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단코(0:00-5:22) (27살 알렉세이 막시모비치 페쉬코프(막심 고리끼)가 발표한
단편 이제르길리 노파를 읽는 사람. 그리고 단편 속 노파이자 알렉세이의
할머니가 들려주는 얘기) (책읽는 이 혹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는이)
희생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볼가강
연안 니즈니 노브고르드에서 태어났다는 그. 스물일곱의 그가 아린 가슴으로
써낸 책한 권을 읽고 있습니다. 100년전쟁속 프랑스 칼레의 시민들처럼.
암울한 현실을 바라보며 인류의 해방을 선도할 영웅을 그려보던 이.. 내가
이 이야기를 들은 것은 뱃사리아의 아르케만 부근 해안에서 였어요. 어느날
저녁 함께 일하던 한때의 몰다비아인들이 해변으로 몰려가 버린 뒤, 이제르길리
노파와 나는 포도넝쿨의 짚은 그늘 아래누워 바닷 쪽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둠 속으로 녹아 드는 것을 바라보면서요. 어두운 숲속으로, 쫓겨난
동족을 이끌고 걸어가는 단꼬의 얘기. 가고 가도 점점 숲이 깊어지고 사람들은
단꼬를 원망하고 앞날에 대해 절망했지요
숲은 여전히 음울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천둥은 더욱 사납게
울부짖었으며 비가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지. "이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한단 말인가?' 단코는 천둥처럼 부르짖었어.그리고는 갑자기
자신의 가슴을 찢어 그 속에서 자신의 심장을 도려내 머리위로 높이 치켜들었지.
그것은 태양처럼,아니 태양보다 더 환하게 타오르고 있었어. 사람들을 향한
이 위대한 사랑의 횃불 앞에서 숲은 고요해졌지. 그 빛에 쫒겨 산산이 부서진
어둠은 늪의 석은 아가리 속으로 흔적도 없이 스며들었고,놀란 사람들은
화석처럼 그 자리에 못박혀 버렸어. "자 갑시다" 단코는 소리치며
타오르는 심장을 높이 쳐들고 앞장서서 달리기 시작했어. 사람들은 홀린
듯 그 뒤를 따라 돌진했지. 숲이 다시금 수상하게 술렁대기 시작했지만
그 소리는 달려가는 사람들의 발소리에 파묻혀 버렸어. 불타는 심장의 기적에
압도된 사람들은 빠르고 용감하게 앞을 향해 달려갔지. 도중에도 계속해서
쓰러지는 사람들이 생겨났지만 그들은 더 이상 눈물을 흘리거나 누구를 원망하는
일없이 기꺼이 죽어갔어. 단코는 의연히 앞장서서 달렸고 그의
심장은 한결같이 눈부시게 타올랐지. 돌연,그들의 눈앞을 가로막고 있던
숲이 활짝 열렸어. 열린 숲은 울창한 모습 그대로 물러나 멀어지고 사람들은
순식간에 찬란한 햇볕과 비에 씻긴 청신한 대기의 바다로 빠져들었지. 뇌우는
아직도 그들 뒤쪽의 숲에서 포효하고 있었으나 이곳은 태양이 빛나고
초원이 숨쉬며 풀잎은 빗방울을 머금어 반짝이고 강물은 황금빛으로
구비치고 있었어. 석양을 받아 붉게 물든 강물은 마치 단코의 가슴에서
솟구치는 뜨거운 선혈처럼 보였지. 용사 단코는 드넓게 펼쳐진 자유의 대지에
시선을 던지며 의연히 미소 지었어. 그리고는 쓰러져 죽어갔지. 기쁨과
희망에 들뜬 사람들은 누구하나 그의 죽음을 알지 못했고 주검옆에서 그의
용감한 심장이 아직도 붉게 타오르고 있는 것을 보지 못했어. 오직
그중의 신중한 한 사람만이 이런 사실을 알아차렸으나 웬지 두려운 마음에
그 심장을 발로 짓밟아버렸지. 그러자 그것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불꽃이
되어 사방으로 흩어져갔어. 바로 그것이 소나기가 오기 직전에 나타나는
초원의 푸른 불꽃들이지.
노파가 이 아름다운 이야기를 끝마쳤을 때, 초원은 괴괴한
정적에 잠겨있었어요.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이 심장을 불사른 용사
단코의 위대한 사랑에 대지도 감동한 것이지요. 이제 노파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어요. 나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이 늙은 여인의 기억
속에 아직도 얼마나 많은 추억들이 깃들어있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한
나는 불타는 단코의 위대한 심장과 이토록 아름답고 힘찬 전설을 창조해낸
인간의 상상력에 대해서도 생각했어요. 한줄기 바람이 불어와 어느새
깊은 잠에 빠져든 노파의 누더기를 풀어헤치고 메마른 가슴을 드러냈어요.
나는 그녀의 늙은 몸을 살며시 덮어준 뒤, 그 옆의 대지에 몸을 눕혔답니다.
초원은 고요하고 어두웠어요 하늘에는 먹구름이 느릿느릿 쓸쓸하게 기어
다니고 있었고 바다는 스산하고 구슬프게 설레이고 있었어요.
12장 2011년의 숲과 강 그리고 단코(5:23-9:00) music on-off 4대강 그리고 바위늪구비.신생대의 종말
13장 폴세쟌느(9:00-11:45)
(생트빅투아리산 56세의 폴세쟌느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된
개인전을 준비하던 시간 생트 빅투아르산 속 조그마한 오두막집)
화상 블라르의 제안으로 파리에서 가질 자신의 첫 개인전을
준비하며 지내는 나날. 굴곡의 반생을 정리하며 이제는 가족과 친구와도
떨어져 마치 은둔자처럼 이 오두막에서 멀리 내려다보이는 고향을 보며
자신의 가슴에 다가오는 모습대로 자연을 그립니다. 56세의 가을을 오로지
창작에만 몰두하며 보내는 나날. 빛과 그림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산과
자연 그리고 마을의 색감. 햇살을 받으며 바람에 살랑이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그림 속 나무들 .
자연은 표면보다 내부에 있는 것 같다.. 풍경은
나의 마음 속에서 인간적인 것이 되고 생각하며 살아있는 존재가 된다.
그리고 마침내 나의 몸과 마음은 나의 그림과 일체가 된다. 무지개 빛의
혼돈 속에서 하나가 된다 프로방스 지방의 변하지 않는 모습 속에서
지질학적인 힘이 바위마다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있다. 세찬 수액이
나무 안에 흐르고 있는 것을 너무도 선명히 느낄 수 있다.
14장 벼랑,바람부는강가에서,제향 (11:45-15:40) (파리에서 열린 세쟌의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개인전 작품들,
거리갤러리의 세쟌느전을 배경으로 별음자리표노래 뭍생명의 죽음에 대한
제향)
눈물 흘렀지만 울고 있던 건 아니었네 벌건 눈 부릅떠
퍼런 하늘 우러렀을 뿐 떨고 있었지만 추워 그런 건 아니었네 벼랑끝
가녀린 꽃잎이 흔들렸을 뿐
물질하는 오리떼 너머로 커다란 괴물이
보였네 사납게 으르렁거리며 물길을 지워내고 있었네 원망도 한탄도
없이 바람은 지나가고 있었네 신음도 비명도 없이 강물은 흘러가고 있었네
토악질 했지만 취해 그런 건 아니었네 하늘을 비추는
물빛이 푸르렀을 뿐 소름 돋았지만 무서웠던 건 아니었네 모래 속
한 조각 사금파리 반짝였을 뿐
인생이 당하는 일을 짐승도 당하나니 그들이 당하는 일이 일반이라
다 동일한 호흡이 있어서 짐승이 죽음 같이 사람도 죽으니 사람이
짐승보다 뛰어남이 없음은 모든 것이 헛됨이로다 다 흙으로 말미암았으므로
다 흙으로 돌아가나니 다 한 곳으로 가거니와 인생들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 곧 땅으로 내려가는 줄을 누가 알랴 그러므로 나는 사람이
자기 일에 즐거워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음을 보았나니 이는 그것이
그의 몫이기 때문이라 아, 그의 뒤에 일어날 일이 무엇인지를 보게 하려고
그를 도로 데리고 올 자가 누구이랴
16장 헤세(17:20-18:50-) 뤼빙겐의 한서점 점원으로 일하고 있는 18세소년 헤르만헤세,
(빈서점을 지키며 책을 정리하고 시를 적으며 지내는 어느 가을날, 시-낙엽
나는 저 밑에 내려다보이는 세상을 보며 생각한다
누가 내게서 너를 훔쳐가도 좋다고. 나는 이세상에서 별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세상에 잘 어울리지도 않았으며 세상도 나의 혐오에 충분히
응수하고 앙갚음하였다. 여태 살아있으니 세상과 싸우면서도 견디어 온
셈이다
꽃마다 열매가 되려 하고 아침은 저녁이 되려 하나니
변화하고 없어지는 것 말고는 달리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란 없다.
눈부시게 아름답던 여름까지도 가을이 오자 조락을 느끼려 함에
나뭇잎이여 바람이 너를 유혹하여도 끈기있게 그대로 달려있거라 네
유희를 계속하며 거역하지 말고 가만히 그대로 내 버려 둘지니 바람이
굴러가게 하여라
17장 헤세의 수채화모음 그리고 모래강으로 떠나는이들
(18:50-22:20)
18장 내성천,모래강을 걷는사람들(22:20-
24:10)
힘을 내거라 강으로 가야지 힘을내거라 바다로 가야지
흐린 물줄기 이따금 만나거든 피하지말고 뒤엉켜 가거라 힘을 내거라
강으로 가야지 힘을 내거라 바다로 가야지
강물아 흘러 흘러 바다로 가거라 맑은 물살 뒤척이며
바다로 가거라
강은 지금 어떤 기도를 드리고 있을까요? 이 푸른 별
자공전을 따르며 궆이쳐 깊고 얕게 채우고 비우며 뭍생명들의 터를 쥐어주며
흐르던 강이 지금 60개 하늘을 바라보며 이 밤 드리는 기도는 어떤 것일까요?
바위에서 모래로 다시 조약돌과 바위로 자신을 생성하며 강을
정화시키고 뭍생명의 집과 고향을 만들어주던 모래와 조약돌들의 기도는
또 어떤 내용일까요?
그리고 그들의 아린 사랑과 희생으로 만들어진
이 푸른 별 강가에서 늪과 숲, 들과 언덕을 이루며 살아가던 많은 들꽃과
그곳을 고향지어 살아온 고운 생명들의 기도는 또 어떤 것일까요?
그리고 그 모든 이들의 기도 속에서 이모든 기도의
반대편에선 인간 그 인간종의 마지막 변종인 우리들이 이 강변에서
드릴 수 있는 기도와 그 가능만큼 전부의 존재방식은.
19장 공존의 파괴. 이별의 시작,모래강을 다시걸으며 하지만 그날까지 오늘처럼 그대로 가꾸고 싶어 (24:10-27:35)
m5 이지상-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사막에서도 잘 버리지 않는 꽃들이
있고 모든 것이 불타버린 숲에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는 나무가
있다 화산재에 덮이고 용암에 녹은 산기슭에도 살아서 재를 털며 돌아오는
벌레와 짐승이 있다 내가 나를 버리면 거긴 아무도 없지만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13:46 돌무더기에
덮여서 메말라버린 골짜기도 다시 물이 고이고 물줄기를 만들며 흘러흘러간다
내가 나를 버리면 거긴 아무도 없지만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내가 나를 버리면 거긴 아무도 없지만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내가 나를 버리면 거긴
아무도 없지만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백년을 씻어도 지워지지 않을 부끄러움, 그리고 그
반대편에서 의로움과 당당함으로 이겨내던 또 하나의 화두 백년이 지나도
부끄럽지 않을 삶. 존재의 이유에 화답하며 살아가는가 스스로 질문해보는
사람들. 그리고 힘겹고 어려워도 그렇게 행하며 욕심과 이기를 버리고
우주의 바른 요소가 되어 익히고 지키며 살아가 고픈 어진노력. 그리고
그리하여 그들이 그 존재의 목적을 이유로 꾸는 꿈.
1895년 가을은 명성황후시해와 을미왜란 평정창의가 있던
가을입니다.. 동학혁명의 불꽃이 쓰러져간 1년후의 가을이고 사람들은
밀려오는 새로운 문물과 정신세계의 교류에 귀기울이며 새로이 다가올 세상을
기다리며 살았을 가을입니다.. 그로부터 115년이 흘러 돌아봅니다 지금
우리는 그들이 그리워한 1세기후 그들의 희망에 걸맞게 살아가고 있는가, 죄스럽습니다...
1895년 겨울이후를 미지의 세상으로 기다리며 살고 있던 그 날의 사람들은
100년후의 우리보다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그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그 고왔던 사람들의 꿈과 영혼을 만나며 아름다운 세상으로 회기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꿈과 희망에 답하지못하고 퇴화해버린
100년후의 인간으로서 다시 100년후를 살아갈 사람들앞에 우리들은 어떤
모습으로 보일수있을까 생각합니다
저 산을 넘어 저 강을 건너 구름을 따라 정처
정처없이 길떠나 가는 바람에 실려.
그들이 그리워하고 추구하고 노력하던 아무 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모든 것을 돌이킬 수 없게 망각하고 파괴 시켜버린 것은 아닐까?.
100년전의 사람들처럼만이라도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도 그들처럼
100년후의 사람들에게 그때 그 사람들은 아름다웠다고 얘기들을 수 있을까?
[1895년가을]을 마침내 2010년가을에 115년전 사람들의 꿈 이란 화두로 준비하고.
그리고 이 작업에 동행하면서 100년후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우리들의
모습을 찾아 보고픈 이들을 찾아 나섰지만 그 슬픔 나누지 못한 채 이렇게
가을은 또 마무리지어집니다.. 삼라만상의 한 원소로서 태어나 공존하고
보존하며 살아야 할 존재의 이유에 답하지 못하며 사는 서글픈 종족의 나태함
지우지 못하면서... 그리고 그들의 꿈과 희망에 답하지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