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 저나 이번에 삼포공사는 매우 솔직한 사람인 모양이구려.
이렇게 시답지 않은 약속으로 나를 끌어들이려 하다니
그 순진함만은 마음에 든다 그 말이오.
허락이고 자시고 할 게 어디 있겠소. 내가 반대한들 그대들이
이번 계획을 취소할 리 만무하지 않겠소.
솔직하지 않더라도 그만한 이치야 삼척동자라도 짐작할 수
있는 일.
도대체 정녕 노리는 것이 무엇이오? 무엇 때문에 또다시
이 늙은이를 앞장 세우려는 게요? 단순히 지금의 내각을 뒤엎자는 것이
목적이오? 그렇다면 정상공사는 어찌하여 이 나라 국정을 또 다시 중전의
손에 돌려주었더란 말이오? 당신네 나라는 공사가 바뀔 때 마다 정책을
바꾸는 전통이라도 지닌 게요?
내가 일찍이 그대들을 경험하지 않았다면 모르겠으나
이미 욕심도 여한도 없는 나를 앞장 세우려는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을
것 아니요?
말하시오. 그게 무엇인지를.
(그의 대답을 듣고) 그래.. 그만한 까닭이 없고서야
그 일에 나를 굳이 끌어들이려 하진 않았겠지.
그래 거사일은 잡힌게요?
한가지만 더 물어봅시다. 그대들은 중전을 치겠다고
하면 내가 그를 몹시 반기리라 생각하셨소? 괜찮소 얘기해보오. 강본 고문관과
나 사이 아니오? 언젠가 그대는 일본인과 조선인의 입장을 떠나 나를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