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5년가을(이름없는공연20부연작거리공연1,2부)2010.10 디페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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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년전 그 가을을 살았던 이들이 꿈꾸었던 100년후에도 부그럽지 않을 삶을 향한 시간과의 만남 1895년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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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leftⓒyegie 2010.10.12
1895년가을 2장
1895년10월3일 처소로 찾아온 일본인 강본 서기관을 맞은 75세의 이하응 
그의 독백같은 대화내용.
 
한가위 저녁 서울 어느 가옥마당에서
한 노인이 그를 찾아온 한 사람과 얘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너무도 오래 산 듯한 자신의 인생을 회한하며 쓸쓸히
내키지도 않는 약조를 합니다.
 
 
그만 되었소. 늙은 터에 그러지않아도 이제 정치는 사양할 참이었소.
그나 저나 이번에 삼포공사는 매우 솔직한 사람인
모양이구려. 이렇게 시답지 않은 약속으로 나를 끌어들이려 하다니
그 순진함만은 마음에 든다 그 말이오.
허락이고 자시고 할 게 어디 있겠소. 내가 반대한들 그대들이 이번
계획을 취소할 리 만무하지 않겠소.
솔직하지 않더라도 그만한 이치야 삼척동자라도 짐작할 수 있는 일.
도대체 정녕 노리는 것이 무엇이오?
무엇 때문에 또다시 이 늙은이를 앞장 세우려는 게요?
단순히 지금의 내각을 뒤엎자는 것이 목적이오?
그렇다면 정상공사는 어찌하여 이 나라 국정을 또 다시 중전의
손에 돌려주었더란 말이오? 당신네 나라는 공사가 바뀔 때 마다
정책을 바꾸는 전통이라도 지닌 게요?

내가 일찍이 그대들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모르겠으나 이미 욕심도
여한도 없는 나를 앞장 세우려는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을 것 아니요? 
말하시오. 그게 무엇인지를.
 
(그의 대답을 듣고)
그래.. 그만한 까닭이 없고서야 그 일에 나를 굳이 끌어들이려 하진 않았겠지.
그래 거사일은 잡힌게요?

한가지만 더 물어봅시다. 그대들은 중전을 치겠다고 하면 내가 그를 몹시 반기리라 생각하셨소?
괜찮소 얘기해보오. 강본 고문관과 나 사이 아니오?
언젠가 그대는 일본인과 조선인의 입장을 떠나 나를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소?
내가 내 며느리를 미워하기 때문에 당연히 이 제안을 받아들이리라 생각했던 건가?
고양이가 쥐 생각하는구려.
북쪽 곰에게 먹히느니 고양이에게 먹혀 달라는 얘기 아니오.
어쨌거나 중전이 그대들의 허를 찌르긴 찌른 모양이구먼.
설령 내가 거절한다 하여도 그대들은 나를 기여이 끌어들이고야 말 것 아니요.
강본 고문관
오늘이 바로 조선의 명절인 팔월 한가위요.
오늘아침 이 나라 백성들이라면 그가 비록 살인을 저지른 금수라 해도
모두가 제 조상들에게 햇곡식으로 지은 밥을 지어 올리고 차례도 드렸을 것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