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만들어드리고 싶었는데 준비를 못해서
가는길에 재료를 샀지만 동광육거리 찬바람속에서 집을 설계하고 짓기엔
무리가 있어서 한채만 만들었습니다. 동광육거리 주유소담장옆에 무등이왓
잃어버린 마을 가는길 이정표를 하나 세우고 그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익숙한 그리움으로 간혹 한곳을 바라보며
시간의 흐름안에 넋들을 만나 공존하는 모습도 보이며 슬픔으로 접근했던
단순한 마음들에서 벗어나 벗이되고 마실이되어 넋들을 만나는 방식도 하나둘
깨달아가는듯 합니다..
마을초석처럼 정성어린 이정표를 세우고
이제 마을마실에 들어섭니다.
굽이굽이 그대로 남아있는 아름다운사람들의
생활터. 하영 아름다운 이곳에서 평화롭게 살았을 사람들 하지만 역사를
읽어보면 생애 어느 한때도 핍박받지않고 살아보지못하고 떠나간 마을사람들의
얘기가 속속이 들어옵니다.
우린 그안에서 물솜처럼 젖어있는 사랑하던
시간들을 찾습니다. 그리고 우리와 다른별에서 와서 하나가 되었던
또다른 별지기들의 생존의 깊이를 시공을 넘나들며 스쳐만납니다.
마을 곱디고운 골목길에 그들이 흙바닥위에
그려두고 뛰어놀던 사방치기흔적을 다시 살립니다. 그리고 네거리 한귀퉁이에서
우린 그렇게 그들과 같이 잠깐 시간을 돌이켜 아이처럼 유성처럼 뛰어놀아도봅니다.
그리고 또 마을을 굽이쳐걸어 언덕을 오르고 내리다가 쉬어감즉 한 곳에
놓여진 평평한 돌위에 장기판을 새겨드립니다.
흩어진 나뭇가지를 찾아서 장기알도 만들고
동네노인들이 앉아서 한나절 일손을 쉬며 소담스레 얘기나누엇을 이곳에
장기판하나 만들어 두고갑니다. 언제든 무등이왓이 그리워지시거든
뿔뿔이 흩어져야했던 마을사람들을 다시보고싶거든 언제든오셔서 얘기나누세요.
고향마을이 또하나 생겼습니다. 늘 잊지말고
그리워하며 찾아와야할곳. 그렇지만 마음에 담고 어디서나 만나고 그려볼수잇는곳.
애처로와서 더욱 그립고 그 그리움이
고귀해서 이승을 스쳐가는 시간속 삶의 방향을 인도하고 제시하며 그래서
더욱더 존귀하 곳.
무등이왓은 그렇게 간혹 꽃잎처럼 날리는
눈싸라기로 우릴 감싸고 사람하나 볼 수 없는 마실에 강아지 한두마리 넌지시
우릴 바라보고 채색된 묵화처럼 넘나드는 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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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 대한 얘길 하고싶어 다가왔다가
성운과 성단을 바라보고 그속에서 꿈을 꿉니다. 그리고 그 꿈은 이제
꿈속의 꿈이되어 다시 바람안에 분신됩니다. 많은 것을 두고왔지만 그
모든것을 가지고 뭍으로 올라갑니다. 살아있음에 대한 슬픔이 중산간을
가로막은 안개지역을 넘어 뼈아프게 밀려옵니다. 우리가 할수있는것은 삶이
아니라 죽음인것을 안개지역을 넘어 마주하는 인간도시엔 다시 수많은
욕심과 변명과 편협된 이기심이 욕정을 안고 삶이란 명분으로 바쁘게 움직이고있었습니다.
안개가 걷힘이 오히려 안개이며 안개가 오히려 선명한 사랑입니다. 감사했으며
고마웠습니다. 순례의 반을 마치고 서부지역을 넘어오면서 농담처럼 한말
고맙습니다란 말 58년을 넘어 뒤늦게 다가와서 가슴으로 부터 나오는
말이 그것이었는데 그리고 그 말이 너무 안어울려서 놀랐었는데 이젠
가슴이 쥐어준 그말의 이유를 알듯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