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
1995.6.10 국립극장소극장. 플라타너스연극
中
김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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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시 공연대본
- 신영철 김선재 공동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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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내
T.V를 본다 거울 앞에서 마스크라를
바른다 음악을 듣는다 : NIRVANA, UNPLUGGED IN NEWYORK
친구와 통화를 한다 : 안되는데.. 생리중이야 잡지를 본다
창 밖을 바라본다 : 야! 컴퓨터 통신을 한다 : 킥킥댄다,
중얼거림 책을 보면서 담배를 피운다 : 며칠 고기를
먹지 않았습니다 눈물 흘리는 짐승들이 슬퍼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고기를 먹었습니다 넓적넓적 썰은 것을 구워
먹으니 맛이 좋았습니다 그날 아침 처형당한 간첩의 시체라고
했어요 한참을 토하다 고개 들어보니 입가에 피범벅을 한 세상이
어그적 어그적 고기를 씹고 있었습니다 (疫전1, 이성복 시집
`그 여름의 끝''에) 단전호흡을
한다 냉장고 문을 열어본다 : 엄마! 립스틱을 바른다
오락을 한다 가만히 생각에 잠긴다 세계지도를 본다
: 아! 아프리카 노래를 부른다 : 노영심 `그리움만 쌓이네''
일부 청소를 한다 밖에 나갈 준비를 한다
* 실외 빈 택시가 태우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 : 압구정!
아저씨! 야! 서점에서의 감시하는 눈길과 사방에 : 누가
훔쳐갈까봐 그래요? 설치된 볼록거울에 화가난다 저녁무렵의
시내. ��?까페, 노래방 : 안가요, 늦었어요 종업원들의
호객행위. 함부로 팔, 어깨를 잡고 끌고 가려한다 신발가게에서
아저씨가 신발을 벗겨준다며 : 어머! 난데없이 다리를 만진다
전철이 도착하면 줄서있는 제시를 밀어제치는 아줌마의 거친
손길 전철안에서 아저씨의 뻔뻔한 시선과 손길 : 아저씨,
미쳤어요? 호프에서 일어난 거친 싸움에 피해를 : 원 �Е�!
야, 저쪽에서 싸운다 당한다 아악!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제시에게 : 야? 던져지는 말 `야!'' 맥도날드에서
부�┥뵌� 두 사람. 이제 : 여기 휘시버거 하나더요 서로에게
미안하다 라는 말은 필요없어진지 오래. 주고받는건 따가운
시선. 버스 안에 험악한 인상을 하고 들어와 : 안사요.
불우이웃임을 강조하며 물건을 파는 잔 돈이 없어요. 사내.
모두 약간의 공포감을 느낀다. 좁은 골목에 차가 크락션을
울리며 : 아휴, 좀은데서 크락션을 지나간다 울리고 난리야!
명동에서 신분증 제시를 요구당한다 : 왜요? 아무 이유없이
제시는 자신의 이름과 참, 쉬운 한자도 못읽네. 주소따위를
밝혀야 한다. 제...시...요 잡지와 대형광고물 앞에선 제시.
어찌보면 어떤 광고 모델의 모습같기도 하다. 어디나 공사중인
거리. 높은 구두를 신은 : 에그, 무슨 놈의 공사를.
- 제시는 언제나 넘어질 듯 하다. 달마다 해!
거리에서 친구들과 춤동작으로 사진을 : 야, 찍어! 찍는다
거리의 한 모퉁이에서 담배를 피운다. 그 모습을 괴상하다는듯
쳐다보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오히려 이상하다는듯 보는 제시.
* 그리고...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것 같아 돌아보면
난데없이 날아드는 주먹과 심한 발길질, 욕설. 그동안 끊임없이
제시가 당해왔던 작은- 드러나지 않았던, 아니면 이미 무감각해져버린-
폭력의 기미들이 이제 한 덩어리를 이루어 제시를 둘러싼다.
그 덩어리는 점점 커지고 그것에 한참을 휘둘린다. 폭력은
이제 다시 잠잠해져서 어느 샌가 공기의 틈 새로 틈 새로 숨어버린다.
침묵, 그리고 약간의 흐느낌만이 남는다. 천천히 일어나
돌아서려고 한다. 그러나. 하고 싶은 말이 친구들에게...
전화기로 다가간다. 친구에게 `괜찮아'' 같은 폭력의 덩어리에
얻어맞고 있는 혹은 그 때문에 사라진 그리고 아직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친구들에 대한 위로와 격려의 느낌으로. 듀스의
`메세지''가 강렬하게 울린다. 반복.(실내, 실외,
그리고) 푸른하늘의 `꿈에서 본 거리''가 울리며 공연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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