. 울담만 남아있는 곤을동 보름코지에 거욱대가 세워졌다. 뭍으로 치자면 '솟대'와 흡사한 의미를 가지나 현무암으로 갈가마귀를 깎아 방사탑 중심에 높이 세워놓는 모양새가 조금은 생소하고 특별하다. 방사탑은 의도적으로 미완인 채 남겨두었다가 참석자들이 위령자를 천도하는 마음으로 저마다 돌을 날라 완성시키게 배려했는데 필자도 작고 평평한 돌 두어 개를 쌓았다. 거기, 마음을 납작 포갰다. 꽃비에 젖다 (4월 6일) 마지막 날, 하루 정도는 시간에 쫓기지 말라는 나 스스로를 향한 배려로 항공권 예약도 하지 않은 채 다소 게을리 눈을 떴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길을 만나다'는 주제로 열리는 탐미협 작품전시회와 4 3후유장애자 생애사 아카이브전 관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평소 안면이 있는 박경훈 화백께 전화를 걸어 일일 도우미를 간청했다. 4 3 당시 산지항 15마일 동북방 수중을 비롯 북촌리 당팟, 애월읍 육시우영, 구좌읍 다랑쉬동굴에서 억울하게 희생당한 양민의 눈에 들어온 이승의 마지막 순간을 컴퓨터그래픽으로 이미지화 한 '마지막 본 풍경' 앞을 지나자 쑥스러운 듯 잠시 저만치 비켜선다. 현실문제에 치열하게 고뇌하고 참여하는 평소의 그를 쏙 빼닮은 작품이다, 설명이 필요 없이 충분히 아프다. 고길천 화백의 '꽃피는 4월' 앞에서 잠시 호흡을 늦춘다. 화두와도 같은 단시(短詩) 몇 줄 붙잡고 그 아래서 꽃이 피고, 혹은 무심히 지고 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찰나에 넘나들면서도 백짓장 같은 여백으로 고요한 것이 행사에 며칠 동행하면서 지켜본 화백의 모습과 여일하다. 전시장을 둘러보고나서 다시 한 작품 앞에 와 잠시 머문다. 강요배 화백의 '꽃비'다. 허공에서 애기동백이 우수수 낙화하고 있다. 요지부동으로 뚝뚝 지고 있다. 폭우처럼 장대비처럼 속절없이 수직으로 하강해 절명하고 있다. 아니다, 아니다. 아픈 사월의 섬땅에서 통째로 환생하고 있다. 치유와 상생의 성수(聖水)로 쏟아지고 있다. 전시장을 빠져 나왔다. 그러나 이미 속살까지 흠뻑 젖어버린 후였다. 그냥 앉앙 죽어불잰 4 3후유장애자 생애사 아카이브전이 열리는 국립제주박물관으로 향한다. '몸에 새긴 역사의 기억'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고통스럽다.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입고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4 3 생존자들의 참혹한 실상을 사진자료와 수집된 유물, 생생한 증언이 담긴 영상자료 등을 통해 전시하며 4 3 후유 장애인의 유린된 인권에 대해 반성하고 되짚어보자는 취지로 제주민예총 영상분과(위원장 김동만)가 기획한 것이다. 죽음이라는 희생 뒤에 가려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던 죽음보다 못한 삶의 실체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일, 5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아물어지지 않은 환부를 정면에서 확인해야만 하는 이곳에서는 눈물도 한숨도 신음조차도 어쩌면 사치라는 생각을 한다. 살아 있음이 곧 죄다. 총, 칼과 죽창, 각종 폭발물의 파편 따위로 만신창이 된 불구의 신체이면서도 국가로부터 보상은커녕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부당한 대우를 받고 치욕스럽게 생을 연명해나가고 있단다. 죽음 앞에서 '살려줍서' 사정하고 울부짖던 이들이 이제와 '차라리, 죽여줍서' 애원한다. 1929년 생 오기생 할머니는 북촌리 학살사건 당시 군인의 무차별 학살로 두 살 된 아들을 잃고 팔, 다리, 허벅지에 총상을 입었다. 그 후유증으로 줄곧 언어장애를 앓고 있는데 지난 2003년 4 3후유 장애자로 결정됐으나 향후치료비와 개호비, 보조장구 구입비 항목에서 '불필요' 판정을 받았다 한다. 간신히 알아들을 수 있는 어눌한 발음으로 말씀하신다. "그냥 난 죽여줍서, 죽여줍서…나 죽여줍서. 아프난. 죽여줍서 죽여줍서… 아들이 곧 나난 죽어수게, 죽언 묻어수게…" 무장대로 오인 받은 오빠가 끌려가는 바람에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고문 후유증으로 왼쪽 눈을 실명 당하고 매 맞은 오른쪽 다리도 성치 않아 거동이 불편한 현춘화 할머니 또한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제 다시 4 3사건 나민 도망 안 강 그냥 앉앙 죽어불잰" 죽을 걸 뻔히 알면서도 이제 다시 도망치지 않겠단다. 순순히 죽어버리겠단다. 잔인할 정도로 무서운 체념이며 섬뜩한 자학이다. 이제로부터 풀어내야 할 4 3의 화두(話頭)이다. 4 3항쟁과 제주 민예총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사과 이후 희망과 평화로 거듭나겠다는 4 3항쟁 56주년은 정작 공식사과에 합당한 4 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가는 곳, 만나는 사람마다 울분을 터트리고 있었다. 4 3평화공원은 들고나는 출입구가 하나뿐인 협소한 위패봉안소와 유가족의 추모공간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졸속 건축시공으로 분노를 자아냈다. 오랫동안 4 3과 함께 부대끼며 살아온 4 3연구소나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진언을 귀담아 듣지 않은 당연한 결과다. 4 3은 제주도민의 승리를 뛰어넘는 값진 의미가 있다. 그것은 한국전쟁 전후 발생한 민간인 학살사건의 한 줌 희망의 불씨를 의미하며 더 나아가 필자가 사는 고양시의 금정굴 학살사건 및 여순사건 그리고 함평 학살사건과 문경 학살사건 등 각 지역에서 진행되어지고 있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작업에도 추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민중을 향한 애정과 순수한 열정만으로 조직에 뛰어들어 평생 가난을 업으로 삼고 살아가는 제주민예총의 문화예술인들을 만나보면서 4 3항쟁 56주년은 영혼이 부유한 소수의 지역문화예술인들이 눈물로 키를 키워낸 값진 진주라는 생각을 했다. 제주4 3문화예술제가 이 나라를 대표하는 평화축전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소망하면서 나흘동안 제주에서 보고 듣고 만났던 모든 기억들을 오롯이 부려놓고 공항으로 향한다. 돌멩이 하나 들꽃 한 송이도 차마 챙겨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그것들이 있던 본래의 자리에 고이 모셔둔다. 청맹과니 한 마리가 되어 나 잠시잠깐 화산도에 다녀왔으리. 꿈길처럼, 혹은 꿈결처럼. 그대, 제주에 가시거든 그대, 혹여 제주에 가실 일 있으시거든 간청하건데 가만히 귀 기울여보시라. 그대를 태운 여객기가 이착륙을 시도할 때마다 정뜨르 비행장(제주공항) 활주로 밑에서 뼈 바숴지는, 56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빠직 빠직 빠지지직" 육탈된 뼈가 구천에서 뒤엉키며 내지르는 절규를 들어보시라. 아무 말 묻지 말고 부디 그리하시라. 하루에도 수백의 시조새들이/ 날카로운 발톱으로 바닥을 할퀴며 차오르고/ 찢어지는 굉음으로 바닥을 짓누르며 내려앉는다/ 차오르고 내려앉을 때마다/ 뼈 무너지는 소리 들린다/ 빠직 빠직 빠지지직/ 빠직 빠직 빠지지직// 시커먼 아스팔트 활주로 그 밑바닥/ 반백년 전/ 까닭도 모르게 생매장되면서 한번 죽고/ 땅이 파헤쳐지면서 이래저래 헤갈라져 두번 죽고/ 활주로가 뒤덮이면서 숨통 막혀 세번 죽고/ 그 위를 공룡의 시조새가/ 발톱으로 할퀴고 지날 때마다 다시 죽고/ 육중한 몸뚱어리로 짓이길 때마다 다시 죽고/ 그때마다 산산이 부서지는 뼈소리 들린다/ 빠직 빠직 빠지지직/ 빠직 빠직 빠지지직// 정뜨르 비행장이 국제공항으로 변하고/ 하루에도 수만의 인파가 시조새를 타고 내리는 지금/ '저 시커면 활주로 밑에 수백의 억울한 주검이 있다!'/ '저 주검을 이제는 살려내야 한다!'라고/ 외치는 사람 그 어디에도 없는데/ 샛노랗게 질려 파르르 떨고 있는 유채꽃 사월/ 활주로 밑 어둠에 갇혀/ 몸 뒤척일 때마다 들려오는 뼈들의 아우성이 들린다/ 빠직 빠직 빠지지직/ 빠직 빠직 빠지지직// 이따금 나를 태운 시조새/ 하늘과 땅으로 오르내릴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 잠시 두 발 들어올리는 것/ 눈 감고 잠든 척하며 창 밖을 외면하는 것 - 김수열 시인의 「정뜨르 비행장」 전문 (위 취재기는 시사월간 『피플』2004년 6월호와 제주민예총 계간 『제주문화예술』봄호에 동시 게재됨을 밝힙니다) ......................................... [펌]4.3관련사이트 | 일정,일기,작업노트 2006/01/22 00:13 http://blog.naver.com/yegie/50001172136 　 ■ 제주도의회 4.3과 제주도 4·3의 명칭에서부터 성격 규명, 인명 피해에 이르기까지 아직 통일된 의견이 없는 실정이다. 이는 1948년 4월 3일 발발 이래 1980년대 후반까지 근 40년 간 정부가 진상 파악을 하기는커녕 논의조차도 금기시해 온 데 그 책임이 크다 하겠다. 　 ■ 제주4.3진상규명,명예회복추진범국민위원회 제주 4ㆍ3항쟁 대 토벌기 이후 한라산 잔여 유격대를 토벌하기 위해 한라산 중턱에 토벌대 주둔소를 설치하였다. 수악교 주둔소는 수악교에서 계곡을 따라 700미터 쯤 올라가면 수악계곡을 끼고 둘레 약 300미터 정도의 돌성으로 쌓았던 흔적이 남아있다. 　 　 ■ 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위원회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위원장 국무총리 서리 장상 입니다. 저희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 [14처] 항공편 예약햇습니다.. yegie 제주에서 이 작업을 준비하시고 있는분들. 순례일 하루전에 제주에 가려했으나 항공할인문제로 가격을 조금더 줄이기위해 2월1일 제1처 순례일 당일 1시에 제주공항에 도착하는 항공편을 예약했습니다 2월1일 1시에 제주공항에서 만나서 작업에 대한 얘길 나누고 당일 제1처인 북제주군 조천읍 선흘리 2734번지 일대 귤농장안에 있는 낙선동성터로 가서 순례작업의 첫작업을 한후 이날 저녁 제주시내에서 작업미팅을 갖고 순례를 이어가겠습니다 아직 작업게시판을 통해서 준비작업의 소통이 되지않고 그저 오프라인에서의 약속정도만 있는상태여서 동행이 확실한 분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일주일정도의 순례시작일을 남겨놓고 이 게시판을 통해서 우리가 준비하는14일간 귀한 만남과 순례를 향한 진실함이 온라인을 통해서도 소통되며 준비되길 바랍니다. 예기 드림 yeie dream 06-01-22 11:43 ................................................. [14처] 2월1일 제1순례처 낙선동성터에 대해 예기 첫날,제주공항에 1시에 도착하면 제주에서 이 작업을 준비하던 분들과 합류하여(아니면 예기 예플러 두사람만으로..) 선흘리를 찾아갑니다. 지난해 [버즘나무처럼]제주순례작업에서 처음 가봤던 곳, 낙선동성터는 과수밭안에 반이상 가려진채 있습니다. 그곳에서 우린 작은 창문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성벽앞에 우체통을 놓고 편지를 적기도 했는데 이번 작업에선 두개이상의 창문과 등불 그리고 우체통같은것을 만들어놓고자합니다. 그리고 물론 이곳이 선흘리 낙선동에 살앗던 성터였음을 알리는 이정표와 푯말도. 자료글 올립니다. 그리고 이날 이곳에 함께갈 분들이 자신은 무엇무엇을 준비해오겟노라고 글주길 이 작업노트에서 기다립니다. 예기 드림 yegie dream 낙선동성터자료글(펌) 1948년 11월 20일 선흘리가 초토화작전으로 불타버리자 마을 주민들은 인근 선흘곶의 자연동굴이나 들판에 움막을 짓고 살았다. 그러나 은신했던 굴이 잇따라 발각되면서 많은 희생을 치르게 된다. 미리 해변마을로 소개 내려간 주민이나 나중에 야산에 은신했다가 붙들려 온 주민들 중에도 도피자가족 등의 갖은 이유로 희생을 당한다. 그런 세월을 딛고 살아남은 주민들이 1949년 봄이 되자 낙선동에 성을 쌓고 집단 거주했다. 이러한 돌성은 당시 소개된 후 재건하는 산간마을은 물론 해변마을까지 무장대의 습격을 방비한다는 명분으로 제주도 대부분 마을에 축성을 했다. 즉 주민들과 유격대와의 연계를 차단하고 주민들을 효율적으로 감시·통제하기 위해 만들었던 전략촌의 한 유형이었다. 축성작업은 주민들을 동원해 이루어졌다. 성을 쌓는 작업은 주둔소를 쌓는 작업보다 오히려 더욱 힘든 일이었다. 마을을 돌아가면서 쌓는 성의 규모는 주둔소에 비해 훨씬 컸기 때문이다. 해안 마을로 피난 갔거나 감금됐던 주민들을 강제로 동원한 축성 작업은 1949년 봄 한달 동안 계속됐다. 선흘 본동 출신으로 현재 낙선동에 살고 있는 고학봉(남, 03년 71세) 씨는 "낮엔 경찰의 감시 하에 성을 쌓았다. 그리고 어두워지면 함덕으로 내려가 자고, 다시 아침이면 낙선동에 성을 쌓으러 오는 생활을 한 달 정도 했다."고 말했다. 성을 쌓는데는 피난 내려간 선흘리민만 하는게 아니라 조천면 관내의 타 지역 주민들과 부녀자는 물론 국민학생들도 동원됐다. 당시 성을 쌓았던 주민들은 하나같이 '등짐을 져서 돌을 날랐기 때문에 어깨나 등이 다 벗겨질 정도였다.' 고 회고했다. 성의 규모는 대략 가로 150ｍ, 세로 100ｍ, 높이 3ｍ, 폭 1ｍ로 총 500여m의 직사각형 모형이었다. 고학봉 씨는 "성밖으로 너비 2m, 깊이 2m 정도의 도랑을 파서 가시덤불을 놓아 폭도의 침입을 막으려했다."고 증언했다. 1949년 4월 성이 완공되자 선흘리 주민들은 겨우 들어가 잠만 잘 수 있는 함바집을 짓고 집단적으로 살았다. 일종의 수용소나 마찬가지였다. 성밖 출입도 통행증을 받아야 가능했고 밤에는 통행금지였다. 이 당시 마을 주민 중 젊은 남자들은 무장대 동조세력이나 도피자가족으로 몰려 이미 많은 희생을 치른 상태였다. 그나마 살아남은 청년들은 1950년 발발한 6·25 때 대부분 자원입대 했기 때문에 성을 지키는 보초는 16살 이상의 여성과 노약자의 몫이었다. 그들은 낮엔 밭에서 일하고 밤엔 성을 지키는 고단한 생활을 이어갔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찰파견소 주둔 경찰의 먹을거리를 마련하느라 고초를 겪었다. 또 노인들이 보초를 잘못섰다고 파견소 경찰한테 폭행당하는 일이 빈번했다. 성을 쌓아 보초를 섰지만 1950년 가을까지 산사람들이 가끔 성 위로 나타나서 연설을 하고 새벽닭이 울 때가 되면 사라지곤 하다가 더러는 토벌대의 수류탄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이곳은 선흘리 본 마을과는 떨어진 곳이었다. 알선흘로 불리며 인근에 봉냉이동산, 돛바령 등의 작은 마을이 있었다. 축성을 한 이곳에도 원래 마을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해변과 가까운 곳에 우선 재건성을 쌓은 것이었다. 선흘리 주민들은 1956년 통행 제한이 풀리면서 비로소 원래 마을이 있었던 자리에 집을 지어 살았고, 일부는 그냥 성안에 정착해 오늘날의 낙선동을 이루고 있다. 성을 쌓는데 필요한 돌은 대부분 인근 밭담이나 산담을 이용했으나 돌이 모자란 탓인지 심지어 돌절구나 주춧돌 등도 성을 쌓는데 이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지금 이 성터를 돌다보면 성벽 중간에 안과 밖이 보이는 조그만 창을 볼 수 있다. 바로 밖으로 총구를 겨누었던 총구이다. 이 성터 위에 올라가면 마을 먼 곳까지 조망할 수 있다. 06-01-22 20:21 ......................................... 14처 이정표를 세우며 순례자료 [14처 이정표를 세우며]는 이영권님의 제주역사기행이란 도서에서 소개하는 제주4.3사적지 가운데 4.3동부지역기행 4.3서부지역기행 에서 소개한 사적지소개글을 텍스트로해서 작업합니다. 아래 자료글들은 이영권님의 제주역사기행중 위 해당사적지에 대한 안내글들로서 이번 이정표작업에 안내판 글로도 사용할 예정입니다 ........................................................... 제1처 .................... 낙선동 성터 찾아가는 길: 제주도 동부 중산간 마을인 선흘에 있다. 선흘에 가려면 동부 중산간도로(16번 국도)를 타거나 혹은 동부 일주도로로 함덕까지 간 후 중산간으로 올라가야 한다. 선흘 중에 아래쪽에 있는 마을 낙선동이다. 낙선동 마을 표석에서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팽나무를 보게 되는데, 이 팽나무 뒤편부터 옛 성터가 남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까이 접근하려면 여기서 왼쪽 길로 돌아가다가 과수원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어르신들을 만나 4.3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소까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재해지구의 주민이나 시설 등을 안전지대로 분산 이동시킨다는 뜻의 '소개(疏開)'를 일본식으로 읽은 것이다. 중산간 선흘 마을 사람들이 소개되어 해안마을인 함덕이나 북촌으로 옮겨간 건 1948년 11월 21일부터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죄 없이 죽어갔다. 단지 중산간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정든 삶의 터전인 마을을 버리고 떠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희생되었던 것이다. '소개'를 '소개'라 하지 않고 '소까이'라고 부르는 데서부터 비극은 예감할 수 있다. 일본군의 못된 범죄행위가 그대로 이곳 제주에 적용된 것이다. 본래 소개는 손자병법에 나오는 '견벽청야(堅壁淸野)' 즉 꼭 지켜야할 전략거점은 벽을 쌓듯이 확보하며 부득이 적에게 내놓게 되는 지역은 인적.물적 자원을 이동하고 건물을 파괴해 적으로 하여금 이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작전에서 차용된 것이다. 손자가 가르친 대로만 한다면 별 문제는 없다. 그러나 만주의 일본군은 그렇게 하질 않았다. 작전지역 내의 주민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킨다는 기본방침 대신 무차별 학살로 주민을 정리해버린 것이다. 물론 이것은 전시에도 허용될 수 없는 범죄였다. 하지만 이것이 제주에서도 행해진 것이다. 초토화 명령을 내린 송요찬 등 등 당시 군 수뇌부의 대다수가 과거 일본군 장교였다는 사실이 '합법 소개'가 아닌 '불법 소까이'가 저질러진 한 이유를 설명해 준다. 소까이 과정에서 선흘 사람들은 최소 120명이 희생되었다. 하지만 비극은 그것에 그치지 않았다. 아무런 생계 대책 없이 해안마을로 내려간 선흘사람들은 굶주림 속에 그 겨울을 보내야만 했다. 게다가 '입산자 가족'이라는 낙인도 무서운 일이었다. 그들은 어떻게든 마을로 돌아가야만 했다. 당장 먹고사는 게 문제였다. 비록 집은 불에 타 없어졌다하더라도 먹고살려면 농사를 지어야했고, 농사를 지으려면 농토가 있는 마을 곁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1949년 봄 이곳에 성벽을 축조한 것은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서였다. 불 타버린 선흘 본동보다 아래쪽인 알(아래)선흘에 전략촌이 들어섰던 것이다. 성의 규모는 본래 동서 150m, 남북 100m의 길이와 높이 3m, 폭 1m 정도였다. 또 성 외벽 앞에는 가시덤불로 채워진 2m 깊이의 구덩이가 있었다. 물을 담지 못하는 제주도의 화산토양 때문에 정통적인 해자(垓字)를 만들 수 없어서 물 대신 가시덤불을 활용했던 것 같다. 그리고 성 안에는 짐승 우리와도 같은 '함바집'이 들어서 있었다. 선흘사람들은 그곳에서 짐승처럼 살아야만 했다. 게다가 이 석성은 마을주민들이 강제로 동원되어 쌓은 것이다. 이 때 동원된 주민들은 대부분 노인과 어린이, 그리고 여성들이었다. 젊은 남자들은 이미 죽거나 도망갔기 때문이다. 밤마다 서는 보초 임무도 이들의 몫이었다. 유격대가 식량확보와 정치선전을 위해 이 성을 습격했던 건 1950년 가을까지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번번히 큰 피해만 입고 퇴각해가야만 했다. 이미 정황은 그들을 반길 분위기가 아니었다. 통행제한이 풀리던 1956년, 선흘사람들은 다시 이곳을 버리고 원래의 마을인 선흘 본동으로 이주해 갔다. 현재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사실 본래 선흘사람들은 아니다. 성의 모습도 옛날과는 많이 다르다. 성 안에는 함바집도 없고 석성도 북쪽 벽과 동쪽 일부만 남아 있을 뿐이다. 해자 구실을 하던 구덩이도 모두 매워져 흔적을 찾긴 어렵다. 하지만 제주도 전역에 걸쳐 이만큼 그 흔적이 남아있는 전략촌 성벽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존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해마다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게 안타깝기만 하다. ................ 제2처 목시물굴 찾아가는 길: 낙선동 성터에서 나와 산쪽으로 조금가면 선흘 본동이 나온다. 이곳에서 16번 국도따라 500m 가면 왼쪽으로 덕천 가는 길이 있다. 이 3거리에서 1Km 가면 동백가든이 있는데 그 앞에 도틀굴이 있으며, 또 여기서 직진하여 1Km를 가면 도로 왼쪽에 커다란 대섭이굴이 있다. 목시물굴은 대섭이굴 조금 못미쳐 나있는 소로길을 따라 약 50m 들어간 곳에 있다. 굴은 벌통이 있는 곳 뒤쪽 담 너머의 잡목 사이에 있다. 실제 전문 안내자를 따라가지 않으면 찾기 어렵다. 목시물굴은 초토화작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을 때 선흘마을 사람들이 숨어살다가 대거 희생되었던 장소이다. 사건 순서대로 답사지를 찾는다면 앞의 낙선동 성터를 찾기 전에 먼저 들러야할 곳이다. 선흘지역은 1948년 11월 21일부터 소개가 시작되었다. 이 때 주민들은 해안마을인 함덕과 북촌 등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많은 경우는 그냥 마을 주변에 남아 있었다. 해안마을에 연고가 없다는 이유로 잔류한 경우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수확한 농산물을 그대로 두고 갈 수 없다는 안타까움과 잠시 피해있으면 곧 사태가 진정되겠지 하는 낙관을 가졌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마을 주변에는 '선흘곶'이라는 대규모 밀림지대가 있어서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대량학살이 시작된 건 소개령 이후 나흘째인 1948년 11월 25일부터였다. 함덕 주둔 군인들이 올라와서 불타버린 마을 주변을 수색하다가 노인 한 사람을 발견하고서는 마을사람들이 숨은 장소를 추궁했다. 살해 협박에 못 이긴 그 노인이 먼저 안내한 곳은 도틀굴이었다. 도틀굴은 현재 동백가든 맞은 편에 있는데 숲이 우거져 접근하기 힘들다. 군인들은 도틀굴에 수류탄을 까 넣고 진입하여 피난생활을 하던 마을주민들을 끌어냈다. 그리고는 현장에서 약 15명 이상을 처형한 후 나머지는 함덕에 있는 군 주둔지로 연행하였다. 연행된 마을주민들을 밤새도록 혹독한 고문에 시달렸다. 마을사람들이 숨어있는 장소를 대라는 추궁이었다. 매에 못이긴 마을사람들이 다음날(11월 26일) 새벽에 안내한 곳이 바로 목시물굴이다. 목시물굴은 도틀굴에서 동쪽으로 채 1Km가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다. 목시물굴은 길이가 약 150m정도 되고 입구가 둘이었기 때문에 은신과 도피에 유리한 곳이다. 하지만 토벌군인들이 양쪽 입구를 차단하고 사람들을 끌어냈기 때문에 이곳에 숨었던 주민 모두가 체포되었다. 군인들은 주민들을 끌어내자마자 곧바로 젊은 사람만 추려내어 그 자리에서 사살했다. 이 때 현장에서 학살된 사람만 최소 70명은 넘을 것이라고 생존자들은 증언한다. 또 다음날인 11월 27일엔 근처 웃밤오름 남쪽 사면에 있는 밴뱅디굴에 숨은 사람들을 찾아내 학살하였다. 그리고 11월 28일엔 함덕 수용소에 갇혀있던 주민들을 끌어내어 억수동에서 무차별 집단학살을 벌였다. 그리하여 선흘마을 사람들은 11월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에 걸쳐 죽어갔다. 아직까지 희생자의 정확한 숫자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확인된 죽음만도 120명이 넘는다. 단지 해안마을로 소개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 제3처 다랑쉬 마을 터/동굴/오름 찾아가는 길: 제주도 동부 중산간 지대에 있다. 오름이 워낙 우뚝하여 다랑쉬 오름을 나침반으로 삼고 가면 좋다. 혹은 비자림 청소년 수련장을 먼저 찾아간 후 그곳에서 문의하면 쉽다. 동부산업도로를 타고 가다가 대천동, 송당을 지나는 방법과 일주도로로 가다가 평대나 세화 지경에서 올라붙는 방법이 있다. 목시물굴에서는 계속 동쪽으로 향하면 비자림 청소년 수련원에 닿게 된다. 그 앞에 있는 게 다랑쉬 오름이다. 오름 남쪽 옛 다랑쉬 마을이 있던 곳에는 현재 괴상한 모양의 짓다만 방갈로가 있다. 다랑쉬 마을은 1948년 늦가을 소개령에 따라 태워져 없어진 후 지금까지 회복되지 않은 '잃어버린 마을'이다. 마을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다. 밭농사와 목축을 하던 10여 가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규모가 작아서 그랬는지 다행히 이들은 4.3때 목숨을 잃진 않았다. 소개령에 따라 바로 해안마을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물론 해안마을에서 이들이 겪은 고초는 말로 다 할 순 없다. 그래도 무차별 학살을 피했다는 것만으로도 중산간 다른 마을에 비하면 행운일 순 있다. 이처럼 큰 불행을 겪지 않은 것 같은 이 마을도 4.3을 이야기할 때면 빠지질 않는다. 그것은 사실 마을보다 그 곁에 있는 다랑쉬 동굴 때문이다. 다랑쉬 동굴이 세상사람들의 주목을 끈 건 1992년 그곳에서 4.3희생자 유골 11구가 발굴되면서부터이다. 이 사건은 무차별 민간인 학살이라는 4.3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희생자 중에는 여성 3명과 어린이 1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동굴 안에 남은 유품 역시 군사무기가 아니라 모두 생활용품들 뿐이었다. 이 학살 사건은 1948년 12월 18일 함덕 주둔 9연대 2대대가 저지른 일이었다. 동굴 입구에서 불을 피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질식시켜 죽였다. 학살 유형만 조금 다를 뿐 앞서 박석내 학살 사건과 유사하게 연대 교체시기를 앞두고 무리하게 전과를 올리려고 민간인들을 학살한 경우였다. 학살 다음날 이 동굴에 들어가 시신을 정리했던 채 아무개 씨의 증언에 의하면 이곳에 숨었다가 희생된 피난민들은 모두 바닥에 코를 박고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1992년 발굴 때의 11명이 아니라 본래는 20명 이상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험악했던 시기였지만 일부 가족들은 몰래 시신을 수습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1992년 다랑쉬굴 발굴은 끝이 좋지 않았다. 노태우 정권기라 아직도 극우세력의 파워가 막강할 때였다. 정권은 이 유골들이 양지바른 곳에 묻히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권력에 포섭된 유족 대표 몇 사람이 억지를 써가며 유골을 모두 화장하곤 바다에 뿌려버렸다. 그리고 동굴 입구는 콘크리트로 폐쇄해 놓았다. 뒤틀린 현대사를 바로 세우려는 사람들의 순례지가 되는 걸 막으려는 의도에서 그런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는 발길은 끊이질 않는다. 2002년엔 발굴 10주년을 기념하며 그곳에서 큰 굿도 벌이고 표석도 세워 놓았다. 마을 터와 동굴 순례가 끝나면 반드시 다랑쉬 오름에 오를 것을 권한다. 남쪽 사면에 앉아서 마을 터와 동굴 자리를 가만가만 헤아려 보라. 그 날의 화약냄새, 피냄새도 맡아보시라. 그러다가 못내 역사가 버거우면 툴툴 털고 자연과 함께 하는 것도 좋겠다. 분화구 위를 한바퀴 빙 돌며 제주도 동부지역에 펼쳐진 원초적 생명력을 느껴보면 그만일 것이다. 근데 이 오름 주변에 대규모 골프장이 들어설 예정이란다. 정말 미칠 노릇이다. 이곳을 떠나기 전에 마을의 중심지였던 폭낭(팽나무) 밑으로 잠시 눈길을 주기 바란다. 이곳에도 '잃어버린 마을' 표석이 서 있다. 2001년에 세운 것이다. 앞서 노형 드르구릉 마을의 표석처럼 '언제 누가 왜' 불질렀다는 게 쓰여지지 않은 이상한 표석이다. 역사의식이 실종되면 이처럼 어정쩡한 상징물이나 만들게 된다. ........................................ 제4처 표선 백사장 찾아가는 길: 동부산업도로 종착점인 표선에 있다. 표선 해수욕장 백사장은 제주도에서 가장 면적이 넓어 유명하다. 또 옆에는 제주민속촌이 있어 찾기 수월하다. 의귀 현의합장묘에서는 다시 동쪽으로 더 내달려 성읍민속마을에 이른 뒤, 계속해서 동부산업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제주의 아름다움은 아무래도 규모가 큰 것보다 아담한 게 제격이다. 하얀 모래밭의 해변가도 마찬가지다. 섬 전체를 돌아가며 잊을만하면 백사장이 하나씩 나타나는데 올망졸망 소박한 모습이 마치 제주사람들의 착한 심성을 닮은 것만 같다. 그런데 이곳 표선 백사장은 다르다. 한 여름 뭍에 텐트를 쳐 놓고 파도 있는 곳까지 걸어가려면 강렬한 햇빛에 꾀나 고생할 만큼 상당히 넓다. 그렇다고 해서 아름다움이 반감되는 건 아니다. 넓게 펼쳐진 시원한 느낌이 좋다. 하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표선 백사장에도 4.3의 광풍은 그대로 지나간 게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아름다움이 극치를 이룬 곳일수록 4.3의 슬픔은 더했는지도 모른다. 이곳 외에도 절경을 자랑하는 정방폭포, 일출봉 등이 모두 학살터로 쓰였던 것을 보면 그렇다. 이곳 역시 1948년 초토화 작전 이후 많은 사람이 죽어갔던 장소이다. 이곳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주로 표선면 관내의 중산간 마을 출신들이었다. 죄명은 단지 중산간 마을에 살았다는 것 그거 하나뿐이다. 소개령이 내려진지도 모르고 마을에 남아 있다가, 혹은 내려가도 도피자 가족이라고 하여 모조리 죽여버린다는 이야기 때문에, 혹은 밭과 집을 그대로 두고 갈 수 없어서, 혹은 죄 지은 것도 없는데 설마 죽이기야 하겠냐는 생각으로 남아 있다가 군경 토벌대에게 잡혀와 이곳 표선 백사장에서 학살되었던 것이다. 그 중 가시리와 토산리는 특히 희생이 컸다. 가시리는 당시 350여 가호의 마을이었는데 최소 501명이 목숨을 잃었고, 토산1리는 4.3을 겪은 세대의 남자가 단 한 명만이 생존해있을 정도로 피해가 심했다. 조성봉 감독이 만든 영화 {레드헌트}의 끝 장면이 바로 토산1리 노인당에서 촬영된 것이다. '한 밤의 꿈은 아니리∼'라는 가사가 깔리는 화면에는 온통 할머니들뿐이다. 눈썰미가 있는 관객이었다면 감독의 의도를 재빨리 감 잡았을 것이다. 학살은 1948년 11월부터 다음해인 1949년 초까지 계속되었다. 이미 광기가 지배하던 시대라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만행들이 속출했다. 아버지를 죽이면서 그 자식들을 불러모아 그 앞에서 만세를 부르게 하거나, 군중들 앞에서 시아버지와 며느리를 발가벗겨 놓고 말도 안 되는 짓을 강요하는 등 군경 토벌대는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채 학살 이상의 범죄를 저질렀던 것이다. 한 증언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너무 끔찍해 차마 눈뜨고 볼 수도 없었지만 무서워 벌벌 떨면서도 박수를 쳤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평화롭고 아름답기만 한 백사장이다. 당시의 학살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자연은 그래서 위대한 것인가? 하지만 그 위대한 자연은 역사의 망각이 아니라 상처의 치유로 연결될 때, 그 때만이 진정 아름다울 수 있을 것 같다. ........................... 제5처 성산 일출봉 터진목 찾아가는 길: 일출봉은 워낙 유명한 관광지라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제주도 동쪽 끝 지점에 있다. 그 일출봉으로 진입하는 길목의 마지막 부분이 터진목이다. 지금은 자동차로 일출봉 코밑에까지 다가가지만 예전에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본래 성산 일출봉은 독립된 화산체로서 제주의 본섬과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멀리 떨어졌던 것은 아니고 썰물 때 이어졌다가 밀물 때가 되면 끊기는 정도였다. 학술 용어로 사주(沙柱) 즉 모래기둥이라는 말인데, 본래 떨어져 있던 두 독립체가 수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모래가 쌓여 마치 다리처럼 두 섬을 연결하게 된 것이다. 불완전하게 연결되었던 것을 지금처럼 완전히 이어 놓은 건 1940년대 초의 일이다. 지금도 자세히 보면 인공적으로 이어놓은 곳을 찾을 수 있다. 일출봉 거의 다 와서 좁아지는 길목, 이 곳을 '터진목' 즉 터진 길목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이 곳에서 일출봉과 바다를 함께 감상하는 것도 제법 괜찮은 장면이 될 것이다. 그런데 아름다움이 극에 달하면 슬픔이 된다는 것이 헛말은 아닌가 보다. 제주의 제1경치인 '성산일출'의 현장인 이 곳도 한국근현대사의 슬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이곳 수마포 해안에는 일제가 뚫어놓은 인공동굴 24개가 있다. 일제가 망해가던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 본토 방어의 최후 저항선으로 제주도를 설정한 그들은 이곳에도 전쟁준비의 흔적을 남겼다. 근접해 오는 미군 군함을 향해 돌진할 자살공격용 보트를 숨겼던 동굴이 바로 그것이다. 지금은 그 동굴들이 해녀 탈의장으로 쓰이고 있다. 한 마디로 '전쟁과 평화'다. 일제 때보다 더 슬픈 역사는 아무래도 4.3 때의 일이다. 이곳 터진목은 성산지역의 청년들, 구체적으로는 고성리, 오조리, 시흥리 청년들이 서북청년회에 의해 무참히 학살되었던 장소이다. 서북청년회의 부당한 요구에 이곳 청년들이 협조하지 않았던 게 화근이 되었던 것이다. 대 학살기, 오후만 되면 터진목 쪽에서 한동안 총소리가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서북청년회의 잔혹 행위가 어찌나 심했던지 터진목에서 보초를 서던 경찰관 한 사람이 충격을 받고 입이 비뚤어진 사건이 생겼을 정도였다. 반대편 쪽 '우묵개'도 오조리 청년 20여명이 학살된 장소이다. 지금은 그곳에서 해녀들이 금방 잡아 올린 해산물을 회로 쳐서 팔고 있다.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에는 왜 그렇게도 아픔은 많이도 배어있는 건지, 지독한 역설일 뿐이다. ....................... 제6처 북촌 옴팡밭 찾아가는 길: 제주시와 성산 일출봉 중간쯤에 북촌 마을이 있어 동부 일주도로를 타고 가면 찾을 수 있다. 학살이 있었던 현장은 현재의 북촌초등학교와 그 주변의 움푹 패인 밭, 그리고 학교 동쪽 언덕의 작은 공원 등이다. 섬 전체 어디라고 해서 4.3의 비극이 비켜간 곳이 있겠는가 만은 이곳 북촌마을만큼 심했던 곳은 찾기 어렵다. 단 이틀만에 400여 명이 학살되었고 그 뒤 '무남촌(無男村)'이라는 이름까지 얻을 정도였다. 현기영 선생님의 소설 {순이삼촌}이 북촌학살을 배경으로 삼았던 것도 그만큼 북촌마을의 비극이 큰 것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북촌학살 사건은 1949년 1월 17일(음력 1948년 12월 19일) 오전 구좌면 월정리에 주둔하던 2연대 3대대 11중대 일부 병력이 대대 본부가 있는 함덕으로 이동하던 중 북촌마을 어귀에서 유격대의 기습을 받아 군인 2명이 전사하면서 시작되었다. 비상을 건 군인들은 북촌초등학교 운동장에 주민들을 모아놓고 먼저 마을 전체를 불질렀다. 순식간에 300여 채의 가옥들이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그리고는 운동장에 모인 주민 700∼800명 중 군경 가족만을 분리시킨 뒤, 먼저 민보단 책임자를 불러 마을 보초를 잘못 섰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즉결 총살했다. 주민들이 동요하며 군경 가족이 모인 쪽으로 달려가자 또다시 총성이 이어졌다. 여기서도 몇 사람이 죽었는데 그 때의 희생자 중에는 젖먹이 어린애를 안은 여인도 있었다. 그 여인의 최후는 너무도 비극적이었다. 피를 흘린 채 싸늘하게 식어가는 그녀 위에서 그녀의 굶주린 어린애가 옷고름 속을 파고들며 젖을 빨아 대던 장면은 지금 듣기에도 눈물겹기만 하다. 증언하는 생존자들은 그 때 그 젖먹이 어린애를 떼어놓지도, 혹은 죽은 어머니의 눈을 가려주지도 못한 걸 안타까워한다. 모두 다 죽음의 공포 앞에 서 있었기 때문에 도무지 어쩔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 후 군경 가족을 제외한 나머지 주민들은 약 20명 단위로 묶여 근처 옴팡밭(움푹 패인 밭)으로 끌려가 차례로 학살되었다. 젊은 남자만 죽은 게 아니었다. 어린이나 노인, 여성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총성이 멎은 건 한 참이 지나서였다. 이것은 명백한 불법 학살이었다.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건 이 학살이 실전 경험이 없는 사병들의 사격 연습용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최근(2002년)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경찰 출신 김병석 씨(73세)는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나는 북촌사건 당시 3대대장을 태운 앰뷸런스를 운전했다. 대대장을 태우고 월정에 있는 11중대를 돌아보고 오는 길에 우리보다 먼저 함덕으로 돌아오던 자동차가 기습을 당했다. 대대 출동명령이 차속에서 무전으로 내려졌다. 북촌에 다다라서 보니까 마을에서 연기가 났다. 대대장이 학교로 들어가자고 해서 정문 동쪽에 차를 세웠다. 학교 안으로 들어오니까, 부락민들이 전부 모여 있었다. 한 줄에 80∼100명씩 8줄 정도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차에 앉아 있었는데, 장교 7∼8명이 안으로 들어와서 회의를 하는 내용을 들었다. 장교 한 사람은 기관총이나 박격포를 이용해서 죽이자고 얘기했다. 여러 얘기가 나왔는데, 한 장교가 하는 말이 '우리 대원 가운데 적을 사살해본 경험이 없는 군인이 태반이다. 그러니까 1개 분대가 몇 명씩 끌고 나가서 총살을 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하자, 그것으로 결정이 났다." 학살을 중지한 군인들은 다음날까지 대대본부가 있는 함덕으로 찾아오라고 명령하고 마을을 떠났다. 그런데 군인들의 지시에 따라 다음날 함덕으로 갔던 주민들 중에도 적지 않은 사람이 죽어갔다. 유격대에 의해 죽은 군인 2명의 시신을 수습해 갔던 마을 유지들도 경찰가족 1명만을 제외하곤 8명 전원이 함덕리 해변 서우봉 기슭에서 학살되었다. 한 바탕 학살극이 자행되고 난 후, 북촌마을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었다. 해는 지고 살을 에는 동지섣달 추위 속에 가족들을 찾는 울부짖음과 집에 매어둔 가축들이 불에 타면서 지르는 비명 소리, 웽웽거리는 제주 특유의 칼바람 소리가 이들을 더욱 공포에 떨게 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타나 남은 집구석에서 밤을 새웠고, 다음날엔 정신을 차려 죽은 가족들의 시신을 찾아 나섰다. 워낙 많은 죽음에다 시신 수습의 자유마저 보장되지 않았고, 또 마을에 남은 건 대부분 아녀자들이었기 때문에 시신은 이들에 의해 임시로 매장될 수밖에 없었다. 사태가 진정된 후 그래도 연고가 남은 사람들의 시신은 다시 제대로 수습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대로 오랫동안 방치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학교 동쪽 언덕 작은 공원인 탯질밭에는 지금도 어린애 무덤이 남아있다. 아이들 영혼은 저승에 가지 않고 까마귀가 갖고 간다 하여 정식 무덤을 쓰지 않는 제주도의 풍습에 따라 그 때 죽은 애기들이 그냥 그 자리에 묻힌 것이다. 지금도 북촌은 해마다 음력 12월 18일이 되면 온 동네가 제사를 지낸다. 미증유의 집단학살로 북촌리는 한 때 마을이 텅 비고 한 세대의 남자가 거의 없어져 버렸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에 의해 진상규명 운동이 질기게 이어져 왔다. 1993년 북촌리 원로회가 피해실태를 잠정조사한 결과 4.3 희생자는 412명이며, 그 가운데 유격대에 의해 희생된 주민은 3명이고 나머지 409명은 군경토벌대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이후 도의회에서 발간한 4.3피해조사보고서는 이 마을의 희생자를 총 479명으로 정리했다. 4.3은 엄청난 희생 그 자체도 비극이지만, 이 억울한 죽음에 대해 어디 가서 하소연 한마디 할 수 없었던 것도 큰 비극이었다. 이 학살이 있고 난 후 약 5년 뒤인 1954년 여름에 일어난 속칭 '북촌리 아이고 사건'은 4.3이 금기의 영역에 있는 사건이었음을 잘 보여준다. '북촌 아이고 사건'은 당시 초등학교를 재건하기 위해 걸궁(농악놀이)을 하던 주민들이 마지막으로 북촌국민학교 운동장에 모였을 때 일어났다. 이 자리에서 한 주민이 "이곳은 4.3 때 우리 부모형제들이 죽은 곳인데 억울한 영혼들에게 잔이라도 올립시다"라고 한 게 발단이었다. 그 동안 4.3에 대해 한마디 말도 할 수 없다가 이 날 예기치 않은 잔을 올리며 슬픔이 복받쳐 오르자 모두가 그 자리에 퍼져 앉아 "아이고, 아이고"하는 피울음을 토해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은 즉각 경찰에 보고되었고 주민 대표 10여명은 다시금 공포 속에서 조사를 받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는 이와 같은 행동을 절대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고 풀려날 수 있었다. 이후 주민들은 오랫동안 벙어리의 삶을 살아야만 했다. ...................................... 제7처 함덕 백사장 찾아가는 길: 제주시에서 일주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조그만 나가면 함덕 백사장을 만나게 된다. 유명한 해수욕장이라 쉽게 찾을 수 있다. 북촌에서 출발하면 제주시 방향의 첫 마을이 함덕이다. 함덕 백사장은 주로 조천면 관내 사람들이 희생됐던 현장이다. 학살은 동쪽 서우봉 절벽과 그 아래 백사장에서 이뤄졌다. 앞의 북촌학살 때 함덕에 있던 대대본부를 찾아간 마을 유지들이 학살된 장소도 이곳이며, 중산간 선흘 사람들이 소개령 이후 마을에서 배회하다가 잡혀와 수용됐던 장소도 이곳 함덕 백사장이다. 조천면 신촌 출신의 유격대 사령관 이덕구의 부인이 잡혀 죽은 것도 선흘주민 학살이 이뤄지던 1948년 11월 26일로 전해진다. 그녀는 여러 사람들 속에 섞여 있다가 서우봉 절벽에서 학살되고 시신은 바다로 던져졌다고 한다. 이곳에서 민간인 학살이 많이 자행된 건 여기가 군 주둔지였기 때문이다. 처음엔 9연대 2대대 군인들이 주둔해 있었다. 그러다가 1948년 12월 29일 연대 교체가 있은 후에는 2연대 3대대 병력이 주둔했다. 군 주둔 덕분에 함덕마을 자체에는 큰 피해가 없었다. 하지만 함덕 사람들은 주변 북촌과 중산간 마을 사람들이 끌려와서 희생되는 끔찍한 광경들을 계속 보며 살아야만 했다. 군부대가 주둔했던 장소는 과거 함덕국민학교가 있던 곳으로 지금은 해수욕장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함덕 백사장은 또한 고려시대 대몽항쟁기에 삼별초를 토벌하러 온 여몽연합군이 상륙했던 지점이기도 하다. ....................... 제8처 원동마을 찾아가는 길: 제주시에서 서부관광도로를 타고 가다가 제주면허시험장을 지나면 바로 입체 교차로 아래쪽으로 내려와야 한다. 교차로에서 한라산 방향의 작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왼쪽에 원지(院址) 표석이 있다. 여기가 조선시대 원(院)이 있었던 마을이다. 물론 지금은 어느 고급민박집을 향하는 길로 이용되고 있을 뿐 마을은 사라져 없다. 서부관광도로는 본래 조선시대 제주목에서 대정현을 잇는 행정도로가 현대에 와서 변용 확장된 것이다. 이 도로의 중간지점에 위치했던 것이 원(院) 마을이다. 본래 원은 공적 임무를 띤 관리나 상인들에게 숙식과 편의를 제공하는 시설이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일반인들도 함께 이용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주변엔 원을 끼고 조그마한 마을도 형성되었다. 해방 후에도 이곳 원동 마을은 제주와 대정을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 역할을 해왔다. 4.3 직전엔 대략 16가구에 60여명의 주민들이 주막 외에 목축과 밭농사를 하면서 생활하고 있었다. 이곳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은 건 역시 초토화 작전이 진행되던 1948년 11월 13일의 일이다. 토벌대가 들이닥친 건 새벽이었는데, 학살을 시작한 건 해가 질 무렵이 되어서였다. 토벌대 역시 이들이 죄 없는 양민임을 알고 있었기에 처리를 놓고 약간의 고민을 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산에 있는 유격대에 협조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결국은 어린애와 노약자를 남겨놓고는 모조리 몰살시켜버렸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군인들의 위협 속에 해안마을인 곽지와 애월, 고내로 연고를 찾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 대부분이 어린애들이었다. 이 때 마을의 희생자는 대략 30명 가량이다. 하지만 그 현장에는 그 두 배 이상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원 마을에 잠시 머물렀던 행인들도 함께 죽은 것이다. 희생자 중에는 제주읍의 도립병원에 입원하기 위해 대정에서 출발했던 환자와 그 가족도 포함되어 있었다. 학살이 이뤄졌던 장소는 원지 표석에서 서북쪽에 있던 주막인데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그 자리엔 새로 뚫린 서부관광도로가 놓여있고 그 위로는 자동차들만 거칠게 지나가고 있을 뿐이다. 희생자 수는 60∼80명쯤 되는데, 이 정도라면 중산간 어느 마을이나 있었던 비극이다. 그런데 왜 이 원동마을이 주목을 받는 것일까? 역사는 단절이 아니라 연속임을 보여주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세상엔 어려울 때 이웃을 돕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그걸 이용해 부를 늘려가는 사람들도 있다. 원동 학살 당시의 생존자가 어린애들뿐인 점을 알고 그 마을의 토지재산을 가로챈 사람이 등장했던 것이다. 근처 마을의 이장과 면의원을 지낸 세도가가 그 못된 행위의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렇게 가로챈 땅을 토지투기가 한참일 때 서울의 투기꾼들에게 넘겼다. 4.3은 목숨만 앗아간 게 아니라 제주사람들의 경제기반마저 뺏어간 것이다. 하지만 유족 중 일부가 이 사실을 알고 1980년대 말부터 소송을 제기했다. 부당하게 땅을 빼앗겼음이 드러나 승소의 가능성은 컸다. 하지만 법리에는 공소시효라는 게 있는 모양이다. 재산권 침해라는 이유 때문에 이미 제3자에게 팔아버린 땅은 돌려받을 수 없었다. 1970년대 이후 외지인들에 의해 계속된 제주의 땅 투기는 4.3 못지 않게 제주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겼다. 그런데 그 때 팔려나간 제주의 땅들이 대부분 이런 경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상전은 함부로 팔지 않는다. 사기로 뺏은 땅이기에 이처럼 쉽게 외지의 투기꾼들에게 넘길 수 있었던 것이다. 비극의 역사는 오늘에도 계속되고 있다. ................................... 제 9처 무등이왓 찾아가는 길: 원동에서 나와 다시 서부관광도로를 타고 가다가 금악 방면으로 빠지는 입체 교차로로 내려와야 한다. 그러면 곧 동광 6거리가 검문소가 나온다. 이곳의 여섯 갈래 길 중 주유 휴게소 옆길로 1Km 조금 못 가면 오른쪽에 있는 '무등이왓 잃어버린 마을' 표석을 만날 수 있다. 굳이 '잃어버린 마을' 표석을 보지 않더라도 과거 이곳에 마을이 있었음을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다. 군데군데 모여있는 대나무는 그 앞이 집터였음을 말해준다. 돌담들과 골목길도 마을의 흔적을 그대로 전해준다. 지금은 폐허간 된 마을이지만 4.3 때까지만 해도 무려 130가구가 모여 살던 동네였다. 그 정도 가구수면 동광 일대뿐만 아니라 중산간 어느 마을과 비교해도 결코 세가 작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4.3은 이 마을을 지도에서 지워버렸고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린 아이가 춤추는 모습과 닮은 지형이라고 해서 '무동동(舞童洞)'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그것이 무등이왓으로 변화되었다고 하지만 믿긴 어렵다. 오히려 무등이왓을 한자어로 적는 과정에서 억지 해석이 붙여졌을 가능성이 더 크다. 어쨌거나 해석은 정겹다. 하지만 그 정겨운 해석과는 달리 이 지역의 역사는 험하다. 1862년 임술민란(강제검의 난), 1898년 방성칠의 난의 거친 숨결이 모두 이 마을 주변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안다면 춤추는 어린애와는 다른 이미지를 갖게될 것이다. 그래서인가 거친 역사는 4.3까지 이어졌다. 하긴 유격대의 안덕면당, 대정면당보다 더 위쪽에 위치했으니 4.3의 광풍이 그대로 지나가기를 기대하는 애당초 무리다. 무등이왓을 폐촌시킨 건 4.3 발발 1년 전인 1947년 여름 공출문제에서 시작되었다. 미군정의 잘못된 수곡정책이 문제였다. 경작면적만을 기준으로 삼는 획일적 수납조치 때문에 척박한 땅을 가진 중산간 사람들은 반발이 심했다. 사람들은 일제 때만도 못한 세상이라고 한탄했다. 일제 때는 그래도 수확량을 기준으로 식량을 털어 갔기 때문에 미군정보다는 나았다. 일이 터진 건 1947년 8월 8일 보리수매를 독려하기 위해 군청직원 4∼5명이 이 마을을 찾았을 때였다. 이들이 주민의견은 무시하고 오만하게 굴다가 그만 마을청년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했던 것이다. 이 사건으로 마을청년들이 연행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찰의 강경탄압은 입산자만을 낳았을 뿐이다. 이 마을에 4.3은 이렇게 다가오고 있었다. 본격적인 탄압은1948년 11월 15일부터였다. 섬 전체에 초토화의 공포가 드리워질 때였다. 소개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을 유지 10명이 이유 없이 학살되었다. 그 후에도 여러 차례 토벌대는 이 마을로 올라왔고, 그 때마다 마을 사람들은 피해 다니기 급급했다. 소개를 해서 해안마을로 내려간다고 해도 산다는 보장이 그들에겐 없었다. 이미 '도피자 가족'이었기 때문이다. 4.3 전 과정에 걸쳐 무등이왓 사람들 중 희생자는 최소 100명 이상이다. 그 중 끔찍한 사건은 12월 12일에 있던 잠복학살사건이다. 잠복했던 토벌대가 시신을 수습하러 몰래 마을로 돌아온 사람들을 붙잡아 산 채로 화장시켜버렸던 것이다. 그 뒤로는 시신을 수습하는 자가 없었다. 그래서 시신들은 이곳저곳 널려져 있었고 굶주린 돼지가 그 시신들을 뜯어먹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돼지는 토벌대의 눈에 띠어 그들의 먹이가 됐다. 사람이 죽고, 그 죽은 사람을 돼지가 먹고, 사람 잡아먹은 돼지를 다시 군인들이 먹고, 광기의 시대였다. ......................... 제10처 동광 큰넓궤 찾아가는 길: 다시 동광 6거리로 나와 금악 방면 도로를 타고 약 2.5Km 간 다음 왼쪽에 있는 마을공동목장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앞에 보이는 도너리 오름 못미처 풀숲이 우거진 벌판 가운데 입구가 작은 자연동굴이 있다. 최근 굴 입구 좌우로 목장 관리도로가 나 있긴 하나 표식이 없어 전문 안내자가 없으면 찾기 어렵다. '궤'는 자그마한 자연동굴을 의미하는 제주말이다. 이 일대에는 용암이 흐르다가 속이 빈 채 굳어져 형성된 궤가 많다. 그 중 몇은 어려운 시기에 몸을 숨기기에 안성맞춤인 규모이다. 그 중 크고 넓은 궤라는 뜻의 '큰넓궤'는 4.3 때 주변 마을 사람들의 피난처로 이용되었던 곳이다. 특히 이곳엔 해안으로 소개할 수도, 그렇다고 마을에 그냥 남아있을 수도 없었던 무등이왓 사람들이 많이 숨어들었다. 토벌대의 총뿐만 아니라 매서운 겨울바람도 두려운 존재였기 때문이다. 이 궤는 들어가는 입구가 상당히 좁다. 겨우 한 사람이 기어서 들어가야 한다. 그렇게 약 10m를 들어가면 이번에 2∼3m 높이의 절벽이 나타난다. 절벽을 내려가면 작은 광장이 있고 앞쪽으로 동굴이 수십 미터 계속 이어진다. 이어지는 동굴 입구에는 돌로 쌓은 바리케이트와 깨진 항아리가 있어 당시의 생활모습을 짐작케 한다. 이곳에서의 피난생활은 약 60일 정도, 그리고 가장 사람이 많았을 때는 120명 가량이었다. 상황이 좋아지기를 기다리며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하루하루를 견뎠지만 결국 이 은신처는 토벌대에게 발각되고 말았다. 보초를 서던 사람이 잡힌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재빨리 몸을 빼어 동굴로 들어와 상황을 전했다. 복잡한 굴 구조 덕에 다리에 총상을 입으면서도 토벌대를 따돌릴 수 있었던 것이다. 토벌대는 함부로 들어올 수가 없었다. 몇 차례 진입을 시도하다가 여의치 않자 일단은 큰돌로 굴 입구를 봉쇄하고 철수했다. 그들이 철수하자 주변 도너리 오름에서 망을 보던 청년들이 내려와 돌을 치웠다. 하지만 이미 굴이 발각된 이상 이곳에 더 있을 순 없었다. 더 깊은 산으로 옮겨가야만 했다. 추위도 추위였지만 내린 눈은 더 큰 문제였다. 발자국이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그들은 결국 한라산 영실 부근 볼래오름까지 도피해야만 했다. 그러나 볼래오름도 그들의 피신처는 되어주질 못했다. 1949년 1월 결국 그들은 대부분 체포되었다. 그리고 일부는 한림토벌대에 잡혀간 후 까마귀빌레에서, 일부는 대정토벌대에 걸려 모슬봉 동쪽 편에서 또 안덕토벌대에 체포된 일부는 서귀포 정방폭포에서 죄 없이 죽어갔다. 그동안 큰넓궤는 4.3 순례의 필수 답사지로 손꼽혀 왔다. 4.3 난민의 처지를 가장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랜턴을 끈 동굴 속은 옆 사람의 존재조차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의 암흑 그 자체다. 그 속에서 당시 사람들의 삶을 떠올리는 건 더 없이 소중한 역사공부다. 하지만 최근엔 이곳을 추천하기가 겁난다. 주변 채석장의 발파진동이 굴의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 굴 바로 옆으로 도로까지 개설해 놓았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고 하는데, 이처럼 완벽한 역사 체험장을 망가지도록 방치하는 우리에겐 과연 미래가 있을까? 개탄할 노릇이다. .......................... 제11처 정방폭포 소남머리 찾아가는 길: 서귀포시 정방동에 있다. 관광지로 유명한 정방폭포의 절벽 위 지점이라 찾기는 어렵지 않다. 다만 밑에서 본 폭포의 거대한 물줄기만을 생각하다간 놓치기 쉽다. 개천에 흐르는 물의 양이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 코스 중 이곳만 별도로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일정 상 시간이 부족하면 생략하고 다음 답사지로 이동하는 게 좋겠다. 아름다운 표선 백사장이나 함덕 백사장, 그리고 성산 일출봉이 그랬듯이 제주의 빼어난 절경에는 역설적으로 진한 아픔이 배어있다. 정방폭포도 마찬가지다.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28m의 물줄기는 결코 어느 절경에도 뒤지질 않건만 그 물줄기에 담긴 슬픈 사연도 또한 그러하다. 4.3 때 이곳은 서귀포 일대의 최대 학살터였다. 폭포 물줄기가 떨어지는 기암절벽과 부근 소남머리가 바로 그 현장이다. 제주도의회의 보고서는 1948년 11월 24일 이래 최소한 여섯 차례 이상 이곳에서 대학살이 자행된 것으로 나와있다. 경악케 하는 건 학살하면서 양민들을 살인 경험이 없는 사병들의 실습용으로 이용했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저질러진 여러 학살 중 1949년 1월 22일의 일은 바로 한라산 깊은 곳 볼래오름까지 피해갔던 무등이왓 사람들을 처형했던 학살이다. 한꺼번에 86명이 죽었는데 그 중 20여 명이 무등이왓 사람들이었다. 학살 전에 일부 어린애는 살려주겠다는 아량(?)을 보이기도 했지만 무등이왓 사람들은 많은 경우 가족이 함께 죽기를 택했다. 한 살배기에서 70대 노인까지 그들은 그렇게 죽어갔다. ....................... 제12처 동광 헛묘 찾아가는 길: 다시 동광 6거리 검문소에서 길을 찾아야 한다. 6거리에서 창천 가는 길과 대정 가는 길 사이의 밭을 보면 그곳에 산담 안에 있는 무덤 7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무덤들이 바로 시신 없는 무덤 즉 헛묘들이다. 시간을 고려해 앞의 정방폭포를 생략한다면 큰넓궤에서 나온 후 곧 바로 이곳을 찾으면 된다. 조상 묘를 벌초하는 풍습은 타지역보다 제주가 유난스럽다. 음력 8월 초하루면 일가 친척들이 다 모여서 모듬(합동)벌초를 하는데, 아예 이 날엔 제주도내 모든 학교가 '벌초방학'을 할 정도다. 그 정도로 정성스레 조상의 시신을 모시는 제주 사람들이건만 조상의 묘를 갖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4.3 희생자 중에는 온전히 시신이라도 남긴 경우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큰돌을 다리에 묶어 바다에 던져 죽이는 수장처럼 흔적을 없애버린 경우도 있었지만, 시신 수습을 못하게 군인들이 협박해서 그대로 방치되어 훼손된 경우도 많았다. 이런 경우 살아남은 유족은 괜히 죄스럽다. 그리고 왠지 허전하다. 그래서 만드는 게 헛봉분이다. 봉분 안에는 물론 시신이 없다. 다만 망자가 생전에 입었던 옷가지 등을 묻을 뿐이다. 그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긴 했던 모양이다. 정방폭포에서 죽은 무등이왓 사람들도 비슷한 경우였다. 유족들이 시신 수습에 나선 건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이후였다. 이 때 유독 희생자가 많았던 임씨 일가에서는 1년 뒤 칠성판을 만들어 들고 정방폭포 위를 찾아갔다. 하지만 포기하고 그대로 올 수밖에 없었다. 조그마한 구덩이에 뼈들만이 엉켜있어 도저히 구분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돌아온 그들은 심방(제주의 무당)을 불러 굿을 하고 희생자가 입었던 옷가지로 원혼을 불러 마을 근처에 무덤을 만들어 놓았다. 동광 6거리의 헛묘가 바로 그것이다. 9명의 헛묘(2기는 합묘)를 조성한 유족 임문숙 씨는 이렇게 말한다. "혼이라도 불러와야 했습니다. 마을을 잃고 사람도 잃었지만, 그들이 쉴 곳을 만드는 것은 살아있는 사람들의 몫이겠지요. 섭섭해서 만들었어요. 하지만 허망한 일입니다." ................... 제13처 섯알오름 학살터 찾아가는 길: 남제주군 모슬포 알뜨르 비행장에 있다. 동광 6거리에서 대정 방면으로 가면 추사적거지가 나온다. 추사적거지를 바로 지나 우회전하여 모슬포 방면으로 가다가 모슬포 시가지가 막 시작되는 지점에서 좌회전한다. 여기서 송악산 표지판을 따라 가다보면 백조일손학살터 표지판을 보게 된다. 이 표지판을 따라 내려가면 알뜨르 비행장에 도착하게 되고, 이 비행장 벌판에서 왼쪽을 보면 조그마한 오름을 찾을 수 있다. 오름에 접근하면 섯알오름 학살터 현장에 닫게 된다. 표지판이 많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곳에서 있었던 학살은 4.3이 다 끝나고 아픔을 치유해가던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다. 6.25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인민군에게 협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명분으로 또 다시 무고한 양민들을 학살했던 것이다. 소위 '예비 검속'이다. 4.3 때 이미 3만 이상을 죽여 놓고도 무어 그리 죽여야할 소위 '빨갱이'가 남아 있었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중앙정부로부터 할당된 인원수가 하달되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학살은 1950년 8월 20일에 자행되었다. 수도를 부산으로 옮긴 뒤 이틀만의 일이다. 음력으로는 견우와 직녀가 만나 눈물을 흘린다는 7월 7일이어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슬픔을 더해 준다. 희생된 사람의 수는 한림지역에서 이송되어 온 63명, 대정지역에서 끌려온 191명으로 알려져 있다. 학살은 비단 이곳에서만 있었던 건 아니다. 경찰서가 있던 제주시, 서귀포, 성산에서도 학살은 자행됐다. 아직까지 그 전모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대략 제주시 500명, 서귀, 성산, 모슬포 각각 250명 정도의 숫자가 할당되어 내려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명령은 그대로 집행되었다. 하지만 예외는 있었다. 성산포경찰서에서는 단지 6명만을 처형했던 것이다. 그것은 친일경찰이 아닌 독립운동가 출신 문형순이 서장으로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분명 학살 명령이 부당한 것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 때의 학살은 흔히 육지부에서 '보도연맹'사건이라고 부른다. 보도연맹은 전향한 좌익 전력자들의 관제 조직이다. 과거를 반성하고 회개하여 나라를 '보'위하고 새조국 건설을 인'도'하겠다는 명분으로 만들어졌다. 물론 강제편성이다. 전쟁이 나자 이들을 몰살시켜버린 것이다. 희생자의 수가 무려 30만에 이른다. 단지 '가능성' 하나가 죄명이었다. 섯알오름에서 학살된 사람들의 시신은 한 동안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군에서 시신수습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겨우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던 건 사건 발생 5년 9개월 만인 1956년 5월의 일이었다. 이미 시신은 구분할 수가 없었다. 본래 그곳은 일제의 탄약고였기 때문에 바닥이 콘크리트였다. 그 콘크리트 바닥 위로 비가 내리고 그 빗물이 고여 시신과 함께 썩어가자 시신은 마치 "멸치 젓갈 썩어가듯" 하여 도저히 분간할 수 없는 지경이 되어 버렸다. 지금도 현장에선 콘크리트 덩어리와 휘어진 철근 조각을 볼 수 있다. ..................... 제14처 백조일손지묘 찾아가는 길: 섯알오름 학살터에서 다시 아스콘 길로 나와서 왼쪽으로 가면 3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우회전하여 약 1.7Km를 가면 백조일손지묘가 나온다. 주의할 것은 도로 가까이에 있는 것은 사계리 공동묘지이므로 그 묘지를 지나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곳곳에 표지판이 있어 찾기 쉽다. 백조일손지묘(百祖一孫之墓), 백 할아버지의 한 자손이 묻힌 무덤이라는 뜻이다.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다. 제주사람들의 공동체성을 잘 보여주는 명명이다. 조상은 각기 다르더라도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죽어갔던 사람들은 모두 한 자손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물론 여러 시신을 구분할 수 없었기에 이처럼 함께 묻은 것이긴 하다. 바로 섯알오름에서 학살된 시신들이 이 무덤의 주인들이다. 5년 9개월이라는 세월은 정상적인 무덤 조성을 불가능하게 했다. 누구의 시신인지 알 순 없었기에 칠성판 위에 척추뼈 하나와 두개골 하나를 맞추곤 하나의 무덤을 조성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무덤이 132기였다. 물론 신원이 정확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의 경우는 개별적으로 무덤을 조성하기도 했다. 억울한 죽음을 신원하려는 유족회의 노력은 공동묘역 조성만으로 끝난 건 아니다. 오늘날에는 제법 번듯한 추모공간도 생기고 위령비도 세워졌지만, 주의 깊게 관찰하면 기억을 둘러싼 싸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앙에는 번듯한 위령비가 보인다. 그리고 그 옆에는 깨진 비석이 놓여져 있다. 정확히 말하면 새 위령비가 아니라 깨진 비석이 놓인 곳이 묘역의 중앙이다. 두 비석은 현재 정통성을 가지고 투쟁하고 있는 중이다. 꼼꼼하게 살핀다면 새 비석에 뭔가 문제가 있음을 감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촌스럽고 조잡하게 새긴 무궁화에선 관제 이데올로기 냄새가, 비문 내용에선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고 진실을 은폐하려는 음모의 악취가 솔솔 풍겨난다. 4.3 진상규명이 활발히 전개되던 1993년, 극우세력들은 진실이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선심 쓰는 척 하면서 먼저 비석을 세워줬다. 진실이 새겨진 비석이 들어서기 전에 말이다. 이건 기억을 둘러싼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선수를 치는 고도의 전술이다. 묘역 입구의 작고 까만 표지석의 문안을 보면 더욱 어정쩡하다. 이 역시 물타기 전술로 선수를 치려는 꼼수이다. 때문에 이를 간파한 어떤 답사객들은 돌을 들고 이 비문에 흠집을 낸다. 역사 선생인 나는 그 장면을 보면서도 말리질 않았다. 왜냐고? 글쎄. 반면 정 중앙의 깨진 비석과 그 안내문에서는 유족들의 힘겨운 싸움을 읽을 수 있다. 본래 비석은 1959년에 건립되었다. 하지만 1961년 5.16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면서 비석은 박살나고 강제 철거되었다. 그래도 유족들의 기지로 깨진 비석이나마 잘 보존해올 수 있었다. 이것을 1999년에 다시 꺼내 지금 전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것도 묘역의 정 중앙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 제자리를 찾았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5.16 쿠데타는 비석만을 파괴한 게 아니었다. 쿠데타 군사정부는 공동묘역 해체명령까지 내렸다. 5.16의 군 수뇌부가 사실상 학살의 주역들이었기 때문에 묘역까지 없애면서 그들의 범죄행위를 은폐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 압력을 견디지 못한 일부 유족은 아무 무덤이나 파서 옮겨갔다. 그렇게 이장된 묘만도 23기였다. 하지만 2002년 4월 5일엔 옮겨갔던 23기 중 7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세상이 그래도 조금은 변한 것이다. 5.16 군사정부의 이런 행위는 오히려 5.16 쿠데타의 원인이 무엇이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쿠데타 발발 후 단 이틀만인 5월 18일에 전국의 양민학살 유족회장들이 잡혀갔던 것도 같은 의문을 던진다. 이 때 대구의 유족회장 이원식은 목숨까지 잃었다. 왜 그랬을까? 학살을 자행한 군인들은 1960년 4.19 민주혁명의 흐름이 두려웠던 것이다. 4.19는 전국적으로 유족회를 결성하게 하고 양민학살 진상규명운동에 불을 붙여 주었다. 불과 10년 전의 일이라 유족들에겐 생생한 현실이었다. 하지만 자신의 죄과를 반성하지 못한 군인들에겐 4.19의 흐름이 자신의 목을 죄는 형국처럼 다가왔을 것이다. 혹자는 이것을 5.16 쿠데타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 오전 10:55 2006-01-23 [14처] 이영권님홈피및 연락처 예기 http://jejuhistory.com/ 제주시 연동 270-16 덕진 삼무아파트 701호 TEL.064-744-7440 Copyright ⓒ 2003 이영권의 제주역사 이야기 All Rights Reserved ............................................................................... 일자별 순례일정을 정했습니다 하지만 경비가 떨어지거나 같이 동행하는사람이 거의 없을경우 굳이 14일간 머무르면서 시간을낭비하고 비싼 숙박비와 식비를 감당할 길이없어 둘만의 일정으로 일정을 줄여서 작업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아직은 일정별로 2월1일부터 14일까지 언제 자신이 어느 일정에 동행하겟다고 적어준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아마 14처 순례의 일정은 예기 예플러 두사람의 작업만으로 좀더 신속하게 이뤄질지도 모르겠습니다. 2월1일 출발전까지 작업을 준비하고 소품과 공연구성 공연음향작업등을 하면서 이 순례의 일정을 잡습니다. 그리고 1일부터는 31일까지 결정된 내용대로 작업은속행되며 행사가 아닌 조용한 순례의 원래뜻대로 실존인물의 만남보다는 영혼과의 만남에 중점을두고 작업을 행할 예정입니다. 준비없이 당일 혹은 그 하루전에 오늘이나 내일일정을 물어보고 맨손맨몸으로 합류하는 사람이 없길 바라며 이 게시판을만들고 작업을 준비하고있습니다. 그리고 또 지나간후에 그런것이 있엇냐고 묻는 무성의한 사람들의 마음역시 영혼과 넋앞에 합당치못합니다. 14처 이정표를 세우며는 영혼과 넋앞에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다가가는 자기버림과 반성의 작업입니다. 순례란말이 모자라지않게 정말 그렇게 다가갈 사람들만이 모여서 영혼을 갖고 자기만족에 빠지는누를 범하지않게 그리고 또 다른생각을 가진이들이 함께하면서 방해하지않는 모습으로 이 순례의 이정표작업이 이워지길 바랍니다. 또다른 순례자가 동행할 경우를 생각해서 마련한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2월1일 제1처 낙선동성터 2월2일 제2처 목시물굴 2월3일 제3처 다랑쉬마을 2월4일 제4처 표선백사장 2월5일 제5처 성산일출봉터진목 2월6일 제6처 북촌옴팡밭 2월7일 제7처 함덕백사장 2월8일 제8처 원동마을 2월9일 제9처무등이왓 2월10일 제10처 동광큰넓궤 2월11일 제11처 정방폭포 소남머리 2월12일 제12처 동광헛묘 2월13일 제13처 섯알오름학살터 2월14일 제14처 백조일손지묘 예기 드림 yegie dream 오후 12:56 2006-01-23 ................................................................................................. 순례를 위한 자료글모음 오전 11:51 2006-01-31 2월1일 제1처 낙선동성터 자료글모음 ■ 낙선동 성터 조천읍 선흘리에 위치해 있는 낙선동 석성은 제주4.3의 비극을 설명해 주는 유적이다. 유격대와의 연계를 차단하고 주민들을 효율적으로 감시 통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이 석성은 주민들의 생활 터전을 파괴한 뒤에 강제적으로 건설한 전략촌이다. 1948년 10월 이후 군경 토벌대는 해안에서 5Km 이상의 중산간 지대를 적지로 규정하고, 모두 태우고 모두 죽이는 초토화작전을 전개했다. 이러한 작전계획에 따라 중산간 마을은 전부 사라지고 집을 잃은 사람들은 새로운 전략촌에 집단 수용되었다. . 건벽청야 작전이라고 불리는 이 전술은 일본군이 만주에서 독립군을 토벌할 때 썼던 방식이다. 하지만 이것은 민간인들에게 총구를 겨누는 전술이기 때문에 국제법 상 금지된 작전이었다. 중산간 마을을 불지른 후 제주도 곳곳에는 이같은 전략촌이 건설되었는데 이곳 낙선동 성벽이 가장 잘 남아있다. 원래의 성은 가로 150m, 세로 100m, 높이 3m, 폭1m의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었으나, 현재에는 북쪽의 성벽만 남아있다 .............. 가. 소재지 북제주군 조천읍 선흘리 2734번지 일대 나. 개요 1948년 11월 20일 선흘리가 초토화작전으로 불타버리자 마을 주민들은 인근 선흘곶의 자연동굴이나 들판에 움막을 짓고 살았다. 그러나 은신했던 굴이 잇따라 발각되면서 많은 희생을 치르게 된다. 미리 해변마을로 소개 내려간 주민이나 나중에 야산에 은신했다가 붙들려 온 주민들 중에도 도피자가족 등의 갖은 이유로 희생을 당한다. 그런 세월을 딛고 살아남은 주민들이 1949년 봄이 되자 낙선동에 성을 쌓고 집단 거주했다. 이러한 돌성은 당시 소개된 후 재건하는 산간마을은 물론 해변마을까지 무장대의 습격을 방비한다는 명분으로 제주도 대부분 마을에 축성을 했다. 즉 주민들과 유격대와의 연계를 차단하고 주민들을 효율적으로 감시·통제하기 위해 만들었던 전략촌의 한 유형이었다. 축성작업은 주민들을 동원해 이루어졌다. 성을 쌓는 작업은 주둔소를 쌓는 작업보다 오히려 더욱 힘든 일이었다. 마을을 돌아가면서 쌓는 성의 규모는 주둔소에 비해 훨씬 컸기 때문이다. 해안 마을로 피난 갔거나 감금됐던 주민들을 강제로 동원한 축성 작업은 1949년 봄 한달 동안 계속됐다. 선흘 본동 출신으로 현재 낙선동에 살고 있는 고학봉(남, 03년 71세) 씨는 "낮엔 경찰의 감시 하에 성을 쌓았다. 그리고 어두워지면 함덕으로 내려가 자고, 다시 아침이면 낙선동에 성을 쌓으러 오는 생활을 한 달 정도 했다."고 말했다. 성을 쌓는데는 피난 내려간 선흘리민만 하는게 아니라 조천면 관내의 타 지역 주민들과 부녀자는 물론 국민학생들도 동원됐다. 당시 성을 쌓았던 주민들은 하나같이 '등짐을 져서 돌을 날랐기 때문에 어깨나 등이 다 벗겨질 정도였다.' 고 회고했다. 성의 규모는 대략 가로 150ｍ, 세로 100ｍ, 높이 3ｍ, 폭 1ｍ로 총 500여m의 직사각형 모형이었다. 고학봉 씨는 "성밖으로 너비 2m, 깊이 2m 정도의 도랑을 파서 가시덤불을 놓아 폭도의 침입을 막으려했다."고 증언했다. 1949년 4월 성이 완공되자 선흘리 주민들은 겨우 들어가 잠만 잘 수 있는 함바집을 짓고 집단적으로 살았다. 일종의 수용소나 마찬가지였다. 성밖 출입도 통행증을 받아야 가능했고 밤에는 통행금지였다. 이 당시 마을 주민 중 젊은 남자들은 무장대 동조세력이나 도피자가족으로 몰려 이미 많은 희생을 치른 상태였다. 그나마 살아남은 청년들은 1950년 발발한 6·25 때 대부분 자원입대 했기 때문에 성을 지키는 보초는 16살 이상의 여성과 노약자의 몫이었다. 그들은 낮엔 밭에서 일하고 밤엔 성을 지키는 고단한 생활을 이어갔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경찰파견소 주둔 경찰의 먹을거리를 마련하느라 고초를 겪었다. 또 노인들이 보초를 잘못섰다고 파견소 경찰한테 폭행당하는 일이 빈번했다. 성을 쌓아 보초를 섰지만 1950년 가을까지 산사람들이 가끔 성 위로 나타나서 연설을 하고 새벽닭이 울 때가 되면 사라지곤 하다가 더러는 토벌대의 수류탄에 맞아 숨지기도 했다. 이곳은 선흘리 본 마을과는 떨어진 곳이었다. 알선흘로 불리며 인근에 봉냉이동산, 돛바령 등의 작은 마을이 있었다. 축성을 한 이곳에도 원래 마을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해변과 가까운 곳에 우선 재건성을 쌓은 것이었다. 선흘리 주민들은 1956년 통행 제한이 풀리면서 비로소 원래 마을이 있었던 자리에 집을 지어 살았고, 일부는 그냥 성안에 정착해 오늘날의 낙선동을 이루고 있다. 성을 쌓는데 필요한 돌은 대부분 인근 밭담이나 산담을 이용했으나 돌이 모자란 탓인지 심지어 돌절구나 주춧돌 등도 성을 쌓는데 이용된 것을 볼 수 있다. 지금 이 성터를 돌다보면 성벽 중간에 안과 밖이 보이는 조그만 창을 볼 수 있다. 바로 밖으로 총구를 겨누었던 총구이다. 이 성터 위에 올라가면 마을 먼 곳까지 조망할 수 있다. 다. 현황 당시 제주 지역 마을마다 쌓은 석성은 대부분 밭담이나 산담을 이용했기 때문에 통행제한이 풀린 1954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원상회복 되거나, 이후 개발의 과정 속에 사라졌다. 그러나 낙선동 성터는 주변 감귤원의 방풍림 역할을 해 지금까지 잘 보존돼 있는 것이다. 지금도 과수원의 진입로를 만들기 위해 일부를 헐어버리는 등 언제까지 원형이 남아있을지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낙선동 성은 그나마 원형이 많이 남아있는 흔치 않는 곳이다. 하루 빨리 보존대책을 강구해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라. 찾아가는 길 제주시에서 조천 방면의 일주도로(12번 국도)를 따라 15㎞쯤 가면 함덕초등학교가 있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1㎞쯤 오른쪽으로 선흘리 방면의 도로가 보인다. 이 길을 따라 3.1㎞ 정도 가다 보면 낙선동 버스 정류소가 있다. (이 곳에서 16번 국도까지는 약 900m 정도가 된다). 여기에서 동쪽으로 보면 몇 호 가량의 집들이 모여 있는데,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높은 돌담들이 낙선동 성이다. ........... 낙선동 성터 도착. 남의 집 마당으로 들어가 귤밭을 가로지른 높이 3-4미터의 성담을 따라갔다. 휘어지는 모퉁이에서 전략촌의 형성과 돌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토벌대는 유격대와 마을 주민들을 분리시키려고 마을 전체를 불살라 버린 뒤 주민들 집단 이주시키고, 다시 주민들을 동원하여 11월부터 제주도 곳곳에 성을 쌓아 전략촌을 만들었다. 그에 따라 몇백년을 이어 내려온 전통의 마을 구조와 사람들의 관계가 한꺼번에 무너져 버렸다. 전략촌을 만들면서 주위에 쌓았던 돌성은 대부분 허물어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데 이곳 낙선동 돌성은 원형에 가깝게 남아 있다. 아이들은 성보다 따다 남겨둔 나무에 달린 귤에 관심이 더 많았다. 싱싱하게 푸른 잎파리 뒤에 숨겨진 귤을 찾아내고 직접 따보는 재미겠지. 그래도 "이거 안무너져요?"하고 묻는 걸 보면 성이라는게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곧 무너질 듯 보이니까 성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궁금한가 보다. 김동만씨가 아이들에게 얕으막한 돌담을 밀어 보라고 한다. 구멍이 숭숭 뚫렸지만 제대로 쌓은 담은 어른 10여명이 밀어도 꿈적 않는다고 한다. 길따라 구불구불하고 구멍이 숭숭 난 돌담은 세찬 제주도 바람을 일부 빠져나가게 하고 비껴가게 만들어 오히려 힘이 있다. ......... 낙선동 성터 4.3당시 토벌대가 주민들을 동원해서 만든 석성으로 유격대와 주민들의 연계를 차단하고 주민들을 효율적으로 감시.통제하기 위해 쌓은 전략촌 성의 한 유형이다. 1948년 이후 군경 토벌대는 해안 5km 이상을 적지로 규정하고, 중산간 지대를 대상으로 모두 태우고 모두 죽이는 작전을 전개했다. 이러한 작전 계획에 따라 중산간 마을은 대부분 사라지고 집을 잃은 사람들은 전략촌에 집단 수용되었다. 중산간 마을을 불지른 이후 제주도 곳곳에는 이 같은 전략촌이 생겼는데, 북제주군 조천읍 선흘리에 잇는 낙선동 성터는 그 형태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있는 곳이다. 선흘리 주민들은 1948년 12월 중순 군경토벌대의 소개작전으로 마을이 잿더미로 변하자, 인근 함덕리 등 해안가 마을로 내려가 피난 생활을 하다 이듬해 봄부터 전략촌이 건설되면서 마을로 돌아와 성을 쌓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아침이면 마을로 올라와 경찰의 감시 속에서 성을 쌓다가 날이 저물면 내려갔다. 성을 쌓는데는 주로 부녀자가 동원됐고 여기에 초등학교 학생들도 동원됐다 한다. 성을 쌓는 재료는 대부분 부근의 밭담을 이용했으나 돌이 모자랐던 탓인지 돌쩌구나 주춧돌 등도 이용됐다. 성의 규모는 가로 150m,세로 100m, 높이 3m,너비 1m로 직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1949년 4월에 성이 완공되자, 주민들은 겨우 잠만 잘 수 있는 연립식 움막을 짓고 살았다. 이 성안은 일종의 수용소였다. 성밖 출입도 통행증을 받아야 가능했고, 밤에는 통행이 금지됐다. 마을주민 가운데 남자는 무장대 동조세력으로, 혹은 도피자 가족으로 몰려 이미 희생됐기 때문에 16살 이상의 여성들이 격일제로 보초를 서야했다. 1956년 통행제한이 풀리면서 비로소 원래 마을이 있었던 자리에 집을 지어 살았고, 일부는 그냥 성안에 정착해 오늘을 맞고 잇다. 당시 제주도 중산간 마을마다 들어선 돌성은 대부분 다시 밭담으로 쓰이면서 해체되거나 개발바람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낙선동 성터는 주변 감귤원의 방풍림 역할을 해 지금까지 잘 보전돼 있는 것이다. 50년 세월의 깊이를 말해주듯 돌담 곳곳에 이끼가 끼어있고, 넝쿨이 돌담 사이사이로 뒤덮여 있다. 성터 중간에 안과 밖이 보이는 조그만 창구멍은 총구를 겨누었던 곳이다. 성터위에 올라가면 먼 곳까지 조망할 수 있고 더운 여름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힐 수도 있지만, 이곳은 제주도민의 슬픈 애환이 서려 있는 장소인 것이다 .......... ................................................................. 2월2일 제2처 목시물굴 자료글모음 목시물굴 가. 소재지 북제주군 조천읍 선흘리 산26번지 나. 개요 선흘리 초토화 이후 선흘리민들이 은신했다가 희생당한 곳이다. 1948년 11월 21일 선흘리 일대가 토벌대에 의해 불탄 이후 선흘리민들은 선흘곶 일대의 곶자왈과 동굴을 은신처로 삼았다. 하지만 굴이 발각되면서 많은 희생을 치렀다. 1948년 11월 25일 목시물굴에서 1㎞ 남짓 동쪽에 이웃에 있던 도툴굴이 발각되면서 많은 주민들이 현장에서 총살당했다. 또 일부는 함덕 대대본부로 끌려갔다. 그들은 마을주민들이 숨어 있는 곳을 대라며 밤새 무자비한 고문을 당했다. 고문에 못 이겨 한두 사람이 목시물굴의 존재를 토해냈다. 11월 26일 아침, 함덕 주둔 9연대 토벌대는 길잡이를 앞세우고 선흘곶을 향했다. 전 날 도툴굴에서의 희생소식을 이 날 아침에야 감지한 주민들이 시체를 수습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더러는 식사준비를 하던 중에 토벌대가 들이닥친 것이었다. 토벌대는 선흘곶을 향해 박격포를 쏘며 묵시물굴로 향했다. 주민들은 대부분 목시물굴로 들어갔다. 일부는 인근 숲속으로 뛰었다. 김형조 씨는 “아내와 형님 등 가족이 목시물굴에 숨어있었다. 집에 있으면 죽을 것이 뻔하기 때문에 임시 먹을 것을 들고 주민들이 목시물굴에 숨었다. 토벌대가 총을 쏘면서 들어오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시 목시물굴로 숨어 들어갔다. 형님이 나한테 빨리 들어가자고 했지만, 나는 이왕 죽을거 다른 데로 뛰자고 생각해서 동쪽 숲으로 뛰었다. 결국 그 때문에 살아났다."고 증언했다. 목시물굴은 도툴굴보다 작은 굴이지만 200여명 이상 대부분의 선흘주민들이 은신해 있는 굴이었다. 토벌대는 굴속에 수류탄을 투척하며 주민들에게 나올 것을 종용했다. 나가면 죽음이 뻔한 것을 안 주민들은 버텼다. 목시물굴에 숨었던 고춘석 씨는 “군인들과 굴 안에 있던 청년이 말을 주고받으며 몇 시간씩 대치했다. 결국 아이들이라도 살려야 된다는 굴 내부의 의견이 모여지면서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내가 거의 마지막으로 나왔는데 벌써 굴 밖에는 총살당한 시신들이 뒹굴고 있었다. 태어난지 100일도 안된 어린아이도 죽었고 50세 넘은 노인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군인들은 전날 고문을 받고 목시물굴을 안내한 한아무개도 현장에서 총살됐다. 김형조 씨는 "목시물굴에 들어가지 않은 네명이 덕천리 지경의 높은오름에 앉아 정황을 살피노라니까, 낮 시간이 되니 막 연기가 나고 총 쏘는 소리, 사람 죽어가는 소리가 엄청 들렸다"고 증언했다. 조명옥(여, 03년 82세) 씨는 "채 돌도 안 지난 여자아이는 자꾸 우니까 울음소리 때문에 들킬 것을 염려한 아이 아빠가 입을 틀어막았는데 숨이 막혀 죽어버렸다."고 했다. 이 날 목시물굴에서 총살된 희생자는 고경환, 고달옥, 고영백, 고일생, 고임형, 고태휴, 김기환, 김병규, 김삼준, 김성천, 김성홍, 임원준, 김정봉, 김태진, 김홍인, 김봉수, 부사인, 부원화, 부좌룡, 부희룡, 부춘하, 안도훈, 안두용, 안창성, 안창윤, 안태규, 안태인, 양중근, 윤구성, 윤한생, 정창호, 조영순, 조홍배, 한정선, 한재준, 한재준의 딸, 부서남, 고백선, 안창하 등 40여명이다. 이들은 굴에서 나오자마자 총을 쏘고 기름을 붓고 태기 때문에 나중에 시신의 얼굴을 분간하기가 어려웠다고 김형조 씨는 증언했다. 아무튼 도툴굴과 목시물굴에서 총살된 희생자들은 살아남은 사람들이 임시 매장을 했다. 토벌대는 지리를 잘 몰랐기 때문에 주민을 길잡이로 해서 다닐 수 밖에 없었다. 전 날 도툴굴에서 잡힌 사람을 고문해서 목시물굴을 안내받아 주민들을 학살하면서 길을 안내한 사람도 총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뿐만 아니라 목시물굴에 은신했던 주민들 중 살아남은 사람들을 '반못'까지 끌고 오면서 건장한 남자들에겐 목시물굴에서 먹던 식량을 지고 오라고 했는데, 장정들이 식량을 지고 와서 GMC 차량에 싣자 그들을 반못 바로 옆 '궤우물' 인근에서 총살해버렸다. 그렇게 희생된 사람은 고백선, 고달홍, 안창학, 고순규 등이다. 또 고태근은 무겁게 식량을 지고 와서 힘들어서 비틀거리니까 새동네 쪽으로 끌고가 총살시켜버렸다. 군인들은 총살에서 제외된 주민들을 GMC 차량에 태우고 함덕 대대본부로 향했다. 이들 중 일부는 고문을 받고 주민들이 피신해 있는 인근 대섭이굴과 벤뱅듸굴 등을 안내한 후 총살당하는 운명을 맞이하고 억물에서도 15명 이상이 집단학살 당하는 비운을 맞는다.<북촌리-희생터-억물 참조> 다. 현황 목시물굴은 입구가 두 개로 길이는 약 100m 정도 된다. 한쪽 입구는 한 사람이 누워서 들어갈 정도로 좁고 한 쪽은 비교적 크다. 안에는 넓은 공간도 있으나 용암이 흐르다 굳어버린 암석이 바닥을 형성해 울퉁불퉁하고 낮은 형상이다. 많은 사람이 오랫동안 머물기는 부적절한 구조다. 지금은 선흘리민 한씨의 벌꿀농장이 있으며 주변에는 '트'(주:아지트의 줄임말. 4·3 당시 무장대나 피난주민들이 움막을 지어 생활하던 곳)의 흔적이 산재해 있다. 4·3 역사기행을 할 때 자주 찾아가고 있으며 굴속 체험도 잦은 편이다. 이곳은 각별히 보존해서 역사교육현장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라. 찾아가는 길 반못에서 1㎞ 동쪽으로 올라가면 왼쪽으로 한씨양봉장이란 자그마한 푯말과 허술한 문이 있다. 그곳으로 들어가면 벌통이 놓여 있는 안쪽 숲에 있다. ............... ................................................................. 2월3일 제3처 다랑쉬마을 자료글모음 ■다랑쉬오름 학술용어로 기생화산이라고 하는 이 오름을 오르면 한라산의 정상처럼 움푹 패인 분화구가 있고, 간혹 백록담처럼 연못이 있기도 합니다. 바로 한라산이 어머니라면 이 오름은 그녀의 다정한 자식들이다. 북제주군 구자읍 송당리와 세화리에 걸쳐 있는 원뿔모양의 다랑쉬오름(382.4m)은 산세가 가지런하고 균형이 잡혀 있어 '오름의 여왕'이라 할 만큼 우아하다. '다랑쉬'라는 이름은 오름에 쟁반같이 뜨는 달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하여 이름 붙인 제주말로, 높은 봉우리라는 뜻의 '달수리' 또는 한자식 표현으로 '월랑봉'이라고도 부른다. 다랑쉬오름 정상에 서면 동남쪽으로는 잔디를 입힌 축구경기장 크기의 아끈다랑쉬오름과 성산 일출봉이 한누에 들어온다 .그러나 다랑쉬오름은 빼어난 경관 속내에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1948년 다랑쉬오름 아래에는 농사와 목축업에 종사하는 20여 가구의 사람들이 마을을 이루어 살고 있었다. 4·3항쟁 와중에 군·경 토벌대에 의해 마을이 초토화 되는 불상사가 생겼다. 이때 마을사람 몇몇이 다랑쉬오름 주변의 자연굴에서 파닌생활을 하였는데, 토벌대에게 발각돼 굴 속에서 몰살당한 것이다. 1992년, 44녀 만에 이들의 주검이 고스란히 발견되었는데,발굴 당시 굴 속 바닥에는 시신 11구가 누워있었다고한다. 이들은 9살 어린이로부터 52세 아주머니를 포함한 민간인들이었다. 굴속에 갇혀 있던 시신은 발굴 직후 당국에 의해 성급히 화장되어 바다에 뿌려졌으며,현재 다랑쉬굴의 입구는 굳게 폐쇄되어 있다. ...................................................... 2월4일 제4처 표선백사장 자료글모음 표선 백사장은 제주의 다른 백사장과 달리 넓다. 그러나 아름답다. 이 아름다운 곳에서 1948년 11월부터 1949년 초까지 처참한 학살이 자행되었다 한다. 정확한 숫자를 가릴 수 없지만 최소한 가시리 주민 501명이 목숨을 잃었고, 토산1리는 남자가 단 한 명만이 생존했을 정도로 피해가 컸다고 한다. 이들은 표선면 중산간 마을 사람들로 소개령이 내려진지도 모르고 마을에 남아 있거나, 혹은 내려가도 도피자 가족이라고 하여 모조리 죽인다는 이야기 때문에, 혹은 밭과 집을 그대로 두고 갈 수 없어서, 혹은 죄 지은 것도 없는데 설마 죽이기야 하겠냐는 생각으로 남아 있다가 군경 토벌대에 잡혀와 이곳 표선 백사장에서 학살된 것이다. 이들의 죄명은 단지 중산간 마을에 살았다는 거 그거 하나뿐이다. 토벌대에 의한 학살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모습이었다 한다. .................................................... 2월5일 제5처 성산일출봉터진목 자료글모음 　 터진목 가. 소재지 남제주군 성산읍 성산리 나. 개요 특별중대에 끌려온 성산, 구좌면 관내 주민들이 감자공장 창고에 수감되어 고문당하다 총살됐던 학살터였다. '터진목'이란 지명은 터진 길목이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실제 194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성산리는 물때에 따라 육지길이 열리고 닫혔었다. 이후 주민과 행정당국이 공사를 벌여 육지와 완전히 이어지게 됐는데, 지금도 이 일대를 '터진목'이라 한다. 성산면의 온평리, 난산리, 수산리, 고성리 등 4·3 당시 희생된 성산면 관내 주민 대부분이 이 곳 터진목에서 희생됐다. 그들은 대부분 인근 지서에 끌려갔다가 성산포에 주둔하던 서청특별중대에 끌려오거나, 토벌대의 포위 습격에 걸려들어 역시 서청특별중대에 끌려와서 고문 취조를 당하다 터진목에서 총살됐던 것이다. 자료 및 증언에서 확인할 수 있는 터진목 희생 상황은 아래와 같다. 1948년 11월 17일 : 수산리 도피자 가족 13명 희생. 1949년 1월 9일 : 고성2리 신양리 주민 4명 희생.(『4·3은 말한다』 5권, 65쪽 참조) 1월 13일 : 고성리 28명 희생.(『4·3은 말한다』 5권, 64쪽 참조) 2월 1일 : 난산리 현직심, 김문옥, 정춘갑, 김묘생, 한형식 처, 한형식 딸, 현정생, 고창송 등 희생.(『4·3은 말한다』 5권, 78쪽 참조) 2월 15일 : 김승하 부부, 오기은, 오병출, 김정유, 김정순, 깁정식, 김정자, 김정언, 김승하 딸, 김문옥 손자, 손녀 등 희생.(『4·3은 말한다』 5권, 78쪽 참조) 이 외에도 구좌면 세화, 하도, 종달리 등에서도 붙잡혀온 주민들이 이 곳에서 희생된 경우도 많았다. 이곳에서 형을 잃은 고성리 주민 홍성기(남, 03년 76세) 씨는 “그 때 형님이 희생됐는데, 그 때 우리 형님은 일본서 살다가 발동기를 하나 사가지고 마침 해방을 맞아서 왔는데. 불과 4개월 정도 살아가지고. 그 때는 서북청년들 사진을 가져와 가지고, 그 때는 서북청년한테 누구 협조도 안 해주니까 말이여. 게니까 사진, 대통령 이승만 사진을 해가지고 집에 돌아다니면서 사라고 해가지고. 우리 형님은 필요 없다. 그것뿐이 없는데…. 제일 억울한 것이, 총으로 한 번 해서 쓰러지면 그걸로 죽어서 말아불민 좋은데. 그 때는 의용대, 특공대 해 가지고 몇 사람씩 성산포 주둔했단 말이여. 그런데 죽은 놈 위에 매질한다고, 총 쏘아서 쓰러진 것을 대창, 철창으로 시험으로 하라고 막 찔러놨단 말이여. 그러니까 부모로서, 동생으로서 그걸 눈으로 볼 수 없단 말이여. 나도 직접 그 날 못 가서 뒷날 가 가지고서 형님 시신을 모시기도 했는데. 그 때는 차도 없고 아무것도 없고, 말구르마 끄성 가서 시신을 모셨는데. 이거는 사람을 잡아도 그렇게 잡을 수가 없단 말이지. 막 찔러노니까 상처 안 난 데가 한 군데도 없어.??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또 성산리 주민 이기선 씨는 "또 말 들어보면, 터진목 가서 죽이는데 총알이 아깝다고 대창으로 찔러 죽이라고 했다는 그런 말을 들었어요. 순 그런 악질이었주"라고 증언했다. 다. 현황 해안 암반이 드러난 속칭 '광치기여' 앞 모래사장이 터진목이다. 지금은 소나무로 가려져 길에서는 '터진목'을 볼 수 없으나, 당시에는 지금처럼 소나무가 없었기 때문에 훤히 터진목 해안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당시의 풍광과 다를 바 없는 해안으로 남아 있다. 또 성산일출봉의 위용을 남동쪽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어서 관광객들도 자주 찾는다. 당시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라. 찾아가는 길 고성리에서 성산포로 성산일출봉으로 1㎞쯤 가다 보면 우측에 해녀공원을 볼 수 있다. 그 곳에서 500m쯤 가면 성산리 바로 못 미쳐 오른쪽에 소나무 군락을 볼 수 있는데, 그 소나무 건너 해변에 암반이 드러난 곳이 속칭 '광치기여'고, 그 앞 모래사장이 '터진목'이다. ............. ................................................................................ 2월6일 제6처 북촌옴팡밭 자료글모음 조천면 북촌리는 해안마을 위치해 있으면서도 많은 피해를 받았던 마을이다.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의 배경이 되는 1948년 1월 17일, 18일(음력 12월 19, 20일) 발생한 '북촌사건' (아이고사건)은 주민들을 국민학교에 집결시킨 후 차례대로 옆 밭으로 끌고가 총살한 사건이다. 이틀새 북촌 주민 320여명 가량이 억울하게 죽었다. 이러한 집단학살로 북촌은 한때 무남촌으로 불리기도 했다. .......... 북촌 초등학교를 지나 옴팡밭에 도착. '순이삼촌'의 소재가 됐던 대표적인 학살 장소다. 파랗게 커가는 무우인지 유채안자 밭 중간에 둬뼘 쯤 높이에 한 아름 조금 넓게 흙이 볼록 솟아있다. 그곳에는 채소를 심지 않았다. 주민들이 집단 학살된 뒤 누구도 찾아가지 않은 어린 아기 무덤이라고 한다. 밭을 갈 때 그 곳은 남겨두고, 김을 맬 때 흙을 한줌씩 뿌려주어 아기 무덤이 되었다. 13:15 - 함덕해수욕장 도착. 김동만씨는 바쁜 일이 생겨 헤어졌다. 바다에 얕은 파도가 조금씩 인다. 함덕 바다물 빛갈은 여름이고 겨울이고 언제나 곱다. 그러나 모래밭 옆 주차장 부근은 북촌 마을에서 주민들을 학살한 2연대 3대대본부가 있던 곳이고, 모래밭이 끝나는 오른쪽 가장자리 부근 또한 학살 장소였다. 아룸다운 제주도 풍광 뒤에는 어디고 4 3항쟁 역사의 아픔이 깃들어 있지 않은 곳이 없다. ..... 북촌초등학교옆에는 작은 소공원이 있다., 여느 길가의 쉼터처럼 ‘너븐숭이’라는 표지석이 서있고, 소나무 몇그루와 작은 연못과 정자... 여기가 4․3사건 당시 최대의 학살지라고 보기에는 너무 평범하다. 1949년 1월 이 쉼터 일대의 밭-오목하게 들어간 밭이어서 ‘옴팡밭’이라고 불림-에서 북촌리 마을주민 400여명이 군경토벌대에 의해 학살되었다. 이 쉼터 곳곳에 황급히 가매장한 작은 무덤들이 아직도 숨죽여 흐느끼는 듯하다. 최근 4․3사건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이곳의 아픔도 밝혀지게 되었지만, 반세기 동안 그 때의 아픔을 가슴 속의 슬픔으로만 고스란히 견디어야 했던 세월이 무덤가의 쑥빛처럼 처절하다. 이 곳의 슬픈 진실은 이곳 출신의 소설가 현기영의 ‘순이삼촌’이라는 소설에서 읽을 수 있다 ................ http://blog.naver.com/congimo/12408358 찾아갈 곳, 돌아올 곳 없는 외로운 섬(10) 제주섬 어느 곳이든 4.3의 비극은 만날 수 있었다. 현기영 소설집 '순이삼촌'에 나온 북촌학살을 배경으로 했던 북촌을 갔다. 유격대의 기습을 받아 죽은 군인 2명에 대한 보복으로 마을 사람들을 학살했다. 더우기 실전경험이 없는 사병들의 연습용으로 이루어졌다. 그 와중에 젖먹이 어린애를 엎고 온 여인도 사살되었다. 아이들 영혼은 저승에 가지 않고 까마귀가 갖고 간다 하여 정식 무덤을 쓰지 않는 다는 것이 제주도 풍습이다. 이 풍습에 따라 그 때 죽은 아이들이 그냥 그 자리에 묻혀 있다. ..북촌 옴팡밭 옆 애기무덤.. 북촌초등학교 동쪽 작은 공원 너븐숭이에 있는 애기무덤.. 이런 무덤이 여러 개가 있다. 이 마을의 희생자만 479명이라고 한다. ......... ................................................................ 2월7일 제7처 함덕백사장 자료글모음 2월8일 제8처 원동마을 자료글모음 　 원동(상가리 지경) 가. 소재지 북제주군 애월읍 상가리 나. 개요 원동은 마을을 가로지르는 냇가를 경계로 해서 동쪽은 소길리 지경이고, 서쪽은 상가리 지경이다. 이 상가리 지경에는 4·3 당시 5호가 살고 있었다. 1948년 11월 13일 새벽, 토벌대는 원동을 기습해 주민들을 집단학살했다. 이 날 학살은 노인이나 어린아이들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주민들은 '잘못한 것도 없는데 무슨 일이야 있겠는가'라는 생각에 대부분 도피하지 않았다가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 희생자 : 현두병(50), 현창하(20), 현봉한(14), 강기송 외 가족 1명, 이두익 외 가족 2명, 김기용, 김승홍, 길길홍, 김유홍 등 살아남은 주민들은 군인들이 집단 총살을 한 후 가버리자 가족 시신을 찾아 임시로 흙만 덮어 가매장을 했다. 이 시신들은 1년 후 정식으로 매장됐다. (<소길리> 편 참조) 다. 현황 서부관광도로가 확장되면서 당시 원동 마을 중심지였던 옛 도로 주변은 거의 당시 원형이 사라졌다. ............ ................ 로얄관광 버스를 타고 서부 산업도로로 들어갔다. 가는 도중 '원동' 터 앞에서 잠시 멈춰 버스 속에서 설명을 들었다. 원동은 조선시대 제주목에서 대정으로 넘어갈 때 쉬어 가던 곳이다. 1948년 11월 60여명이 모여 살던 마을이 9연대의 집단 학살로 폐허가 되었다. 원동을 지나 오른 쪽으로 샛별오름이 눈에 들어왔다. 4 3항쟁 이전부터 자위대가 훈련을 하였고, 5 10선거 때는 한림면 주민들이 선거 거부를 하며 피신하기도 했던 곳이다. 한라산 중턱 위쪽 말고는 눈이 모두 녹아 흔적도 없다. .... .................................................. 2월9일 제9처무등이왓 자료글모음 　 무등이왓 가. 소재지 남제주군 안덕면 동광리 230번지 일대 나. 개요 무등이왓은 300여 년 전에 설촌된 마을로 주민들은 그 후 화전을 일구며 살았다. 무등이왓이라는 지명은 지형이 ‘춤을 추는 어린이를 닮았다'는 데서 나왔다. 일제시기인 1939년에 무등이왓에는 2년제인 동광간이학교가 건립됐는데 이 학교는 감산리에 있었던 안덕공립보통학교를 제외하고는 이 지역 유일의 교육기관이어서 창천, 서광, 덕수, 상천 등지에서는 물론 중문면 색달리에서도 학생들이 취학했다. 그러나 4·3은 공동체적 성격이 강하고, 진취적이었던 이 마을을 영원히 앗아가 버렸다. 또한 초토화작전 이후 뿔뿔이 흩어져 숨어살던 무등이왓 주민들도 하나둘 토벌대의 총칼에 스러져 갔다. 지금 마을터에는 제주도에서 세운 잃어버린 마을 표석만이 남아 찾아오는 이를 맞이하고 있다. 4·3 당시 호주로는 이일봉, 김찬옥, 강문구, 강행익, 김두백, 고군옥, 김시호, 이임길, 고군현, 임경송, 신송, 양평원, 강위경, 고신천, 고여수, 소일환, 강군평, 김을돌, 강석주, 강창주, 신인표 등이 있었다 <잃어버린 마을 표석> - 무등이왓 여기는 4·3사건의 와중인 1948년 11월 21일 마을이 전소되어 잃어버린 남제주군 안덕면 동광리 무등이왓터이다. 약 300년 전에 관의 침탈을 피해 숨어든 사람들이 화전을 일궈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된 이래 4·3 당시 동광리에는 무등이왓 이외에도 삼밭구석, 사장밭, 조수궤, 간장리의 5개 자연마을이 자리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주로 조, 메밀, 콩 등을 재배했고, 교육열이 높아 일제 때에는 광신사숙과 2년제 동광간이학교가 세워졌다. 4·3사건은 이 마을을 피해가지 않았다. 폐촌 후 주민들은 도너리오름 앞쪽의 큰넓궤에 숨어드는 것을 시작으로 눈 덮인 벌판을 헤매다 유명을 달리했다. 한 할머니는 그 후 맷돌을 갈 때마다 눈물을 흘리며 노래했다. “난 돼지 집에 숨언 살앗수다. 살려줍서, 살려줍서 허는 애기 놔두고 나만 혼자 살아낫수다. "4ㆍ3으로 무등이왓(130호)에서 약 100명, 삼밭구석(46호)에서 약 50명, 조수궤(6호)에서 6명이 희생됐다. 인가가 자리했을 대숲을 지나 아이들이 뛰어 나올 듯한 올렛길을 걸어보라. 시신 없는 헛묘도 찾아보고 유일하게 복구된 간장리 마을을 지나 큰넓궤로 발길을 돌려보라. 평화를 기원하는 외침이 들려올 것이다. 다시는 이 땅에 4·3사건과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이 표석을 세운다. 2001년 4월 3일 제주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실무위원회 위원장 제주도지사 다. 현황 무등이왓은 마을터가 비교적 잘 남아 있어 4·3유적 기행팀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마을 규모가 컸던 만큼 피해도 큰 마을이었으나, 이제는 대나무 숲과 팽나무들만이 남아 당시 마을이 있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라. 찾아가는 길 동광검문소 육거리에서 동쪽(한라산 방향)으로 난 길을 따라 1.5km 가면 오른쪽 작은 갈림길 옆에 잃어버린 마을 표석이 세워져 있다. 표석이 세워진 길을 따라 죽 걸어가다 보면 좌우 대나무가 우거져 있고, 이 곳 모두 옛 마을터이다 ........................... ......................................................... 2월10일 제10처 동광큰넓궤 자료글모음 ■ 동광리 큰넓궤 그간 금기시 되어왔던 제주 4.3항쟁에 대한 논의가 최근 들어서야 활성화되고 있다. 3만 이상의 무고한 양민이 희생되었던 이 사건은 제주사람들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 제주도의회에 접수된 희생자 중 83%가 군경 토벌대에 의해 학살되었다는 사실이 그간 강요된 침묵의 원인을 말해준다. 4.3과 관계된 수난의 한 현장을 체험하는 것도 의미 있는 수학여행이 될 것이다. 동광 5거리에서 한림 방면으로 2Km쯤 가다가 왼쪽 숲지대로 들어가면 쉽게 발견할 수 없는 동굴들이 있다. 이 중 '큰넓궤'라는 동굴이 있는데 '궤'는 비교적 크지 않은 자연동굴을 뜻하는 제주말이다. 즉 큰넓궤는 크고 넓은 동굴이라는 뜻이다. 이곳 큰넓궤는 4.3 당시 군경 토벌대의 무차별적 학살을 피해 약 120명의 주민들이 40∼50일간 숨어살던 곳이다. 피난처였던 이곳은 들어가는 입구부터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정도로 비좁다. 이 통로를 지나면 2m 이상의 절벽이 나온다. 절벽을 지나면 당시에 만들어 놓았던 돌담 바리케이트를 볼 수 있다. 여기를 지나 조금 더 들어가면 낮은 포복으로 지나갈 만한 통로가 있고 이 통로를 지나야 그들이 살았던 넓은 공간에 도착한다. 동굴 속에는 지금도 당시 사용했던 질그릇 파편들을 볼 수 있다. 아무 죄 없이 이곳까지 피신해 온 그들은 불안과 공포에 떨면서도 하루빨리 평온한 세상이 오기를 빌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이 동굴은 발각되었고, 결국 대다수의 피난민들은 학살되었다. 큰넓궤는 역사 체험 현장으로 반드시 권하고 싶다. 그러나 4.3에 대한 기초적인 인식 없이는 무의미하다. 인터넷 홈페이지 www.cheju43.org 방문을 권한다. 또 다큐멘터리 영화 {레드 헌트}도 추천하고 싶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쉽게 구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은 전문 안내자 없이 찾아가기 힘들다는 점과 규모가 큰 수학여행단의 경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점도 참고하길 바란다 ....................... 큰 넓궤 들어가는 목장 옆에 차를 세웠다. 오른쪽으로 도너리오름(돗내린 오름, 지도에는 돌오름)이 가깝게, 왼쪽으로 산방산이 좀 멀게 보인다. 목장에 들어서 발을 구르니 쿵쿵 울린다. 목장안에 난 희미한 발길을 따라 가시 덤불을 헤치고 잔디밭도 지나 이리 구불 저리 구불 걸어 삼나무 늘어선 돌담을 넘었다. 많이 다닌 사람 안내를 받지 않으면 제대로 찾아가기가 힘들겠다. 11:20 - 큰 넓궤 앞에 도착. 마음을 가다듬고 옷차림과 후래쉬를 챙겼다. 11:25 - 한 사람 겨우 들어 갈 수 있는 좁은 굴 속으로 차례차례 몸을 움츠려 들어갔다. 납작 엎드려 기어야 하는 곳도 있고, 허리를 들면 등이 찢어진다고 겁을 주었는데도 아이 어른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들어갔다. 몸을 바짝 낮춰 엉금 걸음으로 10여미터 지나서 2-3미터 푹꺼지는 벼랑이 나왔다. 아래서 불을 비추고 밟을 곳을 받쳐주며 한사람씩 내려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서서 걷다가, 허리를 구부렸다가, 쪼그려 앉아 오리걸음으로 나가다가, 완전히 엎드려 낮은 포복으로 기었다. 92년에는 큰 넓궤를 찾아 헤매다 못찾았고, 작년 여름 처음 들어갔다. 말만 들었지 앞이 어떤지도 모르면서 맨앞에서 배를 땅에 댈듯이 엎드려 두발로 버티고 양손 힘만으로 몸을 끌고 나갈 때, 이 굴이 언제 끝날지, 더 나가면 진짜 일어설 곳은 있는지, 몸을 돌려 다시 나올 수 있을지 무척 겁이 났다. 힘도 들었고 캄캄한 어둠이 두려워진땀이 좍 났다. 그때는 후래쉬를 준비한 사람이 거의 없어 초 동강에 불을 붙이며 나갔다. 심지도 없어 등산 손수건을 찢어 심지를 만들어 꽂고 라이타로 계속 불을 붙이다보니 손가락까지 데었다. 한달 뒤쯤 다시 갔을 때는 훨씬 수월했다. 초동강은 말끔히 사라졌다. 초에 불을 붙이면 굴을 망친다고 제주 4 3연구소에서 치웠다고 한다. 앞뒤에서 "머리 더 숙여요", "바짝 엎드려요, 더 바짝", "얼마나 더 가야 돼요", "불좀 비춰 주세요", "왼쪽으로 붙으면 좀 나요"하는 소리에 섞여 "끙 끙", "아야", "휴 -" 신음소리가 한숨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내가 처음 들어갔을 때와 비슷한 것 같다. 사내아이들은 모험심도 많고 몸집도 작으니까 경황중에도 재미있어 한다. 11:50 - 굴속의 넓은 터에 모두 도착했다. 어둠 속이지만 허리를 펴니까 살겠다는 표정이 보이지 않아도 보인다. 사람들 뒤에서 챙기면서 강태권 국장이 끝으로 왔다. 12:00 - 많을 때는 150-200명 되는 주변 주민들이 길게는 50-60일 동안 큰 넓궤에서 지낸 피난 생활을 설명을 들었다. 굴밖 세상에서는 칡흙같은 어둠이어도 익숙해지면 어렴풋이 형체를 짐작할 수 있지만 이곳은 그렇지 않다. 모두 불을 껐다. 숨소리 말고는 코 앞에 다른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이런 완전한 어둠 속에서 서로 손을 잡았을 때와 손을 놓았을 때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실험해 보았다. 손을 잡으면 살 것 같고, 손을 놓으면 철저한 고립감에 불안해진다. 어둠이 짓누르고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도 마찬가질 텐데, 눈 앞의 작은 이익 때문에 서로 손을 잡지 못한다. 불을 끄고 '잠들지 않는 남도'를 불렀다. 작년 여름 50여 명 학생들과 왔을 때는 노래속에 반쯤은 울음이 섞였는데 이번에는 덜했다. 아직 이 어둠의 의미를 모르는 아이들은 분위기가 신기하고 재미있는지 그냥 못있고, 어른들은 세상을 더 살아본지라 아픔을 속으로 삭이며 불러서 그런 것 같다. 12:20 -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들어왔던 굴을 되돌아 나가기 시작하였다. 몇 사람은 뒤에 남아 밑에서 받쳐주어야 오를 수 있는 턱 위 굴에 올라갔다. 천장은 허리를 조금 굽혀야 될 높이였다. 바닥이 평평하고 넓어 사람들이 머물기는 아래쪽 보다 좋다. 옆으로 죽 뻗어나간 위쪽 굴도 제법 길었다. 빠르게 끝까지 갔다 오는데 10여분 걸렸다. 40명 넘는 인원이 이곳을 돌아보려면 30분은 더 잡아야 하겠다.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모두 올라가 돌아봤으면 좋을 뻔했다. 12:45 - 모두 나왔다. 날이 활짝 개어 '밝은 세상'이 더 실감났다. 많이 다친 사람은 없었다. 머리가 찧어 피가 좀나고, 바지가 찢기고 흙투성이가 된 사람이 몇 있었다. 처음 계획을 세울 때는 큰 넓궤를 첫째 날 마지막에 넣으려고 했다. 큰 넓궤 들어갔던 느낌을 저녁 시간 제주 4 3민중항쟁 강의와 이어지도록 하려는 의도였다. 그런데 경험이 많은 4 3연구소에서 처음에 넣은 것이 좋겠다고 하여 계획을 바꿨다. 사전강의와 답사지 슬라이드 설명은 1월 13일과 15일 이틀에 걸쳐 서울에서 했던 터라 큰 넓궤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동의했다. 어떤 분이 '공항에 도착해서 버스에 올라타고 내리자마자 좁고 캄캄한 굴 속으로 몰아 넣었다'는 말대로 대부분 경황중에 큰 넓궤에 들어갔다 나왔고, 그래서 더 충격스러웠을 것이다. 제주 4 3역사기행이 관광여행과 다른 점을 일찍 몸으로 체험했기 때문에 그 뒤 빡빡한 일정을 잘 견뎠을 거라고 생각한다. 12:50 - 큰 넓궤를 떠났다. ....................... ...................................................................... 2월11일 제11처 정방폭포 소남머리 자료글모음 소남머리 가. 소재지 서귀포시 서귀동 나. 개요 대대 2과(정보과)에서 취조 받은 주민들 중, 즉결처형 대상자들 대부분이 희생당한 곳이다. 흔히 정방폭포에서 희생당했다고 하는 희생자 대부분이 이 곳에서 학살당했다. 당시 서귀면의 중심지인 서귀리엔 대대본부가 주둔했었고, 취조를 담당하는 정보과(대대2과)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서귀포경찰서도 서귀리에 있어서 대부분 혐의자 및 중산간 초토화 이후 야산을 헤매던 피난민들이 붙잡히면 이 곳 군부대에서 취조당하고 처형되었다. 그 학살 장소가 정방폭포 상단과 이어지는 소남머리였다. 이 곳에선 서귀리 및 서귀면 일대의 주민뿐만 아니라 남원면 의귀, 수망, 한남리 주민과 중문면, 멀리 안덕면 동광리 주민 등 산남지역 전체에 이를 정도로 많은 주민희생이 있었다. 특히 당시 대동청년단들로 하여금 창으로 찔러 죽이라고 하는 등 학살은 광기를 띠고 있었다. 당시 서귀중학교 학생이었던 송세종(남, 03년 71세) 씨는 “그 때 당시 어디 여자인지는 모르지만, 도망가다가 절벽으로 떨어졌는데 나무에 걸렸어. 그 여자가 임신을 하고 있었지. 떨어지니까 군인들이, 이건 하늘이 도운 사람이라 해가지고. 거니까 사람 두 번 죽인다는 것이 없으니까. 나도 직접 눈으로 본 건 아니지만"이라 회고했다. 다. 현황 소남머리는 동산에 소나무가 많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이 곳은 당시의 지형과 별 차이 없이 옛터가 남아 있다. 정방폭포 등 절벽을 이루는 서귀포 해안의 특성 때문에 특별히 개발 흔적도 없다. 따라서 좀 더 많은 증언과 고증을 거쳐, 표지판 등을 세워 역사교육현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 ......................................................................... 2월12일 제12처 동광헛묘 자료글모음 2월13일 제13처 섯알오름학살터 자료글모음 섯알오름 탄약고터 가. 소재지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1592-2, 1597-2번지 일대 나. 개요 섯알오름 탄약고터는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발발한 후 전국적으로 보도연맹원들을 학살할 때, 모슬포를 중심한 제주도 서부지역의 예비검속자 132명을 학살한 장소이다. 당시 정부는 북한군이 6월 28일 서울을 점령한 후 수도를 대전을 거쳐 대구로 그리고 8월 18일에는 부산으로 옮기는 등 계속 수세에 몰려 있었다. 이런 와중에서 육군본부 정보국 제4과(CIC) 김창룡(당시 대령) 과장은 예비검속자 중 C, D급에 해당되는 검거자를 처형하도록 지시했다. 당시 모슬포경찰서 관내에서는 347명이 구금되어 있었다. 그 중 60명은 1950년 7월 16일 군에 인계되어 집단학살됐고(장소 미상, 경찰 자료), 또한 동년 8월 20일(음 7월 7일) 새벽 2시에는 63명(한림어업창고 및 무릉지서 구금자)이, 그리고 새벽 5시경에는 132명(모슬포 절간고구마창고 구금자)이 계엄사령부의 지시에 따라 모슬포 주둔 해병 제3대대(대대장 김윤근 소령)에 의해 송악산 섯알오름 자락의 옛 일본군 탄약고터에서 집단학살됐다. 이 때 희생된 사람들은 당시 모슬포 경찰서 관내(현재 한림읍, 대정읍, 한경면, 안덕면)에 거주하던 농민, 마을유지, 교육자, 공무원, 우익단체장, 학생들이었다. 다. 현황 현재 이곳은 2001년 2월, 유족들이 희생자 시신과 유물들을 재발굴하면서 그 전에 일부 메워졌던 현장을 모두 파헤쳐 놓아 큰 구덩이가 형성되어 있다. 현장 입구에는 사건 개요를 설명해주는 안내간판도 설치되어 있다. 라. 찾아가는 길 대정읍 상모리에서 이교동을 지나 사계리 방향으로 곧장 나간다. 이교동 끝자락에 이르면 길 오른쪽으로 큰 바위 안내판에 ‘송악산 가는 길??이 안내되어 있다. 일단 송악산 길로 접어든 후 ??백조일손지지?? 안내판을 찾아 따라가다 보면 일제 말기 일본군이 만든 시멘트 구조의 비행기 격납고가 여러 개 보이고, 송악산 자락의 섯알오름에 이르게 된다. .............. 알뜨르 비행장 격납고 터 도착. 산방산 앞 너른 뜰 곳곳에 격납고가 시커멓게 입을 벌리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15:50 - 섯알 오름 학살터에 도착했다. 일제 말기 화약고였던 이곳에서 6 25후 예비검속된 한림, 대정 지역 2백여 명이 무차별 학살당하였다. 푹꺼진 구덩이 안에 잡초 넝쿨과 잡목이 무성하다. 우리가 서서 설명을 들은 턱은 저쪽 밭과 연결하려고 뒤에 만든 길이다. 버스가 서 있는 곳을 돌아보면 일직선으로 골짜기를 이루고 끝쪽에서 시멘트 길과 연결되었다. 원래는 비행장 쪽에서 직선으로 탄약고와 길이 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 .......................................................... 2월14일 제14처 백조일손지묘 자료글모음 百祖一孫之墓 -------------------------------------------------------------------------------- 모슬포에 가서 4.3항쟁에 대한 증언을 듣다보면 흔히 그 분들은 '누구는 대살 당해 죽었수'하는 말씀 끝에 '송악산 굴에 강 많이 죽었주'하는 말씀을 꼭 덧붙이는 걸 많이 경험하게 된다. 송악산 굴이라면 일제 식민지시대 말기에 일본군들이 송악산 지역을 군사기지화하면서 연합군 함정이 접근해 오면 어뢰를 싣고 돌진해서 자폭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그 굴을 말하는 것이겠다. 그러나 6.25 후 제주도에서는 가장 큰 학살사건으로 볼 수 있는 百祖一孫之地의 희생자들은 그 굴에서 학살당한 것은 아니었다. 백조일손지지의 희생자들은 송악산 서편 자락에 위치한 섯알오름의 탄약고터에서 집단학살을 당했던 것이다. 섯알오름의 탄약고터는 일제가 항복하면서 탄약고(지금은 많이 메워져 있었지만 섯알오름의 동편 자락을 허물고 들어가 입구를 만들고 또 오름 정상까지 부수고 지하 깊숙히까지 파서 만들었던 창고는 그 실면적이 실히 3-4백 평은 될 듯 싶을 정도로 넓었다. 창고터의 면적 등 여러가지 면을 고려해볼 때 통상적인 군수물자 창고였다고 증언하는 분도 있었음)를 폭파시키자 지상의 건물 형채는 사라져 버린 채 큰 웅덩이로 변해버린 입구에서부터 보면 굴로 보일 수도 있는 그러한 곳이었다. 해서 몇년 후 시신을 수습할 때도 밑바닥이 콘크리트여서 물이 고여 있었고 그 물을 떠내고 나서야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남쪽으로 송악산이 보이고 동북쪽으로는 산방산이 우뚝서 있는 사계리 공동묘지 한 켠에 132구의 시신이 안장되어 있는 백 할아버지의 한 자손의 땅이라는 의미의 '백조일손지지'의 희생자들은 그렇게 먼 발치로 내려다보이는 섯알오름의 탄약고터에서 유족들이 이야기하듯 맬젓 담듯이 여자들은 들어올리지도 못할만큼 큰 돌덩이에 눌린채 학살되었다고 한다. 입구쪽 큰 웅덩이에 132명 몇 발자국 안으로 떨어진 작은 웅덩이에 한림 사람들 62명, 합쳐서 194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지금으로부터 42년전 6.25 얼마후 견우와 직녀가 오작교를 건너 사랑을 속삭인다는 칠석날 새벽 무참히 학살되었던 것이다. 섯알오름의 대학살이 지상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89년 8. 9일자 제주신문을 통해서였다. 칠석날에 [한의 제례]라는 제목으로 보도된 기사에는 30여명 유족들이 모여 고인의 넋을 기렸는데 그동안 후손들은 [빨갱이 가족] 취급을 받아 뿔뿔이 흩어져서 겨우 몇 명만이 제사를 지내왔다 한다고 했다. 사실 4.3은 항쟁?이었다는 학설이 강력히 대두되고 있는 요즈음 학살의 명분이 무엇이었든 정당화 될 수는 없을 것이라 보며 유족들과 당시 상황을 직접 체험했던 분들의 증언 그리고 당시의 여러 기록들을 참조하면서 진상을 살펴보도록 하자. < 예비검속 > 1950년 6.25가 발발하면서 제주도에는 소위 예비검속이라는 피바람이 전도에 휘몰아쳤다. 그 예비검속의 대상자들을 증언을 통해 추론해보면 전에 검속되었다가 일차 석방되었던 사람, 경찰이나 서청 등의 우익단체에 한번 잡혀가서 그 기록이 남아 있던 사람들이 주로 검속 대상이었던 것 같다. 1948년에 일어났던 4.3항쟁이 다음해에는 군경이 대토벌로 어느 정도 와해되자 정부당국에서는 선무공작을 통해 귀순을 유도하고 계엄령을 해제한다. 정부에서는 귀순자들을 엄격히 심사한 후 어느 정도는 귀가해서 가족들과 생활하도록 배려를 했던 것 같다. 그러나 6.25가 발발하고 정부가 부산으로 옮기는 등 상황이 악화되면서 귀순자,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던 기록이 남아있던 사람, 혹은 무고한 양민들이 예비검속이라는 명분으로 다시 체포되고 백조일손지지에 묻혀있는 희생자들처럼 많은 애매한 양민들이 대량학살을 당하게 된 것이다. 결국 계속해서 밀리기만 하던 당시의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을 그냥 놓아둘 수는 없는 게 아니냐고 항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항변이 정당한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그럼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는 것도 우리들이 학살의 진상을 파악하는데 보다 도움이 될 듯 싶다. [제주년감]과 [제주민중항쟁] 그리고 [동아년감] [말]지 1988년 12월호 등을 통해 일지 형태로 백손일손지묘의 학살을 즈음한 주요 사건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1949 1. 19; 제주도 선무공작대 활동 개시 (제 2연대장 행정고문 이기영을 대장으로 120명 정도로 구성) 3. 2; 총사령부에서 제주도 전투지구사령부 설치(사령관 유재홍 대령, 참모장 제 2연대장 함병선 중령) 5. 10; 재선거 실시(제주도 북군 갑구 홍순령, 을구 양병직 당선) 5. 15; 전투지구 사령부 해산 6. 5; 국민보도연맹 결성. 좌익계 각 정당 사회단체에서 전향한 사람들로 구성 가입은 반 강제적이었던 것 같이 보이며 1950년 초에는 가입 맹원수가 30만 명에 이르렀다 함 6. 29; 김 구 피살 7. 5; 지방자치법 공포 8. 13; 제 2연대 독립 1대대(대대장 김용주 소령)에 제주도 경비를 인계하고 인천으로 이동 9. ; 제주도 방위군, 학도호국단을 조직하여 군사훈련 실시 10. 12; 계엄령 해제 1950 4. 1; 청년방위대 발족(단장 강성건) 5. 30; 제 2대 민의원 총선거(당선자 북군 갑구 김인선, 을구 강창용, 남군 강경옥) 6. 25; 6.25 전쟁 발발 6. 25 ∼ 예비검속 시작 7. 8; 전국에 비상계엄령 선포 7. 16; 제주, 성산, 한람항으로 1만여 피난민 쇄도. 현 제주주정공장에서 육군 제 5훈련소 창설(소장 김병휘 대령) 7. 20; 공산군 대전 점령 8. 1; 제주도 유지 12명 모함사건 발생 8. 11; 비상향토방위령 선포. 동세칙에 의해 남녀노소 할 것없이 전체 도민을 강제동원하고 재산을 군사상 필요에 의해 징발해 감 8. 18; 정부 부산으로 이전 8. 20; 섯알오름의 대학살(음력 7. 7) 8. 27; 도내 청년 다수 해병 3기생으로 지원 출정 9. 15; 인천상륙작전 개시 9. 28; 서울 완전 수복 10. 10; 제주도에 한하여 비상계엄령 해제 10. 27; 정부 서울로 환도 다음에는 예비검속과 [국민보도연맹](약칭 [보련])과의 관계를 살펴보자. 보련은 1949년 6월 5일에 결성되었는데 좌익 전향자들은 반 강제적으로 가입이 되어서 1950년 초에는 가입맹원수가 전국적으로 3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들은 반강제적으로 가입되어 일부 적극분자들은 경찰 끄나플로서 자수하지 않은 좌익의 검거에 나섰고 그 밖에 반공시위(49. 11. 6)등의 활동을 한다. 그러다 6.25가 터지자 철수하던 국군들에 의하여 보련맹원들에 대한 학살이 시작되었다 한다. 보련맹원의 수가 30만 명이 넘었다 하니 학살이 없었던 서울과 기타 몇 지역을 제외하더라도 엄청난 숫자가 죽었을 것이라고 [말]지는 추정을 했다. 그럼 여기서 살펴보아야 할 것은 제주도에서 예비검속 후 학살로 이어졌던 일련의 과정이 보도연맹사건과 어떠한 연관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보련이 전국적인 조직이었고 해서 제주도에서도 조직이 안되었을 리는 없을 것 같다. 제주도에서도 조직이 되었다는 것은 제주신문의 [4.3의 증언] 제 1회분 기사에서는 보여주고 있다. 그 글에서 4.3을 시기 구분하면서 제 7기를 50년 6월 25일 ∼ 51년 3월 20일로 잡고 이 기간을 대대적 예비검속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해당시기를 이 시기에 보도연맹가입자와 통비가족이란 이유 등으로 예비검속되 많은 인명이 희생됨?이라고 설명했다. 위와 같은 설명으로 보아서 조직되었음이 분명하다는 것인데 결국 이 [보련제주도 조직]에 관한 증언과 자료가 더욱 발굴되어야 예비검속에서 학살로 이어지는 상황을 더 정확히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 절간고구마 보관창고 > 현재 대정읍 상모리에 위치한 대정읍민관은 일제 시 절간고구마 보관창고였다 한다. 그 절간고구마 보관창고(이하 창고)가 예비검속자들의 수감 장소였다. 당시 모슬포 경찰서는 한림에서부터 한경, 대정, 안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을 관장하고 있었는데 6.25가 일어나자 관할 지서에 예비검속되어 일시 수감되었던 사람들이 모슬포경찰서로 이송되면서 창고에 수감되었다 한다. 그럼 검속되어 창고에 갇혀있던 인원은 어느 정도였을까. 6.25후 얼마 동안 창고에 갇혀 있다가 석방되었던 현재 대정읍 상모리에 거주하는 고모(현 70세)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당시 매일 몇명씩 석방되기도 하고 또 계속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고해서 창고 두 개에 항상 사람들로 가득찼다고 하며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도 창고의 검속 인원과 섯알오름에서 학살당한 사람들 숫자사이의 차이가 가장 큰 의문점이었다. 계속 검속되어 들어오고 석방되어 나가고 하는 과정에서도 창고는 항상 검속자들로 가득찼다고 한다. < 김순애 여인 > 김순애 여인(현재 56세 김령리 거주)은 제주신문의 [4.3의 증언] 제 1회분(89. 4. 3)에 증언을 해주신 분이다 그녀는 4.3당시 국민학교 2학년(당시 13살)으로 안덕면 동광리에 거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48년 11월 21일 소까이 가라는 날까지 농작물 정리에 바빠 내려가지 못하던 식구들이 그 날 토벌대에 의해 외삼촌 내외와 사촌동생이 그녀의 눈 앞에서 살해된다. 그 때부터 그녀와 어머니 등은 폭도 아닌 폭도로 해변 마을로 소까이 가지 못하고 산야를 헤메 그 해 겨울을 보내게 된다. 뒷해 3월 그녀와 어머니는 귀순(?)하면 살려준다는 말에 하얀천을 단 깃발을 들고 화순으로 귀순한다. 귀순후 2개월을 서귀포 수용소에서 보낸 그녀의 어머니는 석방되어 안덕면 사계리를 거쳐 화순리에 일시 터를 잡고 농사를 짓고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6.25후 어느날 여름농사를 짓고 집에 돌아온 어머니는 예비검속되어 화순지서를 거쳐 모슬포로 이송되고 모슬포 군대 비행장에서 학살되었다는 사실만 아는 사람을 통해서 전해 들었다. 위의 내용은 제주신문에 게재된 증언의 요약이다. 그녀가 화순지서에 어머니가 수감되었을 때 면회를 가자 어머니(강무생, 학살 당시 36세)는 '나는 3일 후면 모슬포에 조사받으러 간다. 금방 끝난다고 하니 곧 돌아올 수 있다'고 그녀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돌아오면서 어린 마음에도 어쩜 어머니를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후 모슬포로 면회를 가자 아는 분을 통해 어머니는 창고에 수감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일주일쯤 후에 다시 면회를 갔을 때에는 어머니는 송악산 굴에서 죽었다는 말만 들을 수 있었다. 그날이 음력으로 6월 22일이라고 해서 지금도 어머니 제사를 6월 21일날 지낸다고 김여인을 이야기를 했다. 위의 증언을 살펴보면 학살날짜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김순애 여인의 어머니 강무생씨도 섯알오름 탄약고터에서 학살된 것 같다. 귀순후 예비검속되고 모슬포 창고에 갇혔다가 송악산굴에서 학살되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섯알오름의 타 희생자와 아주 흡사함을 알 수 있다. 어쨌든 김순애 여인의 경우도 막연히 섯알오름에서 어머니가 학살되었던 것이라고 믿고 있다. [김순애 여인]의 경우는 공식적인 기록으로 나와 있는 부분을 살펴본 것인데 그럼 기록되지 않은 유족 중에 막연히 송악산 굴에서 가족 중 누군가가 학살되었다고 믿고 있는 그러한 분은 없을까 앞서 제기했던 의문점대로 창고에 검속되어 갇혀있었던 최소 3-40명의 사람들 중 13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석방된 것일까. 아니라면 그럼 나머지 분들은 어떻게 되었다는 말인가. < 백조일손지묘의 조성 > 학살된 바로 그날 아침 유족들은 소문을 듣고 학살장소로 달려간다. 신사동산에서부터 하나씩 떨어져 있는 신발을 따라 섯알오름 탄약고터에 도착한 유족들은 학살된 시신을 보고 넋을 놓아 버린다. 탄약고의 큰 구덩이에 사람들을 몰아넣고 그냥 총으로 난사해버리고 나서는 맬젓담듯 엉궈있는 시신위에 또 왕돌로 꼭꼭 눌러서 남자들이 그 왕돌을 치우지 않고는 시신을 건드려보지도 못할 정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넋을 놓고 앉아 있던 것도 잠시, 이모씨의 증언대로 이걸 다 파헤치자고 시신들을 파내기 시작한다. 그러나 열둘쯤 시신을 파냈을 때 순경들이 달려온다. 다시 시신을 파뭍었다가 순경들이 가버리면 파내고 하다 결국에는 순경들의 위협에 더 이상 작업을 진행치 못하고 그 후 만 7년을 시신을 어떻게 해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한다. 그후 세월이 좀 풀리자 1957년 희생자 이현필씨의 부친 이성철씨와 같은 희생자 이자익씨의 형 이모씨가 주장을 해서 유족들을 수소문하고 해서 연락된 132명의 가족 116명에게서 각각 1,000원씩 총 116,000원을 모집하고 그 돈을 기초자산으로 해서 묘지를 구입하고 묘지 담장을 두르고 하는 일련의 작업들을 해나간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알 수 있는 기록이 지금도 남아 있다. 1957년 4월 26일 기금조성 시초부터 더 이상의 유족회를 이끌어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던 1963년 7월 3일까지를 기록한 것으로 8절지 앞면에는 희생자 명단 및 유족 이름이 적혀있고 뒷면에는 기금조성에서부터 묘지구입 축장비 비석을 만드는 비용 등 그 사용내역이 적혀있다. 57년 여름 백명에 가까운 유족들이 모여 공동기금으로 132명치 칠성판을 장만한다. 칠성판에 창호지를 깔고 머리뼈 하나에 긴뼈 3-4개씩 맞추어서 사계리 공동묘지까지 운반하고 했는데 김경육씨는 칠성판이 모자랄까봐 걱정했는데 몇 개가 남았다고 했다. 누구네 시신인지 구별할 수도 없었다고 한다. 유족들은 사계리 공동묘지 동남쪽 귀퉁이에 사두었던 땅으로 시신을 운반하고는 애기무덤보다 조금은 클까한 규모로 6줄씩 한줄에 22기의 묘지를 조성한다. 그 묘지에 서면 동북쪽으로는 산방산이 서남쪽으로는 학살터인 섯알오름이 손에 잡힐 듯 내려다 보인다. 묘지 이름은 이성철씨가 지었다 한다. 다른 유족들이 칠석날 함께 죽었으니 `칠석합방'으로 하자는 걸 이씨는 백명도 넘는 많은 사람들이 한날에 죽어 누구의 시신인지도 모르는 채 무덤도 같고 제사도 같이 치르니 한 자손이 모시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백조일손지지라고 이름을 붙였다. 묘지를 조성하고 비석을 세우고 하는 일에 3년 이상의 세월이 걸렸다. 60년 칠석날 `백조일손지지'라고 새긴 비석을 세웠는데 비석 뒷면에는 희생자 명단 전부가 올라와 있었다 한다. 그러나 61년 5.16후 정부에서는 '나쁜 사람들을 죽여쁜 건디 호사스럽게 무슨 비석이냐'고 당장 때려 부수라고 했다. 그리고 유족 개개인에게 빨리 이장하라고 압력을 넣기 시작했다. 이때의 상황을 희생자 고운경씨의 부인(현 73세)은 잘 기억하고 있었다. 하루는 경찰에서 와서는 '당장 묘지를 이장하라'고, '그렇지 않으면 좋지 않다'고 닥달을 하더라는 것이다. 해서 '61년 음력 5월 3일날 이장을 했는데 그날은 시아버지의 제일이어서 기억이 난다'고 했다. 그런데 이장을 하고 보니까 자기말고도 몇 분이 더하긴 했지만 대다수는 버티고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은 자기 같이 몰명헌 사름(멍청한 사람)이나 한게 아니냐?'고 한숨을 쉬었다. 4.19후의 민선 리장을 지낸 오병헌씨는 당시의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공동묘지에 갔던 오씨는 서귀포 경찰서장을 만나 따졌다고 한다. '돌연 이묘를 하라니 무슨 말이냐. 나도 자식과 동생을 6.25에 보내서 죽인 사람인데 물 삭고 산 삭은 판에 다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잘못이다.' '위의 명령이니 어쩔 수 없다. 그럼 축담이라도 치워달라'고 서장은 사정을 했다. '축담도 마소들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해서 결국은 비석을 철거하는 선에서 합의를 보았다 한다. 그래서 어렵게 세웠던 비석을 몇 명이 메를 들고 가서 두동강이 내고 그 자리에 파묻었다고 했다. 그 후에도 신원이 파악된 유족들은 이장을 했던 모양으로 현재는 20여기가 이장한 흔적이 있었다. 여하튼 비석을 부순 후에도 계속 압력이 있었다 한다. 경찰과 방첩대 등에서의 압력에 시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셨을 것이라고 김경육씨는 말했다. ................. .................... ■ 백조일손지묘(百祖一孫之墓) "오손도손 모여앉아/ 식은밥 나눠먹던/ 가난한 이웃들을/ 돌아보며 끌려가던/ 그 날도 하늘은 온통/ 오늘처럼 타더이다...... 죄 지은자 하나 없고/ 죄없는 자만 묻혀/ 백 서른 둘 뼈가 엉켜/ 한 자손이 되옵니다 백조일손지묘 앞에 있는 비석에는 위와 같은 구절이 새겨져 있다. 마무리 된 것처럼 느껴졌던 4.3의 광기가 한국전쟁의 발발과 함께 다시 '식은밥 나눠먹던 가난한 이웃들을' 덮쳤던 것이다.이곳은 조금 전에 보았던 섯알오름 탄약고 터에서 학살된 132명의 시신이 묻혀있는 곳이다 . 사건이 난 뒤 6년 8개월만에 수습된 이 시신들은 마치 "멸치 젓갈 담궈지듯" 되어 있어, 누구의 시신인지 구별할 수가 없었다. 이에 유족들은 이 뼈들을 모아 132 기의 공동 봉분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름짓기를 '조상은 각각 달라 백명의 할아버지에서 나왔지만 모두가 한 자손'이라는 뜻에서 백조일손지묘라 하였다. 시련을 이겨 나가는 섬사람들의 공동체적 정신을 볼 수 있는 작명이다. 이 묘역은 4.3과 관련되어 무고하게 희생된 사람들의 대단위 공동묘지로는 유일한 곳이다 ......... 17:45 - 사계리 공동묘지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백조일손지지에 도착했다. 섯알 오름에서 학살된 사람들 가운데 132명의 뼈를 수습하여 공동으로 안장해 놓은 집단 묘역이다. 망월동 공동묘지 한 쪽에 5 18광주항쟁 열사들의 묘역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백조일손유족회'에서 세운 '백조일손지지'의 비문 내용이나 거대한 위령비 머릿돌의 태극문양, 받침돌의 무궁화 새김이 이곳에서는 어색하기만 하다. 위령비 앞 제단을 비켜 옆에 네모난 시멘트 제단에 과일과 북어를 올려 놓았다. 보따리 안에 술이 없었다. 제 지내려 준비한 것인줄 모르고 송악산에 들고 올라가 마셔버렸기 때문이다. 오충금씨가 버스까지 달려가 매실주를 가져왔다. 술을 따르고 억울하게 학살된 영혼을 위로하며 절을 올렸다. 어둑해지는 백조일손지지를 떠났다. 떠나기전 송국장이 났선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다. 송악산 해안에서도 보았던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몰랐겠지만 경찰관이라고 한다. 한겨레 신문에 역사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제주4 3연구소, 한국역사연구회 공동주최 광고가 난 것을 보고 신경을 쓰는 모양이다. 제주 4 3항쟁에 관심을 갖는 일은 아직도 이렇게 감시를 받고 있다. ........ [14처] 순례준비를 마치고... 예기 함께 준비하고 또 만나고 싶었지만 예기의 작업은 이번에도 만남없이 준비되어 홀로한 준비를갖고 시작됩니다. 분단된 3개철도선을 따라 21개역을 찾아가던 21일간의 직시나 5월광주를 11일간의 일정으로 순례하던 [2004년5월]처럼 이번 제주순례역시 한적한 시공안에 사람아닌 영혼과의 만남을 따라가는 그리움입니다. 가능하다면 묵행하며 단식하며 하루한곳씩 찾아가 우주를 배우는 시간을 마련하고 기억하지못하고 찾지못하고 동행하지못한 57년을 통한 죄를 뉘우치며 구도의 길을 찾는 시간으로 이 순례를 행하려합니다. 영혼들의 넋을 찾아 그들에게 안기는 죄스럽고도 슬픈작업이 프로그램화되거나 교육혹은 캠페인화되지않게 이 순례는 스스로 준비하고 찾은 사람들과의 만남이엇으면합니다. 막히면 막힌대로 그 앞가지 가서 이정표를세우고 뚫리면 뜷린대로 갈수잇는곳 까지 찾아가서 그 영혼의 따스한 포용을 바라보고 해야할 일과 하지말아야할 일을 알아내고 그대로 살기이해 노력할수있는 희망을 얻는 작업. 기다림의 시간동안 동행을 찾기도 하고 동행의 의사를 듣기도하엿지만 결국 세상살이에 바쁜 이들에게 순례역시 하나의 허영인가 봅니다. 14처를 걸으며 순례의 시를읽고 오름의 바람을 넋처럼 안으면 타인을 사랑할 줄모르는 인간의 이기와 자만과 욕심과 그로인한 폭력과 파멸의 굴레를 멈춰낼 용기를얻을까? 아님 그리움만 더 커져서 실존안에 내패댕겨쳐지는 진실만을 서글피 껴안을까? 조금조금 모은돈으로 난생처음 제돈으로 비행기표 두장을 샀습니다. 그리고 아무런 대책없이 제주공항으로 향합니다. 이 뒤늦고 서글픈 순례엔 오히려 대책이 죄스러워서.. 오후 5:02 2006-01-31 예기 드림 yegie dream ............... 4.3순례첫날 출발하며 그리고 제1처로 향하며.. 오전 11:51 2006-02-03 난생처음 자신의 모은 돈으로 비행기를 탔습니다. 이렇게 준비하고 몇달을 모으면 올수도 있는 곳을 그저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오지못했던 핑계가 죄스럽기도 했습니다. 엇저녁엔 테러제이 대표가 비행기표와 숙박비는 제공하려했다고 뒤늦게 전화연락이 왔는데 정부의 돈이나 지원금을 받는 것이라면 영령들에게도 폐될 것이므로 그런 돈은 원치않는다고 하였더니 그런 돈말고 딴 돈으로라도 지원하고싶다고 했습니다. 게으른 언론인들은 보도자료도 안보냈는데 쓸데없이알고서 제주의 언론이라면서 몇 분이 비슷한 시간에 전화를 걸어서 이러저런 질문을 하였으나 그들의 진심이 순례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아쉬웠습니다. 아무런 응답도 안해주고 그저 개인이 혼자하는 것이니 관심갖지마시라하였더니 다음날 아침 인터넷에 취재기사 혹은 인터뷰기사로 소설처럼 기사화되어 올라와있었습니다. 아마 정보에 어두운 사람에게 물어서 이리저리 짜집기를 한 모양인데 누가 제게 집을 사준다고했는데 받지않았다거나(집을 경매당해 거리유랑에 들어갈때 단돈 10만원 준다는사 람도 없었는데 누가 그런말을 했는지..?) 한국최초의 연극잡지 예인을 만들었다느니(한국최초의 연극잡지는 만들지않았으며 예인이란 잡지는 본적도 없는데..우리나라에 그런 잡지가 있는지?) 현재 작업을 함께하면서 거리와 평화공간에서 만나는 많은 동지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와는 전혀 뜻도 행동도 어울리지않고 동질감 하나 없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있으며 자주만나지도 않는 사람인 유진규와 절친한 친구라는 불명예스러운 말도 기사에 보이고... 예기라는 가명을 쓰는 내가 우리나라 젋은연극인들을 도와준다는 등...허구에 가득찬 글들로 개인을 비하하고 .... 어쨌건 지난 9월 두번째 4.3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 이정표작업을 생각하고 그것을 준비하면서 여러사람에게 말하고 기다렸으나 결국 정작 아무도 같이 다가와 준비함이 없었으므로 마지막 기대감마져 버리고 아내와 홀로가는 순례길이라 생각 고쳐먹고 준비하여 비행기티켓을 끊고 최소한의 차비와 숙박비를 준비하여 순례를 시작하는 날. 이렇게 엉뚱한 전화와 명분만 내세우는 돈얘기 필요도 없는 허무한 기사조각들로 가슴이 잔뜩 상해서 제주행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마음을 가다듬고 제주공항에 내려 첫 순례지인 조천행을 준비하는데 문재선을 비롯해서 몇몇사람들이 약속도없이 마치 4.3순례를 함께 준비라도한 양 공항에 나와있었습니다. 준비없는 순례 혹은 준비안한 순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님 그 허영이 고귀한 영혼들을 이용해서 그 현장에 슬쩍 다가가서 시간때우므로 자기만족을 만들자는 것이 아닌가?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의 준비동안 얼굴한번 볼 수 없던, 그리고 함께 자료를 준비히고 자신이 할일과 우리가 할일을 의논하기위해 단 1분도 시간내지않았던 사람들이 왜 이렇게 어렵게 준비한 조용한 순례를 손상시키기위해서 나온것인가? 순례를 원하면 스스로 자기시간을 내서 충분히 할수잇는 경제적 시간적 능력이 있는 사람들. 헌데 나약한 한 개인의 조촐이 준비된 작업에 따라붙어서 마치 한팀인양 돌아다니는 것이 무슨 가치가 있으며 영혼에 대한 그 죄악은 또 얼마나 큰가? 제주공항에서의 만남은 언젠가 한번 만나 이 작업을 함께하기로 하고 미리 제주로 내려와서 작업의 의미도 내용도 자세히도 모르면서 그저 이정표란 말만 듣고 나무라도 깍으면서 준비해준 문재선 외에는 단 한 명도 반갑거나 감사하지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어쨌건 공항에 내리면서 나왔다고 소개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혹이 이 귀하고 조심스러운 순례가 이들로 인해서 영혼들에게 죄를 짓고마는 허영심을 채우거나 뜽금없는 나 개인에 대한 예의치례로 인해서 주객이 전도되고 헝클어져버릴 수도 있을거라는 공포감으로 소름끼쳤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1월에라도 한두번 만나서 얘기나누고 같이 무엇을 왜 어떤 의미로 작업하며 또 그래서 그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저와 상의하면서 찾을 수 있엇다면 얼마나 반가왔을까? 지난 4개월동안 단 며칠이라도 영혼들과의 우주에서의 만남을 위한 윤회의 작업으로 차원이동하며 같이가자고 진실에 같이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갖고서 오늘 이 공항에서 만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렇게 이 날짜에 이곳에 있으며 같이할 수 있을 사람들이 왜 단 한번도 시간을 내서 준비하지않으며 함께 영혼들과의 맞이를 준비하지 못한 것일까? 각기 사람들 모습모습을 보면서 그 준비를 위한 시간 혹은 2,3회의 미팅을 갖지못한 지난 4개월간의 개개인의 시간과 그들이 그간 이 보다 더 중요하게 해야했을 시간들에 대해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서글펐습니다. 살아있음과 그 육신의 영욕이 너무도 부질없음을.. 단하나 그래도 우리가 용서받을 희망이 있다면 이 순례의 여정 14일간이 아직 우리에게 있어서 마음을 갖고 노력만 한다면 순례를 준비할 14일의 시간이 주어질 수도 있다는 것. 그저 듬성듬성 시간을 내서 참가하거나 아니면 며칠정도 따라가다가 간다고 합니다. 왜 남이 준비한 시간에 맞추면서 이렇게 조각난 스침을 기어히 하려하는 것일까? 참 제주언론엔 이 순례작업이 [예기님과 함께하는..] 뭐 이런식의 이름으로 된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한 글도 언뜻 본 것 같은데 이건 또 어디서 지어낸 혹은 누가 만들어서 나도 모르게 붙인 제목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쨋건 이러저런 상황들이 귀하고 아리게 준비해 온 가슴저린 순례를 파괴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이 강합니다. 문재선 사유진 그리고 박수현 이 세사람이 이번 순례에 저와 예플러와 함께 14일간을 빠지지않고 하루하루 만나며 준비하며 다가갈 사람들입니다. 이중 문재선만이 조금이나마 준비가있었고 사유진과 박수현은 언젠가 얘기했으나 같이하겠다고 말하지않았다가 나타나서 제각기 준비해온 얘기를 나와는 별도로 독립되게 펼칠 의향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14일간 같이하다보면 며칠째부턴가는 이 세사람은 제가 준비한 이 작업의 의미도 이해하게 되겠고 공감대를 찾아서 서툰 모습이지만 낯설은 순례자가 될 수 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여기엔 또 그만큼의 과제가 있습니다. 이번의 순례를 따라간 작은 순례가 제 각기의 삶의 화두로 새겨지고 이어지지않아서 또 지속적인 행동으로 조립되고 승화되지못하면 이번 작업이 그저 일회성의 감동놀이에 불과해져서 그들에게 그 죄악이 더 커지기 때문입니다. 1인당 2만원의 할인때문에 나 역시 하루전에 오는 비행기를 타지않고 낙선동성터롤 가야할 그날에야 이곳에 도착하는 부질없는 육신의 영욕을 갖고있습니다. 일행을 따라(?) 누군가가 준비해온 차에 올라서 우선 문재선의 숙소로 향했습니다. 낙선동에 가져가기 위해 그가 만들어놓은 이정표나무랑 몇몇 물건들을 들고 낙선동으로 향했습니다. 찾아가는 길에 전화가 오는데 몇시에 공연을 하느냐하는 전화입니다. 3시에 공연을 한다고 신문에 나서 그걸보고 거는 거랍니다. 공연시간을 공지한 적도 관객을 부른 적도 없는데 엉뚱한 오해를 받습니다. 떠나오기까지 애타게 기다리며 찾은 것은 순례자였는데 누군가가 그 뜻도 모른채 홍보를 해서 서툰언론들은 제나름대로 이 작업이 무슨 이유로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 것인지 당사자에게 얘기도 듣지않고 자기추측대로 기사를 쓰고 또 그것을 보고 무슨 큰 일이나 난 듯이 따라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순례지엔 순례자들만이 와야하는데 구경꾼이나 관객이 와서 소통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나라 이 지구는 구경꾼으로 인해서 썩어가는 곳입니다. 스스로 아름다움을 행하지않고 무엇을 보고 즐기고 놀기위해서 역사와 생명과 자연을 이용하며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죽여가며 시공의 공기와 원소조차 파괴시켜버립니다. 4.3순례지를 따라 거닐며 그곳에 이정표를 세우고 그 14군데의 장소를 마치 어느 종교인들의 십자가의 길처럼 힘겨운 가슴으로 걸어가자는 마음은 이러한 지구의 멸망을 억분의 1만큼이라도 지연시킬 먼지같은 요소라도 되어보고자하는 갈망에서입니다. 정말 쓸쓸히 생각하고 그려왔던 것보다 몇 십배 더 슬프고 아린 마음으로 쓸데없는 긴장감까지 하나 더 짊어지고 14처의 제1처로 향합니다. 이제 이 모진 이방인의 모습으로 오래도록 가슴아려 준비해 온 만남이 시작됩니다. 만나주지 않더라도 부끄러움이 더 커서 실망치않을 수 있습니다. [14처,이정표를 세우며]는 지난 58년의 망각을 뉘우칠 죄인의 길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 이렇게 영욕에 가득찬 길을 걷고있는 죄인의 길입니다. 제주라는 곳이 걸어올 수 없는 곳이어서 가난한 저로선 이번이 마지막 여행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14처.이정표를세우며]는 이제 이 여정을 통해서 하나의 생명체로 씨앗심어져서 저는 영혼들이 주실 그 씨앗을 갖고 제주아닌 내 발길 갈 수 있는 곳에서 시공을 초월해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희망하며 아니 그렇게 절망하며 이 작업을 시작합니다. 14처의 첫 기착지 제1처로 가는 길은 그렇게 고통스러웠습니다. 오후 7:35 2006-02-03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1처 낙선동성터에 약속처럼 다시가다. 비교적 익숙하게 낙선동성터를 찾았습니다. 지난 해 9월 와 본 곳이었지만 차를 모는 이경준이 그때 순례에서 빠졌던 곳이라서 처음 올때처럼 똑같이 선흘1리 동백상회앞에 멈춰 길을 물었습니다. 동백가든 가는 길을 묻고 마을어귀 팽나무와 성터 들어서는 길을 그리움으로 반겨맞아 돌담길을 따라 감귤밭사이로 숨은듯 나있는 돌성터. 지난번엔 그저 마을분들이 집단이주당해 살던 곳이라고만 여기고 작은가슴 아리며 얼마나 답답햇을까만 생각하면서 총구로 만든곳에 창을 내드리고 돌담사이사이에 편지를 적어 전하고 갔는데 그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고 그때 함께 왔던 이들이 적은 편지가 4개월을 보내고도 돌담사이사이에 그대로 꼿혀있어서 다시 열어보고 접어 제자리에 담습니다. 준비해간 나뭇조각들을 엮어서 이정표를 만들고 낙선동성터 그리고 4.3이라고 적습니다. 14처 이정표작업에선 이정표 표목에 더 이상 다른 글을 적지않기로했습니다. 편지를 쓰고 엽서를 적어도 누가 했다거나 하는 이름은 적지않았습니다. 살아있는 이들에겐 누군가로 그저 남아서 이 이정표작업이 하나의 찾음의 확인정도로 마주치길 바라고 그리운 그 영혼들에겐 그저 뒤이어 살아가는 슬픈 사람들의 고운 그리움과 그 영혼을 향한 감사의 만남으로 전해지길 바랍니다. 오는길에 전화연락이 왔던 사람들은 공연을 보러온 것이 아니라 4.3사적지를 관리하는 제주시 공무원 분이셨고 한 분은 4.3연구소에서 관심을 가지고 오신 분이셨습니다. 이정표작업을 유심히 보시다가 명함을 주시면서 인사하시는데 묵례정도로 감사를 대신했습니다. 일보다는 이 순례에 동행하여 나름의 이정표를 만들고 낙선동성터에서 갖혀살면서 통행증을 내고 조심스레 마을을 내려가야했던 분들 그리고 강제노역으로 이 성을 쌓아야했던 분들과의 만남을 위해서 이곳에 오셨고 그래서 같이 만날수있었다면 서먹함없이 좋았을텐데.. 두분은 우리가 내일 갈곳인 목시물골의 입구가 막혀서 아쉬웠다는 말에 막히지않은 다른 입구를 알려주시겠다면서 낙선동성터순례를 마치고 가는 길에 목시물굴 입구까지 우릴 안내해주고 갔습니다. 문재선은 아주 큰 나무이정표를 만들어왔는데 이 작업의 의도와는 좀 어울리지않는듯 했지만 지워져가는 성터 모서리앞에 이곳의 이름과 함께 4.3이란 언어를 세워놓으니 그렇게 나쁜 것 만은 아니었습니다. 생각하기로는 너무커서 오히려 쓰라릴까 걱정되서 작고 초라한 이정표를 만들어서 들꽃처럼 사람들 눈에 보일수 있는 이정표를 만들어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강요하지않고 보이는 사람에게만 발견되고 찾고자하는 순례자의 눈에만 들어오는 들꽃같은 존재로서의 이정표가 되어 그리움을 나누는 고운 빛이되게.. 재선도 그 뜻을 이해하고 이어질 순례의 이정표나무 작업을 준비하기로 헸습니다. 공항에서 만나 함께 낙선동으로 온 사람들도 준비는 없었지만 음악도 조명도 시작도 없이 이뤄지는 준비해온 사람들이 만드는 이 공연을 바라보다가 하나하나 조금씩 거들기도 하고 성벽주변을 돌아보기도하면서 순례에 낯설게 적응해 왔습니다. 남은 13일간 동행할 마음이 있다면 더 많은것을 얘기나누면서 작업하고싶은데 강요할 수 없는 작업이라 버렸던 욕심이 다시 생겨나는 것을 억제했습니다. 그저 사람들이 이런 스침속에서도 한순간의 아름다움이나마 영혼과 마주하고 갈 수 있고 또 그들을 그리워하는 모습안에 담겨준다는 것에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기간동안 몇사람들이 또 며칠씩 시간을 내서 동참을 하려한다고 합니다. 도착하여 순례지로 가기 전에 먼저 참가한 사람들이 이 작업의 의미와 자세를 조금이라도 정확히 얘기해줘서 조금조금씩이라도 이번 순례의 의미를 마음으로 알아차려서 14처 가는길에 상처내거나 흠집내지않고 완성해나갈 수 있었음하고 생각합니다. 돌아오는 길 이순님이 이정표공연에 동행하고자하였으나 동행하지못함을 미안해하면서 저녁식사를 사고 자신의 거처로 숙소를 안내했습니다. 이순이 소개한 동행자중 한 사람이 많은 것을 물어보았는데 그 호기심이 이 순례에 동행을 위한 것인줄 알고 많은것을 얘기해드렸더니 얘기를 다 들은후 그것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작가가 그 작업에 동행하지도않는 사람에게 연출자로서 얘기하면서 작업을 설명하였더니 그는 그저 관객으로서 자기호기심을 채우려는 사람이었습니다. 작가는 작품을 보지도 않는 관객에게 말로서 작품을 설명한 꼴이되어서 비참했습니다. 아무 의미없는 상대에 대한 관심이 영혼들앞에 다가가는 길에 큰 걸림으로 낙인되었습니다. 작업도 같이 안할 것을 왜 그리 관심가지고 호감가진양 물어보고 집중하는체 하였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저 사람들의 욕심은 별의 별 종류가 다 있다는 생각에 그 질문자로 인해서 한편으론 부담되고 불편해져버린 술자리를 마쳤습니다. 오후 10:28 2006-02-03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2처 목시물굴,제주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중산간길.. 긴 길을 걸었습니다. 자동차가 있다면 차 가진 사람 한사람만이라도 순례에 참여하였거나 이 순례의 얘길 듣고 차량지원만이라도 선뜻나서주었다면 15분정도면 일행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무겁고 힘든 짐들을 갖고 3시간이나 걸어서 예정보다 훨씬 늦게 어둑해지는 시간에야 목시물굴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는 그리쉽게 왔던 선흘1리 동백상회앞 네거리까지 가기위해서 제주에서 함덕까지 버스를 타고간후 버스에서 내려서 3시간이 좀 안되는 시간을 굽이굽이 걸었습니다. 제주 중산간마을길의 아름다움이 조급한 걸음속에서도 꿈결처럼 다가왔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그리워하면서 옹기종기 살던 사람들이 걷고 생존하던 곳.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가해한 또다른 사람들에 의해 공포속에서 바라보고 이유도 모른채 죽어가야했던 곳. 목시물굴로 4.3순례지의 이정표를 세우려 걸어가면서 바라보는 길은 산굼부리 밤하늘 뽀얗게 수놓인 성운을 바라보며 생각하던 우주의 얘기와 같습니다. 순례에 함게하는 참가자들은 어제보다는 익숙하게 낯설지않은 모습으로 간혹은 스스로 준비한 얘기를 귀하게 풀어놓으면서 목시물굴 입구로 가는 어느 개인의 봉장에서 자신이 준비해온 이정표와 편지 4.3자료책자에 적힌 이곳의 자료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짐과 옷가지들을 두고 준비해간 랜턴과 촛불들을 가지고 몸하나를 겨우 눕혀 들어갈만한 입구를 내려 사람들이 살고있던 곳 그렇지만 사랑마져 빼앗지는 못해서 아름다운 삶이 변함없이 존재하였으리라 믿어지는 곳 목시물골로 들어갔습니다. 가져 간 끈으로 길을 만들고 촛불로 칠흙같은 어둠을 조금조금 밝혔습니다. 간혹 떨어지는 숨결과 스쳐 맞아주는 숨결. 이 안에선 박쥐도 아름답고 얌전했습니다. 박수현 조은성 예플러 ..순례를 준비한 사람들은 하나하나 자신이 준비한 선물이나 얘기를 털어놓았고 그 작은 스침으로 시공을 초월한 그리움이 꿈이 되었습니다. 모두들 좀 더 깊이까지 따라들어간 뒤 홀로 빈공간에 남아서 가는 촛불 몇개의 흐린 실날빛 속에서 용암굴 천장에 매달린 작은박쥐 벗삼아 말을 걸어보았습니다. 시간은 어둠속에서 호호 찬입김을 내쉬면서 낯설은 동무의 어깨를 간지려주었습니다. 사람들이 두고 간 카드와 연필과 함께 놓아준 노트 그리고 나무가지. 우린 동굴밖에 이정표 몇개를 세우고 예플러는 벗을 사귀듯 여러장 편지를 적어서 그 이정표 곁에 두었습니다. 해가 졌는데도 우리는 아침을 맞이하는 듯 좁은 공간을 지나서 그곳을 나왔습니다. 밤이면 가끔 누군가 이 빛이 그리워서 이 공기가 그리워서 몰래나와 숨죽여 심호흡을 했을거야. 순례자들은 그 어두운 밤 밝음을 느끼면서 공기를 맞던 아이 혹은 소년 혹은 노인과 만났습니다. 그리고 저흰 이정표를 놓으려고 왔어요. 당신들이 그리워서 그리고 죄송스러워서.. 편지만 드리고 몰래 가려고했는데.... 돌아오는길은 다행히 시간이 맞아서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몇시간에 한번씩 있는 버스를 탔습니다. 그리고 제주시에 도착 시외터미널에서 내일의 일정을 정리하고 헤어졌습니다. 이순과 문재선이 제공해준 산굼부리 숙소는 작업의 준비를 위해 그리고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쓰기위해 저와 예플러는 들어가지않고 시내에 머무르기로하고 사유진만 가기로 했습니다. 제3처일정으로 잡았던 다랑쉬마을은 대중교통을이용해서는 또 오늘같이 여러시간을 걸어야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이경준이 차량을 제공하며 참여할수있는 날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일단 3처와 4처의 순례순서를 바꿔서 표선백사장을 제3처로 다랑쉬마을을 제4처로 조정했습니다. 오후 11:03 2006-02-03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3처 표선백사장 혹한 모래바람속의 깃든 영혼과의 해우 아주 추운 날이었습니다. 아침 고마리일행이 3일간의 합류를 위해 제주에 도착했고 순례일행은 각기 표선으로 찾아와 겨울모래바람이 살을 에는 차갑고 아름다운 표선백사장 바람하나 막아줄곳없는 해변들녁에서 일행은 다시만났습니다. 매년 성수기엔 백사장축제도 열린다는 이곳 표선해수욕장엔 백사장 깊게까지 물이들와 있었고 그래서 더욱 서글퍼보였습니다. 물길에 씻겨감 그리고 물길을 따라 다녀감의 흔적. 사람들은 이제 조금씩 아름다운 순례자의 모습이 되어 서로를 감동시킵니다. 각기 준비해온 그리움에 열중하고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면서 매서운 모래바람에 눈을 감곤하면서 표선 그 아름다왔을 마지막바다를 함께바라보며 벗에게 각기 다른 모습으로 편지를 씁니다. 이정표는 준비해온 나뭇가지를 못질해서 조립하고 거기에 먹과 붙으로 글을 적어 모래를 파고 까아만 돌산사이에 자리잡아 세워집니다. 표선백사장 그리고 4.3 그렇게만 적습니다. 그리고 박수현이 준비해온 작은 안내판이 이 백사장과 표선이 담고있는 4.3얘기를 들꽃처럼 전해주기위해서 바위에 놓입니다. 조은성은 3일간의 순례를오늘로 마치고 돌아간다합니다. 친구와 함께 제주여행을 곁들여 이 순례에 동행하였는데, 4.3영혼들에게 그들의 마음이 어떻게 다가갔는지 궁금합니다. 사유진의 소개로 한사람이 더 찾아와 낯설은 모습으로 바라보다가 합류했습니다. 넓디넓은 하늘과 바다 그리고 슬픈 꿈을 안고사는 백사장 그리고 조금조금씩 보이는 숲과 나무들 그 수평선아래에서 작은바위섬을 오가면서 사람들이 그리움을 현실화시키고 꿈에 빠져들고있습니다. 문재선은 이정표를 만들고 다시 그곁에 깊고깊은 마음을 한지로 접어서 남겨전해줍니다. 박수현이 물었습니다.우리의 이 이정표작업이 산자를 위한 것일까요? 살아있는사람들 만을 위한 것은 아닐겁니다. 그리고 누굴 위한 것이라기보단 그저 사랑보다 더 큰 그리움의 실천으로 영혼과 심신이 만나는 작업의 연결고리라도 되었음하고 준비했는데 그 결과는 알수없습니다. 무심한사람들에게 즐거운 해수욕을 해치는 거추장스러운 표식으로 오인받아 뽑히고 치워지지나 않았으면합니다만 이름없이 놓여진 이 마음들이 영혼을 잊고 살아가는 살아있는 이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려는지.. 그림처럼 움직이고 사랑할수있는 사람들이 되기위해 같은시공안에 뜽금없이 존재하고 사람들은 제4처인 다랑쉬마을을 생각하며 헤어졌습니다. 사라진마을 그렇지만 아름답게 살던 사람들이 고향처럼 다시 들려보는곳. 그곳에 우린 집을 지어주려갑니다. 다랑쉬오름에 올라 내려다보는 마을은 얼마나 다시 아름다울까? 제3처 표선을 다녀온 밤은 그들이 소개전에 살던 곳 다랑쉬에 집을 지어주기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어 아름답고 분주할 밤입니다. 오전 10:23 2006-02-04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4처 다시 만들어드린 다랑쉬마을 존재함이 그 이유를 찾지못하면 그리고 이이유에 합당하게 행동하지않으면 우리의 생존은 얼마나 불가치하며 타생명과 환경에 방해물이 되는가? 먼저간 사람들의 아름다운 흔적을 찾아서 떠나는 십자가의 길을 따라서 걸어보며 만남을 준비하고 행하는 일, 생존하며 잠시 머무를수 있는 그리고 기댈수 있는 위안의 시간이고 계기일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이 동행하지만 그 개개의 정착이 운동이 이 흐름을 깰가 두렵습니다. 그리고 시공을 초월해서 만나는 영혼과의 대화에 서로 방해라도 되지않을까? 넷째날.오늘은 차편이 제공되는 날입니다. 성산에서 모두합류하여 다랑쉬로 향했습니다. 예전엔 10여가구가 옹기종기 아름답게 모여살던곳 그리고 어느날 소개되고 학살되어 마을이 없어지고 오름아래 마을은 잊혀져서 그 넋들에 대한 에의도 없이 행글라이더를 타는 사람들의 트가 되어버린 곳. 잃어버린 마을이라는 어설픈 푯말하나 세겨져있어서 더욱 참담해지는곳. 지난 9월 몇채의 집을 짓고 그들의 시간을 기억해보았던 이곳에 다시 와서 준비해온 집을 지었습니다. 마을을 짓고 마을이정표를 세우고 쉼터를 세우고 모여 얘기나눌수있는곳을 세우고 그래서 얼어붙은 찬바람속에서 두시간넘게 오름에 올라가기로한 예정도 잊은채 고운이들의 방문이 그 어린 마음이 어떠셨는지? 혹 곤한 삶에 방해는 되지않으셧는지? 아님 이 부질없는 모습들에 그저 대견스레 귀여워 보이셨는지? 저흰 그저 그 아름다운 이들의 제각기 살고있던 꿈이 사랑이 다시 기억되고 한때 서글펐던 그 아픔이 삼몽사처럼 꿈속의 꿈으로, 어리석고 어진 인간의 모짐으로 영원속 그리움 한편에 새겨졌으면하고.. 그리고 함께 있게됨을 함께 있었음을 잊지않았음하고.. 돌아와 정리하는 길에 우리의 정진을 위해서 그리고 이 순례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싶어서 사람들에게 몇가지 심언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무슨 가치가 있을까? 스스로 사랑하지못하면 모든 지적은 괴로운 이질감일뿐임을.. 오전 10:07 2006-02-05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5처 성산터진목 일출봉과 바다가 보이는 그곳 성산일출봉아래에 정한 민박집에서 14처순례를 준비합니다. 다른 순례처와는 달리 이곳엔 겨울에도 관광객들이 도착하고 일출봉으로 줄줄이 올라갑니다. 무엇때문에 저곳에 저렇게 오르는지 알순 없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을 둘러싸고 수많은 슬픔의 역사가 깃들어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오르는 사람은 드물어보입니다. 지난9월 첫순례 때 동네분 한분이 얘기해주신 일출봉아래의 학살터를 찾아 배를띄웠는데 이번 14처순례엔 터진목을 찾습니다. 터진목엔 뜻밖에 시비가 하나 우뚝서있고 전망좋은곳 말타는곳 등의 간판이 이정표처럼 서있습니다. 시비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참아름답다고 읊은 시가 적혀있었고 문주란 재배단지엔 바다와 일출봉을 전망할수있는 돌의자도 작은공원처럼 만들어져있습니다. 이정표작업은 그 시비를 조금 빚겨선 언덕지기에 바다를 향해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 이정표옆에 안내글과 엽서 그리고 돌거북들 한지로 접은 종이배들이 정성스레 놓였습니다. 이제 순례는 하루하루 그 다음날의 순례를 준비해온 사람과 그것을 따라다니면서 보는사람으로 확연히 구분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하나 혹은 한팀씩 교체됩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이 잊혀지고 이마을 청년실업인들이 관광만을 위해 세워놓은 커다란 돌이정표만이 터진목의 입구를 소개하는데 그곁에 우리의 작은 이정표가 성산터진목 그리고 4.3이란 작은 언어로 고운 기억으로 이곳을 찾아올 사람과의 만남을 기다리며 그곳에 낯설게 자리잡습니다. 그리고 떠나갑니다. 이어놓앗지만 금새 망가져 뽑혀버릴지도 모를 무심의 이정표 우린 아마 이 세상을 편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세균과 같은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이정표를 보고 그 불편만이라도 느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돌아오는 길에 어제 못간 다랑쉬오름에 다시가자는 의견이 나와서 다시 다랑쉬로 갔습니다. 동부지역 순례에 차편이 제공되는것도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다랑쉬오름에 올라서 다랑쉬마을을 구름처럼 내려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새로이만든 마을도 그안에 함께보앗씁니다. 돌아오는길 어제 우리가 세운 마을에 들렷는데 몇몇사람들이 다녀간 흔적과 함께 하루밤을 새운 그 마을의 모습이 감사히 눈과 손에 들어왔습니다. 내일은 눈비가 내린다는데 나이50이 넘어서야 처음으로 제게 늘 와보고싶은 고향마을이 하나 생겼습니다. 오전 10:37 2006-02-06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6처 옴팡밭에 잠든 아가들 그리고 북촌운동장 14처가운데 우린 세군데 묘역을 갑니다. 그중 하나는 헛묘며 또하나는 백조일손지묘 이름처럼 슬픈 묘역들입니다. 그리고 제6처 북촌옴팡밭의 아기무덤 이곳엔 그나마 이승사는인간에겐 가장 근접해서 느껴지는영혼의 실체가 그 그리움을 안고 얘기를 들려주기위해 기다리고 있는 곳입니다. 직접 북촌초등학교에서 만나기도하고 헤어졌ㄴ느데 별음자리표가 제일 먼저왔고 문재선은 산굼부리에 내린 폭설로 조금늦게 도착 했습니다. 북촌학교마당은 올 때마다 새로와 지지만 우린 늘 운동장과 교사가 보이는 길가 언덕돌의자에 앉습니다. 거기에 앉으면 운동장에서 일어난 얘기들이 한눈에 보이고 왼쪽으로 밭과 바다가 나뭇사이로 보이고 거기에 서있었을 사람들의 마음과 그 이후로도 간혹 찾아오는 그리운 영혼들의 발길, 중산간을내려와 이 낯선 마을 북촌에서 다시 운동장에 집합되어 서있었을 시간과 가장 서글픈 생명체로서 변질되어버린 인간의 모습과 행동거지들을 바라봐야했던 동질의 고뇌. 파도소리와 바람소리에게마져 죄스러워했을 우리의 이성과 미움과 욕구로 가득찬 생태파괴의 생존. 그리고 옴팡밭아기무덤으로 이어지는 길목.아이들의 야외학습공간으로 조성된 그곳에서 모든것을 지켜보고 살아왔을 나무가지와 뿌리곁에 예플러는 죄스러움을 사죄하는 편지한장을 별음바리표는 붓글씨 한폭을 적어두고 갑니다. 그리고 문재선은 옴팡밭쪽으로 가는 길을 알리는 이정표 하나를 세우고... 북촌초등학교를 나와 조금 걸으면 지난9월 만났던 그 아이들 함께 죽지못한것이 오히려 부러워서 이제는되지않았을까 되뇌이며 산다는 오기생할머니의 시를 읽어주었던 그곳에 이릅니다. 순례길에 같이따라왔던 아이하나가 아이들을위해 준비해주엇던 종이인형의 흔적이 다시 발견되고 준비해간 선물을 내려놓으며 하나하나 아이들 무덤에 벌초하며 얘길 나눕니다. 시간은 흘러서 우린 이렇게 벗이되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영혼이 되어서도 아이의 모습으로 맞아주고 얘기나눠주는 고마운 이들. 다랑쉬마을이 고향이된 것처럼 이제 북촌옴팡밭은 우리에게 유일한 성묘처가 되었습니다. 문재선이이정표를 세우고 예플러가 아기무덤 하나하나에 자란 풀들을 뽑아정리해주면서 아이들과 수없이 긴 얘기를 나누는 동안 별음자리표는 노랫말하나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따라온 박수현이 여느 곳처럼 준비해온 안내글을 이정표 곁에 세웠습니다. 내일은 함덕엘 갑니다. 그래서 늘 낮에만 보던 함덕바닷가를 밤에 보고싶어서 그곳에 숙소를 정합니다. 그리고 밤 바람잔잔해진 함덕해수욕장 걸어서 갈수잇는 끝바닷길까지가서 슬프게 아름다운 영혼들의 시선앞에 보였을 밤바다를 함께 봅니다. 오전 10:24 2006-02-07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7처 몸을 날릴것같은 모래바람과 파도짙은 함덕 함덕백사장.함덕에서 잔 별음자리표 산굼부리를 떠나 중문으로 이동해서 숙소를 정한 문재선 사유진이 합류하고 제주시에서 14일간의 일정을 소화하는 박수현까지 이제는 순례도 중반이 이르며 순례에 겉돌며 동행했던 사람들도 하나둘 정리되고 별음자리표의 마지막일정인 이곳을 마지막으로 순례의 모습도 조금씩 그 길을 찾아가는 듯합니다. 함덕 어제밤의 그 모습과는달리 태풍이라도 온듯 몸을 가눌수없는 모래바람이 차갑고 시리게 해안을 감싸휘몰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있는 길을 따라 이정표를 세우기위해 다가간 이들에게 파도는 바람을따라 몰아칩니다. 그속에서 우린 각기 준비해온 글과 편지로 이정표를세우며 여름유원지로만 사람들에게 인식되게끔 변해버린 이 곳에 수백명의 슬픈 생명들이 학살된 곳임을 기억케하며 그 학살후 남은 인간들이 생태해온 이 별을 애처롭게 바라보고있을 그들에게 다가갑니다. 바람이 깊어서 파도가 몰아쳐서 더욱 그리운 영혼들, 세상의 조각 한편에 빚겨서서 꽃처럼 아름답게 기억되는 귀한 영혼들. 그들을 만나 얘기나누고파서 우린 이정표를 세우고 다음 올 누군가에게 함께있으며 따로 떨어져 서로 만나지못한다해도 이 우주안에 쓸쓸히 동행함을 기억하려고 이렇게 그리운 이들의 아름다운 고난의 길을 따라갑니다. 문재선이 바람과 파도에 휩쓸려갈듯 파도를흠뻑맞으며 가슴아리게 함덕바다안에 한없이 서있었습니다. 오전 8:54 2006-02-09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8처 원동마을 입구 주막에 머무러 그 삶을 다시 펼치고 이제 순례는 동부지역 7처를마치고 서부로 이동 중문에 사는 그림그리는 분의 집에 남은 이들의 숙소를 정하고 7일간의 서부지역 순례를 시작합니다. 별음자리표가 북촌에서 만든 노래한소절과 남은 일곱곳에 전해줄 한지에 붓으로 적어준 편지를 남겨주고 올라감으로서 이제 순례는 자연스럽게 14일간의 일정을 함께하기위해 다가온 사람들 다섯명만의 것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중문숙소에서 함께 준비하는 예기 예플러 문재선 사유진과 제주시내에서 매일같이 합류하기위해 다가오는 박수현 이렇게 다섯명. 14처에 이정표를 세우고싶다는 제안을 듣고 아무런 조건도 이익도 없이 제 시간과 마음을 내어서 각기다른 의미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그려지는 14처의 얘기얘기들을 가슴아리게 우리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고귀한 넋들을 만나 말건네주기로한 순례자들이 되어갑니다. 간혹은 즉흥적으로 간혹은 그저 일처럼 그러다 어떨땐 공부하듯이 이렇게 한곳한곳 접근해가지만 4.3은 우리에게 이제 가슴을 터놓고 망을 건넵니다. 이 별을 어떻게 가꾸어 나깔까 우린 어떻게 이 아픔과 무지 수많은 부정적인 심신의 행동들 속에서 하늘을 향해 존재의 의미에 맞게 죽어가야할까? 이제는 서부관광도로 그 터마져 지워져버린 원동마을 어귀에서 원지를 찾아 또하나 4.3으로 사라진 마을을 바라보며 마을어귀에 있었던 주막을 재현합니다. 다시 주막에 사람들이 찾아와 주막이 열리고 우린 눈발속에서 한잔 술과 안주를 놓고 마을사람들이 살듯이 돌아와 앉았습니다. 주막엔 나그네도 있고 아..그리고 주막에 들려 길을 묻다가 함께 죽어간 사람도 우리들안에 동행합니다. 시간을 흘러 원동주막에서 생존한 우리는 주막을 알리는등을 나뭇가지에 걸고 막걸리와 소주 호리병속에 담아나온 술 그리고 김치와 두부등 안주가 차려진 술상을 그곳에 놔두고 이정표를 세웁니다. 눈발이 포근히 내리고 우리에게 숙소를 제공해주고 오늘 원동마을 순례에 동행해준 월평숙소 오지용이 그려준 서화와 차림표가 별음자리표가 남겨두고간 글씨랑 원동주막에 4.3을 얘기하고 우린 4.3이전의 아름다운 그 주막의 온기를 그곳에 남겨두고 갑니다. 오전 9:17 2006-02-09 예기 드림 yegie dream ................................................. 작품만들기 14처를 순례하면서 한편으로는 언제다시 또 올지모를 이 제주를 떠나 육지로가서 떠돌며 전할 작업 [14처,이정표를 세우며]를 구성합니다. 순례에 함께했던 사람들이 같이 만나서 공연하며다닐 수 있다면 이 순례는 더없이 아름답게 지속되겠지만 그렇게 다시 만남이 희망적이진 못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예기와 예플러가 이 작업을 순례에 참가햇던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서 지속하며 그 자리를 비워두고 이 순례를 이어갈 것을 약속합니다. 전작인 버즘나무처럼-4.3제주 편에서 사용했던 두개의 노래 잊진말아줘 와 비가오면을 연결고리로하여 이번 순례길에 늘 들으면서 걸었던 이름도 제목도 모르는 인도의 명상음악 두곡 그리고 순례에 참가했던 별음자리표가 만든 노래로 14개의 음향을 구성하고 14개의 장면으로 우리가 만나던 모습과 만나 나눈 얘기들을 예플러의 모노드라마로 구성합니다. 제주의 풍경을 바람을 파도를 그 고귀한 넋들이 전해준 귀한 향기를 이미지로 다 담아서 표현할수는 없겠지만 마음안에 놓치않고 배움처럼 정진하며 향해간다면 그리고 간혹 순례에 동행했던 사람들이 다가와서 동행도 해준다면 우리안에 다가와 주어졌던 또하나 화두가 답을 얻어 풀려가는 것이 아닐까? 뭍으로 올라가면 미완성인 그대로 18일 대학로 축제극장에서의 이야기마당에 이 공연을 초연하고 4.3을 거쳐 성주민족극한마당에서 완성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아 준비를 시작합니다. 오전 9:30 2006-02-09 예기 드림 yegie drream ......................................... 제9처 무등이왓 아름다운 마을 마실돌기 집을 만들어드리고 싶었는데 준비를 못해서 가는길에 재료를 샀지만 동광육거리 찬바람속에서 집을 설계하고 짓기엔 무리가 있어서 한채만 만들었습니다. 동광육거리 주유소담장옆에 무등이왓 잃어버린 마을 가는길 이정표를 하나 세우고 그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입구표석 다랑쉬마을자리에서 보던 것과 똑같은 모양 똑같은 형태의 내용의 표석. 그 표석을 보고 들어설 마을길 100미터정도 들어선곳에 전망이 아름다운 돌담한쪽에 우리의 이정표를 세웁니다. 준비해온 편지 마음을 담아만들어온 이러저런 소품들. 예기 예플러 문재선 사유진 박수현 이렇게 다섯사람은 이제 익숙한 그리움으로 간혹 한곳을 바라보며 시간의 흐름안에 넋들을 만나 공존하는 모습도 보이며 슬픔으로 접근했던 단순한 마음들에서 벗어나 벗이되고 마실이되어 넋들을 만나는 방식도 하나둘 깨달아가는듯 합니다.. 마을초석처럼 정성어린 이정표를 세우고 이제 마을마실에 들어섭니다. 굽이굽이 그대로 남아있는 아름다운사람들의 생활터. 하영 아름다운 이곳에서 평화롭게 살았을 사람들 하지만 역사를 읽어보면 생애 어느 한때도 핍박받지않고 살아보지못하고 떠나간 마을사람들의 얘기가 속속이 들어옵니다. 우린 그안에서 물솜처럼 젖어있는 사랑하던 시간들을 찾습니다. 그리고 우리와 다른별에서 와서 하나가 되었던 또다른 별지기들의 생존의 깊이를 시공을 넘나들며 스쳐만납니다. 마을 곱디고운 골목길에 그들이 흙바닥위에 그려두고 뛰어놀던 사방치기흔적을 다시 살립니다. 그리고 네거리 한귀퉁이에서 우린 그렇게 그들과 같이 잠깐 시간을 돌이켜 아이처럼 유성처럼 뛰어놀아도봅니다. 그리고 또 마을을 굽이쳐걸어 언덕을 오르고 내리다가 쉬어감즉 한 곳에 놓여진 평평한 돌위에 장기판을 새겨드립니다. 흩어진 나뭇가지를 찾아서 장기알도 만들고 동네노인들이 앉아서 한나절 일손을 쉬며 소담스레 얘기나누엇을 이곳에 장기판하나 만들어 두고갑니다. 언제든 무등이왓이 그리워지시거든 뿔뿔이 흩어져야했던 마을사람들을 다시보고싶거든 언제든오셔서 얘기나누세요. 다랑쉬오름에 올라내려보며 그리던 마을의 모습과는 또다른 확연히 드러나는 숨결과 골목골목 따라 묻어나는 사람들 삶의 고귀함. 마을을나서며 마지막 표목을 세우고 다시 다랑쉬마을 4.3이라고 적어둡니다. 고향이 생겼듯 고향마을이 또하나 생겼습니다. 늘 잊지말고 그리워하며 찾아와야할곳. 그렇지만 마음에 담고 어디서나 만나고 그려볼수잇는곳. 애처로와서 더욱 그립고 그 그리움이 고귀해서 이승을 스쳐가는 시간속 삶의 방향을 인도하고 제시하며 그래서 더욱더 존귀하 곳. 무등이왓은 그렇게 간혹 꽃잎처럼 날리는 눈싸라기로 우릴 감싸고 사람하나 볼 수 없는 마실에 강아지 한두마리 넌지시 우릴 바라보고 채색된 묵화처럼 넘나드는 사랑으로.. 오전 9:23 2006-02-10 예기 드림 yegiew dream ...................................... 제10처 동광큰넓궤 아름답고 감사한.. 동광큰넓궤를 찾기어려워 제주에 내려오면서 부터 걱정이 심햇습니다. 이정표를 놓는다는 작업이 길을 알려주는 것인데 그 길잡이되는일을자처하고서 찾아내지도 못한다면 그일이 수포로 돌아갈수박에없습니다 다른일정과는달리 마음을 숙이고 전에 길을 안내해주엇던 사람들에게 시간이 되면 길을 안내해줄수잇겠냐고 수소문도 해보고 인터넷상에도 여러곳 4.3을 관련해서 일하고 안내하는 사람들에게 동광큰넓궤의 위치만이라도 안내해주실 분은 없는지 물어보앗으나 아무도 연락이 없엇습니다. 결국 전화로 4.3연구소에 부탁을 드렷는데 처음 우리의 순례길에 나왔던 연구원분은 동광큰넓궤의 위치를 자신은모른다하며 다른분의 전화를 알려주엇고 다른분은 또 통화가 되지않았습니다. 결국 우린 숙소에서 숙소를 빌려준 분과 이곳에 내려와 그림을 그리는 분들 즉 외지인들끼리 모여서 막연하게 소개되거나 위치가 나와있지않는 4.3안내책자와 지도등을 들고 함께 찾아가기로하고 제10처 순례길에 나섰습니다. 이분들의 차편이 제공되어서 걷는 어려움은 없었지만 지난9월과 또다르게 변해버린 오름주변의 모습들 책과 자료에 다르게 소개된 여러길을 따라 중산간의 아름다운 생태를 불도저로 빌고 세운 괴물같은 생태공원터도 보고 옆동네라서 4.3을 모른다는 개인목장 아주머니도 만나고 지난해 4.3사적지 동광큰넓궤를 찾는다는 일행을 무슨 쓰레기라도 보듯이 저쪽부터 달려와서 근접하지말라고 하던 경비아저씨의 생의 난해한 방식이 기억나는 골프장도 다시보며 몇번을 이길저길 오가다가 마침내 한노인을 만나서 그분이 직접 인도해주는 동광큰넓궤를 안내받앗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에 보고 반가웠던 동광리우물가 터에 세워진 가장아름다운 4.3비석도 다시보고. 목시물골을 다녀와서 그런지 동광큰넓궤는 모두에게 비교적 순탄한 동굴이었습니다. 그리고 안에들어서서도 우린 몹시 익숙하게 그곳에 수십일을 살던 두마을사람들의 고운 숨결을 만나고 애길 나눴습니다. 그들의 생존했던 시간의 흔적들은 조심스레 쥐어보고 제자리에 다시 놓아두고 영혼들과 손을 잡듯 그 조그마한 옹기조각과 뼈조각들이 촛불몇개로 부분만을 밝힌 동굴의 어둠속에서 따스한 대화로 다가오며 시간을 훌쩍넘어 재회합니다. 미래에서 현재로 다가와준 영혼들과 현존하는 육신앞에 감사히도 다가와 말건네는 귀한 육성. 어둠속에서 우린 편지를쓰고 준비해간 카드와 마음들 그리고 조그많게 쌓아올리는 손가락크기만한 돌탑. 우리에게도 이곳에 살던 아이들처럼 트 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어느 젊은이의 힘으로 토벌대가 막아놓고간 입구돌을 밀치고 그날밤 하나하나 이곳을 나와 기약도 없이 떠나가던 마을사람들의 이별. 우리도 그곳을 그렇게 나왔습니다. 이제 나와 우린 이정표를 세우고 이곳에 편지를 적어놓고가지만 죽음아니어도 제스스로 약속하지못하는 인성으로 인해서 다시 만날수없을 모진 사람들. 일상은 우리에게 그러한 나약함을 안내하므로 일상을 버리면 모든것이 만나고 모든것이 주어지는 것을 나또한 아직 심신의 이탈못한 미숙한 존재입니다. 들오던길과 달리 편하게 사람들이 찾을수있는길을 찾아 조금 멀리돌아서 이정표를 세우면서 큰길로 나왔습니다. 포수의 총소리와 사냥개몇마리를 만났는데 오름의 숲길에서 총성을 들을 때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 공포뿐이었습니다. 이제 14처 순례길도 마루리지어갑니다. 준비할때의 많은 희망과 사랑에 대한갈구 인간에 대한 믿음 그리고 시작할 때의 많은 상심이 하나하나 정리되고 구체적 형상으로 드러나면서 사람에 대한 정리와 인간으로 존재함에 대한 비애가 마무리지어지며 빠른회귀를 위해 노력하고 더 정진하여야한다는 그리움이 확신지어집니다. 그리고 우리가 존재하는의미며 태어난 이유에 적절히 살다가야하는 의무감도 더더욱 절실해지고 한풀의 먼지처럼 지워져가는 이 지구의 모습앞에 드러난 옳게 존재하다 돌아간 영혼들의 가녀린 눈물도 마주하게됩니다. 이 순례에서 돌아가면 아마도 우린 더 모르는 사람들속에서 더 모른 얘기로 사람곁에 존재하는 영혼들과 대화하는 낯선 이방인으로 생존하는 벗하나 없는 미망의 존재로 더욱 처절한 그리움을 담고 거리를 걸으며 매일같이 더더욱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준비하며 그리하여 이승에서 얼굴한번 못보고 만났던 벗들과의 만남을 그리워하는 인간아닌 또다른 이질적 종이 될것 같습니다. 오전 9:35 2006-02-11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주사람을 만나고싶은데.. 제주사람을 만나고 싶은데.. 만나고 싶엇는데.. 이 순례는 이상하게도 4.3의 이름으로 그리움을 나눌 제주사람을 만나지못합니다. 아니 한사람 14일간의 순례에 거름없이 제주에서 매일 순례지로 출근하는 박수현을 제외하곤 다른 누구도 만나지 못합니다. 순례를 준비하면서 그간에 가졌던 4.3제주에 대한 뭍사람으로서의 오랜 죄스러움을 안고 용기를 내어 한걸음씩 내디디며 그리는 것은 또하나 제주를 지켜온 사람들과 살아남은 사람들이 이루어내는 진실의 힘을 통한 자유와 진화의 갈망과의 만남이었습니다. 평화를 기리며 살아가야할 이에게 하나의 성지가 되어버린 제주는 그 성지를 가꾸는 사람들과 기억하여 일깨워주는 사람으로 인해서 존재의 가치를 키우며 세상앞에 고귀한 사랑의 섬이되어 뭍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또 그 답을 던져줄거라 믿었습니다. 헌데 순례길에 우린 제주사람들을 만날 수 없으며 4.3을 기억케해준 많은 사람들과의 반가운 만남도 하나도 이뤄지지못합니다. 관광지로 생업지로 변해버린 이곳에서 4.3마져 하나의 문자나 연구,공식으로 무감각하게 일상화시켜버린 사람들 앞에 마치 우린 그림자들 같아서 이름없이 모여 처절히 순례하는 이들은 제주땅과 바람안에서 투명인간처럼 14일을 거닐고 머무르고 아파하고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10일간의 순례를 중간정리하면서 이 지독한 무심의 이유를 끝내 알아내지못하고 돌아갈거란 슬픔이 다가옵니다. 그리고 산자와 죽은자를 구분해서 만남을 기다리고 찾아야하며 그리워해야하는 또하나의 시공 제주를 안타까이 만남니다. 간혹 이 순례중엔 우린 단 열명만 단 다섯명만이라도 아니 단 세명이라도 단두명이라도 ..하면서 제주를 지키다 문득 이 순례를 접하고 스스로 다가와 맞아주는 제주의 4.3지기를 그립니다. 그리고 그 그리움을 점차 줄여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이 순례를 준비하면서 만났던 4.3을 전해준 사람들 모두를 다시 그립게 생각하다가 그 생각이 얼마나 부질없는 그리움인가를 생각하고 이제 버리게됩니다. 떠나오기전 그곳에 가면 그리고 4.3의 죄스러움으로 다가가면 섬에는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주고 하루씩이라도 교대해가면서 길안내를 해줄 사람들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물론 그걸 바란건 아니지만 그렇게 4.3이 기억되고 생존하고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잠들지않는 섬 제주를 그려왔습니다. 순례기간중 묘하게도 우린 4.3연구소사람들과 교차하엿습니다. 학생들 몇명을 4.3사적지로 안내하는 사람들과 부딪치기도햇고 동광큰넓궤에선 우리에겐 그렇게 야박했던 4.3연구소사람이 한두사람을 안내해서 찾아온 것을 대면하기도 했습니다. 4.3은 이렇게 명분과 목적을 이해 사용되는 사람들 앞에 하나의 일꺼리로 전락되어있고 이제 평화공원이 만들어지고 정부의 예산을 받아서 명에회복과 보상,이정표등 기념물설립이 이뤄지노라면 우리가 겪었던 여느 사랑처럼 모든것은 형상화되고 가슴없는 그리움의 전시장이되어 4.3마져 관광물이되어 갈겁니다. 비극은 가장 아름다운 용기와 가장 먼저 이땅의 분단을 거부하고 나선 용기있는이들의 꿈을 승화시키지못하고 하나둘 제땅을 팔고 떠나가는 사람들과 허망으로 치장하기에 익숙해져버린 사람들의 절망에서 기인합니다. 그리고 58년을 이어가면서 스스로 잊어버린 아니 잊지않았다하여도 그 죽음을 헛되이하지않기위해 행동하여 세상을 변화시키지못한 책임으로인해 제주는 평화의 섬이 되지못하고 평화는 누구나 말하는 명분의 단어로 이 아픈 섬사람들의 삶곁에서 허탈하게 사용될 뿐입니다. 수많은 이유에도 불구하고 우린 만나지못함으로서 스스로 찾아와 기억의 한구석에서 눈물흘리며 손잡아주는 단 한 사람을 만나지못하고 이곳을 떠나갈 겁니다. 그리고 제주는 슬프고 아름다운 영혼들이 인구보다 더 많이 사는 곳 그로인해 모든 것을 용서하고 슬피 사랑하는 영혼의 힘으로 불씨를 지켜가는 구슬픈 따스함이 감싸여있는곳. 그리하여 사람없이 사람으로 이 별에 사랑을 얘기하는 곳으로 기억될겁니다. 14처 이정표작업은 그래서 보이지않는이정표를 세우는 작업입니다. 산사람들은 아마도 우리의 이정표를 그리쉽게 발견하지못할겁니다. 하지만 우린 야무지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꿉니다. 우리가 14처순례길에 그 모진 바람과 혹한속에서 곱은 손을 호호 불어가면서 적어간 편지들이 누군가의 또다른순례자의 눈에 물건아닌 고귀함으로 발견되어 그가 일고 다시 제자리에 놓은후 자신도 또하나의 편지를 써서 그곳에 영혼에게 쥐어주고가면 또 그의 편지가 그의 선물하나가 역사가 되고 그 만남이 그리움의 연결고리가 되어 어느날 수만장의 편지가 눈꽃처럼 14처 모서리에 수정처럼 투명하게 내걸리는 꿈. 순례자의 눈에만 보여서 관광객이나 4.3을이용해서 돈을벌고 명예를 버는사람들의 눈에는 제발 발각되지않아서 쓰레기처럼 뿌리뽑혀지지않은채 투명처럼 같은시공을영혼과 함께 대화하며 평화를 얘기해주고 죽어간 아름다운 영혼들의 삶이 그렇게 곱게 살아나게 되었으면 하는 꿈 밤이면 목시물굴에 동광큰넓궤에서 몸을 비벼 걸어나온 영혼들이 아름다운 성운과 성단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다녀간 사람들의 얘기를 서로 얘기하고 다랑쉬마을에 다시 옹기종기 집을 짓고 모여든 마을사람들이 순례자들이 한채한채 지어놓고 가는 집을 보면서 오름에 올라 그 마을을 바라보면서 사랑을 얘기하며 마을길따라 걷다보면 나타나 사방치기놀이도 하는 아이들 언덕을 내려가면 장기를 두고 있는 마을노인들 마실다녀오는 아버지와 저녁먹으라고 아이를 찾는 어머니의 모습이 그림처럼 아득한 무등이왓. 표선 함덕 바닷가엔 바다로부터 뭍으로 사람들이 되살아오르고 소남머리에선 다시 일어서서 먼바다를 바라보는 고운 숨소리 다시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는 영혼들의 모습을 원동마을어귀 주막에서 스치고 개발로 지워가는 사람들의 객기와는 달리 두개의 시공이 투명유리로 겹싸여 보여지는 이어도. 14처순례는 이 조그마한 꿈을 스스로 실천하고 초석을 놓고 돌아서는 부질없는 왕따들의 시리도록 차가운 눈물입니다. 사람안에서 사람을 찾으려했으나 그러지못해 영혼만을만나고 그 영혼으로부터 달램을 받고 떠나는곳. 그래서 사람에게 다시오겟다고 말할수없어서 영혼과 자연과 바람과 돌과 나무와 약속하고 그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야하는 고귀한 성지. 제10처를 돌아보고 돌아오는길 제주민들이 수만명이 모여 제주를 얘기한다는 들불축제. 그곳에 가서 만나려햇던 사람들의 숨결을 혹시라도 더 슬픈 비애를 살아있는 제주인들에게서 발견하고 영혼앞에 죄스러울까 염려하여 단하나 남겨두엇던 새별오름들녁을 찾아 들불축제를 보며 함께하려던 그 일정을 버렸씁니다.. 오전 8:57 2006-02-11 예기 드림 yegie dream ....................................... [14처 이정표를 세우며]순례일지 예플러 제1처 낙선동 성터 낙선동성터엔 작년9월 우리가 다녀간 흔적들이 반가이 맞아주는 것 같았다. 나무조각에 글씨를 쓰는 손이 떨리는 것을 느끼며 땅을 파서 이정표를 묻었다. 그리고 엽서를 써서 그옆에다 묶었다. 성터 주변을 돌아보면서 그곳에 그당시에 시간으로 잠시 돌아가 본다. 외부와의 접촉을 막으려고 돌담을 쌓게 하고 그곳에 사람들을 가두워 성벽을 높게 쌓아둔 곳 사람들은 만껏 볼수 있는 하늘을 낮에도 밤에도 많이 보았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가슴속이 더 답답해져 옴을 느꼈다. 돌아오는 길에 내일 들리기로 한 목시물굴을 찾고 돌아왔다. 제2처 목시물 굴 이곳은 차편이 없어서 시외버스를 타고 함덕에 내려서 목적지까지 걸어서가기로 했다. 좀처럼 할 수 없는 제주도 속길을 걷는다. 제주도 사람들도 그런 길을 걸어보지 못했다는 말을 들으니 더 힘이 나고 다리 아픔도 의미 있게 느껴지면서 3시간여를 걸으며 어제 제주도 공무원아저씨가 안내 해준 굴에 도착했다. 서둘러서 어두워지기 전에 밖에 세울이정표 작업 부터 마치고 재선이 끈과 초를 들고 먼저 어둡고 좁은 굴속으로 들어갔다 이어서 일행들이 따라 들어갔다 나도 뒤를 이어서 굴안으로 들어갔다. 우리 일행이 켜놓은 촛불이 동굴안을 조금씩 밝혀가면서 각자 준비한 작은 엽서 들꽂가지 편지들을 우리들은 한곳에 모아 놓고 잠시 모든 불을 끄고 앉아있었다. 어린아이들은 무서움에 엄마가 곁에 있었어도 많이 보채였을 것 같은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 그래도 사람들이 함께 있다는 생각들이 그나마 두려움을 잠재우고 누군가는 밤하늘을 보려 힘든줄도 잊은 채 동굴을 기어나와서 보았을 밤하늘의 별. 별이된 사람들. 06-02-07 14:04 .................................................. 11처,고요히 흐르는 개울같은 물결길,정방폭포소남머리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정방폭포의 물길은 이상스럽게도 좁은 개울물 그 흐름도 늘 평화롭기만하고 물결이 떨어지는 소리조차 없이 흘러서 바다로 갑니다. 우리의 순례길은 폭포를 보지않는곳 몇개의 돌다리아래로 흘러내리는 잔잔한 개울 이끼낀 작은 바위와 돌사이로 흘러강는 물결을 따라 바다를 바라봅니다. 이곳에 우리가 다녀온 마을과 마을에서 끌려온 사람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잠이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큰 사랑으로 이 그바다를 기억케해줍니다. 58년의 그리움을 이곳에도 다시 죄스럽게 적어 나뭇가지에 매달고 편지도 적어주어드립니다. 종이나비가 나뭇갑지에 앉았다가 다시 물위에 떠다니고 빨간열매가 달린 고운 바구니 그 안에 담긴 종이배 네개의 조각을 모아 하나의 십자모양이 되는 흰조각위에 적어가는 편지, 그리고 또 이제는 익숙해진 우리의 만남들이 가녀린 물결을 일구며 흐르는 시냇물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에 함께 묻혀 시간이 됩니다. 14처 순례중 가장 따스한 날.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오고가도 그들중 아무도 찾지않는 다리밑 이 시냇가에 앉은 사람들은 실바람처럼 소리죽이고 안개처럼 움직이며 들꽃처럼 피어납니다. 예플러 재선 유진 수현 그리고 오늘부터 남은나흘을 함꼐 하겠다는 경준까지. 재선이 준비해온 녹쓸고 긴 날이 달린 낫을 고뇌처럼 들고 시냇물을 건너 돌위에 앉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물결을 흝고 그러면서 물결을 따라 폭포로 떨어지는 마지막 공간까지 나아갑니다. 공기는 온화하고 시간은 척박한데 우린 그안에서 마음을 가누며 만남이 이뤄내는 오랜 그리움에 익숙해갑니다. 오후 12:15 2006-02-12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3처 표선 백사장 제주시청에서 고마리일행과 만나 표선으로 향했다. 거센모래바람이 세차게 불고 나중에 들었지만 이날이 올해 들어 제일 추웠다는 얘기도.. 그 모래바람에도 내색하지 않으며 이정표를 세우고 엽서를 써서 묶었다. 작년 가을에 왔을 때는 편지를 써서 종이배에 띄워 보냈었다. 그리고 바위틈새에 편지를 써서 꽂아놓기도 했었다. 여전히 아름다운 바닷가 백사장을 걸으며 그날도 이렇듯이 거센바람이 불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걸었다. 작업참여자는 문재선.박수현.사유진.조은성과 함께하였다. 이날 참관한 고마리와 그의 중학3년 아들과 초등학교 이혜영 선생님은 오늘은 첫날이어서 보는 것으로 참여하고 내일부터 이틀간은 각자 작업하기로 하였다. 백사장 입구에 마지막 이정표를 세우고 근처 지하 다방에서 내일 할 작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언 몸을 좀 녹였다. 다른 일행들은 산굼부리 숙소로 가고 우린 고마리 일행과 같이 성산으로 가서 숙소를 잡았다. 2월3일 예플러 -------------------------------------------------------- 제4처 다랑쉬 오름 경준이 산굼부리에 들려 일행을 태우고 성산에 와서 고마리 일행과 우리를 함께 태우고 다랑쉬로 향했다. 역시 다랑쉬 동굴은 찾지 못하고 마을 입구 제주도지사의 표석이 있는 반대편에 다랑쉬 마을을 만들었다. 난 집을 여섯채 지어서 날아가지 않게 돌로 고정 시키고 정낭까지 만들어서 꽂아놓고 낮으막히 돌담을 만들고 수현은 귀여운 인형을 마을 어귀에 세우고 편지도 써서 꽂아 놓았다. 재선은 나무를 깍고 다듬어서 붓글씨를 쓰고 이정표를 만들어서 세우고 뚝닥뚝닥 못질을 하더니만 마을집들 옆에다 갖다 놓았는데... 좀 어울리지는 않아 보이고 이름 마져 다랑쉬 농협 이라고 쓰여저 있으니까 아뭏튼 보면서 일행들 모두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난 다랑쉬 원두막 이라고 쓸줄 알았는데 후... 고마리와 아들 그리고 이선생님은 합작으로 다랑쉬 쉼터를 마을과는 조금 떨어진 곳에 만들어 놓았는데.. 세사람 모두 추위도 잊은 듯 정성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가끔은 영혼들이 찾아오셔서 마을길을 걸으며 산책도 하시고 쉼터에 앉아 지난번에 찾아와준 사람들을 기억하시는 마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다랑쉬 오름에는 올라가지 못했다. 날은 이미 어두워지고 ... 성산 숙소로 돌아와 일행 모두와 한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예기님은 참여한 사람들에게 직설적인 화법으로 어찌보면 화난 어조로... 나또한 예술가라는 사람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들에 대해서 말하다보니 어느새 목소리 톤이 높아지고... 말하면 무엇하나, 들어먹히지도 않을텐데... 조금은 심란한 .. 오후 10:04 2006-02-12 2월4일 예플러 ............................................................. 제5처 성산터진목 성산 일출봉 바로 밑에 숙소였지만 성산 일출봉엔 올라가지 않았다. 작년 9월 찾지 못했던 터진목을 찾아서 마음이 놓였다. 이정표를 세우고 작은 나무 조각에 색칠을 하고 종이배를 고정시켰다. 배안에는 짧은 편지글도 함께 넣어서... 수현은 돌멩이를 모아와서 거북 모양을 만들었다. 몇마리의 거북이들.. 고마리는 어젯밤에 써온 편지글을 한켠에 붙이고 일행들은 배를 만들어서 바닷가에 띄웠다. 작업이 끝날지음 별음자리표가 와서 함께 다랑쉬 오름으로 향했다. 오름은 오르기 쉽도록 밧줄을 매어 놓았는데 내가 오르기엔 조금은 가파르게 보였지만 정상에 오르고보니 다랑쉬 마을이 한 눈에 들어왔다. 내눈에 마을길이 들어왔고 집들이 보인다. 내려와서는 어제 만들어 놓았던 마을을 다시 가보았다. 궁금한 마음으로 벌써 누군가 다녀간 듯 흔적이 보였고 어제 모습 그대로였다. 고마리 일행은 3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갔다. 별음이 운전해준 경준이와 우리에게 저녁을 사주었고 시청 부근에서 숙소를 잡아 머물렀다. 오후 10:25 2006-02-12 2월5일 예플러. .............................................................. 제6처 북촌초등학교.옴팡밭 아기무덤 비가 내리고 있었다. 북촌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 별음은 먼저와있었다. 별음은 한지에 붓글씨를 써서 남기고 난 나뭇가지에 엽서를 써서 매달았다. 재선은 이정표를 세우고 옴팡밭으로 이동하여 나는 준비해간 인형에 "바람소리.파도소리가 들려요" 라는 글씨를 써놓았다. 별음은 저만치에 앉아서 노래를 만들고 있었고 난 아기무덤에 풀들을 다듬고 잡초들을 거둬내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계속 나누는데.. 아이들이 물었다. 지난번에 같이 왔던 그애는 왜 안왔냐고. 네가 보고파 할줄 알았으면 데리고 왔을텐데.. 좀 아쉬웠다. 무슨 애기가 그렇게나 많은지 하고 있는 나도 알 수 없었으니까. 카메라를 수리해서 온 사감독과 수현이 뒤늦게 도착해서 안내판을 붙이고 영상을 담고 일행들과 헤어져 별음과 함덕 시내를 걷다가 힘들어질 무렵 숙소를 잡고 별음과 저녁을 먹었다. 오후 10:50 2006-02-12 2월6일 예플러 .......................................................... 제7처 함덕백사장 일행들과 만날 시간이 좀 남아 우린 피씨방에 들렸고 별음은 서우봉엘 간다고 가고 잠시 헤어져서 한시간여... 바람이 차고 거세여서 몸을 가누기도 힘들고.. 이정표.안내판.엽서를 쓰고 별음은 작은 나무판 두쪽에 붓글씨를 써서 놓았고 재선은 한지를 들고 서서 바람에 날려갈 듯 날아갈 듯이 움직이지 않고 그 비바람을 다 안고 바다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남편과 사감독도 똑같이 비를 맞으면서 영상을 담고 보고 있는 우리도 바다를 바라보며 재선이를 보며 그렇게 함덕바다는 슬픔으로 가득찼다. 일행과 함께 서귀포시에 잠시 들렸다 월평이라는 동네에 서울에서 내려온지 3년이 되었다는 그림을 그리는 오지용님의 집에 머물기로 하고 짐을 풀었다. 내일 서울로 올라가는 별음은 남은 7처의 얘기들을 붓글씨로 써주었다. 오후 11:15 2006-02-12 2월7일 예플러 ........................................................... 12처 동광헛묘.거기있지못하나 거기있는 순례 십이일째.이제 마음은 이 순례를 정리하며 그안에서 익힌 얘기와 만든 것 그리고 사랑나눈것을 갖고 떠나야하는 그리움이 실로 오랫만에 이별이라는 서글픔을 쥐어줍니다. 이제는 다시 기약할 수 도 없는 제주행. 58년전 여기왔다면 나는 사람밖에 못만났을텐데 이 뒤늦은 3년간의 세번의 다가감이 사람아닌 뭍영혼들과의 친교를 맺고 벗이되어 아비가 되어 가족이 되어 고향이 되어버린 어눌한 서글픔으로 마침내 구슬픈 속내를 드러내고.. 열이틀째 되는 날 12처인 동광 헛묘에 들립니다. 거기 있지못하나 거기에 있는 이들의 안식. 인간의 그리움이 만들어놓은 소중한 노력. 비문여기저기엔 어제다녀온 정방폭포에서의 이승과의 헤어짐이 적혀있고 그래서 우린 헛묘란 이정표를 차마 그 입구에 세우지못하고 묘역 한구석 마지막자리에 꽃과 나비와 엽서와 편지를 모아 14처 그 어느곳보다 조심스레 그리고 아주 작게 안내목을 세웠습니다. 존재하지만 존재못하는 것이 오히려많은 인간의 세상에서 있지않으나 있음의 귀함. 그 헛묘의 내재성이 제주를 다시못온다하여도 이 이별을 이겨낼 힘이되어줍니다. 동광육거리에서 잘보이는 곳에 이곳으로 헛묘에 간다고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그래서 동광육거리 여섯갈래길중 세갈래의 입구에 3일을 따로따로 와서 각기 세운 우리의 이정표가 정겹게 놓여져있습니다. 이정표작업을 마치고 가게에 들려서 몸을 녹히며 얘기를 나눴는데 마치 유언같은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제주에 살고있는 박수현 이경준 두사람에게 이번 여정을 통해 우리가 만난 이들 보이지않지만 볼수있고 말하지않지만 들을수잇엇으며 얘기나눌수있엇던 이들 그들곁에 다가가서 우리가 보둠어 만들었던 이정표 나무 그리고 조그마한 집과 골목어귀의 장기판 사방치기놀이공간... 그런것들이 지워지거나 쓰러지지않게 아니면 쓰러지거나 지워지더라도 자주 오며가며 그곳을 찾아서 보살펴달라고 그리고 약속하는 사람들의 약속을 믿지못하면서도 그 답장을 기다리겟다고 얘기합니다. 이제 나는이 얘기들을 안고 우리가 만난 사람들의 넋을 안고 헛묘처럼 투명하게 존재하는 얘기를 뭍을 돌아다니면서 그들과 만나는 날까지 잊지않을겁니다. 우주에서 바라보면 우린 하나의 구슬픈 아집투성이의 미생물 종입니다. 단세포적이며 좁고 얕은 시야로 웰빙을 꿈꾸며 살다가 자신의 마실이유의 망각을 후회하며 돌아오는 부질없는 몽중인입니다. 그자신 모두가 개개의 우주이며 하늘이며 또한 망각의 시간안에 걸러진 존재들. 스스로 행하려 떠났다가 그 떠남의 이유를 망각하고 돌아와서 무안해하는 부질없이 뉘우치는 시간여행자들이기도합니다. 그 이승의 시간여행안에서 14처는 또하나의 스스로의 시간여행과 이유를 만들고 그 결과 시간을 만나고 빛을 만나고 죽음의 아름다운 이유를 만납니다. 헛묘는 존재함이 겹쳐지는 꿈속의 꿈임을 얘기하면서 그것을 통해서 공존의 공간안에서 우리의 실체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정말 사람들이 찾아헤메고 이룬다고 자만하는 모든 것은 헛된 것이며 오히려 헛되게 보이는 그안에 진실이 내재되어있습니다. 내일은 섯알오름에 가서 커다란 구덩이의 이승과 삶을 이어가는 별같은 실을 연결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뺘마디를 모아 지은 백조일손지묘에 가서 부서진 비문에 꽃놓으면 우린 이제 새로운 존재의 이유를 다시하나 내안에 성운처럼 담고 비좁은 은하를 여행하게 됩니다. 그리움은 사람의 가치를 일깨우는 귀한 영혼의 심성입니다. 제주에서 14처를 돌면서 만난 영혼들 사람속에선 보지못하고 망각한 그것들이 모래처럼 귀한 꿈으로 지상에 머물러 있습니다. 오전 9:33 2006-02-13 예기 드림 yegie dream ............................. 13처 별길따라 오르는 하늘만남,섯알오름학살터 아뜨르비행장터를 지나 백조일손유가족분들이 보살피는 섯알오름학살터에 갑니다. 분화구처럼 깊숙히 패인 포탄자국아래 들꽃처럼 진 사람들의 영혼이 별길을 타고 내려와 앉아있는 곳. 그 별길을 이승의 사람들 눈에도 보이게 가는 끈 두가닥으로 각기 이어서 하늘에서 내립니다. 그리고 땅속에서 올립니다. 별들을 그 실위에 꼿아서 하늘에 메달고 바람에 흩날리는 별의 움직임. 따사해진 날씨에 우린 우리가 돌아간후 맞이할 밤을 준비하면서 한낮에 학살의 언덕과 웅덩이를 오가며 참 많은 별들을 수놓습니다. 14처순례의 마지막 이틀 4.3으로 시작한 여행은 1950년으로 이어지고 다시 인간의 시간은 생떼처럼 지속됩니다. 우리들은 제각기 몇가지 자신들이 준비해온 얘기들을 그곳에 펼쳣습니다. 이별을 서서히 준비하고있는 나날. 햇살속에서 눈비를 보고 비바람속에서 맑디맑은 햇살과 하아얀 구름을 보면서 벗을 만나온 길. 우리의 이 초라한 여정이 이제 곧 누군가에 의해 지워지고 치워지고 이곳엔 기념과 상기의 명분으로 크고작은 기념물들이 자리잡으며 그길을 따라 손쉬워진 역사교육장으로 관광명소로 4.3의 역사는 하나의 관광상품이되어서 기다리는자나 찾아오는 자 모두에게 제 욕망을 채워주는 살아남은자들의 죄악이 펼쳐지겠지요. 그러기전에 그렇게 사람들에의해 영혼의 가슴이 더 아프기전에 우리의 이 조그마한 순례여정이 진행될 수 있었음을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이젠 아무리 지워도 우린 그 속에서도 최소한 이번 순례에서 바라보고 만난 만큼의 상기로 이미지를 각인하고 꿈을 조각하며 여생을 당신들과 함꼐 벗이될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심한 사람들의 명분놀이와 멸망까지 쉬지않고 지속될 인간의 전쟁앞에서 가녀린 평화를 굳건히 지켜갈 먼지같은 요소로서의 즐거운 이승길을 걸어가며 문득 당신을 찾고 혹은 찾아온 당신의 손짓과 호흡을 맛보며 용기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질없는 심신의 촉감은 이별이 이리도 서럽습니다. 이제 또하나 소중한 벗을 얻어서 다시 시작하는 여행길인데도.. 추스리고 떠나기 위해 미리 이리 적적한가봅니다. 오후 12:45 2006-02-14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14처 오손도손 모여살던 고운마을 하나 백조일손께 지어드리고.. 14처 순례의 마지막날 어제 섯알오름에서 만나 별길을 놓았던 그분들이 계신곳. 7월7석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 이분들은 별이 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14처 기행의 마지막에 다다르면서 알게되는 것은 아무것도 끝나지않았다는 것. 14처의 마지막장소는 그렇게 인간의 부질없는 미련을 알려주고 부서트린 비석과 다시 세운 비석, 그들처럼 부수지못하고 저밖에 그 비문과는 너무 다른 내용의 진실이 담긴 안내문. 하지만 그것조차 다시 한 문장이 지워지고 고쳐져있습니다. 악을 행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미련을 버리지못하고 그 죄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그들에 의해 함몰되는 어진 사람들, 가해자가 적히지않은 학살자가 누구인지 적히지않고 오히려 6.25의 총성을 내세우므로서 학살자를 넌지시 왜곡시킨 괴물같은 비석. 그것을 치우지못하고 그저 부서진 원래비석의 조각만을 줏어 담아 가슴아프게 놓아두었습니다. 순례의 마지막날 우린 백조일손지묘에 다가가서 그 흉물스런 허물옆에 가슴시리게 조각져 모셔진 애처러움에 다가가 그 제대조차없는 비문앞에 오손도손 모여살던 이 아름다운 사람들의 영혼을 마주하며 그분들을 그리며 조그마한 마을을 만듭니다. 집을 지어드리고 나무를 심고 나무엔 사과와 감귤이 열리고 새들도 날아와 앉았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이 마을나무사이로 보이고 "환원할수 없으되 둘이 아닌" 이런 글귀를 적어 마을어귀에 놓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오랫동안 준비해오고 가슴조려온 이 순례가 끝납니다. 순례는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58년이 지나도 그 방법을 바꿔가면서 지속되어오는 그리고 현재까지도 미래에도 변함없이 참담한 인간들의 아린 악덕을 이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모두의 망각앞에 망각의 합당화앞에 무엇을 어떻게 고쳐가며 행동해야할 것인가도 처절히 알게 되었습니다.. 100여기의 무덤이 묘비없이 모여있는 쓸쓸한 곳. 우린 이렇게 이름없이 떠나간 고운 사람들의 조용한 숨결을 통해서 묘비명보다 더 큰 순교를 기억합니다. 살을 에이게 추웠던 날부터 몸을 가눌수없느 바람과 거친 파도 그리고 꽃가루처럼 아름다운 눈싸라기로 마을을 감싸주었던 제주는 그 14일간의 순례안에 유채곷을 활짝피워주기도 하고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중산간에선 안개지역을 만들어서 우리가 고귀한 꿈을 꾸며 그들안에 함께있다는 것도 알려주었습니다. 제주에서 14일간 우린 이 아름다움이 그들의 숨결로 온통 감싸여있다는것을 알았지만 사람들은 전혀다른 삶을 그위에 영위하며 뺏고 빼앗기고 영위하면서 이 섬과 이 섬의 삶을 망각속에서 파괴해나가고 있다는것도 알게되었습니다. 악하진 않으나 선하지 못하여 슬피 퇴화되어가는 고귀한 섬. 사랑은 하나 정진하지 못하여 슬프게 침몰하는 섬. 아름다우나 정결하지 못하여 시리도록 가슴아픈 섬. 스스로 지워버린 마을들만이 남을 부질없음으로인해서 오히려 잃어버린 마을이 애처롭게 아름다운 곳. 그곳이 이제 고향이되고 벗이 되어 하영 슬픈 가슴으로 작별합니다. 14처를 돌면서 정말 십자가의 길처럼 고통은 심화되고 마침내 고통은 하나의 무아가되어 꿈이 되어버렷습니다. 이제 이 고귀한 꿈을 잃지않으며 꿈안에서 별을 보고 성운과 소통하며 이승으로 이어진 맥을 시공안에 일체시켜가는 노력만이 과제로 남습니다. 14일간 예플러와 저의 여정에 동행하며 순례자의 모습으로 말없이 동행해준 사람들이 셋있습니다. 문재선 사유진 박수현님. 그리고 전체를 같이 못했지만 함께한 별음자리표,이경준님 두사람 역시 14처에 한 조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하여 유랑할 이 [14처,이정표를 세우며]의 공연일정에 그들이 온다면 언제나 이 작업안에 자릴 비워두고 기다림과 재회를 기약합니다. 별에 대한 얘길 하고싶어 다가왔다가 성운과 성단을 바라보고 그속에서 꿈을 꿉니다. 그리고 그 꿈은 이제 꿈속의 꿈이되어 다시 바람안에 분신됩니다. 많은 것을 두고왔지만 그 모든것을 가지고 뭍으로 올라갑니다. 살아있음에 대한 슬픔이 중산간을 가로막은 안개지역을 넘어 뼈아프게 밀려옵니다. 우리가 할수있는것은 삶이 아니라 죽음인것을 안개지역을 넘어 마주하는 인간도시엔 다시 수많은 욕심과 변명과 편협된 이기심이 욕정을 안고 삶이란 명분으로 바쁘게 움직이고있었습니다. 안개가 걷힘이 오히려 안개이며 안개가 오히려 선명한 사랑입니다. 감사했으며 고마웠습니다. 순례의 반을 마치고 서부지역을 넘어오면서 농담처럼 한말 고맙습니다란 말 58년을 넘어 뒤늦게 다가와서 가슴으로 부터 나오는 말이 그것이었는데 그리고 그 말이 너무 안어울려서 놀랐었는데 이젠 가슴이 쥐어준 그말의 이유를 알듯도 합니다. 우리가 열네곳에 세운 이정표는 백개도 넘지만은 그것이 올 4.3까지라도 보존되어 또다른 4.3순례자들에게 힘이되어줄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가 놓은 편지들을 보고 다른 순례자들도 하나둘 마음의 편지를 적어서 벗에게 바치면 그 편지가 늘어나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부터 이성과 사랑과 희망과 이곳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오전 2:01 2006-02-15 예기 드림 yegie dream ............................. http://www.jejusori.net/ 도민일동 [2006-02-01] 감사의 말 전합니다 제주사람들이 참 부끄럽습니다 진작에 했어야할 일을 대신 한다니 얼굴은 본적이없지만 부디 건강하세요~~~ ........................ http://www.jejusori.net/ 도 [2006-02-01] 가시는 걸음마다 희망을 품으소서 4.3영혼 영신님이 돌보아 주실 것입니다. 건강하소서 ..... http://blog.naver.com/namisong 나미송 의미있으신 행로를 하시고 떠나십니다. 혹시나 지나시는 길이라도 들리시지나 않을까 생각이 있었습니다. 주검을 찾는 살아 움직임에 경의를 표합니다..() 2006/02/15 00:35 ............... 2월18일 토요일 저녁 7시 대학로 축제극장에서 진혼굿 지나가리라 의 본공연후에 열리는 이야기마당으로 예기 예플러의 [14처 이정표를 세우며]가 공연됩니다. 2006/02/18 14:19 예기 드림 yegie dream .............................. 성주민족극한마당 8월3-6일 [14처] 참가키로 | 006/02/19 08:46 http://blog.naver.com/yegie/50001920731 올해 제 19회 민족극한마당은 성주에서 8월3일부터 6일까지 열리며 이름없는공연팀은 [14처,이정표를 세우며]를 갖고 이에 참가하려합니다. 제주 14처 작업에 참가하엿던 분들로서 이 성주공연에 동행하실 분은 미리 약속을 정해주시고 공연준비를 해주시길 바랍니다. [14처.이정표를 세우며]는 14일간의 제주공연을 시작으로 18일 축제소극장에서 무대극으로서 작품시연을 하엿고 이제 이를 다듬어 가면서 4.3공연등 몇차레 공연과 영상회등을 통해서 보듬어서 성주 민족극한마당에서 그 작업을 완성하려합니다. 예기 드림 yegie dream ............................... 머털도사 낙선동 성터, 목시물굴, 표선백사장, 다랑쉬마을, 무등이왓, 성산터진목... 아픔이 아직 아물지 않은 그곳을 찾아 해원하는 님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집 잘 보았습니다. 언젠가 다시 찾아 님들이 새겨놓은 여러가지들을 보고 싶습니다. 2006/02/18 21:42 ..................... 약속했던 그 공연을향해 같이갈 사람들을 기다립니다. | 14처-7.29영동8.2정동진8.4성주 2006.06.29 18:30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51 7월29일 영동자계예술촌 숲속마을축제에서부터 8월2일 정동진에서의 실험예술제 그리고 8월3-6일 성주 민족극한마당으로 이어지는 공연여정에 [14처-이정표를 세우며]로 참가합니다. 지난 2월, 14일간의 제주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성주민족극한마당을 목표로 재작업을 준비하고 약속했던 작업인데 당시 제주에서 함께했던 분들이 이 작업을 위해 약속처럼 시간을 내어놨는지 의문입니다. 어쨋건 그들을 1차로 기다리면서 이 작업준비를 합니다. 그 당시에는 다른 스케쥴이 없어서 이 공연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는데 아마도 막상 7월이 오고 작업일정에 다가가면 늘 그렇듯이 이 팀도 대부분이 다른약속을 핑게로 이 작업에 동행하지않을거라 봅니다. 제주의 4.3영혼들과의 만남과 그를 통한 약속이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이 그때 그 당시 그렇게 처절한 마음으로 동행하지않았으므로 2월의 그 쓰라린 감사를 토대로 다시 모두 다 만나서 동행할 수 있을거라는 것은 욕심이기도합니다. [14처]는 제주의 4.3사적지를 찾아순레하면서 영혼들을 만나고 그들로부터 배운 사랑을 실천하기위한 약속을 하는 작업입니다. 공연일정은 7월29일부터 8월6일까지며 이를 위해 7월에 다시만나야하며 다시 준비하고 우리가 듣고 나눈 얘기를 망각의 세상앞에 다가가전해야할 시간이 돌아왓습니다. 7월10일까지 이 작업에 동행할 분들을 다시 기다립니다. 7월29일부터 8월 6일까지 영동-정동진-성주로의 일정을 함께하면서 4.3의 넋들과 함께 살아갈 분들은 naver 까페 함께만드는 거리공연 cafe.naver.com/yepler +동맹추가 안에 있는 14처 작업게시판에 오셔서 답글 달아주시고 작업에 동행을 약속해주길 바랍니다. 문재선 사유진 박수현 이경준 조은성 홍성배 님등 제주에서의 초연에 함계했던 분들을 기다립니다. 약속을 못지키시는분은 7월10일까지는 약속을 못지키신다는 글이라도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분들이 먼저 다녀온 길을이어 다시 새롭게 14처를 순례하는 순례자가 되어 새롭게 영혼들과의 만남을 향해보실분을 찾습니다. 연락주십시요. 10일까지 기다려서 단 한 분도 없을 경우는 3개축제에 예플러만의 모노드라마로 이 공연은 넋과의 약속을 지키며 이승아닌 저승에서 산사람들의 화답없이 귀한 그리움을 담아 작업될 것입니다. 14처 공연일정 ............................ 7.29-31영동 자계숲속마을축제[14처,이정표를세우며] 8-2 실험예술제(정동진) 8.3-6성주 민족극한마당[14처,이정표를세우며] .................................................................. 14처를 다시 기억해걸으며.. | 14처-7.29영동8.2정동진8.4성주 2006.07.02 18:54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124 우주에서 바라보면 우린 하나의 구슬픈 아집투성이의 미생물 종입니다. 단세포적이며 좁고 얕은 시야로 웰빙을 꿈꾸며 살다가 자신의 마실이유의 망각을 후회하며 돌아오는 부질없는 몽중인입니다. 그자신 모두가 개개의 우주이며 하늘이며 또한 망각의 시간안에 걸러진 존재들. 스스로 행하려 떠났다가 그 떠남의 이유를 망각하고 돌아와서 무안해하는 부질없이 뉘우치는 시간여행자들이기도합니다. 그 이승의 시간여행안에서 14처는 또하나의 스스로의 시간여행과 이유를 만들고 그 결과 시간을 만나고 빛을 만나고 죽음의 아름다운 이유를 만납니다. 헛묘는 존재함이 겹쳐지는 꿈속의 꿈임을 얘기하면서 그것을 통해서 공존의 공간안에서 우리의 실체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정말 사람들이 찾아헤메고 이룬다고 자만하는 모든 것은 헛된 것이며 오히려 헛되게 보이는 그안에 진실이 내재되어있습니다. 내일은 섯알오름에 가서 커다란 구덩이의 이승과 삶을 이어가는 별같은 실을 연결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뺘마디를 모아 지은 백조일손지묘에 가서 부서진 비문에 꽃놓으면 우린 이제 새로운 존재의 이유를 다시하나 내안에 성운처럼 담고 비좁은 은하를 여행하게 됩니다. 그리움은 사람의 가치를 일깨우는 귀한 영혼의 심성입니다. 제주에서 14처를 돌면서 만난 영혼들. 사람속에선 보지못하고 망각한 그것들이 모래처럼 귀한 꿈으로 지상에 머물러 있습니다.(작업노트중에서) 이름없는공연팀은 7월29일 자계예술촌의 산골마을축제개회식과 8월2일 정동진에서 열리는 2006실험예술제 개막공연 그리고 8월3-6일 성주에서 열리는 민족그한마당에 [14처,이정표를세우며]란 작품을 가지고 참가합니다. 그리고 7월10일까지 온라인으로 이; 공연에 동행할 분들을 찾고잇습니다. 함께하실분들은 네이버 함께만드는거리공연 까페로 오셔서 글주세요 http://cafe.naver.com/ArticleList.nhn?clubid=11714699&menuid=15&boardtype=L 예기 드림 yegie dream .................................................... 무대디자인 | 14처-7.29영동8.2정동진8.4성주 2006.07.03 18:09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129 2개의 스크린을 돗배처럼... 그리고 그위에 비춰지는 14처순례영상. 그 앞에 배치된 연기자의 여정. 14처에 세워가는이정표. 빔프로젝트2개 2가지의 영상 영사막은 각 16:9 배율(320*180)(640*360) 예기 드림 yegie dream ........................ 14처 작품홈페이지로 가기 | 14처-7.29영동8.2정동진8.4성주 2006.07.03 18:48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133 http://yegie.redclef.net/14place.html .............................. 별음자리표님 | 14처-7.29영동8.2정동진8.4성주 2006.07.04 18:07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138 7월29일 자계리 산골마을축제 개막식 공연 [14처]에 참가하시는지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자계리에서 전화연락이 왔는데 오늘밤(7월4일밤)까지 프로그램수록용 자료와 참가자약력등을 보내달랍니다. 더불어 8월2일 정동진,8월3-6일 성주민족극한마당에 참가하는 14처공연에도 참가하시는지 여부를 제 까페 작품작업게시판 http://cafe.naver.com/ArticleList.nhn?clubid=11714699&menuid=15&boardtype=L 에 오셔서 알려주십시요 ......................... 여울목 네, 함께 하도록 하겠습니다. 07/06 10:15 ......................................................... 작품개요를 대신할 작업후기 | 14처-7.29영동8.2정동진8.4성주 2006.07.04 18:56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139 그렇게 그렇게 오랫동안 준비해오고 가슴조려온 이 순례가 끝납니다. 순례는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58년이 지나도 그 방법을 바꿔가면서 지속되어오는 그리고 현재까지도 미래에도 변함없이 참담한 인간들의 아린 악덕을 이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모두의 망각앞에 망각의 합당화앞에 무엇을 어떻게 고쳐가며 행동해야할 것인가도 처절히 알게 되었습니다.. 살을 에이게 추웠던 날부터 몸을 가눌수없는 바람과 거친 파도 그리고 꽃가루처럼 아름다운 눈싸라기로 마을을 감싸주었던 제주는 그 14일간의 순례안에 유채꽃을 활짝피워주기도 하고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중산간에선 안개지역을 만들어서 우리가 고귀한 꿈을 꾸며 그들안에 함께있다는 것도 알려주었습니다. 제주에서 14일간 우린 이 아름다움이 그들의 숨결로 온통 감싸여있다는것을 알았지만 사람들은 전혀다른 삶을 그위에 영위하며 뺏고 빼앗기고 영위하면서 이 섬과 이 섬의 삶을 망각속에서 파괴해나가고 있다는것도 알게되었습니다. 악하진 않으나 선하지 못하여 슬피 퇴화되어가는 고귀한 섬. 사랑은 하나 정진하지 못하여 슬프게 침몰하는 섬. 아름다우나 정결하지 못하여 시리도록 가슴아픈 섬. 스스로 지워버린 마을들만이 남을 부질없음으로인해서 오히려 잃어버린 마을이 애처롭게 아름다운 곳. 그곳이 이제 고향이되고 벗이 되어 하영 슬픈 가슴으로 작별합니다. 14처를 돌면서 정말 십자가의 길처럼 고통은 심화되고 마침내 고통은 하나의 무아가되어 꿈이 되어버렷습니다. 이제 이 고귀한 꿈을 잃지않으며 꿈안에서 별을 보고 성운과 소통하며 이승으로 이어진 맥을 시공안에 일체시켜가는 노력만이 과제로 남습니다. 별에 대한 얘길 하고싶어 다가왔다가 성운과 성단을 바라보고 그속에서 꿈을 꿉니다. 그리고 그 꿈은 이제 꿈속의 꿈이되어 다시 바람안에 분신됩니다. 많은 것을 두고왔지만 그 모든것을 가지고 뭍으로 올라갑니다. 살아있음에 대한 슬픔이 중산간을 가로막은 안개지역을 넘어 뼈아프게 밀려옵니다. 우리가 할수있는 것은 삶이 아니라 죽음인 것을. 안개지역을 넘어 마주하는 인간도시엔 다시 수많은 욕심과 변명과 편협된 이기심이 욕정을 안고 삶이란 명분으로 바쁘게 움직이고있었습니다. 안개가 걷힘이 오히려 안개이며 안개가 오히려 선명한 사랑입니다. 감사했으며 고마웠습니다. 순례의 반을 마치고 서부지역을 넘어오면서 농담처럼 한말 고맙습니다란 말 58년을 넘어 뒤늦게 다가와서 가슴으로 부터 나오는 말이 그것이었는데 그리고 그 말이 너무 안어울려서 놀랐었는데 이젠 가슴이 쥐어준 그말의 이유를 알듯도 합니다. 우리가 열네곳에 세운 이정표는 백개도 넘지만은 그것이 올 4.3까지라도 보존되어 또다른 4.3순례자들에게 힘이되어줄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가 놓은 편지들을 보고 다른 순례자들도 하나둘 마음의 편지를 적어서 벗에게 바치면 그 편지가 늘어나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부터 이성과 사랑과 희망과 이곳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 14처 작품홈페이지 http://yegie.redclef.net/14place.html 14처 공연사진집 http://yegie.redclef.net/14place01/page_01.htm 14처-이정표를세우며 공연대본 [14처 이정표를 세우며]공연대본 ............................................................................. 제1처 낙선동성터에 약속처럼 다시가다. 비교적 익숙하게 낙선동성터를 찾았습니다. 지난 해 9월 와 본 곳이었지만 차를 모는 이경준이 그때 순례에서 빠졌던 곳이라서 처음 올때처럼 똑같이 선흘1리 동백상회앞에 멈춰 길을 물었습니다. 동백가든 가는 길을 묻고 마을어귀 팽나무와 성터 들어서는 길을 그리움으로 반겨맞아 돌담길을 따라 감귤밭사이로 숨은듯 나있는 돌성터. 지난번엔 그저 마을분들이 집단이주당해 살던 곳이라고만 여기고 작은가슴 아리며 얼마나 답답햇을까만 생각하면서 총구로 만든곳에 창을 내드리고 돌담사이사이에 편지를 적어 전하고 갔는데 그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고 그때 함께 왔던 이들이 적은 편지가 4개월을 보내고도 돌담사이사이에 그대로 꼿혀있어서 다시 열어보고 접어 제자리에 담습니다. 준비해간 나뭇조각들을 엮어서 이정표를 만들고 낙선동성터 그리고 4.3이라고 적습니다. 14처 이정표작업에선 이정표 표목에 더 이상 다른 글을 적지않기로했습니다. 편지를 쓰고 엽서를 적어도 누가 했다거나 하는 이름은 적지않았습니다. 살아있는 이들에겐 누군가로 그저 남아서 이 이정표작업이 하나의 찾음의 확인정도로 마주치길 바라고 그리운 그 영혼들에겐 그저 뒤이어 살아가는 슬픈 사람들의 고운 그리움과 그 영혼을 향한 감사의 만남으로 전해지길 바랍니다. 문재선은 아주 큰 나무이정표를 만들어왔는데 이 작업의 의도와는 좀 어울리지않는듯 했지만 지워져가는 성터 모서리앞에 이곳의 이름과 함께 4.3이란 언어를 세워놓으니 그렇게 나쁜 것 만은 아니었습니다. 생각하기로는 너무커서 오히려 쓰라릴까 걱정되서 작고 초라한 이정표를 만들어서 들꽃처럼 사람들 눈에 보일수 있는 이정표를 만들어두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강요하지않고 보이는 사람에게만 발견되고 찾고자하는 순례자의 눈에만 들어오는 들꽃같은 존재로서의 이정표가 되어 그리움을 나누는 고운 빛이되게.. 재선도 그 뜻을 이해하고 이어질 순례의 이정표나무 작업을 준비하기로 헸습니다. 공항에서 만나 함께 낙선동으로 온 사람들도 준비는 없었지만 음악도 조명도 시작도 없이 이뤄지는 준비해온 사람들이 만드는 이 공연을 바라보다가 하나하나 조금씩 거들기도 하고 성벽주변을 돌아보기도하면서 순례에 낯설게 적응해 왔습니다. .................................................. 제2처 목시물굴,제주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중산간길.. 긴 길을 걸었습니다. 자동차가 있다면 차 가진 사람 한사람만이라도 순례에 참여하였거나 이 순례의 얘길 듣고 차량지원만이라도 선뜻나서주었다면 15분정도면 일행이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무겁고 힘든 짐들을 갖고 3시간이나 걸어서 예정보다 훨씬 늦게 어둑해지는 시간에야 목시물굴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는 그리쉽게 왔던 선흘1리 동백상회앞 네거리까지 가기위해서 제주에서 함덕까지 버스를 타고간후 버스에서 내려서 3시간이 좀 안되는 시간을 굽이굽이 걸었습니다. 제주 중산간마을길의 아름다움이 조급한 걸음속에서도 꿈결처럼 다가왔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그리워하면서 옹기종기 살던 사람들이 걷고 생존하던 곳.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가해한 또다른 사람들에 의해 공포속에서 바라보고 이유도 모른채 죽어가야했던 곳. 목시물굴로 4.3순례지의 이정표를 세우려 걸어가면서 바라보는 길은 산굼부리 밤하늘 뽀얗게 수놓인 성운을 바라보며 생각하던 우주의 얘기와 같습니다. 순례에 함게하는 참가자들은 어제보다는 익숙하게 낯설지않은 모습으로 간혹은 스스로 준비한 얘기를 귀하게 풀어놓으면서 목시물굴 입구로 가는 어느 개인의 봉장에서 자신이 준비해온 이정표와 편지 4.3자료책자에 적힌 이곳의 자료를 걸었습니다. 그리고 짐과 옷가지들을 두고 준비해간 랜턴과 촛불들을 가지고 몸하나를 겨우 눕혀 들어갈만한 입구를 내려 사람들이 살고있던 곳 그렇지만 사랑마져 빼앗지는 못해서 아름다운 삶이 변함없이 존재하였으리라 믿어지는 곳 목시물골로 들어갔습니다. 가져 간 끈으로 길을 만들고 촛불로 칠흙같은 어둠을 조금조금 밝혔습니다. 간혹 떨어지는 숨결과 스쳐 맞아주는 숨결. 이 안에선 박쥐도 아름답고 얌전했습니다. 박수현 조은성 예플러 ..순례를 준비한 사람들은 하나하나 자신이 준비한 선물이나 얘기를 털어놓았고 그 작은 스침으로 시공을 초월한 그리움이 꿈이 되었습니다. 모두들 좀 더 깊이까지 따라들어간 뒤 홀로 빈공간에 남아서 가는 촛불 몇개의 흐린 실날빛 속에서 용암굴 천장에 매달린 작은박쥐 벗삼아 말을 걸어보았습니다. 시간은 어둠속에서 호호 찬입김을 내쉬면서 낯설은 동무의 어깨를 간지려주었습니다. 사람들이 두고 간 카드와 연필과 함께 놓아준 노트 그리고 나무가지. 우린 동굴밖에 이정표 몇개를 세우고 예플러는 벗을 사귀듯 여러장 편지를 적어서 그 이정표 곁에 두었습니다. 해가 졌는데도 우리는 아침을 맞이하는 듯 좁은 공간을 지나서 그곳을 나왔습니다. 밤이면 가끔 누군가 이 빛이 그리워서 이 공기가 그리워서 몰래나와 숨죽여 심호흡을 했을거야. 순례자들은 그 어두운 밤 밝음을 느끼면서 공기를 맞던 아이 혹은 소년 혹은 노인과 만났습니다. 그리고 저흰 이정표를 놓으려고 왔어요. 당신들이 그리워서 그리고 죄송스러워서.. 편지만 드리고 몰래 가려고했는데.... ...................................... 제3처 표선백사장 혹한 모래바람속의 깃든 영혼과의 해우 아주 추운 날이었습니다. 아침 고마리일행이 3일간의 합류를 위해 제주에 도착했고 순례일행은 각기 표선으로 찾아와 겨울모래바람이 살을 에는 차갑고 아름다운 표선백사장 바람하나 막아줄곳없는 해변들녁에서 일행은 다시만났습니다. 매년 성수기엔 백사장축제도 열린다는 이곳 표선해수욕장엔 백사장 깊게까지 물이들와 있었고 그래서 더욱 서글퍼보였습니다. 물길에 씻겨감 그리고 물길을 따라 다녀감의 흔적. 사람들은 이제 조금씩 아름다운 순례자의 모습이 되어 서로를 감동시킵니다. 각기 준비해온 그리움에 열중하고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면서 매서운 모래바람에 눈을 감곤하면서 표선 그 아름다왔을 마지막바다를 함께바라보며 벗에게 각기 다른 모습으로 편지를 씁니다. 이정표는 준비해온 나뭇가지를 못질해서 조립하고 거기에 먹과 붙으로 글을 적어 모래를 파고 까아만 돌산사이에 자리잡아 세워집니다. 표선백사장 그리고 4.3 그렇게만 적습니다. 그리고 박수현이 준비해온 작은 안내판이 이 백사장과 표선이 담고있는 4.3얘기를 들꽃처럼 전해주기위해서 바위에 놓입니다. 넓디넓은 하늘과 바다 그리고 슬픈 꿈을 안고사는 백사장 그리고 조금조금씩 보이는 숲과 나무들 그 수평선아래에서 작은바위섬을 오가면서 사람들이 그리움을 현실화시키고 꿈에 빠져들고있습니다. 문재선은 이정표를 만들고 다시 그곁에 깊고깊은 마음을 한지로 접어서 남겨전해줍니다. 박수현이 물었습니다.우리의 이 이정표작업이 산자를 위한 것일까요? 살아있는사람들 만을 위한 것은 아닐겁니다. 그리고 누굴 위한 것이라기보단 그저 사랑보다 더 큰 그리움의 실천으로 영혼과 심신이 만나는 작업의 연결고리라도 되었음하고 준비했는데 그 결과는 알수없습니다. 무심한사람들에게 즐거운 해수욕을 해치는 거추장스러운 표식으로 오인받아 뽑히고 치워지지나 않았으면합니다만 이름없이 놓여진 이 마음들이 영혼을 잊고 살아가는 살아있는 이들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려는지.. 그림처럼 움직이고 사랑할수있는 사람들이 되기위해 같은시공안에 뜽금없이 존재하고 사람들은 제4처인 다랑쉬마을을 생각하며 헤어졌습니다. 사라진마을 그렇지만 아름답게 살던 사람들이 고향처럼 다시 들려보는곳. 그곳에 우린 집을 지어주려갑니다. 다랑쉬오름에 올라 내려다보는 마을은 얼마나 다시 아름다울까? 제3처 표선을 다녀온 밤은 그들이 소개전에 살던 곳 다랑쉬에 집을 지어주기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어 아름답고 분주할 밤입니다. ........................................... 제4처 다시 만들어드린 다랑쉬마을 존재함이 그 이유를 찾지못하면 그리고 이이유에 합당하게 행동하지않으면 우리의 생존은 얼마나 불가치하며 타생명과 환경에 방해물이 되는가? 먼저간 사람들의 아름다운 흔적을 찾아서 떠나는 십자가의 길을 따라서 걸어보며 만남을 준비하고 행하는 일, 생존하며 잠시 머무를수 있는 그리고 기댈수 있는 위안의 시간이고 계기일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이 동행하지만 그 개개의 정착이 운동이 이 흐름을 깰가 두렵습니다. 그리고 시공을 초월해서 만나는 영혼과의 대화에 서로 방해라도 되지않을까? 예전엔 10여가구가 옹기종기 아름답게 모여살던곳 그리고 어느날 소개되고 학살되어 마을이 없어지고 오름아래 마을은 잊혀져서 그 넋들에 대한 에의도 없이 행글라이더를 타는 사람들의 트가 되어버린 곳. 잃어버린 마을이라는 어설픈 푯말하나 세겨져있어서 더욱 참담해지는곳. 지난 9월 몇채의 집을 짓고 그들의 시간을 기억해보았던 이곳에 다시 와서 준비해온 집을 지었습니다. 마을을 짓고 마을이정표를 세우고 쉼터를 세우고 모여 얘기나눌수있는곳을 세우고 그래서 얼어붙은 찬바람속에서 두시간넘게 오름에 올라가기로한 예정도 잊은채 고운이들의 방문이 그 어린 마음이 어떠셨는지? 혹 곤한 삶에 방해는 되지않으셧는지? 아님 이 부질없는 모습들에 그저 대견스레 귀여워 보이셨는지? 저흰 그저 그 아름다운 이들의 제각기 살고있던 꿈이 사랑이 다시 기억되고 한때 서글펐던 그 아픔이 삼몽사처럼 꿈속의 꿈으로, 어리석고 어진 인간의 모짐으로 영원속 그리움 한편에 새겨졌으면하고.. 그리고 함께 있게됨을 함께 있었음을 잊지않았음하고.. .................................... 제5처 성산터진목 일출봉과 바다가 보이는 그곳 다른 순례처와는 달리 이곳엔 겨울에도 관광객들이 도착하고 일출봉으로 줄줄이 올라갑니다. 무엇때문에 저곳에 저렇게 오르는지 알순 없지만 이 아름다운 풍경을 둘러싸고 수많은 슬픔의 역사가 깃들어있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오르는 사람은 드물어보입니다. 지난9월 첫순례 때 동네분 한분이 얘기해주신 일출봉아래의 학살터를 찾아 배를띄웠는데 이번 14처순례엔 터진목을 찾습니다. 터진목엔 뜻밖에 시비가 하나 우뚝서있고 전망좋은곳 말타는곳 등의 간판이 이정표처럼 서있습니다. 시비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참아름답다고 읊은 시가 적혀있었고 문주란 재배단지엔 바다와 일출봉을 전망할수있는 돌의자도 작은공원처럼 만들어져있습니다. 이정표작업은 그 시비를 조금 빚겨선 언덕지기에 바다를 향해 세웠습니다. 그리고 그 이정표옆에 안내글과 엽서 그리고 돌거북들 한지로 접은 종이배들이 정성스레 놓였습니다. 이제 순례는 하루하루 그 다음날의 순례를 준비해온 사람과 그것을 따라다니면서 보는사람으로 확연히 구분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하나 혹은 한팀씩 교체됩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이 잊혀지고 이마을 청년실업인들이 관광만을 위해 세워놓은 커다란 돌이정표만이 터진목의 입구를 소개하는데 그곁에 우리의 작은 이정표가 성산터진목 그리고 4.3이란 작은 언어로 고운 기억으로 이곳을 찾아올 사람과의 만남을 기다리며 그곳에 낯설게 자리잡습니다. 그리고 떠나갑니다. 이어놓앗지만 금새 망가져 뽑혀버릴지도 모를 무심의 이정표 우린 아마 이 세상을 편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세균과 같은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이정표를 보고 그 불편만이라도 느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제6처 옴팡밭에 잠든 아가들 그리고 북촌운동장 14처가운데 우린 세군데 묘역을 갑니다. 그중 하나는 헛묘며 또하나는 백조일손지묘 이름처럼 슬픈 묘역들입니다. 그리고 제6처 북촌옴팡밭의 아기무덤 이곳엔 그나마 이승사는인간에겐 가장 근접해서 느껴지는영혼의 실체가 그 그리움을 안고 얘기를 들려주기위해 기다리고 있는 곳입니다. 직접 북촌초등학교에서 만나기도하고 헤어졌ㄴ느데 별음자리표가 제일 먼저왔고 문재선은 산굼부리에 내린 폭설로 조금늦게 도착 했습니다. 북촌학교마당은 올 때마다 새로와 지지만 우린 늘 운동장과 교사가 보이는 길가 언덕돌의자에 앉습니다. 거기에 앉으면 운동장에서 일어난 얘기들이 한눈에 보이고 왼쪽으로 밭과 바다가 나뭇사이로 보이고 거기에 서있었을 사람들의 마음과 그 이후로도 간혹 찾아오는 그리운 영혼들의 발길, 중산간을내려와 이 낯선 마을 북촌에서 다시 운동장에 집합되어 서있었을 시간과 가장 서글픈 생명체로서 변질되어버린 인간의 모습과 행동거지들을 바라봐야했던 동질의 고뇌. 파도소리와 바람소리에게마져 죄스러워했을 우리의 이성과 미움과 욕구로 가득찬 생태파괴의 생존. 그리고 옴팡밭아기무덤으로 이어지는 길목.아이들의 야외학습공간으로 조성된 그곳에서 모든것을 지켜보고 살아왔을 나무가지와 뿌리곁에 예플러는 죄스러움을 사죄하는 편지한장을 별음바리표는 붓글씨 한폭을 적어두고 갑니다. 그리고 문재선은 옴팡밭쪽으로 가는 길을 알리는 이정표 하나를 세우고... 북촌초등학교를 나와 조금 걸으면 지난9월 만났던 그 아이들 함께 죽지못한것이 오히려 부러워서 이제는되지않았을까 되뇌이며 산다는 오기생할머니의 시를 읽어주었던 그곳에 이릅니다. 순례길에 같이따라왔던 아이하나가 아이들을위해 준비해주엇던 종이인형의 흔적이 다시 발견되고 준비해간 선물을 내려놓으며 하나하나 아이들 무덤에 벌초하며 얘길 나눕니다. 시간은 흘러서 우린 이렇게 벗이되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영혼이 되어서도 아이의 모습으로 맞아주고 얘기나눠주는 고마운 이들. 다랑쉬마을이 고향이된 것처럼 이제 북촌옴팡밭은 우리에게 유일한 성묘처가 되었습니다. 문재선이이정표를 세우고 예플러가 아기무덤 하나하나에 자란 풀들을 뽑아정리해주면서 아이들과 수없이 긴 얘기를 나누는 동안 별음자리표는 노랫말하나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뒤늦게 따라온 박수현이 여느 곳처럼 준비해온 안내글을 이정표 곁에 세웠습니다. ................................................................. 제7처 몸을 날릴것같은 모래바람과 파도짙은 함덕 함덕 어제밤의 그 모습과는달리 태풍이라도 온듯 몸을 가눌수없는 모래바람이 차갑고 시리게 해안을 감싸휘몰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있는 길을 따라 이정표를 세우기위해 다가간 이들에게 파도는 바람을따라 몰아칩니다. 그속에서 우린 각기 준비해온 글과 편지로 이정표를세우며 여름유원지로만 사람들에게 인식되게끔 변해버린 이 곳에 수백명의 슬픈 생명들이 학살된 곳임을 기억케하며 그 학살후 남은 인간들이 생태해온 이 별을 애처롭게 바라보고있을 그들에게 다가갑니다. 바람이 깊어서 파도가 몰아쳐서 더욱 그리운 영혼들, 세상의 조각 한편에 빚겨서서 꽃처럼 아름답게 기억되는 귀한 영혼들. 그들을 만나 얘기나누고파서 우린 이정표를 세우고 다음 올 누군가에게 함께있으며 따로 떨어져 서로 만나지못한다해도 이 우주안에 쓸쓸히 동행함을 기억하려고 이렇게 그리운 이들의 아름다운 고난의 길을 따라갑니다. 문재선이 바람과 파도에 휩쓸려갈듯 파도를흠뻑맞으며 가슴아리게 함덕바다안에 한없이 서있었습니다. ................................................... 제8처 원동마을 입구 주막에 머무러 그 삶을 다시 펼치고 이제 순례는 동부지역 7처를마치고 서부로 이동 중문에 사는 그림그리는 분의 집에 남은 이들의 숙소를 정하고 7일간의 서부지역 순례를 시작합니다. 별음자리표가 북촌에서 만든 노래한소절과 남은 일곱곳에 전해줄 한지에 붓으로 적어준 편지를 남겨주고 올라감으로서 이제 순례는 자연스럽게 14일간의 일정을 함께하기위해 다가온 사람들 다섯명만의 것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중문숙소에서 함께 준비하는 예기 예플러 문재선 사유진과 제주시내에서 매일같이 합류하기위해 다가오는 박수현 이렇게 다섯명. 14처에 이정표를 세우고싶다는 제안을 듣고 아무런 조건도 이익도 없이 제 시간과 마음을 내어서 각기다른 의미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그려지는 14처의 얘기얘기들을 가슴아리게 우리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고귀한 넋들을 만나 말건네주기로한 순례자들이 되어갑니다. 간혹은 즉흥적으로 간혹은 그저 일처럼 그러다 어떨땐 공부하듯이 이렇게 한곳한곳 접근해가지만 4.3은 우리에게 이제 가슴을 터놓고 맘을 건넵니다. 이 별을 어떻게 가꾸어 나깔까 우린 어떻게 이 아픔과 무지 수많은 부정적인 심신의 행동들 속에서 하늘을 향해 존재의 의미에 맞게 죽어가야할까? 이제는 서부관광도로 그 터마져 지워져버린 원동마을 어귀에서 원지를 찾아 또하나 4.3으로 사라진 마을을 바라보며 마을어귀에 있었던 주막을 재현합니다. 다시 주막에 사람들이 찾아와 주막이 열리고 우린 눈발속에서 한잔 술과 안주를 놓고 마을사람들이 살듯이 돌아와 앉았습니다. 주막엔 나그네도 있고 아..그리고 주막에 들려 길을 묻다가 함께 죽어간 사람도 우리들안에 동행합니다. 시간을 흘러 원동주막에서 생존한 우리는 주막을 알리는등을 나뭇가지에 걸고 막걸리와 소주 호리병속에 담아나온 술 그리고 김치와 두부등 안주가 차려진 술상을 그곳에 놔두고 이정표를 세웁니다. 눈발이 포근히 내리고 우리에게 숙소를 제공해주고 오늘 원동마을 순례에 동행해준 월평숙소 오지용이 그려준 서화와 차림표가 별음자리표가 남겨두고간 글씨랑 원동주막에 4.3을 얘기하고 우린 4.3이전의 아름다운 그 주막의 온기를 그곳에 남겨두고 갑니다. ......................................... 제9처 무등이왓 아름다운 마을 마실돌기 집을 만들어드리고 싶었는데 준비를 못해서 가는길에 재료를 샀지만 동광육거리 찬바람속에서 집을 설계하고 짓기엔 무리가 있어서 한채만 만들었습니다. 동광육거리 주유소담장옆에 무등이왓 잃어버린 마을 가는길 이정표를 하나 세우고 그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입구표석 다랑쉬마을자리에서 보던 것과 똑같은 모양 똑같은 형태의 내용의 표석. 그 표석을 보고 들어설 마을길 100미터정도 들어선곳에 전망이 아름다운 돌담한쪽에 우리의 이정표를 세웁니다. 준비해온 편지 마음을 담아만들어온 이러저런 소품들. 예기 예플러 문재선 사유진 박수현 이렇게 다섯사람은 이제 익숙한 그리움으로 간혹 한곳을 바라보며 시간의 흐름안에 넋들을 만나 공존하는 모습도 보이며 슬픔으로 접근했던 단순한 마음들에서 벗어나 벗이되고 마실이되어 넋들을 만나는 방식도 하나둘 깨달아가는듯 합니다.. 마을초석처럼 정성어린 이정표를 세우고 이제 마을마실에 들어섭니다. 굽이굽이 그대로 남아있는 아름다운사람들의 생활터. 하영 아름다운 이곳에서 평화롭게 살았을 사람들 하지만 역사를 읽어보면 생애 어느 한때도 핍박받지않고 살아보지못하고 떠나간 마을사람들의 얘기가 속속이 들어옵니다. 우린 그안에서 물솜처럼 젖어있는 사랑하던 시간들을 찾습니다. 그리고 우리와 다른별에서 와서 하나가 되었던 또다른 별지기들의 생존의 깊이를 시공을 넘나들며 스쳐만납니다. 마을 곱디고운 골목길에 그들이 흙바닥위에 그려두고 뛰어놀던 사방치기흔적을 다시 살립니다. 그리고 네거리 한귀퉁이에서 우린 그렇게 그들과 같이 잠깐 시간을 돌이켜 아이처럼 유성처럼 뛰어놀아도봅니다. 그리고 또 마을을 굽이쳐걸어 언덕을 오르고 내리다가 쉬어감즉 한 곳에 놓여진 평평한 돌위에 장기판을 새겨드립니다. 흩어진 나뭇가지를 찾아서 장기알도 만들고 동네노인들이 앉아서 한나절 일손을 쉬며 소담스레 얘기나누엇을 이곳에 장기판하나 만들어 두고갑니다. 언제든 무등이왓이 그리워지시거든 뿔뿔이 흩어져야했던 마을사람들을 다시보고싶거든 언제든오셔서 얘기나누세요. 다랑쉬오름에 올라내려보며 그리던 마을의 모습과는 또다른 확연히 드러나는 숨결과 골목골목 따라 묻어나는 사람들 삶의 고귀함. 마을을나서며 마지막 표목을 세우고 다시 무등잉왓 4.3이라고 적어둡니다. 고향이 생겼듯 고향마을이 또하나 생겼습니다. 늘 잊지말고 그리워하며 찾아와야할곳. 그렇지만 마음에 담고 어디서나 만나고 그려볼수잇는곳. 애처로와서 더욱 그립고 그 그리움이 고귀해서 이승을 스쳐가는 시간속 삶의 방향을 인도하고 제시하며 그래서 더욱더 존귀하 곳. 무등이왓은 그렇게 간혹 꽃잎처럼 날리는 눈싸라기로 우릴 감싸고 사람하나 볼 수 없는 마실에 강아지 한두마리 넌지시 우릴 바라보고 채색된 묵화처럼 넘나드는 사랑으로.. ...................................... 제10처 동광큰넓궤 아름답고 감사한.. 지난9월과 또다르게 변해버린 오름주변의 모습들 책과 자료에 다르게 소개된 여러길을 따라 중산간의 아름다운 생태를 불도저로 빌고 세운 괴물같은 생태공원터도 보고 옆동네라서 4.3을 모른다는 개인목장 아주머니도 만나고 지난해 4.3사적지 동광큰넓궤를 찾는다는 일행을 무슨 쓰레기라도 보듯이 저쪽부터 달려와서 근접하지말라고 하던 경비아저씨의 생의 난해한 방식이 기억나는 골프장도 다시보며 몇번을 이길저길 오가다가 마침내 한노인을 만나서 그분이 직접 인도해주는 동광큰넓궤를 안내받앗습니다. 그리고 지난해에 보고 반가웠던 동광리우물가 터에 세워진 가장아름다운 4.3비석도 다시보고. 목시물골을 다녀와서 그런지 동광큰넓궤는 모두에게 비교적 순탄한 동굴이었습니다. 그리고 안에들어서서도 우린 몹시 익숙하게 그곳에 수십일을 살던 두마을사람들의 고운 숨결을 만나고 애길 나눴습니다. 그들의 생존했던 시간의 흔적들은 조심스레 쥐어보고 제자리에 다시 놓아두고 영혼들과 손을 잡듯 그 조그마한 옹기조각과 뼈조각들이 촛불몇개로 부분만을 밝힌 동굴의 어둠속에서 따스한 대화로 다가오며 시간을 훌쩍넘어 재회합니다. 미래에서 현재로 다가와준 영혼들과 현존하는 육신앞에 감사히도 다가와 말건네는 귀한 육성. 어둠속에서 우린 편지를쓰고 준비해간 카드와 마음들 그리고 조그많게 쌓아올리는 손가락크기만한 돌탑. 우리에게도 이곳에 살던 아이들처럼 트 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어느 젊은이의 힘으로 토벌대가 막아놓고간 입구돌을 밀치고 그날밤 하나하나 이곳을 나와 기약도 없이 떠나가던 마을사람들의 이별. 우리도 그곳을 그렇게 나왔습니다. 이제 나와 우린 이정표를 세우고 이곳에 편지를 적어놓고가지만 죽음아니어도 제스스로 약속하지못하는 인성으로 인해서 다시 만날수없을 모진 사람들. 일상은 우리에게 그러한 나약함을 안내하므로 일상을 버리면 모든것이 만나고 모든것이 주어지는 것을 나또한 아직 심신의 이탈못한 미숙한 존재입니다. 들오던길과 달리 편하게 사람들이 찾을수있는길을 찾아 조금 멀리돌아서 이정표를 세우면서 큰길로 나왔습니다. 포수의 총소리와 사냥개몇마리를 만났는데 오름의 숲길에서 총성을 들을 때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 공포뿐이었습니다. 이제 14처 순례길도 마루리지어갑니다. 준비할때의 많은 희망과 사랑에 대한갈구 인간에 대한 믿음 그리고 시작할 때의 많은 상심이 하나하나 정리되고 구체적 형상으로 드러나면서 사람에 대한 정리와 인간으로 존재함에 대한 비애가 마무리지어지며 빠른회귀를 위해 노력하고 더 정진하여야한다는 그리움이 확신지어집니다. 그리고 우리가 존재하는의미며 태어난 이유에 적절히 살다가야하는 의무감도 더더욱 절실해지고 한풀의 먼지처럼 지워져가는 이 지구의 모습앞에 드러난 옳게 존재하다 돌아간 영혼들의 가녀린 눈물도 마주하게됩니다. 이 순례에서 돌아가면 아마도 우린 더 모르는 사람들속에서 더 모른 얘기로 사람곁에 존재하는 영혼들과 대화하는 낯선 이방인으로 생존하는 벗하나 없는 미망의 존재로 더욱 처절한 그리움을 담고 거리를 걸으며 매일같이 더더욱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준비하며 그리하여 이승에서 얼굴한번 못보고 만났던 벗들과의 만남을 그리워하는 인간아닌 또다른 이질적 종이 될것 같습니다. .................................................. 11처,고요히 흐르는 개울같은 물결길,정방폭포소남머리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정방폭포의 물길은 이상스럽게도 좁은 개울물 그 흐름도 늘 평화롭기만하고 물결이 떨어지는 소리조차 없이 흘러서 바다로 갑니다. 우리의 순례길은 폭포를 보지않는곳 몇개의 돌다리아래로 흘러내리는 잔잔한 개울 이끼낀 작은 바위와 돌사이로 흘러강는 물결을 따라 바다를 바라봅니다. 이곳에 우리가 다녀온 마을과 마을에서 끌려온 사람들이 바다를 바라보며 잠이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큰 사랑으로 이 그바다를 기억케해줍니다. 58년의 그리움을 이곳에도 다시 죄스럽게 적어 나뭇가지에 매달고 편지도 적어주어드립니다. 종이나비가 나뭇갑지에 앉았다가 다시 물위에 떠다니고 빨간열매가 달린 고운 바구니 그 안에 담긴 종이배 네개의 조각을 모아 하나의 십자모양이 되는 흰조각위에 적어가는 편지, 그리고 또 이제는 익숙해진 우리의 만남들이 가녀린 물결을 일구며 흐르는 시냇물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에 함께 묻혀 시간이 됩니다. 14처 순례중 가장 따스한 날.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오고가도 그들중 아무도 찾지않는 다리밑 이 시냇가에 앉은 사람들은 실바람처럼 소리죽이고 안개처럼 움직이며 들꽃처럼 피어납니다. 예플러 재선 유진 수현 그리고 오늘부터 남은나흘을 함꼐 하겠다는 경준까지. 재선이 준비해온 녹쓸고 긴 날이 달린 낫을 고뇌처럼 들고 시냇물을 건너 돌위에 앉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물결을 흝고 그러면서 물결을 따라 폭포로 떨어지는 마지막 공간까지 나아갑니다. 공기는 온화하고 시간은 척박한데 우린 그안에서 마음을 가누며 만남이 이뤄내는 오랜 그리움에 익숙해갑니다. ........................................................... 12처 동광헛묘.거기있지못하나 거기있는 순례 십이일째.이제 마음은 이 순례를 정리하며 그안에서 익힌 얘기와 만든 것 그리고 사랑나눈것을 갖고 떠나야하는 그리움이 실로 오랫만에 이별이라는 서글픔을 쥐어줍니다. 이제는 다시 기약할 수 도 없는 제주행. 58년전 여기왔다면 나는 사람밖에 못만났을텐데 이 뒤늦은 3년간의 세번의 다가감이 사람아닌 뭍영혼들과의 친교를 맺고 벗이되어 아비가 되어 가족이 되어 고향이 되어버린 어눌한 서글픔으로 마침내 구슬픈 속내를 드러내고.. 열이틀째 되는 날 12처인 동광 헛묘에 들립니다. 거기 있지못하나 거기에 있는 이들의 안식. 인간의 그리움이 만들어놓은 소중한 노력. 비문여기저기엔 어제다녀온 정방폭포에서의 이승과의 헤어짐이 적혀있고 그래서 우린 헛묘란 이정표를 차마 그 입구에 세우지못하고 묘역 한구석 마지막자리에 꽃과 나비와 엽서와 편지를 모아 14처 그 어느곳보다 조심스레 그리고 아주 작게 안내목을 세웠습니다. 존재하지만 존재못하는 것이 오히려많은 인간의 세상에서 있지않으나 있음의 귀함. 그 헛묘의 내재성이 제주를 다시못온다하여도 이 이별을 이겨낼 힘이되어줍니다. 동광육거리에서 잘보이는 곳에 이곳으로 헛묘에 간다고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그래서 동광육거리 여섯갈래길중 세갈래의 입구에 3일을 따로따로 와서 각기 세운 우리의 이정표가 정겹게 놓여져있습니다. 이정표작업을 마치고 가게에 들려서 몸을 녹히며 얘기를 나눴는데 마치 유언같은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제주에 살고있는 박수현 이경준 두사람에게 이번 여정을 통해 우리가 만난 이들 보이지않지만 볼수있고 말하지않지만 들을수잇엇으며 얘기나눌수있엇던 이들 그들곁에 다가가서 우리가 보둠어 만들었던 이정표 나무 그리고 조그마한 집과 골목어귀의 장기판 사방치기놀이공간... 그런것들이 지워지거나 쓰러지지않게 아니면 쓰러지거나 지워지더라도 자주 오며가며 그곳을 찾아서 보살펴달라고 그리고 약속하는 사람들의 약속을 믿지못하면서도 그 답장을 기다리겟다고 얘기합니다. 이제 나는이 얘기들을 안고 우리가 만난 사람들의 넋을 안고 헛묘처럼 투명하게 존재하는 얘기를 뭍을 돌아다니면서 그들과 만나는 날까지 잊지않을겁니다. 우주에서 바라보면 우린 하나의 구슬픈 아집투성이의 미생물 종입니다. 단세포적이며 좁고 얕은 시야로 웰빙을 꿈꾸며 살다가 자신의 마실이유의 망각을 후회하며 돌아오는 부질없는 몽중인입니다. 그자신 모두가 개개의 우주이며 하늘이며 또한 망각의 시간안에 걸러진 존재들. 스스로 행하려 떠났다가 그 떠남의 이유를 망각하고 돌아와서 무안해하는 부질없이 뉘우치는 시간여행자들이기도합니다. 그 이승의 시간여행안에서 14처는 또하나의 스스로의 시간여행과 이유를 만들고 그 결과 시간을 만나고 빛을 만나고 죽음의 아름다운 이유를 만납니다. 헛묘는 존재함이 겹쳐지는 꿈속의 꿈임을 얘기하면서 그것을 통해서 공존의 공간안에서 우리의 실체를 바라볼 수 있게 해줍니다. 정말 사람들이 찾아헤메고 이룬다고 자만하는 모든 것은 헛된 것이며 오히려 헛되게 보이는 그안에 진실이 내재되어있습니다. 내일은 섯알오름에 가서 커다란 구덩이의 이승과 삶을 이어가는 별같은 실을 연결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뺘마디를 모아 지은 백조일손지묘에 가서 부서진 비문에 꽃놓으면 우린 이제 새로운 존재의 이유를 다시하나 내안에 성운처럼 담고 비좁은 은하를 여행하게 됩니다. 그리움은 사람의 가치를 일깨우는 귀한 영혼의 심성입니다. 제주에서 14처를 돌면서 만난 영혼들 사람속에선 보지못하고 망각한 그것들이 모래처럼 귀한 꿈으로 지상에 머물러 있습니다. ............................. 13처 별길따라 오르는 하늘만남,섯알오름학살터 아뜨르비행장터를 지나 백조일손유가족분들이 보살피는 섯알오름학살터에 갑니다. 분화구처럼 깊숙히 패인 포탄자국아래 들꽃처럼 진 사람들의 영혼이 별길을 타고 내려와 앉아있는 곳. 그 별길을 이승의 사람들 눈에도 보이게 가는 끈 두가닥으로 각기 이어서 하늘에서 내립니다. 그리고 땅속에서 올립니다. 별들을 그 실위에 꼿아서 하늘에 메달고 바람에 흩날리는 별의 움직임. 따사해진 날씨에 우린 우리가 돌아간후 맞이할 밤을 준비하면서 한낮에 학살의 언덕과 웅덩이를 오가며 참 많은 별들을 수놓습니다. 14처순례의 마지막 이틀 4.3으로 시작한 여행은 1950년으로 이어지고 다시 인간의 시간은 생떼처럼 지속됩니다. 우리들은 제각기 몇가지 자신들이 준비해온 얘기들을 그곳에 펼쳣습니다. 이별을 서서히 준비하고있는 나날. 햇살속에서 눈비를 보고 비바람속에서 맑디맑은 햇살과 하아얀 구름을 보면서 벗을 만나온 길. 우리의 이 초라한 여정이 이제 곧 누군가에 의해 지워지고 치워지고 이곳엔 기념과 상기의 명분으로 크고작은 기념물들이 자리잡으며 그길을 따라 손쉬워진 역사교육장으로 관광명소로 4.3의 역사는 하나의 관광상품이되어서 기다리는자나 찾아오는 자 모두에게 제 욕망을 채워주는 살아남은자들의 죄악이 펼쳐지겠지요. 그러기전에 그렇게 사람들에의해 영혼의 가슴이 더 아프기전에 우리의 이 조그마한 순례여정이 진행될 수 있었음을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이젠 아무리 지워도 우린 그 속에서도 최소한 이번 순례에서 바라보고 만난 만큼의 상기로 이미지를 각인하고 꿈을 조각하며 여생을 당신들과 함꼐 벗이될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심한 사람들의 명분놀이와 멸망까지 쉬지않고 지속될 인간의 전쟁앞에서 가녀린 평화를 굳건히 지켜갈 먼지같은 요소로서의 즐거운 이승길을 걸어가며 문득 당신을 찾고 혹은 찾아온 당신의 손짓과 호흡을 맛보며 용기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질없는 심신의 촉감은 이별이 이리도 서럽습니다. 이제 또하나 소중한 벗을 얻어서 다시 시작하는 여행길인데도.. 추스리고 떠나기 위해 미리 이리 적적한가봅니다. ........................ 제14처 오손도손 모여살던 고운마을 하나 백조일손께 지어드리고.. 14처 순례의 마지막날 어제 섯알오름에서 만나 별길을 놓았던 그분들이 계신곳. 7월7석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 이분들은 별이 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14처 기행의 마지막에 다다르면서 알게되는 것은 아무것도 끝나지않았다는 것. 14처의 마지막장소는 그렇게 인간의 부질없는 미련을 알려주고 부서트린 비석과 다시 세운 비석, 그들처럼 부수지못하고 저밖에 그 비문과는 너무 다른 내용의 진실이 담긴 안내문. 하지만 그것조차 다시 한 문장이 지워지고 고쳐져있습니다. 악을 행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미련을 버리지못하고 그 죄를 이어갑니다. 그리고 그들에 의해 함몰되는 어진 사람들, 가해자가 적히지않은 학살자가 누구인지 적히지않고 오히려 6.25의 총성을 내세우므로서 학살자를 넌지시 왜곡시킨 괴물같은 비석. 그것을 치우지못하고 그저 부서진 원래비석의 조각만을 줏어 담아 가슴아프게 놓아두었습니다. 순례의 마지막날 우린 백조일손지묘에 다가가서 그 흉물스런 허물옆에 가슴시리게 조각져 모셔진 애처러움에 다가가 그 제대조차없는 비문앞에 오손도손 모여살던 이 아름다운 사람들의 영혼을 마주하며 그분들을 그리며 조그마한 마을을 만듭니다. 집을 지어드리고 나무를 심고 나무엔 사과와 감귤이 열리고 새들도 날아와 앉았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이 마을나무사이로 보이고 "환원할수 없으되 둘이 아닌" 이런 글귀를 적어 마을어귀에 놓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오랫동안 준비해오고 가슴조려온 이 순례가 끝납니다. 순례는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58년이 지나도 그 방법을 바꿔가면서 지속되어오는 그리고 현재까지도 미래에도 변함없이 참담한 인간들의 아린 악덕을 이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모두의 망각앞에 망각의 합당화앞에 무엇을 어떻게 고쳐가며 행동해야할 것인가도 처절히 알게 되었습니다.. 100여기의 무덤이 묘비없이 모여있는 쓸쓸한 곳. 우린 이렇게 이름없이 떠나간 고운 사람들의 조용한 숨결을 통해서 묘비명보다 더 큰 순교를 기억합니다. 살을 에이게 추웠던 날부터 몸을 가눌수없느 바람과 거친 파도 그리고 꽃가루처럼 아름다운 눈싸라기로 마을을 감싸주었던 제주는 그 14일간의 순례안에 유채곷을 활짝피워주기도 하고 순례를 마치고 돌아오는 중산간에선 안개지역을 만들어서 우리가 고귀한 꿈을 꾸며 그들안에 함께있다는 것도 알려주었습니다. 제주에서 14일간 우린 이 아름다움이 그들의 숨결로 온통 감싸여있다는것을 알았지만 사람들은 전혀다른 삶을 그위에 영위하며 뺏고 빼앗기고 영위하면서 이 섬과 이 섬의 삶을 망각속에서 파괴해나가고 있다는것도 알게되었습니다. 악하진 않으나 선하지 못하여 슬피 퇴화되어가는 고귀한 섬. 사랑은 하나 정진하지 못하여 슬프게 침몰하는 섬. 아름다우나 정결하지 못하여 시리도록 가슴아픈 섬. 스스로 지워버린 마을들만이 남을 부질없음으로인해서 오히려 잃어버린 마을이 애처롭게 아름다운 곳. 그곳이 이제 고향이되고 벗이 되어 하영 슬픈 가슴으로 작별합니다. 14처를 돌면서 정말 십자가의 길처럼 고통은 심화되고 마침내 고통은 하나의 무아가되어 꿈이 되어버렷습니다. 이제 이 고귀한 꿈을 잃지않으며 꿈안에서 별을 보고 성운과 소통하며 이승으로 이어진 맥을 시공안에 일체시켜가는 노력만이 과제로 남습니다. 14일간 예플러와 저의 여정에 동행하며 순례자의 모습으로 말없이 동행해준 사람들이 셋있습니다. 문재선 사유진 박수현님. 그리고 전체를 같이 못했지만 함께한 별음자리표,이경준님 두사람 역시 14처에 한 조각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하여 유랑할 이 [14처,이정표를 세우며]의 공연일정에 그들이 온다면 언제나 이 작업안에 자릴 비워두고 기다림과 재회를 기약합니다. 별에 대한 얘길 하고싶어 다가왔다가 성운과 성단을 바라보고 그속에서 꿈을 꿉니다. 그리고 그 꿈은 이제 꿈속의 꿈이되어 다시 바람안에 분신됩니다. 많은 것을 두고왔지만 그 모든것을 가지고 뭍으로 올라갑니다. 살아있음에 대한 슬픔이 중산간을 가로막은 안개지역을 넘어 뼈아프게 밀려옵니다. 우리가 할수있는것은 삶이 아니라 죽음인것을 안개지역을 넘어 마주하는 인간도시엔 다시 수많은 욕심과 변명과 편협된 이기심이 욕정을 안고 삶이란 명분으로 바쁘게 움직이고있었습니다. 안개가 걷힘이 오히려 안개이며 안개가 오히려 선명한 사랑입니다. 감사했으며 고마웠습니다. 순례의 반을 마치고 서부지역을 넘어오면서 농담처럼 한말 고맙습니다란 말 58년을 넘어 뒤늦게 다가와서 가슴으로 부터 나오는 말이 그것이었는데 그리고 그 말이 너무 안어울려서 놀랐었는데 이젠 가슴이 쥐어준 그말의 이유를 알듯도 합니다. 우리가 열네곳에 세운 이정표는 백개도 넘지만은 그것이 올 4.3까지라도 보존되어 또다른 4.3순례자들에게 힘이되어줄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가 놓은 편지들을 보고 다른 순례자들도 하나둘 마음의 편지를 적어서 벗에게 바치면 그 편지가 늘어나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으로부터 이성과 사랑과 희망과 이곳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 구성,연출 신영철 이름없는공연팀 1995년부터2004년까지 예기플라타너스란 이름으로 거리공연작업. 2005년부터 이름을 버리고 진화의 공기전환을 향한 소리없는 표현작업하는. 예기 신영철 구성연출의 프로젝트팀 ........................................................................... 이름없는공연팀 홈페이지 www.yegie.com 019-696-2550 .................................................. 이 공연에 함꼐하실분 연락바랍니다.10일까지 기다립니다. | 14처-7.29영동8.2정동진8.4성주 2006.07.07 18:08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190 7월29일 영동자계예술촌 숲속마을축제에서부터 8월2일 정동진에서의 실험예술제 그리고 8월3-6일 성주 민족극한마당으로 이어지는 공연여정에 [14처-이정표를 세우며]로 참가합니다. 지난 2월, 14일간의 제주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성주민족극한마당을 목표로 재작업을 준비하고 약속했던 작업인데 당시 제주에서 함께했던 분들이 이 작업을 위해 약속처럼 시간을 내어놨는지 의문입니다. 어쨋건 그들을 1차로 기다리면서 이 작업준비를 합니다. 그 당시에는 다른 스케쥴이 없어서 이 공연을 함께하기로 약속했는데 아마도 막상 7월이 오고 작업일정에 다가가면 늘 그렇듯이 이 팀도 대부분이 다른약속을 핑게로 이 작업에 동행하지않을거라 봅니다. 제주의 4.3영혼들과의 만남과 그를 통한 약속이지만 살아있는 사람들이 그때 그 당시 그렇게 처절한 마음으로 동행하지않았으므로 2월의 그 쓰라린 감사를 토대로 다시 모두 다 만나서 동행할 수 있을거라는 것은 욕심이기도합니다. [14처]는 제주의 4.3사적지를 찾아순레하면서 영혼들을 만나고 그들로부터 배운 사랑을 실천하기위한 약속을 하는 작업입니다. 공연일정은 7월29일부터 8월6일까지며 이를 위해 7월에 다시만나야하며 다시 준비하고 우리가 듣고 나눈 얘기를 망각의 세상앞에 다가가전해야할 시간이 돌아왓습니다. 7월10일까지 이 작업에 동행할 분들을 다시 기다립니다. 7월29일부터 8월 6일까지 영동-정동진-성주로의 일정을 함께하면서 4.3의 넋들과 함께 살아갈 분들은 naver 까페 함께만드는 거리공연 cafe.naver.com/yepler +동맹추가 안에 있는 14처 작업게시판에 오셔서 답글 달아주시고 작업에 동행을 약속해주길 바랍니다. 문재선 사유진 박수현 이경준 조은성 홍성배 님등 제주에서의 초연에 함계했던 분들을 기다립니다. 약속을 못지키시는분은 7월10일까지는 약속을 못지키신다는 글이라도 남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이분들이 먼저 다녀온 길을이어 다시 새롭게 14처를 순례하는 순례자가 되어 새롭게 영혼들과의 만남을 향해보실분을 찾습니다. 연락주십시요. 10일까지 기다려서 단 한 분도 없을 경우는 3개축제에 예플러만의 모노드라마로 이 공연은 넋과의 약속을 지키며 이승아닌 저승에서 산사람들의 화답없이 귀한 그리움을 담아 작업될 것입니다. 14처 공연일정 ............................ 7.29-31영동 자계숲속마을축제[14처,이정표를세우며] 8-2 실험예술제(정동진) 8.3-6성주 민족극한마당[14처,이정표를세우며] ..................................... 제3회 산골공연예술잔치 안내 http://www.jagyeart.net 자계예술촌에서 제3회 산골공연예술잔치가 7월 29일부터 8월 1일까지 펼쳐집니다. 산골에서 펼쳐지는 공연예술의 잔치마당으로 2006 제3회 산골공연예술잔치 - 산골에서 다시 촌스러움으로 함께하는 문화잔치 마당 기간: 7월 29일 ~ 8월 1일 ( 4일간 ) 장소: 자계예술촌 실내소극장, 야외극장 공연작품: - 이름없는 공연팀(예기) - 신영철, 별음자리표 - 극단 노뜰의 귀환 - 놀이패 열림터의 농자천하지대본 - 마임이스트 유진규의 빈손 - 아시아 광대전 공연 작품 - 문화예술공동체 극단 터 - 기타 미확정 작품 ................................. memo from 안녕하세요 김가은입니다. | 14처-7.29영동8.2정동진8.4성주 2006.07.08 12:48 안녕하세요? 김가은 입니다. 블러그와 카페에서 7월 29일부터 하는 공연에 함께 하실 분을 구하신다는 공지를 보고 쪽지를 보냅니다. 얼마전 부터 이름없는공연팀에 관심을 가지고 (공연은 직접 본적은 없지만) 있습니다. 공연에 함께 하게 된다면 어떤 일들을 하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이름없는공연팀이나 14처-이정표를 세우며 에 대해 잘 아는 바가 없습니다.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보낸사람 > fiona0519 [06-07-08 11:01:42] - 네이버 쪽지 ............................... memo from 안녕하세요 김가은입니다. | 14처-7.29영동8.2정동진8.4성주 2006.07.08 12:58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197 김가은님 연락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름없는공연팀은 공연단체가 아니라 그때그때 화두를 정하고 그 화두에 다가오고픈 분들이 계시면 누구나 참가하여 같이 공연을 만들어서 공연하는 프로젝트그룹입니다. 이번 7월29일부터의 공연은 [14처 -이정표를세우며]란 작품으로 지난2월1일부터 14일까지 제주에서 4.3유적지를 찾아가면서 이정표를 세운 공연기록을 다시 형상화하며 그 기억을 찾아 새롭게 다시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있는작품입니다. 4.3의 역사를 기억하면서 그 현장을 찾아가는 마음으로 접근해보실분이면 누구나 참여할수있으며 일정이 맞는다면 7월29일부터 저희와 함게 다니면서 초대된 영동자계마을의 산속마을예술제와 정동진에서의 실험예술제 그리고 성주에서의 민족극한마당에서 같이 공연하실수 있습니다. 작품에 대해서는 14처 작품홈피 http://yegie.redclef.net/14place.html 를 참고하시고 그간의 작업노트 http://yegie.redclef.net/14placenote.txt 등을 읽어보시고 접근하시면 되며 참가의사를 확정지으시면 019-696-2550 신영철 제게 전화한번주셔서 미팅을 가지시고 같이 할 부분을 찾아서 작업하시면 됩니다. 더 궁금하신 부분은 메일이나 족지말고 직접 14처 작업게시판 http://cafe.naver.com/ArticleList.nhn?clubid=11714699&menuid=15&boardtype=L 에 오셔서 글주시면 온라인으로 답해드리겟습니다. 어렵게 생각하시지마시고 편한 마음으로 그저 연기보다는 마음으로 만들어가는 작업임을 이해하시고 접근해주심 좋겠습니다. 더불어 작업노트에 간단한 자기소개도 먼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순례의 동행자를기다리는마지막밤에.. | 14처-7.29영동8.2정동진8.4성주 2006.07.09 14:42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208 제주에서 이 작업을 시작할때도 아무도 함게하겠다고 미리 얘기하고 참가하는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냥 혼자 생각하다가 자신이 이 작업에 함께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얻을수있다거나 자기자료화작업을 위해서 생각하다가 제죽송항에 마중나오듯 나타나서 작업했습니다. 하지만 그 14일동안 작업하면서 그나마 우린 그들이 삶의 한 순간에 자기아닌 모르는이들의 희생을 생각하면서 사랑을 찾아내고 그것으로인해 자신을 변화시켜가는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 14일간의 만남을 통해서 실존을 얻고 그 마음을 이어 우리가 한 작업이 진실이었음을 기억하며 이어가자고 했고 마치 그렇게 하겟다고 답하는듯 했습니다. 약속한 시간이 되어 우린 이제 다시만나서 그 2월의 얘기를 다른이들앞에 전하고 넋과 동행해야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기억하는지 2월의 제주를 그리 서글피 순례하던 사람들은 지금 이 작업곁에 없습니다. 순례는 아마도 그들에게 우연이걸려든 악몽이었거나 자기명예와 존재방식을 위장시켜주는 허영이었나 봅니다. 그들의 그림만갖고 이제 그 그림안에 영혼을두고 떠나버린 허수아비들을 더 이상 기다릴 필요없이 그 매서운 겨울의 시간을 안고 찌는듯한 여름으로 다가가야합니다. 14처에 우리가 세운이정표들을 제주에 남은 그들이 돌아오는길에 애절히 당부드린 대로 지켜주었을지도 의문입니다. 이제 다시 제주에 갈수있을지 모르겟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가려고 노력할것이며 가게된다면 다시 그 14처를 돌면서 넋들과 나누던 그 얘기가 영원으로 이어질 진실임을 증명할것입니다. 듣고 온 얘기들 가슴아리게 나누고 온 세상에 대한 얘기를 이제 다시 시공을 옮겨서 순례에 떠날 차비를 합니다. 14처는 세상어디에나 있으며 어디에서건 만날수있습니다. 다만 만나지못하는것은 기억의 상실 허영과 자만으로 가득찬 이기적인 육신의 삶의 자세때문입니다. 10일자정까지 참가자를기다려서 이곳에서 순례의 일정을 잡습니다. 그리고 이정표며 팻말 사진 등을 다시만듭니다. 넋앞에 다가갈 떄 우린 또 부립없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마치 봉사자처럼 나타나는 슬픈 사람들을 만나 그들을 데리고 갑니다. 그리고 다시갈때는 항상 그가 없음을 봅니다. 14처 영동 정동진 성주로 이어지는 순례길에 동행할 사람을 기다릴 부질없는 시간도 이제 몇시간 남지않앗습니다. 예기 드림 yegie dream .......... 오쟁이 9일동안의 여정동안 숙박의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 하는지 궁금합니다. 07/09 21:00 예기 각 행사별로 공동숙소와 식사는 준비됩니다만 이름없는공연팀의 작업엔 교통비나 개런티는 지불되지않습니다 07/09 22:26 ..................................................................... 안녕하세요 | 14처-7.29영동8.2정동진8.4성주 2006.07.11 16:35 조은성(1rose31) http://cafe.naver.com/yepler/226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 장마로 습기많은 날이 계속되는데 다니시는 길 무사하시고 항상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코파스 다음카페에 올리신 글을 이제서야 보고 왔습니다 이번에 진행되는 14처는 유감스럽게도 미리 잡혀진 탈춤 전수와 공연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약속 지키지 못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올 초 제주도 다녀와서 제 일정은 짧고 준비도 미흡했지만 느낀바가 많았습니다 다녀온 후에도 종종 그때를 떠올리고 이야기 나누며 다시가겠노라 다짐하곤 했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이번 일정에 함께 하지 못하지만 4.3 영혼들과 그 영혼들과 동행하고 계실 여러분들을 차분하게 되새기겠습니다 여정 동안 모두 안녕하시길... 그럼 이만 줄입니다 ............................................ 민족극한마당 8월4일 21:30 숲속마당공연 | 14처-7.29영동8.2정동진8.4성주 2006.07.17 23:56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250 안녕하셨습니까? 강병희입니다. 연락이 늦어 죄송합니다. 이름없는공연팀이 한마당 참가작으로 결정이 되었구요. 내용은 초청공연으로 8월4일(금) 21:30 성밖숲 숲속마당에서 공연하는것으로 되어있습니다. 수일내로 전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6/07/17 21:00 ............................................. 별음자리표님 ,동행하시는지..? | 14처-7.29영동8.2정동진8.4성주 2006.07.22 10:53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278 별음자리표님 14처 공연이 며칠남지않았습니다. 동행하는지 궁금하고 14처 각기에 놓아줄 붓글씨 다시 써주실수있는지 , 동행할수없다면 붓글씨만이라도 써주시면 다시 찾아가는 이 제주순례길에 놓으며 다니겠습니다. 써주실 경우는 7월24일까지는 합정쯤에서 받을 수 있음합니다. ............................... 안내판을 만들 안내글, 그리고 지어드릴 집 자료를 구입합니다.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7.23 16:34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283 지난2월 다녀온 그곳,지금 그 이정표들은 그대로 남아있을가 아님 아무도 다시 살펴주고 ,보듬어주지않아서 비바람에 쓸려 ,쓰러지고 쓸려갔을까요? 돌아오는 길에 동행했던 제주사람들에게 부탁햇지만 그곳에 살면서 그렇게 돌봐주는 마음이 일상안에서 스스로 이어졌을가요? 어쨋건 우린 다시 그것들을 세웁니다. 제주에 갈수는 없지만 이제 그 14처를 뭍에서라도 다시 가면서 공간에 구애없이 그곳을 향합니다. 낙선동성터 목시몰굴 표선백사장 다랑쉬마을 성산알출목터진목 북촌옴팡밭 함덕백사장 원동마을 무등이왓 동광큰넓궤 정방폭포소남머리 동광헛묘 섯알오름학살터 백조일손지묘 이렇게 열네곳 처음으로 그곳을 지적해주었던 이영권님의 제주역사기행책자를 코팅해서 그 안내지를 만듭니다. 14처 한곳한곳을 다시 거닐며 아무것도 없는 그곳에 순례자들의 눈에 보이게 안내판처럼 놓을 것. 그리고 그곳에 적어두엇던 영혼들에게 전하는 그림엽서. 그 만남이후 얘기를 전하고 들려드릴 그림엽서를 삽니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 옹기종기 다시 모여살수있게 지어드렸던 집들. 아무도 돌봐주지않아서 비바람에 다 쓰러졌겟지요. 다시 지어드리기위한 집의 자료를 삽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남아있다면 보수해드릴 재료도. 예기 드림 yegie dream ............................ 없어진마을에 새울 집들을 짓습니다.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7.25 10:05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285 그저 평화롭게 자연속에서 옹기종기 모여살던 사람들 그들이 어느날 서로 적이되고 미움이되고 그리고 소개당하고 마을은 페허가되고 그리고 학살 당하고 .... 그곳에 영혼들이 다시 다가와 바라볼텐데 마을어귀 골목골목 마실나가던 길 들곁에 이모랑 동무들이 같이살던 곳. 그곳에 다시 그들이 다가와 웃을수있게 혹은 만날수있게 '기억할 수 있게 우린 시간을 넘어서 찾아와 아름다움만을 기억하며 작은 집을 짓습니다. 마을을 만들어드립니다. 지난 2월 만들어드리고 돌아온 그 마을과 작은집들은 자주가서 돌보지못해서 다시 쓰러졌거나 비바람에 날아갔겠지요. 그래서 혹시라도 다시 서글플까봐 이렇게 다시 집을지어 그곳아닌 그곳으로 떠납니다. 뭍에다 당신들의 마을을지어드리면 그곳이 다시 마을이고 고향이겟지요. 동무들이 함꼐 놀던곳 미움없이 서로 사랑하면서 그립도록 즐거웁던 곳. 14처를 하나하나 걸으며 기도하는 사람처럼 다랑쉬 무등이왓 북촌 ...등등을 찾아가려합니다. 영동자계마을, 정동진,성주 아름다운 축제가 열리는곳에 기억을 되살리면서 순례자의 길을 나섭니다. 이 조그마한 종이집이 종이마을을 바라보고 만난적도 없이 그리워진 고운 영혼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이지않는속에서 바라보며 들리지않는것을 들으면서 시간을 이어 정진하는 촉매가 되엇으면 좋겠습니다. ........................ [본문스크랩] 잃어버린 4.3의 역사 1 '동광리를 찾아서' - 김수열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7.25 10:33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286 블로그 > [▶◀파병철회]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http://blog.naver.com/park21um/60022534225 잃어버린 4.3의 역사 1 '동광리를 찾아서' - 김수열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나는 4·3과 관련한 청탁을 받곤 하는데 그 내용은 현장 취재를 하는데 동행하자는 부탁이거나 4·3과 관련한 원고를 써달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현기영 선생의 「순이삼촌」을 영화로 만드는 각색 작업을 마무리해야할 처지에 놓여 있어서 올해만큼은 어떠한 청탁도 받지 않겠다고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결국은 허사다. 서울에서 내려온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홍보팀의 황석선 씨와 제주4·3연구소 강태권 연구원과 함께 남제주군 안덕면 동광리로 향한다. 섬의 날씨는 물론 일기예보가 정확하겠지만 때로는 섬사람들의 삶의 체험에서 오는 감각적인 느낌이 더 정확할 때가 있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하루에도 대여섯 번 변화무쌍한 날씨를 아무리 첨단과학시대라지만 어떻게 감 잡을 수 있겠는가. 일기예보에서는 날이 풀릴 거라고 예보하지만 하늘을 보니 전혀 그럴 낌새가 아니다. 취재를 하고 글을 쓰는 입장에서야 날씨는 아무 상관이 없지만 사진으로 현장을 기록해야 하는 사진작가의 입장에서 날씨는 결정적이다. 더군다나 뭍도 아니고 섬인데 사진만을 위해서 다시 섬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날씨가 더 이상 험악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담배 한 보루의 힘 현장 취재를 하면서 얻은 노하우 중에 두 가지만 소개하겠다. 사전에 인터뷰 약속을 하지 못하고 마을에 들어서게 되면 먼저 노인회관을 찾으면 된다. 그런데 조짐이 좋지 않다. 노인회관의 문이 잠겨 있다.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마을 안에 있는 상점으로 가면 답을 찾을 수가 있다. 동광리 부녀회가 운영하는 조그마한 가게에 들러 물어본다. “김여수 할아버지 어디 있수과?” “아마도 아들네 집에 있을거라” “아들네집이 어디우과?” “학교 앞, 동광가든” 가게에서 담배 한 보루를 산다. 현장 취재를 할 때 이 점이 참 중요하다. 취재 동행을 부탁하고자 할 때에는 반드시 그에 준하는 예우를 갖추라는 것이다. 이건 뇌물이 아니라 그야말로 예우다. 그 속에는 ‘당신은 참 소중한 분입니다’ 라는 인사도 함께 들어 있어서 담배 한 보루를 받아든 김여수 노인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사실 4·3과 관련해서 현장을 체험한 분을 모시고 동행하는 일은 여간 조심스러운 일이 아니다. 가족이나 벗들은 다 죽고 자기만 살아남았다는 일종의 죄의식이랄까, 아니면 그 처참했던 현장을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짙게 배어 있는 분들인데 그 정도의 예우는 갖추어야 하지 않겠는가? 삶과 죽음의 공동체 - 큰넓궤 이제는 당당히 4·3 코드의 반열에 오른 큰넓궤로 향한다. 나는 제주4·3을 설명할 수 있는 곳을 들라 하면 망설이지 않고 북제주군 북촌리와 남제주군 동광리를 든다. 물론 섬 어디에 가더라도 4·3의 상흔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나, 중산간 마을로서의 동광리와 해안 마을로서의 북촌리를 이해하는 건 어쩌면 제주4·3의 알파이자 오메가다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동광리의 핵심에 큰넓궤가 있다. ‘궤’란 말을 굳이 표준어로 바꾸면 ‘굴’이라는 뜻이 되겠는데 그렇다면 ‘큰넓궤’란 ‘크고 넓은 굴’ 정도로 이해하면 틀림이 없겠다. 동광리를 이루고 있는 자연부락들을 무장대와 격리시킨다는 명분으로 군경토벌대가 마을에 불을 지르자 사람들은 마을 주변 곶자왈로 모여든다. 곶자왈은 사시사철 울창한 활엽수림지대라 몸을 피해 있기에 적합한 곳이기 때문이다. 해안으로 내려가도 죽은 목숨이 될 것을 염려하여 차라리 마을 근처에 숨었다가 잠잠해지기를 기다리자는 것이다. 지금은 마을 공동 목장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이곳에는 크고 작은 굴들이 많다. 화산작용에 의해 생긴 것들이다. 처음에는 주로 가족단위로 흩어져 있었는데 마을의 한 사람이 큰넓궤를 발견하면서 대부분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게 된다. 화산작용에 의해 생긴 것들이다. 처음에는 주로 가족단위로 흩어져 있었는데 마을의 한 사람이 큰넓궤를 발견하면서 대부분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게 된다. 더군다나 이 무렵이 1948년 겨울이어서 큰넓궤는 안성마춤이었다. 굴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지금은 철제로 굴 입구를 보호하고 있어 쉬 눈에 띠지만 당시에는 숲으로 가려져 있어서 비교적 안전한 은신처였다. 당시 열여덟 살로 큰넓궤에서 살아남은 김여수(76) 노인의 증언이다. “120여 명 정도가 살았어. 주변에 작은 굴에 가서 밥을 해다가 차롱에 담아 가져와 먹고, 물은 마전동에 소 먹이던 물을 물구덕에 길어서 날라다 먹었지. 밖에 나다닐 때는 발자국이 남지 않게 돌 위로만 다녔지. 똥도 밖에 나가 누지 못했어. 굴 한쪽 구석을 변소로 정해서 거기에다 볼일을 보곤 했지. 굴 안에 있던 젊은 사람들이 대나무로 만든 창을 들고 주변에 있는 작은 굴에 숨어서 망을 보거나 연락병 역할을 했지.” 굴 안은 그야말로 작은 공동체였다. 비록 각지불에 의존하는 어둠이었지만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이 함께 있다는 따뜻함으로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평화도 오래 가지 않았다. 큰넓궤에 들어와 살기 시작한 지 40여 일이 지났을 무렵 토벌대의 집요한 추적 끝에 결국 굴은 발각되고 만다. 굴 밖에서 보초를 서던 사람이 잡히게 되고 모진 고문 끝에 굴의 위치를 알리고 만 것이다. 굴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알겠지만 초행길인 사람은 제대로 들어갈 수가 없다. 토벌대들이 밖에서 총질을 해대자 안에서는 태울 수 있는 모든 것들을 굴 입구로 가지고 와 태우면서 맞섰다. 고춧가루도 함께 태웠다. 매운 연기를 내뿜어 들어오지 못하게 함이었다. 결국 토벌대는 굴의 입구를 막아버리고 돌아간다. 다시 올라와 체포하자는 속셈이다. 이웃에 떨어져 있는 도너리오름에서 망을 보던 마을 사람이 밤에 몰래 찾아와 막혔던 굴의 입구를 다시 허문다. 큰넓궤가 발각된 이상 더는 여기서 살 수 없다. 발목까지 차오르는 눈길을 헤치고 맨발로 어디를 간다는 말인가? 그래도 떠날 수밖에 없다. 큰넓궤에서 나온 사람들은 돌오름이나 볼레오름으로 밤길을 재촉한다. 이후 보름 동안 토벌대는 악착같이 피란민들의 뒤를 추적하고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붙잡히고 만다. 그때는 이미 숫자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든 후였다. 굶주림과 추위가 그들을 가만 놔두지 않았다. 살아남은 자들은 결국 제대로 조사도 받아보지 못하고 모두 학살되고 만다. 시신도 없는 헛묘 큰넓궤에서 내려오는 길에 김여수 노인은 길가 무덤 옆에서 우리 일행을 내리게 한다. 무덤가로 다가간다. 담배를 물고 한숨부터 내쉰다. 봉분 세 개가 나란히 누워 있다. 노인의 작은아버지 내외, 작은아버지의 큰아들 내외, 작은 아들의 봉분이다. 주검은 다섯인데 봉분은 세 개다. 내외의 시신은 합묘(合墓)를 한 것이다. 담배를 태우던 김여수 노인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연다. “여기에 있는 작은아버지 내외, 사촌형님 내외는 토벌대에 잡혀서 화순으로 옮겨졌다가 서귀포로 다시 옮겨졌지. 저쪽에 있는 작은아들은 어디서 죽었는지도 몰라. 나중에 들은 얘긴데 작은아버지 내외, 사촌형님 내외는 정방폭포에서 학살당했어. 정방폭포 옆에 소남머리라고 있는데 잡혀온 사람들을 동아줄로 줄줄이 묶어놓고 맨 앞 사람을 발로 차서 절벽 밑으로 떨어뜨리는 거지. 같이 묶여있던 사람들도 줄줄이 떨어지고. 정방폭포는 바다와 직접 연결이 되서 파도가 몰아치는 바람에 시신도 못 찾았지.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입던 옷 하나씩 관에 넣고 장례를 치렀지. 그러니까 여기 무덤에는 시신도 없어. 저쪽에 있는 작은 아들은 어디서 죽었는지도 모르고.” 잠시 인간에 대한 예의를 생각한다. 줄줄이 사탕처럼 사람을 묶어놓고 맨 앞사람을 총으로 쏴 떨어뜨리거나 발로 걷어차서 나머지 사람들도 떨어지게 하는 이 광란의 죽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인간의 목숨이 총알 한 발의 가치도 없다는 것인가? 그렇게 죽어간 사람은 무슨 이념을 가지고 있거나 무장대 활동을 한 사람도 아니었다. 다만 살기 위해서 굴에 숨어들었고 굴이 발각되자 살기 위해 도피를 한 죄밖에 없다. 그리고 죽였으면 시신이라도 수습하게 해야 하는 게 인간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겉으로 보면 일반 무덤과 아무런 차이가 없어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평범한 무덤에 불과하지만 무덤의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함부로 그 옆을 지나치지 못한다. 지금쯤 저 원혼들은 어느 구천을 헤매고 있는 것일까? 중음신이 되어 바람길 구름길을 한없이 떠돌고 있는 건 아닐까? 김여수 노인의 헛묘 외에 동광리를 대표하는 헛묘는 동광 육거리 검문소 근처 밭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일곱 기의 헛묘가 있는데 그 사연은 대강 이렇다. 4·3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니 시신이라도 찾아서 장례를 치러야 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와서 학살터인 정방폭포 위 소남머리로 칠성판을 들고 간다. 가서 보니 뼈들이 엉켜서 누가 누구의 시신인지 찾을 수가 없었다. 이미 살이 삭아들어 뼈만 남은 것이다. 도무지 찾을 수가 없었다. 시신은 못 찾았지만 죽은 이들의 혼이라도 부르고 비석이라도 세워야겠다는 생각에 헛봉분을 만든다. 잃어버린 마을 - 삼밭구석 그리고 무등이왓 김여수 노인의 가족이 묻혀 있는 헛묘에서 나와 그이가 살았던 삼밭구석으로 간다. 동광은 원래 네 개의 자연부락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대부분 미친 역사의 불길에 잿더미가 되고 지금은 한때 집터의 흔적이었음을 스산하게 웅변하고 있는 댓바람만 남아 있다. 삼밭구석의 중심이었던 곳에 차를 세운다. 아름드리 팽나무가 서 있다. 원래는 이보다 훨씬 큰, 350여 년이 넘는 수령의 팽나무가 있었는데 태풍에 쓰러졌다 한다. 팽나무 밑에 작은 추모비가 있다. 삼밭구석에 살다가 4·3 때 유명을 달리한 사람들을 추모하는 비석이다. 김여수 노인이 사비를 털어 만들었다고 한다. 비석 뒷면에는 김여수 노인의 부친을 비롯하여 헛묘에 자리잡고 있는 작은아버지 가족들, 그리고 이웃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름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삼밭구석으로 들어오는 입구에는 제주도에서 잃어버린 마을을 알리는 표석세우기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안내표석이 있는데 아무래도 김여수 노인이 세운 추모비에 눈길이 간다. 삼밭구석. 풀이하면 삼을 경작하던 밭, 다시 말해 마전동(麻田洞)이다. 옛날에는 삼을 갈았던 곳이라는 의미겠는데 김여수 노인의 말에 의하면 당신은 삼을 본 적이 없다 하신다. 아마 그 이전의 역사이리라. 지금은 텅 빈 밭이다. 사람이 살았던 흔적은 온 데 간 데 없다. 밭담을 에두르는 대숲만이 사람이 있었음을 말해줄 뿐이다. 무등이왓으로 간다. 4·3 당시 화마에 휩싸여 없어진 마을이 한둘이 아니지만 그 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무등이왓이다. 지형이 춤을 추는 어린아이와 닮았다 해서 무동(舞童)이고 ‘왓’은 ‘밭’이라는 뜻이니 ‘어린아이가 춤을 추는 형상의 밭’이라는 뜻이겠다. 무등이왓 입구로 들어서는데 기이한 조형물이 눈에 띤다. 무등이왓을 찾은 예술가가 조형물을 설치해 놓은 것 같다. 추모를 하겠다는데 누가 뭐라겠는가.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한 군데를 하더라도 열과 성을 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무등이왓을 한눈에 조망하기에 적합한 장소는 물을 저장하는 저수고 위에 올라가서 마을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같이 동행한 강태권 연구원이 귀뜸을 한다. 아닌 게 아니라 그곳에 가니 무등이왓만이 아니라 그 근처가 한눈에 들어온다. 무등이왓은 그 어디보다 마을의 자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다른 곳은 이미 밭으로 용도가 바뀌었거나 새로운 건축물이 들어서서 흔적을 찾을 수가 없는데 무등이왓은 그 당시 마을의 형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마을의 규모도 만만치가 않다, 그런 마을이 4·3의 불길에 완전히 전소되고 만 것이다. 그날 성완희 열사가 노조사무실에 석유를 가지고 들어갈 때만해도 누구도 그날의 사건을 예견하지 못했다. 사실, 그 당시 석유는 혹여 깡패나 다름없는 노조집행부가 노조 사무실로 진입해 들어올 때, 사무실 앞에 뿌리고 대처하기 위한 용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완희 열사는 그것으로 자신의 죽음을 택했다. 가장 강렬한 저항으로 탄광 노동자들의 고통을 항변했던 것이다. 안재성 씨는 성완희 열사에 대해 이야기를 끝맺으면서, 좋은 성품과 마음 때문에 늘 사람들의 중심에 서 있었으면서도 정작 성완희 열사 본인은 무척이나 외로웠던 사람이라고 했다. 실제로 복직투쟁을 전개해 나갈 때, 성완희 열사는 안재성 씨에게 하루에 열통 가까이 전화를 했었다고 한다. 안재성 씨는 그 외로움을 진정으로 알아주지 못했던 것이 지금도 늘 안타깝다고 했다. 정이 많았고, 다른 사람에 대한 험담을 할 줄 몰랐으며, 자신의 아픈 성장 과정을 남에게 드러내지 않았던 사람,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늘 신뢰를 주었고, 그로인해 노동운동의 중심에 서 있었던 사람 그러나 정작 본인은 외로웠던 사람. 성완희 열사, 그는 속 깊고 믿음직한 형 혹은 오빠, 혹은 친구 같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폐쇄된 강원탄광 갱도 “성완희 형은 온화한 사람이었어요.” 한 때 성완희 열사와 함께 일했던 조호성 씨도 안재성 씨와 비슷한 맥락에서 그를 증언했다. “말수도 없고. 안으로야 어땠는지 모르지만 밖으로는 불평불만을 잘 말하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내가 인상적으로 기억하는 것은 우리 숙소에 와서 함께 투쟁하자고 자주 말하던 거였지요.” 조호성 씨와 나는 강원탄광 갱도 입구에서 그 말을 주고받았다. 조호성 씨는 갱도 앞에서 당시 성완희 열사가 복직을 주장하다가 경비들에게 끌려갔던 일이며, 또 회사에서 경비임무를 맡겼을 당시 갱도 앞에서 우두커니 서 있던 성완희 열사의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여기였어요. 여기 이렇게 서 있었지요.” 그는 말했다. 그가 가리킨 지점은 갱도 입구에서 십여 미터도 채 되지 않았다. 나는 그 때, 갱도 입구 앞에서 경비들에게 끌려가면서도 복직을 주장하던 성완희 열사를, 또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경비직을 수행해야 했던 성완희 열사를 떠올렸다. 그것은 성완희 열사에게는 수모이자 아픔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광부들이 겪어야 했던 수모와 아픔의 은유이기도 했다.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 광경을 목격했을 것이며, 또 기억했을 것이다. 하지만 십오 년이 훌쩍 지난 지금 성완희 열사도, 그 시절 갱도 입구를 드나들던 수많은 광부들도 찾아볼 수 없다. 두 갱도는 막혔고, 사무실이 있었다던 갱도 앞 건물도 사라졌다. 두 개의 갱도 입구와 그 주변에 떨어져 있는 낡은 장화 한 짝만이 그 시절을 기억할 뿐이다. 갱도 입구에서 사택지로 돌아오며 조호성씨는 말했다. “다 떠났어요. 이제는 연락도 안돼요.” 철암역과 태백훈련원 강원탄광은 1993년에 폐광됐다. 석탄합리화 정책에 따른 것이다. 1987년 탄광 대파업 이후 채 십년도 되지 않아 그 같은 변화가 이뤄진 것이었다. 그야말로 해일의 밀물, 썰물과 같다. 원기준 목사는 이를 노동의식은 극대화 되고, 그 반대로 탄광산업은 한계에 직면한 결과라고 했다. 1989년 십여 개월 만에 각지의 탄광에서 일어난 240여 회나 되는 크고 작은 투쟁들이 그것을 잘 대변해 준다는 것이다. 강원탄광도 그 운명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철암역과 태백훈련원은 좁게는 강원탄광의, 또 넓게는 석탄산업의 그런 운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겨우 면 규모나 될법한 거리에서 철암역은 유독 크고 웅대했다. 그래서 너무도 쉽게 그 시절 철암역이 누렸을 영화가 얼마만큼 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 곳은 한 때 강원탄광에서 나오는 석탄이 전국으로 퍼져나갔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옛일이 되었다. 강원탄광이 문을 닫으면서 철암역의 영화도 끝이 난 것이다. 그 곳은 본래의 목적보다는 이제는 관광 경유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태백훈련원은 아예 종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한 때 그곳은 검은 노다지를 꿈꾸며 찾아온 수많은 사람들이 꿈을 찾는 첫걸음을 떼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누군가의 사유지가 되어, 건물은 모두 헐리고 야산의 한 부분이 되어 가고 있었다. 혹시나 하고 입구 앞까지 가보니, 철문은 닫혀있고 늙은 개 한 마리가 경계하며 짖는다. 세월은 그렇게 역사의 현장을 조금씩 묻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성완희 열사가 남긴 역사의 정신만은 묻을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성완희 열사의 분신사건 이후 전개된 광산 노동운동은 노동운동 문화와 태백시의 민주화운동 문화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원기준 목사도 그런 정신을 이어가고자 <광산지역 사회연구소>를 설립했고, ‘포럼 탄광촌 사람들’을 운영했다. 작년에는 북한에 연탄을 무료로 공급하는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 나눔 운동’ 등을 펼치기도 했다. 성완희 열사의 정신은 그 때뿐 아니라 지금도 시대를 열어가는 여러 횃불 중 하나인 것이다. 글 김수열 1959년 제주 출생. 1982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는 『어디에 선들 어떠랴』, 『신호등 쓰러진 길 위에서』 산문집으로는 『김수열의 책읽기』, 『섯마파람 부는 날이면』 등이 있음. 현재 (사)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도지회 지회장,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사진 황석선 ............................................................. [본문스크랩] 제주와 4.3 (9)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7.25 10:36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287 블로그 > 미물이네 http://blog.naver.com/congimo/12391249 찾아갈 곳, 돌아올 곳 없는 외로운 섬(9) 전날, '다랑쉬 슬픈노래'라는 다큐멘터리 비디오를 봤다. 불행히도 1992년에 발굴된 동굴이다. 그곳을 탈출한 분이 몇 십년 동안 말하지 못하고 살다가 1992년에 증언하여 발굴하였는데 20여명의 남녀노소 할 것 없는 유골과 생활용품이 발견되었다. 토벌대가 불을 질러 질식사시킨 것이다. 50여년 동안, 그동안의 세월은 4.3을 역사밖으로 끌어내는 것 조차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더 불행한 것은 노태우 정권 때 이 동굴을 콘크리트로 폐쇄해 버렸다. 4.3이 드러나는 것을 막았던 것이다. ...정방폭포.. 양민들 학살 경험이 없는 사병들의 실습용으로 이용했던 곳이다 이 위에서 무등이왓 사람들을 처형했다 바다로 나아가는 폭포가 흔치 않은 훌륭한 곳임에도 슬픈 감정이 몰아친다 ..성산일출봉.. 제주도의 기본 코스인 성산일출봉 이곳도 일본군 어뢰정 기지가 밑에 나 있다 가면 갈수록 보면 볼수록 마음만 아픈 제주다 ..다랑쉬 오름에서 본 전경.. 다랑쉬 오름은 한라산 국립공원 밖에 있는 오름 중 가장 큰 오름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묵시물 굴.. 선흘리에 있는 주민들이 피해 살던 곳이다 선흘곶이라는 대규모 밀림지대다. 여러 굴에 숨어 있다가 모두 학살당했다. 지금은 막혀서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다 ..가족단위로 숨어있던 돌 무더기.. 이런 무더기가 여러개 있다 처절하게 그 때 당시의 상황이 느껴진다 ....................................................... [본문스크랩] 제주와 4.3 (5)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7.25 10:38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288 블로그 > 미물이네 http://blog.naver.com/congimo/12362959 찾아갈 곳, 돌아올 곳 없는 외로운 섬(5) 제주 땅 전역은 4.3의 흔적들이다. 아, 솔직한 심정으로 답사기 쓰는 지금도 그 곳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괴로울 뿐이다. 정말 내가 알던 제주의 4.3보다 몇 배나 더 큰 4.3이었다. 4.3은 1948년의 일만이 아니다. 일제 침략시대의 역사에 이어져 6.25 전쟁 전후까지, 제주도 땅을 밟는 그 어느 곳도 피해지역이 아닌 곳이 없을 정도였다. 일본은 태평양 전쟁 말기 연합군의 일본 본토 상륙을 저지하기 위해 제주도를 요새로 만들어 병력을 증가시켰다. 풍광을 즐기기도 아까운 성산 일출봉과 송악산 아래의 어뢰정 기지, 미로형의 동굴을 일본군 사령부 기지로 만들어 놓은 가마오름, 산방산을 뒤로하고 펼쳐진 알뜨르 비행장, 가미가제 조종사도 훈련을 받았다는 일제의 격납고……특히 알뜨르 비행장에 펼쳐진 격납고는 모두 어디를 향하는지, 모슬포의 평온한 밭 사이에 그저 또 하나의 슬픈 섬처럼 드문드문 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가마오름 동굴기지 안.. 지금은 평화박물관이 있는 가마오름. 제주도 내 진지동굴 중 최대길이이며 오름은 높지 않다 오름 동굴 밑을 온통 군사기지로 만들었다니 그 일본놈들의 발상에 놀랄자빠지겄다 ..잃어버린 마을 무등이왓 입구.. 이 표석에는 그 때의 현실만 보여줄 뿐, 누가 어떻게 왜.. 그 때의 가해자나 상황은 써있지 않다. ..무등이왓.. 농사를 지으러 오는 사람들도 있단다. 4.3전만해도 130여가구가 살았단다 광기의 시대, 오욕의 시대.. 우리는 역사를 잃어버렸다 ..무등이왓 입구 길가.. 토벌대가 오자 몰래 숨어있는 중에 우는 아이의 입을 막아 죽게 한 할머니의 이야기가 쓰여 있다. 이 한가롭고 정겨운 입구를 뛰어다녔을 그 아이를 생각한다. ................................................. 영상의 음향부분 재편집,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7.26 13:41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294 14처 영상이 음향이 미흡했던 부분을 다시 정리해서 재편집합니다. 그리고 이번엔 별음자리표가 공연에 동참하므로 북촌부분엔 음향을 지워서 비워두고 그 부분은 직접 라이브로 노래할수있게 영상을 재편집합니다. 물론 혹시라도 세번의 공연중 한번이라도 다른 일이 생겨서 안올 수도 있으므로 녹음음향이 들어있는 동영상 dvd도 하나 더 만들어 예비로 두어야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합니다. 이번 공연은 영사막을 어떻게 설치하며 그 앞에 어떻게 연기자의 공간을 배치하는가가 중요하며 야외공연이므로 현지에서 조달할수있는 나무와 널판지 바스등의 조각을 이용해서 제주에서처럼 글씨도 스고 못도 박아서 세우면서 직접적인 이정표작업을 병행합니다. 예기 드림 yegie dream ............................................ 14처순례에 동행하겟다고 약속해준 별음자리표님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7.26 14:57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298 저희는 고마리캠프참가하고 그곳에서 바로 영동으로 갑니다. 29일 아침에 출발 영동역앞 버스정류장에서 하루 두번있는 자계리행 버스중 1시반 차를 타고 자계리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영동역에서 29일 12시반쯤에 합류했으면 좋겠습니다. 대전가지 고속버스타고오셔서 기차로 대전역에서 영동역가는 기차를 타시면 됩니다. 아님 충주에서 바로 오시는 것도 좋고 어잿든 늦어도 3시까지는 자게리에서 만나서 리허설같이 할수있었음합니다. 작업노트에 14처 순례작업에 대한 글 정리하시고 붓글씨 쓸것 14처에 놓을 물건등을 준비해서 오시길 바랍니다. 자꼐리에도 별음자리표님이랑 세사람이 간다고 숙소랑 인원연락 취햇습니다. ........................................... 이곳에 답글 주시기로한 별음자리표님...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7.28 22:33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301 28일까지도 답이없어서 다시 글 올립니다. 29일아침 대전에서 영동으로 가서 영동역에서 12시반까지 기다리겠습니다. 오전8시이전에 답주실수있음 통신에 글올려주시고 그이후에 접속하신다면 전화로 연락주십시요. 영동에서 자계리 가는 버스편이 낮에 한대밖에 없으므로 꼭 시간을 지켜서 같이 들어가서 리허설도 하고 음향도 맞추면서 준비한후에 공연에 임할수있었음 합니다 순례의 마음을 같이하면서 좋은공연을 하고싶은데 같이준비할수없이 일방적으로 기다리고 합류해줄지 않을지도 잘 모르는 상태로 공연장으로 향한다는 것이 절실하게 집중해야할 순례를 힘들게하는군요. 정동진 성주로 이어지는 공연 같이하기로 했으니 동행의 개념으로 준비해주셨음합니다. 예기 드림 yegie dream ....................................... 이건 겨울여행대본중 일부지만 지금 14처를 준비하는마음가운데 한부분이기도 ..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7.28 22:46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303 간혹 희망은 설명이나 증명보다는 믿음에서 나온다. 암스트롱이 달이 다녀와도 그가 계수나무를 못본것이지 그곳에 계수나무가 없는것이라는 생각은 하지않는다. 생텍쥐베리가 비행기를타고 야간비행을하며 바라본 별들사이엔 분명 작은우물과 한송이 꽃 그리고 양 한 마리가있는 소혹성이 있엇을 것이다. 그렇지않다면 그가 왜 우리보다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별을보고와서 별엔 아무것도 없더라고 말하지않았을까? 우리의 작업은 별에 더 가까이 간 사람들 그리고 달에 먼저가서 직접 눈으로 보고온 사람들(직접 가서도 보지못하고 온사람말고)의 가슴과의 만남 그리고 그들의 기억안에 담긴 우리의 영혼들의 고향에 대한 믿음이 전제되어있다. 그래서 나는 이 작업의 동행자를 찾으면서 설명할수 없는 이 부분을 그저 동화책을 읽고 그렇게 믿는 마음으로 접근해주길 바라곤한다. 동행하여도 서로 떨어져 가고있음은 슬픔이며 그들이 같은 동행자로 보이는것 역시 슬픈일이다. 개개의 자아가 뭉퉁그려져서 다른 얘기로 전달되거나 자신의 영혼이 가진 진실함이 묻혀지기때문이다. 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영혼이며 그들이 가진 모든 생각과 의심과 갈등과 사랑의 방식은 하나의 우주인데, 동행의 불편함이 본의아닌 허울을 만들어 입힌다. .............................. 순례의 기억,그리고 그 약속의 이행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7.31 11:53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309 순례의 기억 그리고 그 약속의 이행. 2월 그 순례에서 배운 삶의 방식과 존재방식에 대해서 망각하거나 나태해지지않기위해서 그리고 영혼들과의 귀한 만남안에서 스스로 약속한 약속을 지키기위해서 두계절을 지나 이 여름 다시 순례가 시작됩니다. 설명하거나 얘기하려하기보단 자신의 정화이며 정진을 통한 세상에 대한 감사이며 꿈에 대한 그리움입니다. 자계예술촌 산골마을 예술축제에서 시작해서 정동진 실험예술제를 거쳐 성주 민족극한마당에서의 완성까지 제주순례 참가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존속시켜서 예플러와 별음자리표 두사람이 제주에서의 그 고귀한 만남을 성숙시켜가기로합니다. 다가간 만큼 알게된 만큼 더욱 더 커지는 의무감은 세상이 하나의 욕심으로 이어진 골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그 욕심을 버리기위해 노력하고 자신에게 치우치는 감성을 이 우주와 생명과 타인을 향한 이성으로 향하게 노력하는 길을 찾아가야하는 어려움. 다시 가진 못하지만 아니 못간다는 이유로 뭍에서 쉬이 망각할수없어 조건없이 행하며 찾아가야하는 기쁨을 안고 이렇게 커다란 광목에 그 영상을 담고 그 앞에서 영상안에 하나의 공감체가 되어서 시공을 교차시키면 우린 다시 넋과 만나 세상을 얘기하고 슬프고 아린 기쁨을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그리운이에게 알고자하는이에게 알고있었으나 잊었고 다시 기억해낼수있는이에게 얘기해 줄수있습니다. 현장에 함께했던 이들은 대부분 이미 잊었거나 자기의 명예를 쌓는 하나의 기록으로 이 얘길 남겨두고 저만치 가있으나 벗은 그를 그렇게 기다리며 진실이었고 잊지않았을거라고 여기며 이해합니다. 실천이 없어도 망각하지 않았으리라는 것 만으로 혹은 언젠가 문득 자기앞에 서서 얘길 들어주었다는것 만으로 감사하는 어진 넋들 앞에 우린 너무도 이승의 몫만을 챙기는 건 아닌지. 그리고 그 챙김의 역사속에 우리가 스쳐가면 세상은 우릴 어떻게 이해하고 인간진화에 우린 어떤 기여를할수있을지? 이정표를 세우며 만났던 14처를 두계절이 지난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가서 공연안에서 그들을 만납니다. 이제는 낯익게 안부도 묻고 지난 두계절의 삶에 대해서 당신이 알려준 대로 바로 살았었는지도 얘기나눠봅니다. 별음자리표의 노래가 조금 더 완성되었습니다. 영상에 흐르는 고왔던 사람들의 모습은 지금 같이 없지만 그들은 영상속에서 다시 살아서 그들의 육신과는 분리된 또하나의객체로 성숙하게 현재에 동행합니다. 행동함은 또다른 미흡을 느끼게하고 또 다시 해야할 일을 찾아주는 미덕을 가졌습니다. 자계리에서 마지막 엔딩크레딧을 올리며 미흡했던 마음을 추스리고 이승에 육신으로 살아있는 생물로서 조금더 행해야할 것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주기만하고 온유의 가슴으로 바라만 봐주는 넋과의 만남속에서 그리고 인식하게해주는 감사는 늘 그렇게 끝이없습니다. 이제 자계리의 기억을 안고 퍼포머들과 함꼐하는 정동진 동해에서 그리고 성주숲에서 민족광대들과 함꼐하는자리에서 기다렷던 그 만남 더 그리웁게 나눠봅시다. 예기 드림 yegie dream .................................. <옴팡밭 가에서> 반주음악 수정본입니다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7.31 15:24 여울목(redclef) http://cafe.naver.com/yepler/310 에구 형께 또 일거리를 드리네요. 여러 가지로 번거롭게 ... ㅡ,.ㅡ;; 그래두 이번엔 미리 드리는 건가요...? ㅋㅋㅋ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아직 기타와 노래를 녹음하지는 못했습니다. 링크시킨 것은... 지난 번 영동에서 사용했던 것을 손보고 보완한 것입니다. 일정에 맞추느라고 거친 것을 가지고 갔었는데... 번거로우시지만 시간이 되신다면 이 반주음악으로 바꿔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http://redclef.net/_juke/ohmpang_grove.wav ................................................... 정동진공연은 예플러의 홀로공연으로..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8.02 00:49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319 정동진공연의 두사람의 출연자중 한사림인 별음자리표님이 또 못간다고 하루전날 밤에 연락이 왔네요. 예술제나 마당극제등의 공연에 참가할 때느 그대마다 미리 참가자 명단과 숙소배정등을 받는데 참가하겟다고 얘기하는 사람의 말만 믿고 늘 세 명 간다하고 두 명만 가는 -그래서 빈 방을 배정받아놓고 행사운영측에 피해만 주는 이상한 팀으로 낙인찍히게 되는군요. 별음자리표님하고 저 아닌 타인이 연결되는 약속은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일단 두명의 출연자로 구성되었던 공연을 다시 한명만 나오는 공연으로 밤새 제구성합니다. 음향과 영상도 또 다시 바꾸고... 영혼과의 시공을 초월한 약속을 지키며 수학하는 순레자들의 얘길 그리는 작업에 그저 아무도 관심갖지않는 부분에 그나마 다가와 준다는 것만으로 이런 이의 말을 믿고 약속을 정하고 작품을 준비한 것이 큰 실수입니다. 예기 드림 yegie dream ..................................................... 무등이왓 다랑쉬마을을 다시 그리며..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8.02 01:02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320 무등이왓 그리고 다랑쉬마을에 두고온 마을 집들은 지금은 아마도 비바람에 다 쓸려가서 없을겁니다. 그래서 이번 순례엔 다시 여섯채의 집을 조금 더 크게 그리고 단단하게 지었습니다. 영상과 함꼐 하는 작업이라 공연공간안에 지어지는 그 집이 조명을 받지못해서 보이지않지만 작업이 완성되는 성주공연쯤에선 영상보다는 순례자의 길에 더욱 촛점을 맞추고 우리가 이승에서 기억하며 걸어가는 것을 조금은 드러내려합니다. 섯알오름 학살터에서 구덩이 아래에서 하늘로 올릴 별을 다시 접습니다. 가능하면 많이 그래서 그 별들이 제주가 보여준 성운과 성단의 모습으로 올라가 이루게 준비를 합니다. 같이가기로한 사람이 있엇으나 오지못한다고 연락이왔습니다. 영혼앞에 같이 간다고 약속을 전한 죄인이 되었습니다. 지난 2월, 준비없이 다가와선 마치 감동처럼 돌아갔던 인간이 이룬 그 얘기들은 모두 거짓임이 증명되었고 미련한 낙오자만이 그들에게 괴로움을 주는 존재로 눈의 가시가 되어 순례를 계속합니다. 생명으로 존재한다는 것 얼마나 번거로우며 이승을 산다는 것 ...................................................... 자계공연을 지나 성주로 향하며 구성과 방식에 대해..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8.02 07:00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321 스크린이 크면 그 앞에 움직이는 연기자의 움직임은 간혹 그 현장속의 모습으로 보일수 있습니다. 성주에서의 첫 공연은 영상에 너무 중점을 두어서 순례자의 움직임이 그저 실루엣정도로 처리되는 면이 있었습니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엿으나 순례자의 심성이 완성되어 다시 그곳에 접근하면 영상앞에서의 공연은 영상이 이주가 되는것이 아니라 순레자의 행위가 선명히 드러나고 그 뒤에 배경으로 영상이 처리되는 방식을 택하게 됩니다. 영상은 14처를 돌지만 무대위에서의 순례자의 움직임의 공간은 반드시 그와 일치해야하는 것은 아니며 5-6개처 정도의 다가감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다만 어느부분 영상의 공간과 자연스럽게 매취되어 그안에 같이하거나(다랑위마을 동광큰넓궤 섯알오름학살터..) 어느부분에선 시간을 다시 바라보면서 그안을 거니는 것으로도(무등이왓,정방폭포소남머리..) 일체감을 표현할수 있읍니다. 시간은 4차원으로 중첩되지만 과거와 현재로 구분되기도 하는데 과거는 2월이며 현재는 8월입니다. 그리고 공간은 제주로 중첩되어있습니다. 즉 제주아닌 곳에서 제주르 보는 것이며 제주를 찾아 그곳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공간의 중첩을 영상과 별도로 포용해서 걸어야하는 .. 그러면 영상이 자연스레 그 배경이 되는 식의 구성입니다. 스크린의 크기에 따라 순레자의 동선이 바뀌는데 스크린이 호리젼트역할을하고 상하수 그 안에서만 움직임의 폭을 가집니다. 대신 조명의 공간을 확보하기위해서 앞뒤로느 더 많은 공간을 움직이고 그 움직임의 선이 영상과 연결되면서 거리를 조정하거나 실루엣의 크기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영상은 자연스레 극이 진행되면서 둣부분으로 갈수록 집중을 유도하게되는데 마지막 6분간의 에필로그에서의 대사전달이 화자의 마음을 공유할 희소의 사람을 찾기위해 모든 조명을 내리고 마치 영화처럼 상영됩니다. 이 시간에는 무대를 치우는 혹은 무대를 정리하는 순례자나 스탭의 모습이 실루엣으로 남아도 좋습니다. 예기 드림 yegie dream ........................................ 14처 공연안에서 4.3순례에 동행할 분을 기다립니다.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8.02 07:50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325 14처 공연안에서 4.3순례에 동행할 분을 기다립니다. 성주 민족극한마당 8월4일 저녁 9시 숲속마당에서 공연되는 이름없는 고영ㄴ팀의 [14처-이정표를세우며]에 함꼐하면서 4.3제주순례에 동행해보실 분을 찾습니다. 공연에 동참해서 극안의 순레의 길을 떠나 4.3사적지에 같이 이정표를 세우고 그곳에 편지를 쓰고 촛불을 밝히며 넋과 만나 사랑을 얘기해보실분은 누구던 동참해서 함꼐 준비하고 공연할수 있습니다. 3일 오후부터 민족극한마당이 열리는 성주에 있겠습니다. 4일 낮까지 연출자인 제게 연락주시고 미팅가지시면 이 작업에 동행하실 수 있습니다. 아름답고 온유한 미소로 우리르 바라보고잇을 4.3의 넋들을 기리며 그분들을 만나러 떠날 분들이 한분이라도 더 있어서 이승에서의 삶이 더이상 슬프지만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019-696-2550 신영철 앞으로 연락주세요 .......................................... 제주도놀이패한라산의 김경훈입니다.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8.08 15:29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332 4.3시집 '한라산의 겨울'과 '고운 아이 다 죽고' 김경훈 제주도 놀이패 한라산의 김경훈입니다 8월 5일, 성주에서의 약속대로 저의 시집 2권을 파일로 올립니다 무더위에 건강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김경훈서 감사합니다. 성주에서 공연을 마치고 또 여러분들을 뵈고 돌아오는 길에 세작업하나를 해야하게 되엇습니다.. 그래 저는 10월하순에 다시 제주에 가려합니다. 무등이왓에가서 며칠을 살면서 무언가 또 해야할 일을 찾아보기로햇습니다. [우린 이젠 다시 헤어지지말아요]그게 가제입니다. 예기 드림 ....................................... (덧글)나미송님 글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8.09 14:25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339 나미송 다녀가신 제주 14처 아픔을 육지에서 또 달래어 주시는군요.돌아가신 영혼분들에게나 집을 지어드리는 산 자에게도 바램하신 행복의 의미가 되어질 것입니다.이름없는 공연팀의 깨어 있는 정신에 마음의 응원을 보내드리면서도 늘시간에 쫒기어 올려주신 자료들을 찾아가 감상해 보지 못함이 죄송스럽습니다.이름없이 혼 불을 사르는 정신..쭈욱 이어가시길 기도드립니다..() 2006/07/28 01:52 ................................ [본문스크랩] 정방폭포 (4.3항쟁 직후 남제주군 최대 학살지)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08.18 17:43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380 포토로그 > 묵사발(默思發) http://photolog.blog.naver.com/sindart/3224204 1948년 4.3항쟁 직후 이 곳에서는 '살인훈련'이라는 명목 하에 전주와 수목에 손발이 묶인 양민들을 상대로 사격 연습을 하거나 장검 돌격 연습을 행하였다고 한다. 죽창과 총에 양민들은 물줄기와 함께 폭포와 함께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2000년 1월 마침내 '4·3특별법'이 제정되고 2003년 10월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가 정부에 의해 확정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 해 10월 31일 "국가 공권력의 잘못에 의해 희생된 제주도민의 명복과 유족들에게 위로를 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진상보고서〉는 희생자 숫자를 명확히 산출하는 것이 어렵다는 전제 하에 4·3으로 인한 인명희생 숫자를 2만5000∼3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당시 제주도 인구의 10%, 즉 10명 중 한 명 꼴로 희생되었다는 것이다. 또 이들 희생자의 86%는 토벌대, 14%는 무장대에 의한 희생자였고, 10세 미만의 어린이와 61세 이상 노약자·여성이 전체 희생자의 33%를 차지한다면서 국가 공권력의 과도한 진압이었음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2006년 8월 현재, 여전히 4.3항쟁의 가해자와 피해자는 온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들은 증언할 가족 하나 없이 모두 몰살 당했거나 진상규명이 되기까지의 기다림에 지쳐 상처를 품은 채 죽었거나 아직도 공포 혹은 죄의식에 사로잡혀 입을 다물고 있다. 또한 가슴 시린 역사의 현장은 정확한 역사에 대한 기록 하나 없이 수많은 관광객들이 무심히 지나치고 있다. "그 당시에 사람 안 죽어나가는 동네가 없었어. 저 폭포 뒤 동굴에 사람 시체가 수두룩했지." (당시 열 살 가량이었던 할머니의 증언) .................................................. 다랑쉬마을에서의 추석맞이를 준비하시는 문화유목민 분들께..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10.01 11:34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562 - 2월제주에서 돌아오며 보살핌을 부탁드린후 비바람이 몰아칠떄마다 그 마을을 걱정하며 가고싶어도 못가던 곳. 다시 만나고싶어 하영 그리운 다랑쉬마을에 사는 사람들. 그곳에 다가가셔서 추석맞이를 준비해주시고 가꿔주시는 분들. 감사합니다. ...................................... 가을 [펌글]4.3문학기행 순이삼촌을찾아서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11.03 10:35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759 <4·3 문학 기행> ‘순이 삼촌’을 찾아서... 2006년 03월 29일 [ 758 호 ] 이경주 기자 지난 12일 ‘최상돈(민중가수)와 함께하는 4·3역사순례’에 참가했다. ‘순이삼촌을 찾아서’라는 주제의 이번 기행은 ‘순이삼촌’의 무대이자 4·3의 아픈 기억이 남아있는 ‘북촌리’를 찾아갔다. <편집자주> 북제주군 조천읍에 위치한 북촌리. 한날 한시 향냄새가 진동하는 북촌리는 4·3 당시 집단학살 장소로 아픔을 간직한 마을이다. 그날의 아픈 상처에 대해 아무도 말하지 않았을 때 아니 말할 수 없었을 때 소설을 통해 말한 사람이 있다. 제주 출신 소설가 ‘현기영’은 소설 ‘순이삼촌’을 통해 그날의 아픔을 세상 밖으로 끌어냈다. 그의 소설의 무대가 된 북촌리. 아직까지 아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는 북촌리를 찾아갔다. 지난 12일 매서운 찬 바람이 부는 일요일 오전 사람들은 북촌초등학교 앞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4·3의 아픔을 느끼고자 모인 일행은 ‘순이삼촌’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섰다. ‘한평생 다 산 나이 쉰여섯에 끔찍하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다니. 평생 일궈먹던 밭을 찾아가 양지바른 데를 골라 드러 누워버린 삼촌, 유서도 한장 없이 죽었으니 그것은 표면상 아무 뚜렷한 이유가 없는 죽음이다.’ 사람들은 먼저 ‘순이삼촌의 옴팡’을 찾아갔다. 북촌초등학교 근처 일주도로변에 있는 옴팡밭에는 아직도 아기무덤이 남아있다. 일행은 그 옴팡밭을 소설 속의 밭이라고 가정하고 그 당시 아픔을 함께 느꼈다. 그의 죽음은 4·3이 일어난 30년 후가 아닌 그의 어린 두 아이와 함께 세상을 떠난 것이었다. ‘장대 두 개가 서로 번갈아가며 사람들을 몰아갔다. 장대가 머리 위로 떨어질 때마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지고 장대에 걸린 사람들은 빠져나오려고 허우적거렸다. 장대 뒤에서 빠져나오려는 사람들에게 몽둥이를 휘두르고 공포를 쏘아대자 사람들은 장대에 떠밀려 주춤주춤 교문 밖으로 걸어 나갔다. 교문 밖에 맞바로 잇닿은 일주도로에 내몰린 사람들은 모두 한결 같이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며불며 살려달라고 애걸했다.’ 순이삼촌의 옴팡밭을 뒤로 하고 다시 북촌초등학교로 갔다. 4·3 당시 최대의 피해를 입은 북촌리 학살의 장소였던 북촌초등학교는 그날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 북촌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최상돈씨가 ‘북촌 곱을락’이라는 노래를 부르는 모습 사람들은 그날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 최상돈씨의 ‘북촌 곱을락’이라는 노래에 맞춰 운동장을 돌기 시작했다. “곱을락 헐 사람 이래 붙뜨라… 소리 셋 고무신 세 엣 소리넷 집합 사격준비 운동장에 빨갱이가 백 마리 들어왔다 이백 마리 들어왔다… 술래가 눈을 감고 노래한다 손가락 총을 들고 노래한다 민보단장 알몸땡이 총 맞아 죽었다 사름 덜 금 칠락허연 이래 화륵 저래 화륵 어멍손에 이끌리어 뛰는 건지 나는 건지…” 사람들은 노래를 들으면서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영혼들의 혼이 느껴졌는지 서글퍼보였다. 최상돈씨의 노래가 끝난 후 사람들은 유난히 쓸쓸해 보이는 운동장을 뒤로 하고 마을로 갔다. 포장된 길과 새로 지어진 집들을 보면 4·3이라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던 마을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58년 전과 변함없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돌과 나무, 사람들을 통해 그날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 ‘어려운 시절에 아기를 가진 삼촌은 먹을 것을 구하느라고 그야말로 눈이 벌개있었다. 만삭의 몸이라 물질은 못하고 하루 종일 땡볕에 갯가를 기어 다니며 굴, 성게를 까먹고 게, 보말 따위를 잡았다. 밤에 초소막에 나올 때는 보말 삶은 것 한 채롱 가득 삶아가지고 와서는 우리에게 먹어보라는 말 한마디 없이 밤새도록 혼자서 걸귀처럼 까먹어대곤 했다. 여자가 아기를 배면 사정없이 먹어댄다는 걸 몰랐던 나는 순이삼촌이 걸신들려 실성한지 않았나 생각했다.’ 마을로 들어간 후 먼저 찾아간 곳은 ‘포구’다. 6·16 북촌포구사건이 일어났던 장소로 4·3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도대불’이 있다. ‘등명대’라고도 불리는 도대불은 1915년 건립된 것으로 민간등대의 역할을 했다. 도대불의 표석에는 4·3 당시의 흔적이 남아있다. 폭도마을이라며 여기저기 총질을 당해 표석 일부가 깨져있고 총탄자국이 남아 있다. 사람들은 표석에 남아있는 총탄 자국을 만지면서 4·3의 처참한 상황을 느낄 수 있었는지 매서운 바람이 부는 가운데서도 쉽게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 4·3의 흔적이 남아있는 포구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섬이 보인다. 그 섬은 북촌리 앞에 있는 작은 섬 ‘달여도’다. ‘한라산을 병풍으로 치고 지붕을 맞댄 집들로 제수 삼아 차려진 제상 앞 달여도는 초석이다. 초석에 엎드려 절을 하고 수백 번 비워 낸 개잔술에 나는 취한다’라는 강덕환 시인의 시 ‘달여도에서’의 한 구절처럼 달여도는 북촌리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아, 한날 한시에 이 집 저 집에서 터져 나오던 곡성소리, 음력 섣달 열여드렛날, 낮에는 이곳저곳에서 추렴 돼지가 먹구슬나무에 목매달려 죽는 소리에 온 마을이 시끌짝했고 5백 위도 넘는 귀신들이 밥 먹으러 강신하는 한밤중이면 슬픈 곡성이 터졌다.… 우리는 한밤중의 그 지긋지긋한 곡성소리가 딱 질색이었다. 자정 넘어 제사 시간을 기다리며 듣던 소각 당시의 그 비참한 이야기도 싫었다. 하도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힌 이야기. 왜 어른들은 아직 아이인 우리에게 그런 끔찍한 이야기를 되풀이해서 들려주었을까?’ 포구를 뒤로 하고 찾아간 곳은 ‘당팟’이다. 당팟은 당이 있는 앞에 있는 밭이라서 붙여진 이름으로 많은 주민들이 목숨을 잃은 곳이다. 기행에 동행한 장윤식(제주 4·3연구소 연구원)씨 “당팟의 주인이 아직도 살아있는데 밭주인은 자신의 밭에서 어머니를 잃은 아픔에 한동안 밭을 경작하지 못했다”며 “아직도 이 밭을 뒤져보면 탄피들이 남아있을 것이다”고 당팟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사랑하는 가족이 목숨을 잃고 그들의 목숨을 빼앗아 간 탄피들이 수십 년 간 나오는 밭. 밭주인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순이삼촌이 떠올랐는 지 다들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당팟을 뒤로 하고 당시 쌓았던 성의 일부가 남아있는 곳으로 갔다. 성을 쌓기 위해 마을 사람들은 배고픔을 참으면서 일을 했지만 그 성은 얼마 사용되지 못 했다. 4·3이 끝난 후 사람들은 성을 쌓았던 돌을 이용해 집을 짓고 길을 만들었다. 그래서 현재 성의 일부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성을 쌓은 유래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던 중 북촌초등학교 앞에 있는 작은 언덕에 들렸다. 일행은 그 당시 피난민들의 심정을 느껴보고자 언덕을 올랐다. 사람들은 가시덩굴을 헤치며 언덕을 올랐다. 순이삼촌을 찾기 위해 4·3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을 다니면서 무거워졌던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은 부족했던 피난민 체험을 통해 한결 편해졌는지 표정들이 밝아졌다. 피난민들의 심정을 느끼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어디서도 해볼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너분숭이’다. 북촌에서 학살된 수십여 명의 어린이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너분숭이’는 북촌 주민들이 밭일을 하다 돌아올 때 쉬어가던 넓은 팡으로 애기무덤 20여기가 있다. 애기무덤을 보면서 4·3은 아무것도 모르던 어린아이들 역시 피할 수 없는 비극적 사건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기행을 끝 마치기 전 최상돈씨가 마지막 노래를 보르는 모습. 일행은 너분숭이에서 제를 지내고 최상돈씨의 노래에 맞춰 너분숭이를 돌았다. 사람들은 너분숭이를 돌면서 어린 영혼의 넋을 달래는 듯 슬픔에 잠겨있었다. ‘아직 눈도 떠보지 못한 아기들일까/ 제대로 묻어주지 못한/ 어머니들의 한도 함께 묻힌/ 애기 돌무덤들이 있었다/ 사람이 죽으면 흙 속에 묻히는 줄로만 알았던/ 나의 눈에는/ 너무 낯선 이 돌무덤 앞에/ 목이 메인다/ 목이 메인다’ 양영길 시인의 ‘애기돌무덤에서’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이 시에 나오는 말처럼 애기무덤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 한 구석이 저려오는지 사람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너분숭이에는 가엾은 어린아이들의 영혼뿐만 아니라 어린자식들을 먼저 보내야 했던 부모들의 한까지 함께 묻혀 있었다. 기행에 참가한 송지은(철학 4) 학생은 “소설 ‘순이삼촌’에 나온 곳을 직접 와서 보니 마음이 아프다”며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것 같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오고 싶다”고 말했다. “북촌리를 너무 쉽게 도전한 우리를 꾸짖는 날씨 탓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는 최상돈씨의 말처럼 유난히 쌀쌀했던 지난 12일. 우리는 추위 때문인지 북촌리에서 일어난 그 날의 아픔을 더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모든 게 변하고 있는 지금, 많은 변화 속에서 돌과 바다, 나무 등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을 통해 그 날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고 앞으로 그 아픔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 가을 최상돈님 11월25일 4.3음악기행에 동행하려합니다.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6.11.03 10:40 예기(yegie) http://cafe.naver.com/yepler/760 11월25일 4.3역사교실 최상돈의 4.3음악기행에 동행하려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행사전에 미리가서 평화 그 그리움으로란 공연도 하고.. 일정이나 장소를 알려주시면 만남을 준비하겟습니다. http://cafe.naver.com/ArticleList.nhn?clubid=11714699&menuid=15&boardtype=L 로 연락주세요. ................................ 2006이름없는공연자상 수상작을 고르며..14처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7.01.03 22:26 예기(yegie) 카페매니저 http://cafe.naver.com/yepler/996 2006년 한해 공연이 곧 일상이고 일상이 곧 공연이었지만 간혹은 그안에서 특별히 준비하고 다시는 할 수 없을 시간을 보낸 작품도 있습니다 특히 그러한 작업에 누군가가 다가와서 함꼐해주어서 더욱 감사햇고 또 완성도 또한 큰 작업도 있습니다. 이름없는 공연팀의 작업은 홀로 한 작업과 누군가와 같이 한 작업이 있습니다. 홀로 한 작업은 홀로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수백 명이라도 함꼐 와줘서해줬음하고 비워두고 기다렷으나 아무도 오지않아서 홀로 한 작업이므로 사실 그 만큼 더 서글픈 작업이고 반면 완전한 공감대를 가진 사람만이 참가하므로 그 작업은 완성도면에선 가장 충실합니다. 하지만 그 한사람의 완성도보다는 누군가 더 다가와서 공존의 시간안에서 함꼐할 수 있다면 그것이 비록 작업의 화두와 철학과 의미에 미흡하더라도 그 만들어진 만큼의 완성으로도 또다른 의미를 지니며 그래서 그 작업들이 늘 미완성속에서도 그립습니다. 단지 그렇게 미흡하게 시작한 작업이 이어지지못하고 일회성으로 떠나버린후 그 환상을 잡고 다시 오지않는그를 기다리며 홀로 가면서 그의 넋을 하나의 동지로 갖고가는것이 고통입니다. 2006년 엔 홀로갔으나 그곳에서 만나서 14일간 함꼐한 사람들 14처 이정표를세우며 가 다시는 똑같이 할수없는 역사안에 서글픔을 안고 이뤄졋습니다. 2006년은 이작업이 있어서 이 미물도 존재의 가치가 있엇으며 후에야 그것이 가식이었다는것을 알게되었지만 제각기의 목적과 욕심을 숨기고서라도 함꼐해준 사람들이 있어서 그 14일간의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모르고 인간의 이성에 감사하며 살아간 사랑이었습니다. 이 작업은 그 화두만큼 아프고 그아픔을 같이해준 사람이 잇어서 공유되엇으나 돌아오면서 다진 그 약속이 물거품처럼 사라져서 함꼐했던 그 순간들이 과연 그들에게 사랑이며 진실이었는가하는 의심마져 갖게되는 아픔으로 남았습니다. 문재선 박수현 고마리 별음자리표님등이 이작업에 동행해주었고 그중 문재선님과 박수현님의 작업은 14일간을 모두 참가하면서 혹은 처절하게 혹은성실하게 이어져서 함꼐한다는 감사를 느꼈습니다. 그 아름다운 작업을 통해 작업의 완성도 또한 잊지못할 것으로 만들어주엇으며 뭍으로 올라와 이어지는 14처공연에 그 동행자들이 사랑을 이어가지못함으로서 그 작업의 의미가 퇴색되어버려 그들의 아름다움은 영상으로만남아서 예플러의 공연에 곁을 넋처럼 맴돌며 실험에술제 민족극한마당등에 동행했습니다. 산사람들이 살아있음에도 잊어버림으로서 하나의 넋이되어버리는 형태에 이젠 익숙해져야할텐데 아직도 그 진실을 이해못하곤 합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시공을 만들어내던 그모습이 어떻게 잊혀질수있으며 무시될수있으며 외면될수있을까하는.. 공연을위한 공연,아니면 기금을 받기위한 공연 아니면 자신의 공연연보와 프로필을 키우기위해서 비굴한 모습을 감추고 다가와서 마치 진실처럼 사랑하는체 하다가 돌아가는 작업자등 14처 이정표를세우며는 그 아름다운 14일의 작업이 그 참가햇던 사람들의 이후의 모습들로 인해서 오히려 더 죄스러워진 아픈 공연이었고 그래서 그 남은 죄값은 모두 남은자의 슬픈 살풀이로 이어져서 산사람의 망각을 그나마 아름다운 넋들의 모습으로 동반해가는.. 특히 이작업은 테러제이가 레드컴플렉스를 가지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단체의 작업으로 이용하기 위해 첩자의 형태로 박수현을 14일간 침투시키고 미리 언론에 실제와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보도를 제공하여 기사화시킨후 그것을 합리화시키고 명분을 메꾸기위해 전화로 지원금제공 등을 제안하는 등의 행동을통해 4.3넋들을 찾아가는 순레자의 길을 더욱 서글프게하엿고 순례의 의미를 모르면서 다가와서 끝내 변화되지않고 제 이익만을 생각하면서 다녀간 사람들로 인해 그 죄악이 더욱 서글픈 작업으로 남으며 오히려 몰랐던 인간의 욕심을 아픈역사마져 자신의 예술행위의 명예와 기금수여를 위한 도구로 사용하려는 현실을 알게되는 작업으로 그 작업자들의 아름다왔던 모습이 모두 1회성의 가식이었다는 것에 분노를 갖게한 결과가 되었습니다. 순간만 본다면 문재선님이 2006년에 가장 아름다왔던 이름없는공연자상의 수상자입니다만 순간의 진실이 이후의 거짓과 망각으로 이어진다면 그 순간의 진실은 하나의 연기나 즉흥적인 감정적 행위에 불과했다고 말들어도 자기성찰자라면 납득할수있는 쓴소리겠지요. 박수현님 또한 14일간의 말없는 행진이 아름답기 그지없었으나 자기소속단체의 이익을 위해서 거의 첩자의 임무를 띄고 타인의 공연에 진실없이 참가해서 묵묵히 첩자로서의 임무를 다한 그래서 결론적으로 그 영상안에서도 테러제이가 같이한 작업으로 오해시키는데 일조를다했던 모습이 뭍으로 올라오며 부탁한 아무것도 해주지않고 제주에 남아 한번도 스스로 보살펴주지않은 14처의 약속불이행을보면서 인간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며 진실마져도 이용해서 자신과 무리의 이익을 채워가려는 인간의 대표적 사례로 저에게 하나의 공부를 시켜준 연기자로 남습니다. 이름없는 공연자상이 연기자에게 주는것이라면 박수현님이야말로 가장 적합한 연기상 수상자였을 겁니다. 14처 이정표를 세우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육신을 이탈한 문재선 박수현님등이 갖고있던 순수한 넋의 모습으로 돌아올 육신을 기다리며 이세상을 저희와 함꼐 맴돌며 사람들을 만날겁니다. 그리고 그 아름다왔던 순간의 진실이 그들 생안에서 한순간이라도 자기성찰의 아름다움을 기억하는 순간으로서 가치를 지니며 세상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으로 남아줄것입니다 저들이 누구냐고 물으면 늘 대답하듯 살아있지않은 이승에 있는사람은 아니라고 설명해드리겟지만. 고마리님 별음자리표님 짧은 시간이나마 정말 욕심없이 진실로 이작업에 찾아와 접근해주엇던 분들이 있어서 그나마 이 작업의 동행자들을 나쁜추억만으로 기억하는것을 멈추게합니다. 하지만 두분의 이 작업이 그 준비의 미흡으로 그리고 자기를 버린 시간의 부족 그리고 그로인해 미완성된 작업의 완성도로 인해 2006 이름없는 공연자상의 수상자로서는 해당되지못합니다. .................................... 버즘나무처럼 제주4.3순례동행자후기모음 | 14처,이정표를세우며 2007.03.04 22:56 예기(yegie) 카페매니저 http://cafe.naver.com/yepler/1309 Terror Jeju(테러제이) 원문보기 글쓴이 : 홍크:) 9.21-9.25. 5일간 이름없는 공연팀(신영철.임혜영작가)과 참가자가 동행하는 4.3 제주 순례 '버즘나무처럼..'에 참가자들에 후기를 올린다. 제주역사기행이라는 책에 내용 중 4.3유적지 답사 코스에 하나를 쫓아 14군데에 유적지를 순례한 이 작업은 참가자들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 순례자를 따라가다. 순례.라는 단어가 낯설다. 여행 가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해보긴 했지만, 순례는. 글쎄. 라는 말이 먼저 나올 수밖에 없는 게 지금에 솔직한 나의 모습이다. 그러한 이에게 순례자라는 수식어를 붙여놓는 것은 조금 많이 억지다. 준비되어 있지 않는 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타이틀. 나는 순례자가 아니었다. 나는 당신들을 따라간 이였고 나는 당신들을 지켜본 이였고 나는 당신들 곁에 있던 이였다. 나는 순례자를 따라갔다. 기억 하다.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에 누군가 혹사 당하고 끌려가고 울부짖고 죽어갔다. 억울하게. 난 그들을 위로하는 것이 허하다고 이제껏 생각해왔다. 결국 그 위로도 산자를 위한 것이 아닐까. 하는 나에 인식은 어쩌면 비겁한 생각이 아닐까.라고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강제로 동원된 인력으로 쌓여진 돌성 앞에서 나는 선대에 이들을 기억했다. 집을 짓다. 집은 내게 있어 하나에 숙제이고 중요한 관심사이다. 잃어버린 마을 속에 집이 한 채 씩 보일 때. 정말, 아. 이곳에 마을이 다시 생겨났으면 하는 마음이 내게 있었다. 작년 한라산을 오르다 정상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서 쉬며 내년에는 정상에 가야지.하는 약속을 내게 했다. 약속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 시점에 나는 다시 한번 약속한다. 다시 이 마을을 들리겠다고. 나무 아래. 풀잎 아래 그늘을 찾아. 비를 피해. 있는 당신들게 말을 건다. ‘우리에겐 지붕이 필요해요.’ 오름과 백사장. 자연. 김형태라는 아티스트는 ‘아름다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진실로 아름답다는 것은 무엇일까? 소설가 박상륭선생의 표기에 따르면, '아름다움'의 원래 표기는 '앓음다움'이다. '앓음'이란 알다시피 '육체적, 정신적 아픔, 혹은 고난을 이겨내기 위해 애쓰는 상태'이다. 그런고로, '아름다운 사람'이란 '아픔과 고난을 이겨낸 사람답다'는 뜻이된다. '아름다움'의 어원에 대한 다른 주장도 여럿있는데 대체로 좀 억지스러운 반면, '앎음다움'이란 표기는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린, 진실로 아름다운 것들을 찾는데에 어떤 실마리를 던져준다. 너무나도 아름답기에 너무나도 슬픈 곳들. 울고 싶어라. 울고 싶어라. 아직도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2005.10.01. 홍성혁. -------------------------------------------------------------------------------- 4.3 제주순례 버즘나무처럼.. 순례자의 마음 저는 온전한 순례자가 아닙니다. 온전한 순례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참으로 온전한 순례자가 아닙니다. 낙선동 성터에서 시작하여, 어둡고 진한, 억울한 원혼들의 눈물 젖은 얼굴이 떠오르는 목시물굴을 순례하고, 다랑쉬 마을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주우며 작고 예쁜 초가집을 짓고 다시 하루의 순례의 길을 떠나며, 마지막에 다다른 표선백사장에서.. 소리 없이. 비명 없이. 가족 없이 죽어갔을 그분들의 얼굴이 먼저 떠오르기도 전에 파랗고 하얗고 푸르기 만한 아름다운 바다에 먼저 마음이 빼앗겨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저는 부족한 마음의 반쪽자리 순례자입니다.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에..” 라는 것이 더 이상 변명이 될 수 없는 삶의 기로에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가슴에다 작고 예쁜 창문 하나를 만들고 싶습니다. 낙산동 성터에 빽빽이 들어찬 돌담 틈으로 맑은 하늘 보이는 작은 창문하나 만들었듯이, 이제 4.3 제주순례의 길을 떠나면서 잊혀져버린, 사라져버린 기억에 작은 창문하나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 작은 창문은 우체통입니다. 산자와 죽은 자를 연결하고, 역사를 연결하는 우체통에 순례자의 마음으로 엽서를 띄우고 싶습니다. 그 우체통은 또 다른 순례의 이정표가 되어, 순례의 작은 보금자리가 되어 잊혀져버리고 사라져버린 것을 되살리게 해줄 것입니다. 2005 제주에서.. 박수현 드림 -------------------------------------------------------------------------------- 4.3.. 그리고 순례... 25일 순례가 이루어졌다. 다랑쉬 오름, 표선 백사장, 낙성동 성벽, 목시목 굴.. 곳곳을 순례를 하였다. 그 중 나는 표선 백사장에서 모래사장에 묻혀져 있는... 아파하고 있는... 이들에게 한 장의 글을 남긴다. 나 한명이 아닌 지금 4.3을 기억하는이... 4.3을 기억하고 있는이.. 4.3을 생각하는이... 4.3을 배우고 있는이.. 그리고 아픙로 4.3을 알 이들이 지난 아픔을 겪었던 이들을 위해 나의 한 장의 글이 현재.미래 모든이들에게 4.3사건 당사자들에게 한마다씩 글을 써내려가고 그리고 그 글들이 한 장 한 장 그들의 위로문이 되었으면 한다. 나 또한 어떤분들에 의해 4.3을 다시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듯이... 이지환 -------------------------------------------------------------------- 나의 순례의 시작은 백지상태였다. 아니, 조금 신랄한 의미를 더해서, 백치상태라고 해두어야겠다. 모르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었으므로. 나는 4.3 사건과 그 순례의 진정한 의미는 차치하고서라도 그 사건 자체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그리고 뒤늦게야 그것이 정치적 이념과 군사적 압제로 인하여, 억울한 죽음과 눈물이 흘러 넘쳤던 사건이었다고 다른 순례자들에게 귀동냥을 청할 수 있었다. 이제사 우리가 시간을 되돌려 그들의 억울한 죽음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만 추모하고 또 애도하는 마음을 가지고 학살터를 한 곳 한 곳 돌아볼 예정이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우리는 이영권씨가 지은 제주역사기행이라는 책의 4.3 유적지를 순서대로 쫓았다. 낙선동 성터, 목시물굴, 다랑쉬오름, 표선백사장, 성산일출봉, 북촌옴팡밭, 함덕백사장, 원동마을, 무등이왓, 동광큰넓궤, 정방복포, 동광헛묘, 섯알오름, 백조일손지묘. 한 가지 웃을 수 없는 사실은 대부분의 순례지가 제주도의 유명한 관광명소들이라는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웃고 또 즐기며 밝은 이면만을 얻어가지만 그 뒤에는 가슴 아프고 억울한 수많은 죽음이 있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러한 사람들 중 하나였다. 순례자가 된 것은 처음이었고, 순례의 일정은 내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와는 다르게 진행되어 갔다. 단순히 경건한 마음으로 순례지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우리가 그들을 애도하고 미안해하는 마음을 표현해내야 했다. 생각처럼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던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그 시간은 우리에게 좀 더 많은 시간 동안 희생당했던 사람들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우리는 오랜 시간 사람들이 오감을 옹송그린 채 갇혀있다시피 했을 낙성동 성터에 볕이 잘드는 창문을 만들고 사라져버린 마을에는 종이로 작게나마 집을 지었다.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 표선백사장에서는 그들에게 짧은 편지를, 일출봉의 검붉은 모래밭위로 작은 비목을 세웠다. 또, 주막에 잠시 들렀다가 뜻하지 않은 죽음을 맞았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원동마을에 노천 주막을 열고 막걸리를 한 순배 돌렸다. 목시물 굴에서는 아예 진입을 차단당하기도 했었고, 몇 시간을 헤맸지만 결국 찾지 못한 동광 큰넓궤 등의 순례지도 있었다. 모기에게 잔뜩 뜯기고, 빵으로 배를 채우고, 몇 시간씩 도로를 헤매는 차속에 있어야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들은 헛되지 않았으며, 또한 순례의 한 단락이었다. 변명처럼 먼저 둘러대어 보지만, 나는 제주도가 처음이었다. 순례의 처음. 나는 여행과 순례를 구별 짓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 보는 오름에 , 귤 밭에 , 백사장을 보며 단순히 우와를 연발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관광객보다는 경건해지려 애썼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관광객과 다름없었던 듯싶다. 하지만 거의 모든 순례일정을 짚어낸 지금의 나는 순례자라 말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더라도, 조금은 발전했다고 믿는다. 물론 내가, 우리가 그들을 직접 총 쏘아 죽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직접 그들에게 피해를 준 것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그들에게 미안해야 할 이유는 충분히 있다. 우리는 그들의 죽음 위에서 행복하게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내 또래가 제주 4.3 사건에 대해 아는 바가 적다. 단순히 국사 교과서의 중요하지 않은 한 줄의 글씨로 남겨두었었다. 순례 활동의 일환으로 나는 친구들에게 편지를 썼다. 순례지에 멈추어 나의 지인들에게 짧은 진심을 전했다. 순례를 통하여 내가 얻은 가장 중요한 것은 4.3 사건에 대한 알림의 의지와 애도의 의무를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이제 제주도를 떠난다. 하지만 이곳에는 여전히 안타까운 흔적들이 남아 있고, 그 때문에 숨죽이고 아파하는 사람들 또한 남겨져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이곳 제주도의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 내가 이곳을 다시 찾아야 할 이유들 중의 한 가지가 되었다. 4.3 제주순례 수기. 유민경. ------------------------------------------------------------------- 순례.. 그 단어는 저에게 어울리지 않는 단어 인줄만 알았습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순례의 의미를 찾지 못하였지만 저에게는 행복한 시간이었고 즐거운 움직임이었습니다. 전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처음의 그 어색한 느낌만큼 저에게는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전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지금은 그리도 아름다운 세상속에 큰 아픔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분들의 생활들이 저에게는 상상에 그치지만 그분들에겐 현실이었습니다. 전 정말 행복한 사람입니다. 감귤 밭 안에 옛 성터 입구를 막아버린 목시물 굴 비석만이 지키고 있는 다랑쉬 마을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표선 백사장 제 마음에 알수없는 조그마한 움직임이 생겼습니다. 저에게 순례라는 말을 붙이지 않겠습니다. 그냥 순례라는 마음만을 가슴에 새겨보고 싶습니다. 성민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