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마세요(2000.5.18광주 금남로)예플5월연작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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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leftⓒyegie 2011.12.27

 

잊지마세요]공연후기4- 아!금남로공연
예기

행동하는 시간의 시작은 가장 어렵다.
시간안에 서서히 다가가서 움직여지는 자발적인것이 아니라
어느시점을 시작으로해서 문득 시작되는 형태를 취할수 밖에 없는것이
공연의 형태이기 때문인가?

공연을 준비하면서 보이지않는 연극을 만들고싶었다.
거리한구석에서 그냥 사람들이 움직이고있고 일반인들과 다름없이 움직이는 몇몇 사람
들의 모습이 있고 여러개의 소리속에 또하나의 소리가 있어서
그안에서 무언가 움직여지고있으면서
자세히 보면 그것이 공연이고 스쳐보면 그저 일상인듯 보이지않는 그런 모습.
연기자들에겐 아직 그것이 이해되지못하지만
실존은 그렇게 시작없이 시간속에 연결되고
끝도 그랫으면 좋겟다고 여겼다.

어쨋건 금남로의 밤 지지않는 열기의 산발적여운속에
인도가 아닌 거리에서 우린 의자와 탁자를 놓고 그곳에서 아무런 시작도없이
준비한 자신의 얘기들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엿장수가 자기표현을 하듯 우리도 각기 자신이준비한 모습 그대로 자기가 하고픈 어떤
것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잊지마세요]는 시작되고 진행되었다.
예플작업에서 특히 518연작은 항상 또하나의 제안이 있고 그것은 비워둠이다.
그 비워둠이 어느 곳에선 연극적 형식의 부족함으로 받아들여져서
한심한 극으로 비평받기도하고
기다리고있는 이들이 연기를 못하는 사람들로 보여지기도한다.
아마 이렇게 예기공연을 접한 연극적 관객들은 내내 아주 추한 한편의 연극관극경험으
로 예기플라타너스공연을 기억할것이다.
하지만 그 비워둠은 예플이 공연이 아닌 인간과의 만남을 그리는 작업이며
그 그리움을 나누기위해 다가가는 가장큰 존재의미며 화두이므로
그 그리움에 답하는 사람을 만나지못하는 작업시공안에서
예플은 소외의 벽안에 스스로 갇쳐가는 외로운 작업이 되고만다.
작가와 연기자의 만남 그리고 관객과의 만남
그 만남의 방법이 인간성의 교류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또하나 각기다른 우주와의 만
남을 향하고 그래서 작업은 느낌의 환경만을 전달할뿐
나머지는 모두 그 만남의 주체에 맡기고 그들과의 만남의 깊이로
공연은 완성된다.
즉 보이는 자만 볼것이며 들을수있는자만이 들을것이라는 대사처럼
공연은 일반적 보여주기와 제안하기의 형태를 벗어나
인간각기의 제안과 만남 그리고 살아가는 실존이 어우러지면서
선한 이들의 모습 혹은 부족한 이들의 모습 그대로를 담아
그들이 지향하고 다가가려는 세상을 표현하고 모자이크하는 것이다.
[잊지마세요]는 그렇게 그리운 마음으로 전야제가 스쳐간 그 밤의 금남로에
존재하엿다.
사람들은 스쳐가고 그러나 뜻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하나둘 머물러
연기도 액션도 없는 몇사람의 움직임에 시선을 멈추고 있었다.
금남로에 놓여지는 제대는 아름답다.
구호도 환호도 조명도 없는 그냥그대로의 거리에 하얀 소목을 입고 다가와
촛불을 켜고 놓여지는 위패도 향도 없는 작은 제대는
가슴안에 사랑을 담은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커다란 추억의 시간으로의 입구이다.
제대가 놓이고 우리의 작업이 도입부를 넘어선후
한 여인이 문득 제대에 다가와 절하고 묵념한다.
그리고 이어 공연내내 촛불이 꺼질때마다 서로 다가와서 그 불을 다시 피워주고
다시 꺼질세라 감사안아주는 사람들이 있고
2부를 거쳐 3부로 가면서
그 주제곡처럼 아름다운 사람들
못만날줄알았던 그래서 이 역시 잊어버린 사람들속에서 실패작이 되리라던 나의 섯부른
결론은 보기좋게 지워지며
금남로는 기억하고있나요 하고 묻는 우리에게 네 기억하고있어요
그누구보다 더 크게 언제까지나 또렷하게 ..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20년전 그날 아니 100년전의 우금치 경복궁 춘성문 ..으로 돌아간다.
공연곁에 가득한 사람들은 모든것이 끝난 금남로를 치우는 청소차도 비껴가게 하고
조용히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이 되어 거기에 함꼐하며
마치 아크로폴리스계단에서처럼
사랑과 우리가 인간을 사랑하여 그 모습으로 차려입고 떠나올때의 마음그대로의 기억만으로
내내 함꼐 존재한다.
이 작업을 준비한 일행들 모두 그들의 손길안에서 한없는 아름다움을 마주하고
연출하면서 마음을 만들면 표정과 몸짓으로 다 보일거라고 얘기하던 그 예측대로
그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연기로선 결코 만들어낼수없는 아름다움을 담고
시간안에 담긴다.
못내 가슴아픈 사람 하나가 5월금남로에 조용히 마련된 이 제대에 소주와 삶은 달걀을
사들고 다가와 눈을 감아야 볼 수 있는 그의 벗과 한잔의 술을 나눈다.
우리의 모습을 내려다보고있는 자정을넘은시간 금남로의 가로등과 건물의 불빛들은
조금씩 변화하며 움직이고
그 불빛은 어젯밤 망월동묘역에서 마주하던 촛불같은 그 불빛들이다.
슬프도록 행복한 사람들은 잊지마세요의 여섯가지 인물들 모두의 모습안에
제각기 담겨있다.
모르는사람도 기억하려는사람도 그리고 잊지않는 사람도 모두 거기에 그렇게
서로의 만남을 통해 아름다운 사람으로되어가고
어두운 비 내리면 처마밑에서 눈물흘리고 서있는아이처럼
금남로에서 우린 그렇게 움직이고 바라보고 제대에 다가가며
하나가되어
민주 혹은 인권을 넘어선 가장 큰 사랑 그리고 인간의 생성이유와 존재의미를 기억하
고 그대로 행하는 귀한 모습들을 보여주며 공연을 마친다.
언제나 공연이 끝나면 다시 추락하는 사람들을 바라보았지만
금남로의 공연에서 만큼은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거라는 감사한 결말을 얻는다.
아.금남로공연.
이곳이 아마도 차원이 이동되는 그곳,
그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가는 입구가 있는 이동공간이 아닐까?
금남로그 차원이동공간에서 함꼐듣던
아름다운사람 너의노래는 까페에서..와
그 시선안엥 담기던 순애언니를 찾아가는 영화작가의 초행과 순례자의 아름다운 발걸
음,그리고 까페 언덕위의 바보의 그 고운 숨결.상여나가는 소리맞춰 영령을 배웅하는
마임이스트,그리고 제대를 준비하는사람과 그곳을 찾아오는 사람들.
촛불을 지키는사람들, 아름다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표정들,
언제 다시 또 이런 만남을 가질수있를까?
기억할수있을까? 잊지않을 수 있을까?

이승에서 만나는 가장 아름다운 만남,
잊지않고 기억하려는 이들이 있는 곳.
우리들 심신속 내면에 담긴 그 커다란 아름다운 영혼의 본질을 마주할 수 있어
감사했던 시간.
사람들이 매일 이시간처럼 그렇게 절대 잊지말고
자신을 버리고
존재의 이유에 합당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2000-05-22 오전 8: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