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잊지마세요-광주]기본대본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4-20 오후 3:20:00 내 용 : 예기플라타너스공연 [잊지마세요] 1999.12.강북보건소초연 2000.5 5.18 20주년 광주 금남로공연 신영철 구성연출 사람들. 원래 하나였던 우리가 이렇게 여러 개의 모습으로 태어나 살아간다. 아름다운 진화를 위해 시차를 두고 고향을 떠나오던 그날, 그날 그곳에서의 우리들의 모습과 마음을 까맣게 잊어버린채말야.. 사실 우린 얼마나 자기영혼의 실체를 기억하고 있을까? 인간을 사랑하여 인간으로 다가와 가져보는 이 시간 동안 원래 하나였던 우리가 서로 다른모습으로 태어나 너와 나 혹은 우리와 남으로 다시 만나는 이 순간 안에서. 고향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려 존재의 의미도 잊어버린 우리들, 회귀의 그날전에 미리 기억하고 잊지않으므로서 더많이 그리워하고 사랑할 수는 없을까? 인식하거나 기억하지도 못하는 우리들의 행동과 삶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앞에 [잊지마세요]란 말을 건넨다는 것은 정말 무리한 일일지도 몰라. 작업을 준비하면서 세상을 보다 가까이서 바라보고 사람들의 삶을 보고있노라면 처참하리만치 외로운 이의 독백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이 작업은 처음부터 아무도 공감하지못하는 실패작이 될거란걸 알아.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준비하고 실천할 수 밖에 없는 말 한마디는 잊지마세요 하는 그 말 한 마디야 . 하긴 그들이 비록 들을수없는 목소리로 들리지않게 얘기할 뿐이지만. 어느 조그마한 마을 예전엔 그곳을 돈암동이라고 부르기도 했어. 하지만 1년이 흘러 지금 그 돈암동 사람들은 어디서 그 사랑을 이어가고 있을까? 기억하고 있을까? 안타까워서 기억하세요 하고 말해보려하지만 그말을 들어줄 여유도 없이 슬픈 모습으로 자아에 빠져 개미처럼 열심히 살아가는 비참한 욕구에 침몰된 기억잃은 영혼들. 그래서 다시 그리움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며 잊지마세요 하고 속삭여라도 보고싶어. 사람들은 늘 자신을 생각하면서 자신이 하고픈 것 안에서 사랑이나 선을 찾곤하지.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은 사랑하고픈 것만 사랑하며 행동하고픈 것만 행동해. 그래서 자신의 이기심의 전제안에서 사랑하고 봉사하지. 하지만 선이나 의를 위해 자기를 버리지는 못한다해도 그 조그마한 이기적사랑의 불씨가 영혼을 기억하는 시작은 될거야. 또다른 사람들을 스치면서 그들이 떠나온 하늘에 대하여 를 생각해보면서 가족공동체의 아름다움을 생각했었다. 사랑이 존재의 이유며 생성의 이유인 우리들에게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내내 후이넘에서 돌아와 발견하는 착하디 착한 사람들의 모습안에 있었어. 하지만 그들이 떠나오던날의 그마음을, 자신의 영혼을 기억해 낼수만 있다면 세상은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꿈처럼 현실을, 현실을 꿈처럼 인식하는 존재들이야. 하지만 자신을 구성하고있는 본질적 원소가 영혼임을 알지못하고 심신의 조각들을 본질로 착각하며 살고있는거야. 그래서 모든 영혼들의 귀한 본질을 기억하지못하고 3차원적 공간안에서 보고 듣는것에 급급해 이기적인 행복만을 추구하지. [그들이 떠나온 하늘에 대하여]처럼 이 작업은 우리가 뿌연 창을 통해 바라보는 불순함과 어리석음을 문을열어 바로 바라보는 훈련이며 시각의 전환이 되었으면해. 눈으로 보던 것을 눈을 감고 보고 귀로 듣던 것을 귀를 막고 들으며 정신이라는 뇌세포로 인지하던 것을 영혼으로 인지하는 작업의 징점다리 작업이었으면 하고말야.. 나는 이작업에서 우주에 공존하며 별을 가꾸고 있던 모든 영혼들이 이 지구에서 서로 자신을 기억하고 회상할 수 있는 영혼의 시선이 교차되길 노력해. 그러면 우리가 보고듣고 생각하던 3차원적 갈등과 선입견 고통과 욕심 그리고 편애와 미움이 모두 한갖 부질없는 찰나임을 발견케될 것이니까. 그리고 그 것을 기억함으로 인해서 외모나 선입견으로 미워하거나 아니면 동정하거나 사랑하던 단순한 미물로서의 가슴들이 열릴거구. 우리가 왜 사랑하여야하며 왜 이 짧은순간의 여행에서 자신을 버리고 공동체를 위해 존재해야하는가하는 의미를 알게될 거야. 오늘 이 작업을통해 우리들 중 몇사람만이라도 이제까지의 왜곡된 오감을 던져버리고 모두다 하늘같이 귀하고 아름다운 영혼들임을 발견했음좋겠어. 그래서 우리가 알고있는 현실이 꿈이고 꿈이라 믿어온 영원의 세계가 바로 그들과 내가 떠나온 하늘 즉 현실임을 어렴풋이나마 감각하게 되었으면 좋겠어. 보이는 사람만 볼 것이며 들을수잇는 사람만 들을 수 있을거야. 편견이 자신을 감싸고 있다면 그벽으로 인해 영혼을 보지못하거나 아니면 못보고도 보앗다고 거짓말을 하겠지. 우린 아마 착각하는 현실처럼 진실을 시시각각으로 공유할 수는 없을 거야.. 우리가 떠나오던 날 우린 이 여행의 짐을 꾸리면서 자신을 버리고 희생하고자 미물적 속성을 즐겨 짊어졌고 그순간에 우린 이미 회상의 능력을 소실햇을지도 몰라.. 하지만 인간의 능력안에 담긴 영혼의 존재는 죽음이 없는 우주안에서 기억할 사랑마져 벗어두고 온것은 아닐테니까... 사람들은 아직도 사랑하는 사람만을 사랑하기에 익숙해서 모두를 사랑하지는 못해. 내가 만든 우리 안에 또래나 동아리를 만들고 가족의 개념마져도 벽의 개념으로 사용해. 우리라는 개념이 만들어질 때마다 가족이라는 개념을 만들때마다 하나 하나의 단절의 벽을 쌓고있는 것같아. 나의 가족이란 말은 곧 남의 가족이란 말을 만들고 우리라는 말 역시 우리 아닌 남들이란 말을 만들어 . 나는 소외가 투쟁적 또래의식을 만들어온 사회적구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다소간의 어려움을 느끼곤해 . 하나라는 개념이 확대되어 정말 하나라는안에 모든것을 넣지못하면 그건 둘 혹은 그이상의 개념과 상통하고 결국은 적개나 경쟁 혹은 소외를 만들거든. 가족공동체란 말의 의미를 생각해 봤어. 그것은 우리 가족 너희 가족이란 개념이 아닌 생명체 모두가 하나의 가족개념을 갖는걸 말하지.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가족이란 것이 편애나 그로인한 슬픔을 자제하게되고 그것이 간혹은 냉정으로 오해받을 수 도 있을 것 같아. 마치 어린왕자가 여우를 길들이면 그 여우와 다른 여우를 구분하게되어 모든 여우를 사랑할 수 없게되는 모순 안에서 미처만나지않은 모든 여우마져 가족공동체로 사랑하려할때 길들여진 여우가 오히려 사랑의 소외를 느끼는 그런거지. 그래서 요즘 생각하는 건 모든영혼에 대한 사랑이야. 우리가 흔히 보는 장애인이나 정상인의 개념은 영혼의 시각이 아닌 심신이라는 일시적 형체의 시각적 구분이쟎아. 심신의 피로나 장애가 영혼을 가리고잇다고해서 우리가 그것에 매달려 희미해서는안될 것 같아. 모든 영혼은 귀하고 소중하여 악인들마져도 그 영혼은 아름답고 고귀하니까.. 우리가 이제 살면서 기억해야할 것은 서로를 마주할 때 욕정의 재물인 심신의 오감으로 보지않고 본연의 영혼을 만나는 훈련이야. 가족공동체는 이러한 영혼을 바로보는 감각없이는 이뤄지지 못하거든. 단순한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은 봉사와 동정을통한 사랑흉내에 불과할지도 몰라. 악인과 선인의 개념역시 그 존재의 영혼을 바로보는 시각없이는 질투와 미움 억압과 투쟁만을 반복하지.. 중요한것은 사랑이며 그 사랑의 이유는 선악이나 장애,비장애, 아니면 이질적대비의모든 존재마져도 단 하나의 가족이라는거지. 마침 우린 사랑에 대한 담론을 준비하고있어. 사랑은 세가지로 구분되고 그 세가지는 사랑의 대상에 대한 구분으로 정의되지.. [잊지마세요]를 준비하면서 만나는 사람들 속에서도 어김없이 그 사랑의 세가지유형이 발견돼. 사서는 단둘의 사랑을 역장은 길들인 이와의 사랑을 우체국직원은 모르는 이마져도 포함하는 사랑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려내고있거든. 일상의 사람들은 마치 씬레드라인에 나오는 전장속 군인들의 모습과도 같아. 고향을 그리면서도 늘 고향과 멀어져가는거야. 그들의 영혼은 과연 기억잃은 자 (중략)....... ..................... 제 목 : 광주공연에 동참하며... 작성자 : 김선재 시 간 : 2000-04-22 오후 12:06:00 내 용 : 플라타나스를 떠나 있던 지난 시간들이 짧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그 동안 관심을 가져왔던 생명공동체 혹은 녹색운동 등에서 그 연속성을 찾아왔습니다. (현실적인 실행의 문제에 있어서는 부꾸럽기 짝이 없다는 고백은 미리 해야겠습니다) 사람간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일, 사람과 자연과의 평등하고 평화로운 관계를 깨달을 줄 아는 감수성의 회복, 이런 문제들이 플라타나스 작업 속에 이미 스며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5.18에 대한 구체적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이번 광주 공연도 이러한 관점에서 다가가 보려고 합니다. 모든 문제의 해결이 돈이나 명예로 귀결되어야만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 속에서 우리들의 이야기가 비현실적이고 그저 이상만 읊조리는 모양이 되버리고 말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경제적인 논리만이 현실이 되어버린 지금 비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우리 삶의 근원을 찾을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합니다. 인간이 이 자연안에서 어떠한 위치로 존재해야 하는지를 그리고 어떻게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가야 하는지를 말입니다. 너무나 거창하게 이야기를 늘어놓고 말았습니다. 제 삶의 일부도 바꾸지 못하는 저로서는 이러한 작업 하나하나를 통해 이 거창하기만 한 생각을 현재의 제 삶속에서 이루어 보길 희망합니다. .......................... 제 목 : [잊지마세요]광주 공연에 들어가며.. 작성자 : 임혜영 시 간 : 2000-04-22 오후 2:45:00 내 용 : 작년에 [후이넘에서 돌아와]광주공연을 마치고 돌아와 작업일지를 쓰고선 다시 읽지 않았던 글들을 [잊지마세요]작업에 들어가면서 그때의 글들을 보게 된다 새삼 스러울 것도 없는데.. 다시 벅차게 다가오며 압박감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또다시 잊고살았음을 죄스러워 하면서... 계속 이어지는 작업으로 같지 않게 너스레만 떤것 같아 혼자 멀쑥해지는 기분이다. 나는 [사랑담론]에서 처음에 빨래줄을 매어놓고 방으로 돌아와 촛불을 켜고 기도 하는것 으로 일과를 시작하는데그 기도는 이렇게, 물론 대사가 들리지는 않는다 "오늘하루도 이곳에서 생활하시는 모든분들이 자유롭게 생활하셨으면 좋겠구요. 상처 받는일 없이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나는 사실 [마을버스]라는 작업이 짧았지만 처음엔 어렵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영혼의 개념을 이해하게 되니까 굉장히 편안해졌구 공연 당일날 무대에서 자유로웠다. 나중에 들은 말이지만 표정이 달라졌다는 말이 나에게 희망을 주었는데.. [사랑담론]두 같은 맥락에서 시작 했는데.. 내가 하는 기도는 역시 또 신이 될수도 있고 혼잣말일수 도 있지만 "해주세요""도와주세요"하구 바란다는것 . 누구에겐가 핑게될 꺼리를 찾는 사람이 되고 만듯 어설프게 보이고 말았다. 며칠이 지나서 그저 편한 마음으로 공연한것에 안주하며 지내던 나에게 그런 날카로운 지적이 나를 다시 어렵게 했지만 왜 그 생각을 못했지 하는 자조감이 들었다. "잔다크"를 보면서 울었다. 절대의를 생각했구, 왜 하느님께 핑게 대고 있나를 생각했다 내가 바르게 행동하면 실천하면 되는 것을..핑게대는 내가 싫어서 울었다. [잊지마세요]를 말하지만 곁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기억하세요] 하는 말에 상처가되고 슬픔으로 다가오지만 그래도 해야할 말은 [잊지마세요]임을 알기에 기운 차려서 잘해내야 하는데.. 마음으로는 벌써 금남로에 가있지만 몸은 자꾸 어려워져서 걱정이 앞선다. ............. 제 목 : 작업일지 - 하나 작성자 : 김선재 시 간 : 2000-04-22 오후 11:45:00 내 용 : 광주공연에 동참 하기로 하면서 받아든 장문의 대본이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기록을 하는 제 모습과 어떻게 연결되어야 할 지 많이 고민이 됐습니다. 그래서 제 현재의 모습안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저는 이번 공연에 참가하는 분들의 모습을 담습니다. 때때로 망월동의 풍경들을 담기도 합니다. 그러는 도중에 잠깐씩 카메라를 저를 향하여 두고 녹화를 합니다. 그건 제 아기가 크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잊지마세요 대본)들이 됩니다. 이 이야기를 듣게 될 다 자라난 저의 아기는 현재의 저에겐 친구이며 희망입니다. 아직은 다른 그림을 그려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희망하는 것이 있다면 이 작업에 동참하는 누군가가 저의 이런 모습을 보며 대본의 일부를 읽어주었으면 하는 점입니다. 이미 이 부분에 대해선 선생님과 이야기 나눈 바가 있지만 선생님 말씀대로 그냥 그렇다면 정말 좋겠지만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말 누군가 해주셧으면 합니다. 창원오빠나 사모님이라도... 이것도 욕심이 되는걸까요? .......... 제 목 : [잊지마세요]광주. 1 인물접근 작성자 : 임혜영 시 간 : 2000-04-23 오후 8:35:00 내 용 : 우선 이렇게 생각해보았다. 산타까페의 주인이나 아니면 자유공간의원장으로 접근해보기로.. 대본을 들여다보면 늘 들어왔던 낮익은 글들인데.. 외우려하니 읽어두 읽어두 여기 읽다 다음줄 읽으면 앞에말이 뭐였지하구 감감한게 엄두가 안난다 세포들이 많이 줄어들어서 인가부다. 모르는이를 위한 사랑을 잊지마세요에 근접시켜본다. ............. 제 목 : [잊지마세요] 공연에 들어가며...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4-25 오후 3:13:00 내 용 : 몸을 구조하고 있는 세포알갱이들 하나하나가 아파오기 시작합니다. 여윈 나뭇가지처럼 살아야겠다 생각하면서도 육체의 굴신은 더욱 더 깊어져만 갔던 모양입니다. 산을 바라보았습니다. 드리워진 움직임들을 보았습니다. 여울목을 돌고 있는 물들이 작은 파문을 일으키며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역사의 그늘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합니다. 그것은 배타적이고 계급적인 구조와 투쟁의 노래로 세상을 재단하는 것이 아닌 자유롭기에 진실로 사랑하며, 삼차원적 시공간의 가름으로 알고자 함이 아닌 정신의 자유로움으로 그리워하며, 인지할 수 있는 5월이 되었으면 합니다. ............. 제 목 : [잊지마세요] 25일의 작업일지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4-25 오후 4:18:00 내 용 : 공연을 하는 이였으면 합니다. 그것의 순례의 개념과 함께 되어 순례를 떠나며 또 한 그곳에서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공연을 하는 이로 설정했습니다. 진정으로 자유로운 시공간에서 그리워하고, 인지할 수 있음이 육화되어 녹아낼 수 있을지는 풀어야할 부분이 겠지만.. 적어도 그것이 더듬어 되찾아가는 훈련의 과정으로 끊임없이 찾아야 할 부분일 수도 있겠네요. 아직은 정리가 잘 안되는 부분입니다. ...................... 제 목 : [잊지마세요]작업일지-순례자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5-01 오전 11:18:00 내 용 : 그는 1968년 상계동에서 태어났다. 유년기의 상계동은 논과 밭이 주변을 감싸고 있던 곳. 그는 그 곳에서 순애누나를 만났을까.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그의 아버지는 죽음을 맞이한다. 광주..아버지의 묘가 있던 장소.. 그에게 광주는 이렇게 이어진다. 중학교를 다니기 시작할 무렵..어느 날 청소를 끝내고 나오던 그는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어제 삐라를 주었어. 그런데 거기에서 대통령인 전두환을 광주학살 주범이라고 하는거야. 북한에서 거짓말을 하는게 아닐지도 몰라. 사실이 아닐까?? 그는 대학에 들어간다. 선배의 지도에 의해 그는 인천의 비합법 운동단체에서 활동을 하게 된다. 그에게 광주는 그렇게 다시 다가온다. 그리도 다시 광주..혁명의 도시...혁명의 성지.. 빛 고을.. 조선대 이철규 열사의 죽음.. 망월동. 박관용..윤상원..김남주..문익환.. 그는 군대에 입대하게 되고, 그가 군에 있는 동안 같이 활동하던 선후배들은 조직사건에 연루되어 구속, 수배를 당하게 된다. 군 제대 후 어느 날 문득 아버님이 즐겨 보시던 창작과 비평을 정리하던 중 그는 한장의 사진을 발견하게 된다. 낯모르는 아이들과 사람들.. 바람이 전해주었을까? 아련한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사람들... 아마 내가 기억도 하지 못하는 사람들 중의 한명이 순애언니일까.. 소비에트 연방 제국(소련)의 몰락 이후 그는 극심한 혼돈에 빠지게 된다. 마르크스주의자였음을 열렬히 주장한 그에게 소비에트와 동구유렵의 몰락은 너무도 당연한 귀결.. 인간 이성의 실험이 이렇게도 허무하게 끝나는 것인가. 그렇다면 무엇을...어떻게... 한 동안의 방황 끝에 그는 생각한다. 인간의 이성이라는 것이 얼마나도 오만한 것인가. 이성에 의해 인간의 감성은 억압되고, 질곡에서 헤맨 것이 아닌가. 감성의 복권이 필요한 시기.. 예술이라는 것이 그 것의 한 부분을 담당할 수 있지 않을까? 그는 오늘 순례를 준비한다. 나이되 나이지 않은 이들을 만나기 위해서..그는 오늘 순례를 준비한다. ............................. 제 목 : [잊지마세요]4월 29일의 작업일지.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5-01 오전 11:38:00 내 용 : 오전 10시 반 예기님과 원당지하철 역에서 [잊지마세요] 공연을 위한 미팅을 가졌다. 순례자의 기본적인 성격구성과 순례의 개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민주열사들을 위한 공간은 언제든지 준비되었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름도 없이 남을 위해 죽어간 이들을 위한 기억들을 간직하고 있을까. 그리고 그들을 위해서 잘계신가요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을까. 순례자가 머무르는 곳은 위령탑이나 추모제가 열리는 곳이 아니다. 그저 바람으로 다가오는 이들...그들을 위한 소리없는 순례.. 광주라는 곳은 그들을 인지하고, 기억하기 위한 상징.. 광주는 광주가 아니기에.. ................................... 제 목 : [잊지마세요]-순례자-5월 1일의 작업일지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5-02 오전 12:35:00 내 용 : 동이 터오는 아침, 그는 천천히 일어나 순례를 준비한다. 꽃, 담배, 향,물, 정성스레 준비한 편지, 양초,그리고 그 자신을 가방 속에 담는다. 떠나기 전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순례를 시작했음을 알린다. 집 앞의 버스길을 지나 한적한 시골 들판을 건너 다다른 곳은 시골철길 위의 한 곳 거기에는 아이를 구하려다 죽은 이를 기리를 글귀가 쓰여져 있다.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당신을 기억합니다'' 그는 그가 준비했던 꽃 한송이를 거기에 두고 온다. 다시 길을 걸어 강을 건넌다. 그리고 산을 만난다. 지리산 피아골...파르티잔의 고향. 거기에는 아마도 적을 죽이기 위해서가 아닌 총에 맞아 죽어가는 동료를 구하려다 죽어간 사람들이 기억된다. 담배 한개피의 시간.. 길을 걷는다. 흐드러지게 핀 꽃을 지나 다다른 곳은 동학농민전쟁이 일어났던 전주.. 세상이 평등하게 이루어짐을 염원했을 그들... 정성스레 준비했던 편지 한통을 읽는다. 다시 길을 걷는다. ................. 제 목 : [잊지마세요]참가자..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02 오후 12:32:00 내 용 : 2000년 5월광주공연으로 준비되는 작업에 동행을 약속한 분들과 확인을 마치고 이제 그들의 얘기를 만나 예플연작의 화두안에 담는 작업을시작합니다. 이번 공연의 동행자는 이창원 김선재 유진규 임혜영 입니다. 이분들을 중심으로 작품이 구성되며 게속 동참자를 기다립니다. ........... 제 목 : [잊지마세요]-순례자-5월 2일의 작업일지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5-02 오후 11:08:00 내 용 : 길을 걷는다. 바다를 건너 도착한 곳은 제주. 4.3 항쟁으로 억울한 제주도민들이 좌익으로 몰려 삼만명 이상이 학살을 당한 섬. 마음을 담아 준비한 물을 뿌린다. (순례자 첫 부분에 들어갈 글) 처음 다다른 곳은 경복궁 명성황후 조난지. 절대의를 행하기 위해 임최수 등이 ''을미왜란평정창의''를 일으켰던 곳. 그는 그곳에서 초에 불을 키워 남겨두고 온다. (다시 제주 4.3 항쟁에 이어서) 그는 이제 광주에 다다른다. 광주의 금남로와 망월동에서 그는 이름도 없이 쓰러지고, 실종된 사람들을 기억한다. 향이 태워지고, 그는 그의 몸으로써 제례를 드린다. ..................... 제 목 : 작업일지-셋 작성자 : 김선재 시 간 : 2000-05-04 오전 1:35:00 내 용 : 장면 하나- 방에서 광주촬영을 위한 준비를 한다. 촬영에 필요한 기자재를 하나씩 점검한 뒤 책상을 정리하다 우연히 옛날 사진한 장을 발견한다. 잠시 사진을 바라보다가 전화기를 든다. "응... 난데 다른게 아니구 옛날에 큰 언니가 찾아다니던 언니 이름 기억나? 왜 있잖아. 우리 상계동에서 집없이 이리저리 다닐때 우리전부 다 거둬줬다던 언니... 큰 언니랑 공장도 같이 다니고 헸잖아, 나중엔... 응 맞다. 순애언니... 그 언니가 광주루 내려갔단 말들은 기억이 있는데 광주 맞던가? 응... 아니야... 그냥 이번에 광주에 가려구 하는데 갑자기 큰 언니가 떠날 때 순애언니 찾아 보라던 말이 생각나서... 찾아보구 싶어." ................................. 제 목 : 작업일지- 넷 작성자 : 김선재 시 간 : 2000-05-04 오전 11:24:00 내 용 : 장면 둘- 카페에서 친구와 이야기한다(이 부분 대사는 예전의 것을 좀 다듬어서 해야할 것 같습니다 상대 배우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죄송하지만 그 대본 좀 올려 주실 수 있으세요?) 장면 셋- 집. 떠나기 전 날 남편과 이야기 한다."미안해. 애기놓구 나 혼자 가서... 고마워. 그렇게 얘기해 주니까 마음이 훨씬 편하다. 그 날 광주가면 세상에서 소외된 것들을 잊지않고 아름답게 사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것 같아. 내가 그 사람들 처럼 아름답게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카메라에 담아서 또 다른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전할 수 있다면 좋겠어." 장면 넷-새벽 기차를 타고 광주로 향한다. 몇 되지 않는 승객들은 거의 대부분 졸고 있다. 나는 카메라를 나에게로 돌리고 광주로 떠나는 마음을 조그맣게 읊조린다. "사람들. 원래 하나였던 우리가 이렇게 여러 개의 모습으로 태어나 살아간다. 아름다운 진화를 위해 시차를 두고 고향을 떠나오던 그 날. 그 날 그곳에서의 우리들의 모습과 마음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나는 자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잠시 담는다. ........................ 제 목 : [잊지마세요]광주 3.까페주인 작성자 : 임혜영 시 간 : 2000-05-05 오전 12:21:00 내 용 : [잊지마세요]광주 3.까페주인 망월동가는길. 어느 한적한 곳에 까페를 마련하여 먼저간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하여.. 까페를 열고 준비한다. 까페 한켠에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책들과 작은인형들 그리고 한다발의 꽃.. 아이들에게 줄 엽서도 쓰고 먼저간 영혼들께 쓰는 글들도 있다. 매일매일 엽서를 써서 벽에 한장씩 한장씩 붙여 나간다. 그리운사람들이 다가와 이야기를 나눈다. 외로울 때면 찾아오는 이들에 이야기를 들어주며 망월동으로 가는 길목 쓸쓸한 곳에 모르는 이를 위한 공간을 가꾸고 만들어 나간다. .................... 제 목 : [잊지마세요]광주 4. 망월동에 까페를 차리게된 이유. 작성자 : 임혜영 시 간 : 2000-05-05 오전 12:21:00 내 용 : [잊지마세요]광주 4. 망월동에 까페를 차리게된 이유. 처음엔 금남로 한복판에 까페를 차리고 여느 가게와 다름없이 그저 열심히 살아가는 소시민으로 살고 있던 나에게 어느날 컴퓨터 통신 예기를 통해 알게된 [이재의]라는 사람에 글을 보게된 후 광주를 5.18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구 나에 삶에 큰 변화를 맞게 되면서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처절히 외로워하는 이를 위해서 금남로까페와는 비교도 안되는 초라함이지만 그래도 그들과 만나고 싶은 마음에 이곳 망월동 길목으로 옮겨와 차리게 되었다. .............. 제 목 : [잊지마세요]광주 5.내가만난 순애언니 작성자 : 임혜영 시 간 : 2000-05-05 오전 12:36:00 내 용 : [잊지마세요]광주 5.내가만난 순애언니 순애언니의 고향은 광주 였지만 생활이 어려워 서울에 올라와 구로동 공장에 다니며 힘겹게 살았고 노조운동을 하다 공장에서 쫒겨나 다시 광주에 내려와 지내다 5.18을 맞아 동참하며 시위에도 나가고 수배당하여 도망다니며 우리가게에서 잠시 지냈던적이 있었다 그러다 잡혀서 심한 고문 후유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도 했었지만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구 병세는 더 심해져갈 무렵 순애언니는 가을쯤에 서울에 사는 친구를 만났다며 좋아하면서 그 친구에 손을 잡고 나란히 우리 까페에 찾아와 잠시 병도 잊은채 예전 모습으로 돌아와 많이 웃고 그 친구와 뭔가 많은 지난얘기들을 나누며 행복해하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날 다녀간 후 소식이 끈기였고 그 이후론 만나지도 본적도 없었다. 그리고 언니가 한 말중에 이 말이 오래도록 기억되는 건.. 망월동엔 친구들이 많지만 죽지는 않았다구 하면서 하지만 보고싶다는 말을 몇번이고 되풀이 하면서.. ...................... 제 목 : [자료]51817대본중에서 이재의님의 편지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05 오전 12:52:00 내 용 : 73.흐름의 사무실 은정- 그래서?! 암호놀이를 시작했단말야? 금준- 응,나두 첨엔 몰랐었어.기협소속기자들은 5,18이후 태업투쟁으로 기사작성을 거부하고 있었지.하지만 그런다고 신문이 안나오는 건 아니쟎아?. 오히려 부장과 중견기자들이 쓸데없는 내용없는 기사들로 지면을 메꾸고,그래서 알려야할건 안알리고 오히려 게엄사의 대변지같은 역할만했지. 그런데 문화부의 신기자가 갑자기 기사를 쓰기 시작한거야. 5월 27일 광주에서도청이 함락되던 그날에 쓴 연극기사였는데 [블안정한 속에서도 공감짙은무대들]이란 제목의 4면톱기사였어. 시청 언론검열단에 다녀온 그는 내심 흐뭇한 미소마져 짓더라구. 사실그날 그 기사가 나가자 다른신문의 젊은 기자들이 신기자에게 항의전화까지왓어. [너마져 배신하냐..]뭐 이런내용이엇지. 첫줄에 [극소수불순분자들에 의해 야기되는...]으로 시작되는 그 기사는 얼핏보면 계엄사의 입맛에 맞는 기사였지. 당시에 게엄사는 광주항쟁을 폭도라고 부르며 그것을 극소수 불순분자들의 소행이라고 언론에 유포시켯거든. 근데 그 타사동료기자의 전화를 받는 신기자는 전화로이러더라구. [너두 광주가 극소수불순분자의소행이라고 생각하니? 너두알잖아? 전두환일당이 바로 극소수불순분자라는걸.]그리곤 그 기사를 찬찬히읽어보라고 그러는거야. 거긴 대머리에 여덟 개 발달린 문어가 용왕에게 [문어 너는너무과격해]하고 말들으며 긇는물에 데쳐져 죽는다는 내용도잇고 [폭력으로 흥한자는 폭력으로 망한다]는 내용도 있었어. 시청검열단의 보안사장교들이 첫줄이 [극소수불순분자..]로 시작하니까 자기편으로안데다가 단순한 연극기사인줄 알고 그냥 넘어간거지. 사실 그당시엔 감히 대머리란 말도 신문에 나오면 삭제해버렷거든. 만화가 안의섭씨가 신문만화에 대머리를 그렷다가 두거비만화가 중단됐고 코미디언 심철호씨는 주걱턱이란이유만으로 방송출연을 못했으니까. 그게 은유로된 기사의 시작이었어.최소한의 알릴수있는단어나 어휘만이라도 신문지면에 담아 독자에게 상징적으로라도 알려야겠다는 암호놀이같은거였지. 은정-은유로 된 기사.하지만 그렇게 은유로 쓴기사가 시민들에게 전달이 되엇을까? 금준-글쎄? 하지만 난 그것이 적지않은 사람들에겐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면서 어떤 조그마한 역할은 햇다고 봐. 동아방송음악프로의 DJ를 맡고있던 작가 김홍신씨는 생방송중에 상징처럼 최근 같은단어가 다르게 쓰이면서 왜곡되어 쓰이던 단어의 진실을 다시찾아준 경우를봤다는식의 코멘트를 하기도했지. 그 [극소수불순분자.]의 얘기였지. 이후 신아일보가 폐간될 ㄸ까지 문화면에선 그런 식의 은유로 된 기사를 자주 볼 수 있었어. 샤르트르의 무덤없는주검이 인용되고 굳이사람들이 밧줄에 묶인 공연사진을 싣기위해 조그마한 이벤트공연을 기사화하기도하고 민중의식을고취시킨 허균의 생각이나 단재 신채호의 사상 등을 찾아서 기사화하는 것도 그런 은유의 하나였어. 씨알의 소리가 10주년을맞을 땐 검열단에서 기사의 3분의2가 짤렸지만 그걸 각오하고 써낸 기사여서 발행인 함석헌님의 이름이 한자도 안남고 삭제당한 기사안에서도 [날 수 있을 때 까지날기위한연습이라도 하기위해 씨알의 소리를 만든다]는 문장만은 살려서 통과시켯지. 80년가을 난 그날 그 기사를 읽으면서 너무도 큰 희망을 얻었었어. 은정- 하지만 그 은유로 쓴 기사가 세상을바꾸진 못했잖아. 기사는 직설적으로 알려야하는게 아니야.그렇지않으면 아예 신문을만들지말던지. 금준- 허긴그래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게 아니었어. 너도 알다시피 그런일이 어디 혼자 할 수 있는 일이니. 당시엔 시청에언론검열단이 있어서 기사한자한자를 보안사장교들이 검열을 한후에 지면에 담을수잇엇거든. 사실 그런 상태에서 간접적인 표현자체도 위험천만한 일이었다구. 은정- 하지만 그 은유로 쓰여졌던 기사들을 어느 누가 얼마나 알아줬겠니. 혹 누군가 그 암호를 눈치챘을지언정 그것이 당시 고립된 광주항쟁을 알기에는 무리였을거야. 금준- 하지만 17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만이라도 충분히 의미있었다고 생각해. 최소한 아무것도 쓰지않거나 아에 왜곡된기사만 쓰면서 남핑게대는 다른기자들에 비해선. 하지만 간혹 그는 자신이 기자이면서도 단지 은유적인 말로 밖엔 표현할 수 없음이 스스로 죄책감을 안고 있었어. 그는 철필과 등사기를 갖고서도 진실을 알리려 노력햇던 당시 광주에서 지하언론작업을 한 사람들 얘기를 하면서 자신들이 단 한 장의 진실한 신문도 못만들고 그 시기를 보낸 것은 엄청난 죄악이라고 했어. 유신시대를 대학에서보낸 그가 꿈에 그렸던 언론에 들어와 막상 역사의 소용돌이안에 참용기를 모아야했을 때 이른바 최고지성인들이란 언론선배들과 동료들의 비굴함과 용기없음을 비관하면서말 야. 결국 그날의 그들의 비굴함은 광주로 대변되는 참된민중항쟁의 용기들을 소외로 몰아갓고 그 죄악의 산물로 광주는 지금까지도 소외안에 남은거지. 이 편지처럼 말야. 은정- 이 편지는 누구의 거니? 금준- 그가 광주의 짐을 안고 살 때, 컴퓨터통신을 통해 만난 이로부터 받은 메일이야. 당시 도청에서 함꼐 싸웠던 그는 현재 광주 어느 신문사의 논설위원이래. 읽어 봐. 은정-편지를 읽는다. 광주에 관심을 가져주시니 고맙네요. 모두들 말로는 관심을 갖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게 부담이었든, 혹은 잘못됐다는 비판에서든.. 어쨌든 광주는 외롭습니다. 그 책임이 일차적으로는 광주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있겠지요. 그러나 그 책임의 일부는 그런 광주를 비판하는 방관자들에게도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외골수로만 가는 광주를 비판만 하지,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그 아픔 속에 함께 하는 자세로 설득하려는 노력은 없습니다. 문제는 애정이죠. 애정이 있으면 오해가 생기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뼈저리게 느끼는 게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광주를 포위하고 있는 이 철벽같은 장벽을 허물어 뜨릴려고 하면 할수록 이 벽은 마치 늪에 빠진 물체가 허우적 거릴수록 더욱 빠져들듯 두터워짐을... 마침내 구경꾼은 늪에 빠진 생명체를 구하기를 포기하면서... 나로선 어쩔 수 없었어....이렇게 말합니다...... 80년 5월에도 그랬죠? 아마? 정말이지 광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고립감이란 .... 무슨 천형을 짊어지고 태어났나 싶을 정도로....깊습니다. 때로는 광주에서도 [에이 언제 우리가 남한테 기대고 살았냐... 우리끼리 올바르면 됐지....] 이런 식의 반응이 주류를 형성할 때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입장에 반대합니다. 우리 스스로 정당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동의를 얻는 데 실패한다면 5월항쟁기간에 느꼈던 고립으로부터 오는 공포감에서 여전히 헤어날수 없기 때문입니다. 16년전 오늘 광주는 작은 희열을 맛보았습니다. 나중에야 어찌될망정 우린 계엄군의 퇴각을 환호했습니다. 나는 도청에 들어가서 붙잡혀온 공수부대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생각 같아선 그냥 그 자리에서 총살이라도 시키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그때 우린 그렇게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래선 안된다고 사람들을 설득했습니다. 성난 군중들은 그를 제물로 삼기를 원했지만 만류했고, 투쟁의 대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생판 처음 만난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모두 무장한 채였죠. 해방기간 동안 에피소드는 무수히 많습니다. 그러나 항상 우린 고립감에 괴로워했습니다. 저는 인간에게서 고립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공포의 실체를 맛보았습니다. 물론 스스로가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도 뼈저리게 깨닫고...... 책속에서 만나는 공포가 아닌 우리 앞에 가로놓인 공포감은 대단히 실질적이었습니다. 도시 전체가 파멸될 수도 있고, 모든게 한꺼번에 끝나버릴수도 있는... .................. 제 목 : [자료]후이넘에서돌아와 중 은인을 찾는 이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05 오전 12:55:00 내 용 : 4. 두 번째인물(은인을 찾는 여자) (스크린 은인을 찾는 여자의 인터뷰장면이 나온다) 김순애 씨를 찾고있어요. 헤어진건 아마 76년도 였던 것 같고 ..그때 순애언니가 열여덟 전 열네살이였어요. 노동하시던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저희 칠남매만 남아 정임언니랑 오도가도 못하고 방을 구하러 다닐 때 저희를 보살펴준 언니예요. 정임언니랑 저희 동생들을 보고 아무도 방을 내주지않고 문전박대할 때 순애언니가 우연히 저흴보고 자기집에라도 가서 같이 지내자고 해서 상계동으로 가게되엇어요. 불암산밑에 재현국민학교쪽 작은문방구가 있었고 그뒷쪽에 판잣집이었은데 단칸방에서 구로동 공장엘 출퇴근하는 언니였어요. 마침 주인이 없이 세들어사는 방이어서 주인눈치를 볼필요는 없었지만 그 조그마한 방에 혼자살기도 불편한데 싫은 표정하나도 안보이고 우리남매 일곱을 모두 한방에 데려가 그 겨울을 났어요. 막내가 네 살이었어요. 맏인 정임언니는 순애언니 소개로 공장엘나갔지만 그래고 여덟식구의 생활이란게 늘 부족한데 순애언니는 자기먹을 것은 챙기지도 않고 우리동생들만 주고 .. 동생들이 춥다고 이불싸움하다 저나 정임언니한테 야단이라도 맞아 울면 순애언니가 나서서 먼저 덮어주고 아랫목에 뉘우며 언니랑 저를 야단쳤어요. 네..넷째동생이 집앞 가게에서 빵을 훔쳐먹다가 주인아저씨에게 잡혀서 집에까지 온적이 있었어요. 정임언니는 없었고 저는 무서워서 나가지도 못하고 숨어버렷는데, 마침 아파서 공장엘 못가고 쉬고있던 순애언니가 달려나가 아저씨에게 죄송하다고 비는 거예요. 그리구 들어와서는 내가 울고있는걸보고 같이 막 울쟎아요. 넷째 동생에겐 한마디 야단도 안치시구.. 그저 너희같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겟다고만 말하면서... 정임언니가 지난해 세상을 떠났어요. 20년동안 상계동에서의 그 겨울을 잊지못하고 늘 순애언니얘길 했어요. 꼭 찾아서 은혜를 갚아야한다구.. 아님 다른사람에게라도 꼭 언니의 은헤는 보답해야된다구.. 15년전엔가 우연히 광주에서 부딪겼는데 그저 눈인사만 하고서 가시더래요. 정임언니이름은 기억하실거예요. 키가 적었고 좀 통통한 편이였어요. ...................... 제 목 : 순례자-선배에게 보내는 음성메세지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5-06 오전 7:01:00 내 용 : 형. 간 밤에 내린 비로 거리가 온통 낮게 가라 앉아 있는 느낌이었어. 짐을 챙겨 나오려니, 몸이 가쁜해지는게 사물들 하나 하나가 온통 나를 사로잡데. 길을 따라 하루 종일 걸었을거야. 서울을 벗어나 어두워질 무렵 작은 마을의 간이역에 도착했어. 흐르는 땀을 닦으며 잠시 쉬고 있으려니 간이역 앞에 작은 팻말이 하나 있는거야. 무심코 다가가서 보니 이런 글이 씌여져 있는거야. ''사랑하는 아버지에게. 어린 아이의 목숨을 구하려고 철길 위에 뛰어들어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감사드립니다. 전 아버지가 자랑스러워요. 언제나 행복하세요. 눈물이 나오데. 한데 슬프지가 않은거야. 뭐랄까. 그리움과 아름답다는 느낌.. 아무래도 광주에 내려가기 전에 다른 곳에 잠시 머물다 가야할 것 같아. 광주가 아닌 곳에서도 다른 이들을 위해 이름없이 죽어간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어. 그리고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 행복하세요. 잘지낼께요..라고.. 전화를 하고 싶었는데 전화가 안되서 음성을 남겨. 또 전화할께... ...................... 제 목 : [잊지마세요]작업시작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06 오전 11:48:00 내 용 : [잊지마세요]의 작업은 지난해 강북센타사람들과의 공연작업과정에서 대본을쓰면서 시작 되엇다. 5월광주에서의 그 귀한 영혼들과의 새로운 재회를 생각하며 지난 한해간 비참하도록 반복해 추락해온 모든 얘기들을 상처로 안고서 귀향의 그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제대를기다리는 병사같은 마음으로 이승에 존재하는 작은 넋두리였다. 아름답게 바라본다는 것은 사실 힘들다. 말하지않고 이해시키기도 어려우며 인간의 서로에게 이해시킨다는 말자체가 억지이다. 하지만 그 이해시키려는 미련을 버린다는 것도 그렇게도 어렵다. 그래서 [잊지마세요]의 대본은 미련을 버리고 자아를 버리며 고향의 그리움안에서 그 남은 미련을 제 스스로 달래는 회귀의 작업이다. 그래서 미련이 욕심이고 욕심이 곧 화가 되는 그런 반복작업을 이제는 그만해야한다는 절망안에서 영혼의 속삭임을 통해서나마 이겨내려는 참담한 그리움이다. 5월은 이러한 미련을 버릴수있는 입구며 블랙홀이다. 하지만 미련은 다시 사람들을 그리워하며 같이가자고 하면서 시작되었다. 언젠가는 모든미련읆버리고 지난해 플라타너스페스티벌처럼 가장큰 절망감으로 가장큰 홀가분함을 찾아 5월공연마져도 홀로 떠나기위해 준비하는 날이 오겟지만.. 아직은.. 그래서 다시 5월이오고 1997년여해에서의 작업을 준비하던 그사람들부터 지난해 금남로에서의 그사람들까지 모두가 같이있는양 들든마으믕로 다시 미련을 갖고 이 작업을 시작했다. [잊지마세요]라는 말을 들려줄사람보다는 잊지마세요하고 얘기할 사람들과 함꼐 다가가고 싶어서.. 참가할 사람을 기다리는동안 그 연작의 아름다운 그림속에 담겨진 모든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이 그림안에 박제가되어 내안에만 살아있는것을 확인하게되었다. 그는 단한번 노래를 부르고 눈물흘리고 떠나가서 잊고살고있는데 그는 늘 나에게 그 아름다운 노래로 영혼들앞에 가슴아려하던 사람으로 남아있고 제대를 준비하던 사람 편집국을 뛰어다니던 사람 정갈히 목욕하고 제대앞에 앉아있던 사람들 꿈에서본 거리를 거닐던 광대며 언론의 죄를얘기하며 남행열차를 타던사람들 매년 5월이면 잊지못해 그 아름다운 영혼과 만나고져 제대를 준비하고 석양이 물드는 바다에서 노을에맞춰 춤추던 사람과 그곳아닌 곳에서 같은시간 같은 마음으로 모여 사랑하던 사람과 2박3일간을 서울어느곳에 제대를 채려놓고 그리움으로 기다리며 밤새 소외마져 지워져가는것을 아파하던 사람들 그리고 마침내 광주 금남로에서 망월동에서 분향하고 사랑을 표현하던 사람들 플라타너스작업은 그 모두와 함꼐 가고있지만 그들은 이미 잊고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련을 갖고 기다리던 날들. 그 시간이 지나고 또다른 사람들이 몇 다가왔고 마침내 일행은 공연(?)을 준비한다. 하지만 이 연작의 그 높이위에 이어지는 공연이 가능할가? 꿈구었듯이 이제는 아예 보이지않으며 보이는 그런 사람들의 모습으로 승화된 우리의 표현이 이뤄질수있을까? 기다림을정리하며 작업하는동안 사람들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거나 오히려 답습하고 아무것도 새로운 것이 없어져버린 것에서 새로운 자각을 찾지못하는 사람들은 잊지마세요라고 말하기보단 잊지마세요라고 말해도 듣지못하는 이들에 속하고 그래서 그들은 단지 나름대로 자신을 찾고자 살아가며 자기감성으로 주어진 생에 심취한다. 미련을 버리고 주어진 만남으로 한없이 감사하며 이제 기다림을 멈추고 그래도 남아준 그 만남에 감사하며 모르는 이들과 서로 다른 얘기로 동지아닌 이방인의 모습으로 거리에서 우연히만나는 모습으로 [잊지마세요]는 작업되고 그들의 목소리로 듣고싶엇던 대본의 독백은 어쩔 수 없이 녹음되어 사용할수밖에 없는 비애의 모습으로 작품의 구성을 마무리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지난해 그 다가감보다 훨신 못한 이 다가감이 일행들에게 그리고 광주에 영혼에게 기쁨이되고 한걸음 나아간 순례가 될 방법은 없을까? 기대를 놓아버리고 감정의 굴곡 안에서 끝내 자신을 버리지못하고 사는 사람들의 어진 모습을 담아서 다가가는 것이 틀린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최선이었노라 얘기하려는 인솔자의 행태는 무엇으로도 변병되지 못할 것이다. 이젠 그만 돌아가고싶어요 라고 말한다면 그들이 뭐라고 말해줄가? 아니면외면할까? 너 그저 위로받고싶어서 왔구나 그렇다면 이 방문이 무슨 의미가있겟니? 너를위한 것이라면.. 그러면서 어리석음을 탓하지나 않을까? 이제 필요한 것은 정화뿐이다. 단식하며 정화하여 집중하고 공기안에 놓쳐버린 기억을 다시 용기있게 잡아내는 마음을 갖추어야할 시간이다. 이제 작업은 사람들에게서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이제 제 각기 스스로의 마음만큼 사랑할 것이며 그들이 들려주는 얘기는 인간의 가슴안에 담긴 얘기들일 것이다. 단식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이뤄지면서 마음속에 아직도 남아있는 인간의 감정에 대한 미련을 극복해내는 귀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초탈하지않으면 다가갈수없다. 최소한 그 아름다운 영혼들과의 만남만큼은 ..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 목 : [잊지마세요]구성초안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06 오전 11:49:00 내 용 : 지난해 그 거리에 다가왔던 사람들이있엇다. 같은사람이 다시돌아왔으면좋겟지만 몇몇은 이미 그들의 삶속에서 좋앗던혹은 귀챦았던 시간으로 그 시간을 잊고살기에 같은이들이 함께오지못하고 다른얼굴 같은 인물들이 시간을 반복한다. 우리주변에 소외된사람이있다는것에 가슴아파하던 사람은 오늘 거기에없고 누군가가 그를 대신한다. 제대가 차려지고 아 -이번의 제대는또 얼만큼 순수하고 절실한 것일까? 해가갈수록 제대는 초라해지도 사람들은 그리움에 답하지못하며 형식안에 답습한다. 분향이 이어지며 공연이 끝나면 사람들중 누군가가 자신의 자아를 얘기한다. 자신의 마음으로 남을 생각하고 자기를 찾고자하는 이유로 사람들은 세상을 바라본다. 그의 행위가 이어지는 옆에서 또 한사람이 여행을 준비한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촬영하러가는 길에 어릴적 은인의 발자취도 찾아보려한다. 순례자의 순례가 시작되고 망월동으로 오르는길에 한 까페의 주인은 오늘도 하루를 준비한다. 작가는 방송카메라앞에서 은인을 찾는 방송을 녹화한다. 영화작가가 순례자의 모습을 담는다. 순례자는 선배에게 전화를 걸면서 이번 순례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을 얘기한다. 영화작가는 은인을 찾는 과정에서 까페에 들려 얘기를듣다가 그 까페주인을 카메라에 담는다. 지난 5월의 그 사람이 다시 이곳에 제대를 차리고 분향한다. 모두를 서로 다른 길로 다가와서는 한자리에 서 있다. ....................... 제 목 : [잊지마세요]-순례자-작업일지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5-07 오전 12:08:00 내 용 : 길을 나선다. 처음에는 알수 없는 빠른 걸음. 무언가의 초조함이 그를 사로잡는다. 시간과 도착지에 대한 설레임과 그리움은 그를 바쁨으로 몰아간다. 경복궁에 이르러 표를 끊는다. 고궁 은 한적하다. 드문드문 지나가는 사람들. 색깔을 바꾸어가며 변화하는 나무와 꽃들.. 명성황후 조난지에서 그는 역사의 시간들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광주로의 출발.. 버스길을 따라 걷는 그에게 지나가는 차들.. 늦은 저녁 그는 서울을 벗어난다. 어두워지는 시간들의 흐름들이 그의 이마에 땀을 흐르게 한다. 어디 쯤 갔을까.. 잠시 쉬려 하는 그에게 바라보이는 간이철도역 간이철도역 앞에 잠시 앉아있으려니 늙으스레한 모습의 역장이 나와 말을 건넨다. "이 시간에는 차가 안서는데.. 뭐하는게요" 빙그레 웃으며.. "아니요. 지금 기차를 기다리는게 아닙니다" 문득 눈에 띄는 팻말 하나... 거기에는 어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한 이에게 바치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담기어 있다. 내가 광주로 가는 것은 무엇일까.. 광주는 광주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항상 해왔었는데.. 선배에게 전화를 한다. 음성메세지.. 산 것과 죽은 것이 아울러지는 시간들... 담배 한개피를 문다... ........................ 제 목 : [잊지마세요]-순례자-작업일지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5-07 오전 8:25:00 내 용 : 길을 걷던 그에게 보이는 건 지리산.. 그는 피아골 계곡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한다. 그가 이전에 역사기행 기획단에서 잠시 일할 즈음 70이 넘은 늙은 파르티잔의 말이 기억된다. " 그 때 내 나이가 19살이었어. 전투 속에서 쫓고, 쫓기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 한번은 동료 한명이 총을 맞아 움직이지도 못하고 천천히 굶어죽어 갈 때 다른 이들은 대의를 위해 소를 희생할 수 밖에 없다며 다들 다음 작전지역으로 이동할 때 한 명은 마지막까지 남아 그 동료를 지켰지.. 그 곳에 남아있으면 토벌대의 손에 잡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말이야.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그 분의 맑은 눈빛이 떠오르네. 그려." 피아골에 피어난 이름모를 꽃들...죽어간 이들의 환생이었을까.. 하늘에 드리워진 푸르름에 이끌려, 그는 공주로 발길을 돌린다. 바쁨과 조급함보다는 사람들의 삶을 생각하는 시간... 공주로 발길을 돌린다. 공주 우금치,.. 부적 두다리에 꿰어차고 일본군과 싸우다 10여만명의 농민들이 죽어갔던 곳.. 환영.. .................. 제 목 : 광주순례에 함꼐할 사람을 찾습니다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07 오후 9:53:00 내 용 : 예기플라타너스팀이 떠나는 5월광주순레에 동참할 분을 찾습니다. 예기플라타너스팀은 2000년5월 17일 오전 서울역을 출발하여 오후에 광주에 도착, 5월항쟁성지를 순례하고 금남로에서 열리는 전야제를 참관, 전야제가 끝난 금남로에서 거리공연[잊지마세요]를 공연하고 18일 오전 망월동묘역을 참배, 낮에 망월동묘역에서 [잊지마세요]두번째 공연을 하고 목포로 이동 18일 오후 목포역앞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5,18기념예술제에 참여한후 서울로 귀향합니다. 이 순례일정에 전체 혹은 일부 동참하여 5월광주의 의미를 함꼐 순례할 분들은 예기플라타너스와의 만남게시판에 글주세요.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 목 : [잊지마세요]-순례자-작업일지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5-07 오후 11:57:00 내 용 : 황량한 벌판 위에 덩그마니 서있는 동학농민전쟁 추모비.. 그 뒤로 후천개벽, 만민평등을 노래하던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들.. 돌아선 그에게 바다가 보인다.. 이유도 모르고 서북청년단과 군인들에게 죽어간 삼만여 제주도민들... 영화 철도원에서 나오는 유키코처럼 그들도 "슬퍼하지 마세요. 전 행복해요"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일까.. 광주... 천천히 금남로를 걷던 그에게 어는 자그만한 구석 한켠에 놓여져 있는 제대가 보인다. 제대에 분향한다. 그리운 영혼들을 찾아 떠난 시간들.. 그는 거기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걸까.. 천천히 내미는 손의 가느다란 떨림... . .................. 제 목 : [잊지마세요]-순례자-작업일지1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5-08 오전 1:16:00 내 용 : 잠에서 깬다. 동이 터오는 아침. 머리를 매만진다. 천천히 일어나 준비한 물건들을 배낭에 넣는다. 잠시 생각한는 시간. 일어나서 방을 한번 둘러본다. 문을 연다. 문을 닫고 나선다. 약간은 차가운 기운이 거리를 감싼다. 드문드문 보이는 사람들과 차량. 횡단보도 앞에 선다. 지나가는 차들을 본다. 신호등을 바라보다 신호등이 바뀌자 횡단보도를 건넌다. 다시 건넌다. 많아지는 사람들..도시의 숲.. 멀리 경복궁이 보인다. 경복궁 앞에 서서 입장권을 산다. 입장권을 내고 안으로 들어선다. 향원정을 지나 명성황후 조난지에 다다른다. 자리에 앉는다. 멀리 나무들을 바라본다. 일어나 걷는다. 오후의 약간은 따가운 햇살. 이마에 땀이 흐른다. 날 어두워진다. 흐르는 이마에 땀을 딱는다. 서울 외곽으로 접어든다. 철길. 철길을 따라 걷는다. 지나가는 기차. 멀리 간이역이 보인다. 간이역 안으로 들어서 잠시 의자에 앉아 쉰다. 역장 다가와 말을 건넨다. 엷은 미소로 화답한다. 쉬고 있으려니 앞에 보이는 작은 팻말. 다가간다. 아름다운 글. 생각의 시간. 다시 천천히 걷는다. 발걸음이 조금 가볍게 보인다. 시골길. 뛰어노는 아이들이 지나간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뒤로 하는 아이들을 바라보다 다시 걷는다. 걷노라니 산이 보인다. 시시각각 색깔을 바꾸어가는 산.. 약간은 가파른 산을 오른다. 걷다보니 다다른 곳은 피아골.. 담배 한개피의 시간, 담배를 꺼내어 문다. 천천히 담배를 빨아 문다. 걷는다. 비가 내린다. 우의를 꺼내든다. 우의를 머리에 걸친다. 걷노라니 비가 그치고, 햇살이 비춘다. 따스한 햇살. 걷는다. 덥다. 옷을 조금 풀어 헤친다. ................. 번 호 : 72 제 목 : [잊지마세요]5,18기념재단 분들께...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08 오후 10:45:00 내 용 : 안녕하세요 518기념재단분들과 다시 이렇게 만나뵙네요. 지난해의 그 마음그대로 이어 올해에도 예기플라타너스는 지난해에 미처 상영하지못한 영화 [51817]의 상영과 새로운 거리극 [잊지마세요]를 준비해서 광주로 순례여행을 향합니다. 지난해처럼 17일밤 전야제가 끝나고 난 다음 금남로에서 그리고 이튿날 18일 추념식 전후의 망월동에서 아주 조그마한 정성으로 참배를대신한 공연을 가지려합니다. 지난해처럼 부담없이 받아주셔서 저희의 수줍은 정성이 영령들과 만날 수 있게 20주년행사를준비하시는 기념재단에서 허락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일행에 앞서 저는 15,16일경 광주에 도착하여 찾아 뵙고 미리 공연할수있는 곳과 영상회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공연후 광주시청에서던가 몇차례 자료테잎을 보내달라시던 연락도 왔었는데, 어느분이신지 알수있다면 찾아뵙고 전달해드렸으면하구요.. 이게시판으로라도 이렇게 뵙게되어서 반갑네요 그럼,허락기다리며...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 목 : 작업일지- 여섯 작성자 : 김선재 시 간 : 2000-05-09 오전 1:21:00 내 용 : <후이넘에서 돌아와2-광주> 컴퓨터 앞에 앉아 광주 다큐 작업을 위한 글을 쓴다. 전화로 광주 5.18행사 일정들을 알아보고 3일간의 일정을 잡는다. 자료사진을 보며 마지막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한다. 비디오 장비와 테잎등 준비된 짐을 다시 확인해 본다. <잊지마세요> 떠나는 날. 직장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한다. "나야... 지금 기차 타구 갈려구. 민지는 엄마한테 데려다 놨어. 3일동안 혼자 심심하구 힘들텐데... 고마워. 이번엔 순애언니두 찾아 볼려구... 음... 열심히 찍구 올께. 같이 가면 좋을텐데... 가서 전화할께. 안녕" 광주행 기차표를 끊는다. 기차를 기다린다. 기다리며 촬영자료와 일정표를 본다. 기차를 탄다. 잠시 풍경을 바라보다 옆에 앉은 사람들(예플팀)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한다. "광주까지 가세요? 잘됐네요. 저요? 전 광주와 518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왠지 이번엔 끌리네요. 소형 다큐멘터리 작업을 거기서 해볼까 해요. 세 분은 왜 가세요? 아... 공연을 거기서 하시려구요? 네... 저기 그럼 공연 하시는 날 제가 가서 촬영을 좀 해도 될까요? 감사합니다." 금남로에서 열리는 행사를 찍는다. 518관련 사진 전시회와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을 찍는다. 예술의 거리를 찍다가 예전에 언니가 말해줬던 그 까페가 문득 떠오른다. 찾아본다.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그 곳을 찾는다. 까페 주인과 이야기를 나눈다. 진도가 잘 안나가네요... 내일 연습하며 살을 더 붙이고 뒷부분도 마무리 하겠습니다. 선생님 죄송하지만 창원오빠 작업일지와 제 것, 사모님 작업일지 그리고 순애언니 이야기 부분 좀 프린트 해 주실 수 있으세요? 괜찮으시다면요...죄송합니다. ................ 제 목 : [잊지마세요]광주 6.일과 작성자 : 임혜영 시 간 : 2000-05-09 오후 11:20:00 내 용 : 1. 아침 오늘 하루 사용할 물건과 물품들을 준비하고 챙긴 쇼핑백을 두손에 들고 까페에 들어선다. 2.준비해온 물품들을 꺼내어 정리한다. 3.테이블위에 작은 인형 몇개와 엽서 약간.. 다른 한켠엔 안개꽃 한다발을 병에다 꽂는다. 4.버너에 불을 켜고 물을 끓인다. (불을 약간 줄이며) 5.의자에 않아서 엽서를 쓴다. 6.누군가 찾아오면 그들에 이야기를 들어주고 차를 나눈다. (이재의씨 편지글을 보여주며 읽어 보라며 건넨다.) 7.순애언니를 찾아온이와 이야기를 나눈다. 8.다시 엽서를 쓴다. 9.모든이가 다 가고나면 까페를 정리하고 그곳을 나온다. .................. 제 목 : 까페이름 작성자 : 임혜영 시 간 : 2000-05-09 오후 11:32:00 내 용 : 그냥 까페라고만 생각했지 이름은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음, 메모리 존재의 기억 언덕위의 바보 아름다운 기억 음, 까페이름으로 넘 안어울리는 것 같구 ... 자유공간두 약간 그랬었는데... 좋은이름을 지어주셔요 자꾸 슬픈 생각이 들구 영 까페주인의 통달한 그 마음을 가질수가 있을까 슬퍼지지만 .. 감정을 뛰어넘어 모든이에게 편안함을 줄수 있는 내가 되도록 남은 시간 노력하렵니다. ..................... 제 목 : 작업일지-일곱 작성자 : 김선재 시 간 : 2000-05-10 오전 12:44:00 내 용 : 1. 방에서 촬영장비를 마지막 점검하고 일정표등을 확인한다. 2. 떠나는 날 아침 남편과 아이에게 인사를 한다. 3. 기차역. 광주행 표를 사들고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린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광주로의 동행을 마지막으로 권유하고 불확실한 대답을 들으며 전화를 끊는다. 4. 광주 도착. 버스 정류장에서 첫 번째 목표지로 가기위한 버스편을 찾는다. 옆의 사람에게 물어 확인한다. 5. 전시회가 열리는 곳을 촬영한다. 또 다른 행사장으로 계속 이동하며 촬영을 한다. 6. 거리에서 아주 특이한 차림으로 제례를 지내는 것처럼 보이는 남자를 보고 그에게 다가간다. 촬영을 허락받고 그와의 인터뷰가 시작된다. 그와의 대화가 끝나면 기념으로 그에게 폴라로이드 사진을 한 장 찍어 짧은 인삿말을 적은 뒤 선사한다. 7. 광주의 다른 행사장을 찍는다. 지친 모습으로 잠시 쉰다. 전화를 걸어 다른 행사장의 일정을 확인하고 이동로를 재조정 하기도 한다. 8. 남편에게 전화를 한다. 광주에서는 생각보다 얻어 갈 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는 푸념섞인 내용이다. 온김에 순애언니를 찾아보아야 겠다는 이야기도 한다. 9. 방송국에서 사람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순애언니를 찾아보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선다 10. 다시 광주촬영은 계속된다. 망월동으로 가는 길목에 다다르면 문득 언니로 부터 들은 카페가 생각이 난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그 카페를 묻기 시작한다. 어느 사람이 가르쳐준 곳으로 찾아가면 거기에 그 카페가 있다. 들어가 카페의 주인과 이야기를 나눈다. 그 곳에서도 주인과 헤어지며 인삿말을 적은 폴라로이드 사진을 감사의 마음으로 주며 헤어진다. 11. 누군가 준비해 놓은 제대 앞으로 가 향을 피우고 광주를 떠날 채비를 한다. 12. 광주역. 남편에게 전화를 한다. "나야... 잘 지냈어? 지금 올라가려구 표 끊었어. 음 좀 피곤하네. 촬영? 그냥 뭐... 내가 찍으려고 계획했던 부분에서는 실망이 큰데 다른 부분에서 수확이 컸어. 음... 올라가서 얘기할께... 후후후... 그렇게 궁금해? 지금 올라가면 이 번 작업 방향 자체를 바꿀려구해. 그냥 뭐랄까... 작아보이지만 정말 아름답게 그리구 선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삶의 가치를 찾아보구 싶어졌어. 그런 사람들이야말루 내 필름에 담아야 할 주인공들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들이지 뭐. 만나서 내가 만났던 그 사람들 얘길 해줄께. 분명히 내 주변 어딘가에두 이런 사람들이 있었을텐데 여기와서 보이기 시작한거 보면 광주의 미덕이 그런데 있는거 아닌가 싶네. 후유... 피곤하니까 횡설수설 하는것 같아. 그럼 서울에서 만나. 안녕." ............. 제 목 : [잊지마세요]-순례자-작업일지2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5-10 오전 6:00:00 내 용 : 1. 아침에 방에서 일어나 짐을 챙긴다. 2. 길을 걷다가 경복궁에 도착 입장권을 사서 궁내로 들어가 명성황후 조난지에서 분향한다. 3. 길을 걷다가 어느 조그만한 간이역에 도착 팻말을 발견 헌화하고 선배에게 전화를 한다. 4. 지리산 피아골에 도착한다. 담배 한개피.. 5. 공주 우금치에 다다른다. 편지.. 6. 바다를 건너 제주도에 도착한다. 물.. 7. 광주에 도착 길을 걷는다. 8. 어느 한 구석의 제대를 발견 분향한다. 9. 다큐멘타리 영화작가와 인터뷰를 한다. 10. 귀향. .............. 제 목 : [잊지마세요]세사람 그리고 작가까지 넷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10 오전 11:06:00 내 용 : 세사람을 만나 다시 광주로 동행한다. 작업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얘기하면서 그들안에서 마음을 찾아 공유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정리되었다. 처음 사람들이 광주여행에 동참한다고 할때 그들에게 주어진것은 [잊지마세요]의 대본이었다. 그 대본의 화자를 얼마만큼 공감할수있으며 그 인물을 자기화시킬수있을까? 다음 연극이나 연기가 아닌 진실의 연계선상에서의 순례여행으로 작업을 다지며 개개인에게 자신이 2000년 5월 광주에 가는 이유를 찾게했다. 그 이유가 주어진 [잊지마세요]의 대본과 공유되는부분이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고 그렇지못하다면 그렇지못한 범위안에서 제각기 나름의 의미를갖고 찾아가는 것 자체에서 머무름만으로도 공연은 존재해야한다. 중요한것은 가식이나 연기를 배제하여 우리의 작업이 최소한 유희는 되지말아야한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이 다섯 둘 그러다가 셋 .. 그렇게 세사람이 남아 순례자,다큐영화를 찍는 이, 까페주인 그리고 작가겸 연출자까지 넷으로 정리되었다. 그들의 마음이 정리된만큼의 모습그대로 다가가 스스로의 정화노력이 순례의 의미로 화합될때 그들의 순례여행 그 존재의미는 공기안에 남는다. 자기를찾아 자기를버리고 행동한다는것은 무척어려우나 우리는 연극이나 혹은 연기라는 넉살로 그 용기를 가질 수 있다. 세 인물의 순례의 구조가 완성되고 이제 그들의 작업을 대비시키고 모자이크하며 융화시켜 하나의 이미지화시켜내는 작업을 남겼다. 몇사람이 이들을 거들지만 그들은 같은공연안에 다른작업을하며 그 작업에 대해 서로 불편하거나 방해받지않는다. 순례의 가장 큰 미덕은 이해와 희생이며 고통을 가질수있는 희망이다. 늘 듣던 쉬운 노래들을 찾아 그들의 순례주변에 깔고 [잊지마세요]의 그 화자의 대사는 녹음되어 사람들안에서 속삭여진다. 5월광주는 기억하는이들에겐 귀한 모티브다. 광주는 이미 51817의 금준의 대사로 얘기됐듯이 고유명사를 벗어나 하나의 일반명사로 예플의 작업안에선 사용된다. 작업에 참여하는 이들이 이 부분을 인식하고 사람을 만나거나 추모하는것이 아니라 영혼을 만나며 다가가 기쁜 표정으로 말하려는 마음을 가질수있다면 이 공연의 가장 큰 목표엿던 보이지않는 연극도 가능할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공연! 공연이 거기서 이뤄지고있어도 보려하는사람에게 외에는 전혀 보이지않는 공연. [잊지마세요]는 금남로와 망월동에서 그렇게 공연되었으면한다. 마치 잊지마세요의 그 수줍은 마지막 대사처럼.. ...................... 제 목 : [잊지마세요-광주]녹음용대본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11 오전 11:17:00 내 용 : 예기플라타너스2000년5월광주순례공연 [잊지마세요](후이넘에서돌아와2-광주+) ------------------------------------- 신영철 구성 연출 --------------------------------------------- 2000년 5,18 광주-금남로와 망월동 무대-거리.탁자와 의자두개 (빈공간) 1. 소리- 조나단 스위프트는 인간을 분노케하고자 후이넘나라를 만들었다고 했다. 나 역시 소외를 피해 거닐다가 그곳에 표류하게 되었었다. 그리곤 돌아가야 한다는 마음도 잊어버린 채 넋을 놓고 표류하며 인간을 질시했다. 하지만 돌아와 인간 세상에 뿌려진 지금의 가슴은 다시 한없는 그리움으로 고집처럼 희망한다. 그리곤 간혹 바라본다. 사람들 그 귀한 영혼들의 기억 잃은 모습들. (music1 b.g in-night slip by william ackerman) 2. (여자-젊은 주부로서의 일상,촬영여행계획) 지하철에서 말야..난 좌석에 앉아서 노트에 뭔가 메모를 하고 있었거든..근데 내앞에 서있던 어떤 아저씨한분이 ''거 필적이 참좋습니다'' 하는거야. 난 그냥 쳐다보구 웃어줬어. 근데 그사람이 계속 말을 시키더라구 어쩜 이렇게 글씨를잘써요?.. 성공하겠네.. 난 삼성에 다녔어요.. 내가 국가유공자예요.. .. 순간적으로 국가유공자라는 말을 들으니깐 그후유증으로 정신장애를 겪고있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들었어. 그에게서 술냄새가 심하게났거든..발음도 이상하고..옷차림도 남루하고... 내옆에 앉아있던 아주머니가 자리에서 일어났어. 장애인을 편견없이 대하자고 하지만..그런 상황에서는 두렵고 무서웠거든 난 아무 대꾸도 하지않고 쓰던글도 멈추고 그냥 고개를 숙이고 있었어..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쓰는 내 글씨가 예쁘기나 했겠어..? 그는 내앞에서서 가만히 있다가..나에게 한마디씩 말을 걸기도 하다가.. 그러더니 갑자기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수십장을 꺼내더니 그중 한장을 나한테 쥐어주는거야.. 자기가 너무 고마워서 그런다고.. 내가 글씨를 예쁘게 써서말이야.. 난 황당해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거든.. 아니예요 제가 이돈을 왜 받아요 하며 손을 뿌리쳤는데 ''나돈많아요'' 하면서 기어코 쥐어주고는 다른데로 가버리는거야.. 순간 얼마나 당황했던지.. 난 한손에 만원짜리를 들고는 순간 어찌해야 할지를 몰랐어. 사람들이 다 나를 지켜보고 있었거든. 그사람은 저만치서 문옆에 서있는데.. 내가 다시 돈을 돌려주려해도 분명 안받을텐데.. 실랑이를 벌일생각을 하면 너무 챙피했거든.. 난 멍해져서 가만있다가 그 사람에게로 다가가서 이돈 가져가시라고 돌려주려했어. 그사람이 말야..내 손목을 세게 잡으면서 기어코 됐다고 하는거야.. 그러면서 하는말이 좋은책 사서 보고 공부하는데 쓰라고.. 이미 두려움이 사려져버린 나는 전쟁에 참여하셨었어요..? 하고 조심스레 물었어.. 그는 월남전에 참여했었던 국가유공자라고 하며 ''사는데는지장없어'' 라고 했어.. 그러면서 나한테 입을 벌려 보여주며.. 내가 그때 미군들이 쓴 약때문에 이렇게 이빨이 하나도 없어..하는데 정말 윗이빨이 하나도 없더라.. 나한테 좋은책많이 보고 ..우리같은 사람들..글많이 써서 세상에 좀 알리라는 거야.. 그러면서 그는 지하철에서 내렸어.. 난 그냥 멍하니 뒷모습만 바라볼수 밖에 없었어. 손에는 만원짜리 한장을 그렇게 들고서 말이야.. 그는 누구하고라도 얘기를 하고싶었겠지..? 그사람의 얘길 들어주지 못하고 피하려고했던 내모습이 부끄럽고 슬펐어.. 그가 이야길 하려해도 세상은 늘 그렇게 냉정히 외면했었겠지..? 몰랐었어..전쟁이 한사람의 인생을 저렇게까지 만들수도 있구나.. 난 TV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봤지..한번도 공감해보지 못했거든.. 물질적인 보상만이 과연 전부일까.. 얼마나 외로웠으면.. 얼마나 답답했으면 처음보는 나에게 돈까지 쥐어주며 그랬을까 생각해.. 사람들은 점점 잊어가니까 말이야.. 자꾸 그가 주장하려하면,, 그만할때가 되지않았느냐고 보상 좀 받은 걸로 되지않았느냐고 하겠지 한번도 진정으로 그들의 얘기를 들어준 적이 없으면서 말이야.. 주머니속에 그 만원짜리를 집어넣었는데 말이야..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이게 날카로운 가시처럼 자꾸 내 손바닥을 찌르는것만 같애.. 가슴이 너무 답답해져온다.. 나 망월동에 가고싶어.. 그곳엔 그 때 만난 그 사람처럼 내가 소외시켜온 수많은 영혼들이 있겠지? 가서 그곳에서 분향하며 영혼들을 만나고 싶어.. 왜 알지못했을까.. 내가 그렇게 삶을 즐기면서.. 나를 위해 살아온 순간순간.. 보이지않는 곳에서 남을 위해 목숨을 바친 아름다운 영혼들이 있었다는걸.. 삶을 즐길 여유조차 갖지못하고 힘들게 하루하루 연명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걸... 3 (music1 up in out) (탁자있는곳 그,술자리에 함께하여 누군가와 술을 마신다) (술을 따라주고 술잔을 들어 술을 받는다) 그- 시위를 했어. 1989년 2월 명동이었을거야 아마. 사람들이 전두환 구속이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모였다가 흩어지고 모였다가 흩어지고 최루탄가스는 거리에 자욱하고.. 전경들을 피해 도망치다보니 골목이 나오데. 골목으로 들어서 숨을 곳을 찾고있는데....... 앞에서 한 사람이 서너명의 전경들에게 얻어 맞고 있는거야. 내 친구였어.. 친구를 구해야겠는데, 갑자기 머리는 텅비고 두다리는후들거리고 .. 무슨 마음에서였는지 앞으로 뛰어갔어. 친구를 때리고 있는 전경 중 한명을 잡고는 머리를 주먹으로 치기 시작했지. 헬멧을 쓰고 있는데 아프기나 했겠어. 무언가 내 입을 때리더군. 전경의 방패에 입을 찍힌 거였어. 내 앞니 하나가 죽은 것 알지.. 그때 방패에 찍힌 흔적이야.. 나중에 시간이 흘러 그 친구를 다시 만났지. 그때 이야기를 하며 "역시 넌 내 친구, 내 동지야" 라고 웃으며 말하는데.... 나는 웃을 수도 그 친구의 얼굴을 바라볼 수도 없었어. 친구를 구하려는 순간에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는게 너무도 미안했거든. 오래 전 일이고 아무렇지도 않을 수도 있는데 이제 와서 그런 얘기를 왜 하냐고? 글쎄..막연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술을 마시다보니 사람이 살아가면서 무언가 해야할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이런 날은 바람이 불면 좋겠어. 바람이 불면 마음이 너무나 시원해지거든.. music2 in b.g 정태춘 한여름밤 (그,친구의 나가자는 말에 고개들 끄떡이며 천천이 일어서 가방을 둘러매고 사라진다) (거리 걷다가 자판기를 보고 ,다가가 동전을 집어넣고 커피를 뺀다. 자판기에서 뺀 커피를 마시며 걷는다. 조금 비틀거린다. 커피를 다 마신 뒤에 커피잔을 꾸겨 쓰레기통에 버린다.쓰레기통 속에 꽃이 버려져 있다. 꽃다발을 주워 소중한 듯이 먼지를 털고는 꽃냄새를 맡는다. 계단(또는 벽에 기대어) 거리를 바라본다. 신문가판대에서 멈추어 서서 신문을 한부 산다. 신문을 사서 신문을 보다, 문득 떠오르는 사람. 몇년간 연락도 못하고 지냈다. 공중전화박스로 다가가 전화를 건다. "네 여보세요 이형용씨좀 부탁합니다. 나도 물론 잘지내지..연락 못해서 미안하다. 너도 미안하다고? 그래. 참! 우리 예전에 자주 불렀던 노래 있지. 시인 김남주씨의 시던가..아마. 거기에 곡을 붙힌 노래." "음...다 기억이 안나는데. 마지막이 .... 가다 못가면 쉬었다 가자. 아픈 다리 서로기대며 함께 가자 우리 이길을 마침내 하나됨을 위하여." "참 오랜 만에 불러본다...오랜만에 형에게 전화를 거는 것처럼."(웃음) " 노래 가사도 다 기억이 안나는데..오늘 왜 이 노래가 자꾸 떠오르지?" "그래"(형의 얘기를 듣는다...) "그래..잘지내고..." (집에 돌아와 정리한다. 잠이 든다.) (music 2 한여름밤 up in out) 4. (한사람 나와서 촛불 번 호 : 83 제 목 : [잊지마세요]의 노래들 -아름다운사람 작성자 : 예기 E-mail : yegie@dreamwiz.com U R L : http://yegie.site.ro 시 간 : 2000-05-10 오후 10:41:00 내 용 : 어두운 비 내려오면 처마 밑에 한 아이 울고 서 있네 그 맑은 두 눈에 빗물 고이면 음~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세찬 바람 불어 오면 들판에 한 아이 달려 오네 그 더운 가슴에 바람 안으면 음~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새 하얀 눈 내려 오면 산 위에 한 아이 우뚝 서 있네 그 고운 마음에 노래 울리면 음~ 아름다운 그이는 사람이어라 그이는 아름다운 사람이어라 7. music-in 현경과 영애-아름다운사람 (여자의 집.떠나는 날 아침 아이와 남편과 인사하며 촬영여행을 준비한다) 사람들. 원래 하나였던 우리가 이렇게 여러 개의 모습으로 태어나 살아간다. 아름다운 진화를 위해 시차를 두고 고향을 떠나오던 그날, 그날 그곳에서의 우리들의 모습과 마음을 까맣게 잊어버린채말야.. 사실 우린 얼마나 자기영혼의 실체를 기억하고 있을까? 인간을 사랑하여 인간으로 다가와 가져보는 이 시간 동안 원래 하나였던 우리가 서로 다른모습으로 태어나 너와 나 혹은 우리와 남으로 다시 만나는 이 순간 안에서. 고향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려 존재의 의미도 잊어버린 우리들, 회귀의 그날전에 미리 기억하고 잊지않으므로서 더많이 그리워하고 사랑할 수는 없을까? 8. (여자. 기차역. 광주행 표를 사들고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린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광주로의 동행을 마지막으로 권유하고 불확실한 대답을 들으며 전화를 끊는다.) 인식하거나 기억하지도 못하는 우리들의 행동과 삶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앞에 [잊지마세요]란 말을 건넨다는 것은 정말 무리한 일일지도 몰라. 작업을 준비하면서 세상을 보다 가까이서 바라보고 사람들의 삶을 보고있노라면 처참하리만치 외로운 이의 독백이라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이 작업은 처음부터 아무도 공감하지못하는 실패작이 될거란걸 알아. 하지만 그래서 더더욱 준비하고 실천할 수 밖에 없는 말 한마디는 잊지마세요 하는 그 말 한 마디야 . 하긴 그들이 비록 들을수없는 목소리로 들리지않게 얘기할 뿐이지만. 9. (순례자-아침에 방에서 일어나 짐을 챙긴다) 아주 오래전 아니 어제였을까? 어느 조그마한 마을 우린 그곳을 돈암동 혹은 [51817]이라고 부르기도 했어.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금 그 사람들은 어디서 그 사랑을 이어가고 있을까? 기억하고 있을까? 안타까워서 기억하세요 하고 말해보려하지만 그말을 들어줄 여유도 없이 슬픈 모습으로 자아에 빠져 개미처럼 열심히 살아가는 비참한 욕구에 침몰된 기억잃은 영혼들. 그래서 다시 그리움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며 잊지마세요 하고 속삭여라도 보고싶어. (여자. 광주 도착. 버스 정류장에서 첫 번째 목표지로 가기위한 버스편을 찾는다. 옆의 사람에게 물어 확인한다.) 사람들은 늘 자신을 생각하면서 자신이 하고픈 것 안에서 사랑이나 선을 찾곤하지.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은 사랑하고픈 것만 사랑하며 행동하고픈 것만 행동해. 그래서 자신의 이기심의 전제안에서 사랑하고 봉사하지. 하지만 선이나 의를 위해 자기를 버리지는 못한다해도 그 조그마한 이기적사랑의 불씨가 영혼을 기억하는 시작은 될거야. (여자,전시회가 열리는 곳을 촬영한다. 또 다른 행사장으로 계속 이동하며 촬영을 한다) (순례자-길을 걷다가 경복궁에 도착 입장권을 사서 궁내로 들어가 명성황후 조난지에서 분향한다.) (여자.광주의 다른 행사장을 찍는다. 지친 모습으로 잠시 쉰다. 전화를 걸어 다른 행사장의 일정을 확인하고 이동로를 재조정 하기도 한다.) (순례자-길을 걷다가 어느 조그만한 간이역에 도착 팻말을 발견 헌화하고 선배에게 전화를 한다.) 10. 우리는 살아가면서 꿈처럼 현실을, 현실을 꿈처럼 인식하는 존재들이야. 하지만 자신을 구성하고있는 본질적 원소가 영혼임을 알지못하고 심신의 조각들을 본질로 착각하며 살고있는거야. 그래서 모든 영혼들의 귀한 본질을 기억하지못하고 3차원적 공간안에서 보고 듣는것에 급급해 이기적인 행복만을 추구하지. (여자,남편에게 전화를 한다. 광주에서는 생각보다 얻어 갈 만한 것이 없을 것 같다는 푸념섞인 내용이다. 온김에 순애언니를 찾아보아야 겠다는 이야기도 한다.) [그들이 떠나온 하늘에 대하여]처럼 이 작업은 우리가 뿌연 창을 통해 바라보는 불순함과 어리석음을 문을열어 바로 바라보는 훈련이며 시각의 전환이 되었으면해. 눈으로 보던 것을 눈을 감고 보고 귀로 듣던 것을 귀를 막고 들으며 정신이라는 뇌세포로 인지하던 것을 영혼으로 인지하는 작업의 징점다리 작업이었으면 하고말야.. 11. (여자,방송국에서 사람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순애언니를 찾아보기 위해 카메라 앞에 선다) (순례자-지리산 피아골에 도착한다. 담배 한개피..) (방송카메라앞에서의 여자의 인터뷰) 여자- 김순애 씨를 찾고있어요. 헤어진건 아마 76년도 였던 것 같고 ..그때 순애언니가 열여덟 전 열네살이였어요. 노동하시던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저희 칠남매만 남아 정임언니랑 오도가도 못하고 방을 구하러 다닐 때 저희를 보살펴준 언니예요. 정임언니랑 저희 동생들을 보고 아무도 방을 내주지않고 문전박대할 때 순애언니가 우연히 저흴보고 자기집에라도 가서 같이 지내자고 해서 상계동으로 가게되엇어요. 불암산밑에 재현국민학교쪽 작은문방구가 있었고 그뒷쪽에 판잣집이었은데 단칸방에서 구로동 공장엘 출퇴근하는 언니였어요. 마침 주인이 없이 세들어사는 방이어서 주인눈치를 볼필요는 없었지만 그 조그마한 방에 혼자살기도 불편한데 싫은 표정하나도 안보이고 우리남매 일곱을 모두 한방에 데려가 그 겨울을 났어요. 막내가 네 살이었어요. 맏인 정임언니는 순애언니 소개로 공장엘나갔지만 그래고 여덟식구의 생활이란게 늘 부족한데 순애언니는 자기먹을 것은 챙기지도 않고 우리동생들만 주고 .. 동생들이 춥다고 이불싸움하다 저나 정임언니한테 야단이라도 맞아 울면 순애언니가 나서서 먼저 덮어주고 아랫목에 뉘우며 언니랑 저를 야단쳤어요. 네..넷째동생이 집앞 가게에서 빵을 훔쳐먹다가 주인아저씨에게 잡혀서 집에까지 온적이 있었어요. 정임언니는 없었고 저는 무서워서 나가지도 못하고 숨어버렷는데, 마침 아파서 공장엘 못가고 쉬고있던 순애언니가 달려나가 아저씨에게 죄송하다고 비는 거예요. 그리구 들어와서는 내가 울고있는걸보고 같이 막 울쟎아요. 넷째 동생에겐 한마디 야단도 안치시구.. 그저 너희같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겟다고만 말하면서... 정임언니가 지난해 세상을 떠났어요. 25년동안 상계동에서의 그 겨울을 잊지못하고 늘 순애언니얘길 했어요. 꼭 찾아서 은혜를 갚아야한다구.. 아님 다른사람에게라도 꼭 언니의 은헤는 보답해야된다구.. 20년전엔가 우연히 광주에서 부딪겼는데 그저 눈인사만 하고서 가시더래요. 정임언니이름은 기억하실거예요. 키가 적었고 좀 통통한 편이였어요. (여자-방송촬영을 마친다) 12. (언덕위의 바보 라는 이름의 까페. 까페주인-오늘 하루 사용할 물건과 물품들을 준비하고 챙긴 쇼핑백을 두손에 들고 까페에 들어선다. 준비해온 물품들을 꺼내어 정리한다.) 나는 이 작업에서 우주에 공존하며 별을 가꾸고 있던 모든 영혼들이 이 지구에서 서로 자신을 기억하고 회상할 수 있는 영혼의 시선이 교차되길 노력해. 그러면 우리가 보고듣고 생각하던 3차원적 갈등과 선입견 고통과 욕심 그리고 편애와 미움이 모두 한갖 부질없는 찰나임을 발견케될 것이니까. 그리고 그 것을 기억함으로 인해서 외모나 선입견으로 미워하거나 아니면 동정하거나 사랑하던 단순한 미물로서의 가슴들이 열릴거구. 우리가 왜 사랑하여야하며 왜 이 짧은순간의 여행에서 자신을 버리고 공동체를 위해 존재해야하는가하는 의미를 알게될 거야. (여자,다시 광주촬영은 계속된다. 망월동으로 가는 길목에 다다르면 문득 언니로 부터 들은 카페가 생각이 난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에게 그 카페를 묻기 시작한다.) (순례자-공주 우금치에 다다른다. 편지를 쓰고 소지한다) (까페주인-준비해온 물품들을 꺼내어 정리한다. 테이블위에 작은 인형 몇개와 엽서 약간.. 다른 한켠엔 안개꽃 한다발을 병에다 꽂는다) 오늘 이 작업을 통해 우리들 중 몇사람만이라도 이제까지의 왜곡된 오감을 던져버 14.까페 언덕위의 바보 사람들은 아직도 사랑하는 사람만을 사랑하기에 익숙해서 모두를 사랑하지는 못해. 내가 만든 우리 안에 또래나 동아리를 만들고 가족의 개념마져도 벽의 개념으로 사용해. 우리라는 개념이 만들어질 때마다 가족이라는 개념을 만들때마다 하나 하나의 단절의 벽을 쌓고있는 것같아. 나의 가족이란 말은 곧 남의 가족이란 말을 만들고 우리라는 말 역시 우리 아닌 남들이란 말을 만들어 . (여자,금남로까페에서 얘기들은 망월동입구 까페 언덕위의 바보에 다다른다 그곳에서 까페의 주인과 순애언니에 대한 얘길 나눈다.) 그러다 테이블곁에 놓여있던 한사람의 편지를 꺼내주고 여자 그것을 읽는다.) 광주에 관심을 가져주시니 고맙네요. 모두들 말로는 관심을 갖는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게 부담이었든, 혹은 잘못됐다는 비판에서든.. 어쨌든 광주는 외롭습니다. 그 책임이 일차적으로는 광주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있겠지요. 그러나 그 책임의 일부는 그런 광주를 비판하는 방관자들에게도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외골수로만 가는 광주를 비판만 하지,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그 아픔 속에 함께 하는 자세로 설득하려는 노력은 없습니다. 문제는 애정이죠. 애정이 있으면 오해가 생기지 않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뼈저리게 느끼는 게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광주를 포위하고 있는 이 철벽같은 장벽을 허물어 뜨릴려고 하면 할수록 이 벽은 마치 늪에 빠진 물체가 허우적 거릴수록 더욱 빠져들듯 두터워짐을... 마침내 구경꾼은 늪에 빠진 생명체를 구하기를 포기하면서... 나로선 어쩔 수 없었어....이렇게 말합니다...... 80년 5월에도 그랬죠? 아마? 정말이지 광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고립감이란 .... 무슨 천형을 짊어지고 태어났나 싶을 정도로....깊습니다. 때로는 광주에서도 [에이 언제 우리가 남한테 기대고 살았냐... 우리끼리 올바르면 됐지....] 이런 식의 반응이 주류를 형성할 때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입장에 반대합니다. 우리 스스로 정당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동의를 얻는 데 실패한다면 5월항쟁기간에 느꼈던 고립으로부터 오는 공포감에서 여전히 헤어날수 없기 때문입니다. 16년전 오늘 광주는 작은 희열을 맛보았습니다. 나중에야 어찌될망정 우린 계엄군의 퇴각을 환호했습니다. 나는 도청에 들어가서 붙잡혀온 공수부대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생각 같아선 그냥 그 자리에서 총살이라도 시키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그때 우린 그렇게 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래선 안된다고 사람들을 설득했습니다. 성난 군중들은 그를 제물로 삼기를 원했지만 만류했고, 투쟁의 대의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생판 처음 만난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모두 무장한 채였죠. 해방기간 동안 에피소드는 무수히 많습니다. 그러나 항상 우린 고립감에 괴로워했습니다. 저는 인간에게서 고립이란 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공포의 실체를 맛보았습니다. 물론 스스로가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도 뼈저리게 깨닫고...... 책속에서 만나는 공포가 아닌 우리 앞에 가로놓인 공포감은 대단히 실질적이었습니다. 도시 전체가 파멸될 수도 있고, 모든게 한꺼번에 끝나버릴수도 있는... 16년이 지난 오늘 돌이켜보면 참, 역사란 무심한 거구나 싶습니다. 진실은 왜곡되고...심지어는 희화화되고.... 광주의 진실은 빛이 바래고 이제 누구도 가까이 하기를 꺼리는 ... 그런 흉물로 전락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사람들은 그걸 원합니다. 진실을 원하는 게 아니라 재미를 원하고, 뚜렷한 논리적인 상징을 원하고...그런 식으로 투쟁의 진실은 형해와되고.... 이제 모두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80년 5월 고립된 광주에서 느끼는 공포감이 다시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십수년간을 그 문제에 매달려왔습니다. 고립은 공포다.... 어떻게든 고립되지 않아야 한다. 그건 우리에게 논리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그 점에서 저의 기준은 분명합니다. 내부건 외부건 결과적으로 고립을 초래하는 행위를 하는 자는 죄악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제게 정의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의가 고립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 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정의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저는 정의를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정의가 그 자체로서 외롭고 고립을 초래하는 것이라면 저는 언제라도 변절? 을 각오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이런 저런 문제를 생각해보는 군요. 예기 님의 끊임없는 진지함에 이끌려 새삼 이런 상념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music in - 김민기 아름다운사람 (둘의 얘기가 계속되고 여자는 까페주인을 카메라에 담는다.인터뷰) 나는 소외가 투쟁적 또래의식을 만들어온 사회적구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다소간의 어려움을 느끼곤해 . 하나라는 개념이 확대되어 정말 하나라는 안에 모든것을 넣지못하면 그건 둘 혹은 그이상의 개념과 상통하고 결국은 적개나 경쟁 혹은 소외를 만들거든. 가족공동체란 말의 의미를 생각해 봤어. 그것은 우리 가족 너희 가족이란 개념이 아닌 생명체 모두가 하나의 가족개념을 갖는걸 말하지.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가족이란 것이 편애나 그로인한 슬픔을 자제하게되고 그것이 간혹은 냉정으로 오해받을 수 도 있을 것 같아. 마치 어린왕자가 여우를 길들이면 그 여우와 다른 여우를 구분하게되어 모든 여우를 사랑할 수 없게되는 모순 안에서 미처만나지않은 모든 여우마져 가족공동체로 사랑하려할때 길들여진 여우가 오히려 사랑의 소외를 느끼는 그런거지. (뒷편으로 제주로 향하는 순례자 (그리고 제주에서 4.3의 넋과 만나 준비한 마음을 풀어놓는 순례자의 모습) 우리가 이제 살면서 기억해야할 것은 서로를 마주할 때 욕정의 재물인 심신의 오감으로 보지않고 본연의 영혼을 만나는 훈련이야. 일상의 사람들은 마치 씬레드라인에 나오는 전장속 군인들의 모습과도 같아. 고향을 그리면서도 늘 고향과 멀어져가는거야. 그들의 영혼은 과연 기억잃은 자신의 육신을 어떻게 다시 만날까? 하지만 가끔씩은 외쳐봤으면 좋겠어 [잘 지내고 계신가요?] 마치 와타나베히로꼬처럼. (여자,누군가 준비해 놓은 제대 앞으로 가 향을 피우고 광주를 떠날 채비를 한다.) 원래는 하나였던 우리의 그 큰 영혼의 모습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내게 반문하고 내 마음과는 너무도 다른 또다른 나를 인간안에서 바라보는거야. 어쩌면 같은 영혼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어렴풋한 기억속에서 상대를 죽이는 씬레드라인의 우리들의 모습처럼 시간의 공존속에서 단지 역사라고 오판하는 우리의 망각을 보면서 기억하고 계신가요 기억하세요 이렇게 말하는거야 그리곤 마지막으로 잊지마세요 우리가 떠나온 하늘에 대하여 하고 말야. (까페언덕위의바보에 노래하는 이 나와 노래한다) music3 잊혀질 때 까지는 널 사랑할께... in -out 행복했어, 고마웠어, 나 지금 너에게 미안해 하고있어 그토록 아름다웠던 우리의 사랑은 영원하리 멀리 있어도 지금 빛나는 저 별처럼 Chorus) I Will Give You Everything Your Heart Wishes For To Tee Day We All Go, I Just Want You To Know 잊혀질 때 까지는 널 사랑할께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인걸 아주 가끔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지 바보처럼 날 사랑해줬던 널 보고 싶어라 너의 환한 미소 어쩌다 내가 아프면 나보더 더 아파했었던 내 친구 Chorus) I Will Give You Everything Your Heart Wishes For To Tee Day We ............................... 제 목 : [잊지마세요]5월순례공연준비를마치고..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14 오후 7:24:00 내 용 : 이제 5월광주순례공연의 그리운 준비를 마쳣습니다. 다섯명의 연기자와 제가 새로운 두편의 공연을 지난해처럼 전야제가 끝나고 모두 떠나간 밤의 금남로거리에서 그리고 추념식이 끝난 오후 망월동묘역에서 참배하는 마음으로 공연을 하기위해 그리운 광주로 떠납니다. 20부년5월행사를 주관하시는 518기념재단이나 저를 기억하시는 분들을 뵙고싶어 몇개월전부터 게시판에 노크했으나 뵙지못하고 그냥 이렇게 다가가네요. 금남로에서 망월동에서 끝내 그리움으로 그 고귀한 영혼들을 사랑하는 분들과 만날수있길 빌어요. 준비한 영화는 17일 금남로 어느 까페에서 빔프로젝터로라도 상영할 예정이고 공연은 17일 밤 전야제가 끝나고 청소차가 거리를 모두 치우고간후에 금남로지하상가근처 가로등 아래서 첫공연을 두번째 공연은 18일 오후 1시나 2시경 추념식이 모두끝나고 장내가 정리된 후의 망월동 묘역 어느곳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 작은 모습으로 참배처럼 이뤄질겁니다. 그리고 저녁 6시엔 목민혐의 초대로 목포의 5,18행사에서 공연을 마지막으로 저희의 올해 5월광주순례공연은 마칩니다. 한국마임협의회 회장이신 유진규님의 작품 [밤의기행]이 극중극으로 들어있는 예기플라타너스의 거리공연은 [잊지마세요]입니다. 유진규 김선재 이창원 임혜영 신현이 다성명의 연기자 작,연출자인 신영철과 동참합니다. 지난해 저의 5월광주공연에서 만나뵐수있었던 여러분들을 우연처럼 다시뵙고싶기고 하구요.. ................................ 제 목 : [잊지마세요]총연습을 하지못한 안타까움으로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15 오전 9:36:00 내 용 : 광주행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1진은 16일 송정리행 서울역 10:05 출발 14:23도착 2진은 16일 광주행 서울역 23:25 출발 04:17도착 3진은 17일 광주행 서울역 09:25 출발 13:49도착입니다. 이창원님은 2진 김선재님은 3진입니다. 유진규님은 춘천에서 개인출발입니다. 예기플라타너스팀과 광주혹은 서울역에서 합류하실분은 이 열차시간을 참조하세요.. 오늘 마지막연습을 하고 저는 내일 광주로 출발할 예정이었는데, 선재님사정으로 전체연습을 보지못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광주로 먼저 가네요. 오늘 마지막연습으로 모든걸 많이 미루어두었었는데.., 일단 사정이 그렇게되었으니 창원님과 혜영님만 연습을 하고 선재님부분은 비워둔채 작업을 일단 마무리하여야겠네요. (창원님이 이글을 보는대로 전화주셔서 오늘 총연습 일정잡도록해요) 광주에서 17일에 만나서라도 낮에 총연습할 시간을 마련할수있으면 좋겟네요. 15일 형태상의 총연습을 끝내고 광주에선 편한 마음으로 마음가는대로 느끼다 순례처럼 공연하고 싶었는데 아쉽네요. ........................ 제 목 : 5.18기념재단 게시판에서 주신글...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15 오후 12:49:00 내 용 : 예기 방문자님께 저희는 예기 플라타너스 공연단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두들 말씀해 주시더군요. 소리없이 준비하고 원하는 것 없이 밥한끼 같이 하는 것 조차 원치 않았던 실력있고 진실한 공연단을 요. 저희들 본 재단 홈페이지에 방문하셔서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가시는 것들 저희들이 모두 보고있답니다. 광주에 오시면 재단 사무실에 꼭 들러 주세요. 뵙고 싶습니다. (재)5.18기념재단 총무부 김찬호 드림. 연락처 062-523-0518 ............................. 제 목 : [잊지마세요]3개의 음악과 인물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15 오후 7:29:00 내 용 : 잊지마세요에는 3명의인물이 등장하고 그들이 그리는 3명(3가지)의 인물이 3곡의 음악으로 설정되어 등장한다. 연기자들에 의해서 표현되는 3명의 인물은 첫째 모르는사람 기억하려는사람 그리고 잊지않는사람 이다. 모르는사람은 20년이지난 오늘 우리곁에 살고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대신한다. 그가 예전에 현장에있었건 없엇건 혹은 태어나있었건 나이들어있엇건 관계없이 그가 존재의 화두를 이어가지못하고있거나 실존에 연결되는 절실한 관심을 갖고있지 못하다면 그는 모르는 사람이다. 모른다는것은 죄이지는 않지만 예플작업에선 그것을 죄로 구분하는데, 이번 작업에 참가하는 이는 그의 사소한 관심이 광주행이라는 작은 소재로인해 하나의 계기를 마련하는 과정까지를 보여준다. 기억하려는사람은 순례자의 모습으로 이 극에 등장한다. 순례자는 타인을위해 자기를 바친 즉 존재의미에 합당한 삶을 살아간 보이지않는 영혼들을 찾아가는 순례자의 모습으로 여러 곳을 순례한다. 그리고 그 순례길에서 존재의 이유와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실천적 얘기들을 통해 순례가 가지는 무거운 가슴에서 밝고환한 희망의 모습으로 변화해나가는 자각의 얘기를 그려낸다. 마지막 잊지않는사람 혹은 잊지못하는사람. 그는 이 극의 나레이터와 같은 개념에 접근된 인물로 세상한 구석에 가장 큰 의미를 담고 가장 작은 모습으로 존재하며 공기의 전환과 인간의 진화에 기여하는 인물이다. 까페 언덕위의 바보는 예플의 다음작품의 새로운 소재로 이작업의 화두를 이어준다. 이 작품엔 보이지않지만 기리는 세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첫번째 인물은 나돌아가리라 에 담긴인물이며 두번째 인물은 까페에서 에 세번째 인물은 아름다운사람에 담긴 인물군이다. 첫번째 인물은 너의노래는 에서 시작되어 나돌아가리라로 이어지는 배경음과 함꼐 소개되는데, 자신을 버리고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산화해간 사람들,그들의 삶의 자세를 노래는 상징화하고 방송을 통해 은인을 찾는 방문자의 방송멘트로 구체화한다. 두번째 인물은 아름다운 죽음 행불자 혹은 보이지않는죽음으로 우리를 진화시켜낸 사람들이다. 까페에서는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하지만 그안에 담겨지는 사람들의 표정과 까페 언덕위의 바보 주인의 이야기는 억울한 죽음이아닌 아름다운 영혼들의 안식을 보여주며 안타가와애타는 이들에게 오히려 위로의 손길로 감싸 안아주는 고귀한 영혼들의 마음을 전해준다. 세번째 인물은 까페 언덕위의 바보주인이 건네준 어느 광주인의 편지글과 김민기의 노래 아름다운사람으로 전해지는 살아남은 이들의 얘기다. 부족하므로 아름다우며 자신의 못다한 진실앞에서 고통하므로 화사한 사람들. 잊지마세요엔 이렇게 세가지 사람들이 세가지사람들의 얘길 찾고 다가가면서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고 그 것을 찾아낸후 기억하고져 노려하는 작은 소망을 다룬다. [잊지마세요]의 노래들은 양현석과 푸른하늘의 노래로 마무리된다. 늘 뜻없이 듣던 노래들을 전혀 다른 가슴으로 들을수있는 이들이 있다면 이 공연은 그 작은 진화에 기여하는 한그루 가로수 플라타너스일수있다. 대본에도 쓰여있듯이 이미 깊어버린 망각의 가슴앞에 실패작이 될거란 걸 이미 알고 오히려 그래서 시작한 이 작업은 2000년 5월 그때 너는 무엇을 하며 살았느냐고 누군가 물어볼 때 존재의 의미를 찾아 나를 버릴수있었던 어떤 사람들과의 아주 고요한 만남이었으면 좋겟다. ........................... 제 목 : [잊지마세요]공연에 앞서...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5-16 오후 1:33:00 내 용 : 공연을 준비하면서 많은 시간이 흘렀다. 진실된 가슴으로 공연을 준비해 왔나 생각하면 항상 고개가 숙여질 수 밖에 없나보다. 어제 원당1아트에서의 연습.. 나뭇잎은 푸르렀고, 바닥은 따스한 습기가 세상을 고요하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흐르는 눈물 애써 참으며 걸어가는 시간들.. 눈물이 기쁨으로 다가오는 것은.. 오늘 서울에서의 마지막 공연모임을 갖는다. 고마운 사람들.. 항상 기억하려 노력하기에 그 모습만으로도 나는 아름다움을 느낀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스스로 부끄러워함이 자신을 조금 더 질책하게 되는 시간들.. 공연의 시작은 준비라는 생각이 든다. 공연은 시간이 지나면 끝이 날 것이다. 하지만 그 끝은 새로운 시작을 잉태하는 모태로서 나에게 작용할 것이다. 또한 그 흔적은 보려 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그 시간이 아닌, 그 공간이 아닌 곳에서 각인되어질 것이며, 그러기에 나는 다시 준비를 한다.. 오늘의 부족한 나이기에... ................................. 제 목 : 광주로 가며... 작성자 : 김선재 시 간 : 2000-05-16 오후 11:26:00 내 용 : 공연 시간을 대략 24시간 앞두고 지금 제 마음은 두 갈래 입니다. 하나는 오래간만에 플라타나스팀에 합류해 뜻깊은 화두를가지고 사람들과 혹은 영혼들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설레임이며 다른 하나는 3년 만에 다시 다가서 보는 이 작업에 여전히 부족한 마음과 어설픈 준비로 서있는 제 모습에 대한 부끄러움 입니다. 어쨌든 귀한 영혼들과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자꾸만 오그라 듭니다. 아름다운 마음의 사람들이 저를 아름답게 보아주리라 기대해 봅니다. 금남로가, 망월동의 영혼들이 부족한 저를 채워 주지 않을까 하는 욕심도 급한 마음에 부려 봅니다. ........................... 제 목 : [잊지마세요]광주로향하며.. 작성자 : 임혜영 E-mail : U R L : http:// 시 간 : 2000-05-17 오전 12:09:00 내 용 : 51817에서 잊지마세요까지를 이으면서 많은 상념에 잠깁니다. 작년에 [후이넘에서 돌아와 광주]때와는 새삼 다른 느낌입니다. 작년만 해도 그저 서럽움에 목이 메여서 그 금남로에서 울던 나를 떠올려 봅니다. 제가 서울사람임에 행복해하기까지 했으니까요. 하지만 올해는 먼저간 영혼들을 기억하기위해 망월동 가는 길목에 까페를 차린 저는 이미 영혼들을 만나며 이젠 슬픔을 초월한 인물이기에 절대 울수도 없는 처지이거든요. 지금도 자신은 없지만 .. 걱정이 너무 많이 됩니다. 모든 슬픔을 초월하여 그 표정이 나올까요? 오늘까지 많이 울구 내일이면 광주에 가서는 아름다운 귀한 영혼들께 맡기렵니다. 오히려 슬픈 모습에 사람을 만나면 기쁘게 말해주렵니다 너무 슬퍼하지마세요 그들과 곧 만나게 됩답니다 하구요. 오늘은 한참동안 잠이 올것 같지 않아요. 용기를 내어 광주로 광주로 향하렵니다. ......................... 제 목 : 공연후기 작성자 : 김선재 시 간 : 2000-05-19 오전 11:32:00 내 용 : 오월 십칠일 오랫만에 만나 본 광주는 생각보다 더 낮설었습니다. 몇 군데 기억날 만한 건물들을 발견하긴 했지만 낯설음을 상쇄시켜 줄 만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야제를 보고자 하는 사람들과 준비하는 사람들의 분주함... 너무 커서 무겁게 들리는 음악소리들 그리고 5.18을 서로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상대를 향한 공허한 욕설들... 웃음까지 얼굴에 드러내 놓은 하얀 구경꾼들의 모습이 모두 제 가슴을 한 번씩 들었다 놓았다 하곤 했습니다. 공연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무척 많았고 관객층도 여느 극장 공연에서는 볼 수 없을만큼 다양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이 생경스러워 걸음이 자꾸만 색시걸음이 되었습니다. 어찌되었든 공연을 몇 분 앞두고는 억지스럽게 자신감을 만들어 머릿속에 심어 놓았고 그렇게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차려 놓은 제대 앞으로 사람들이 다가와 절을 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진실하고 아름다워서 제 마음이 쿵 하고 내려 앉았습니다. 나는 뭘 하고 있는 건가...? 저 진실된 사람들 앞에서 내 모습은 허깨비만 같다...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는 뭘 해도 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제가 광주로 떠나면서 가졌던 의미와 이유들이 그들 앞에까지 가져가 보여주기엔 너무 보잘 것이 없었습니다. 제대 앞으로 가 예정된 대로 절을 하려는데 반 쯤 비워진 소주 병과 아저씨의 뭉툭한 손톱자국이 나 있는 삶은 달걀의 매끄럽고 하얀 살결 그리고 몇 장의 지폐들이 모두 다 그들의 눈물 처럼 보여서 그대로 주저 앉고 싶엇습니다. 오월 십팔일 첫 날 보다 조금 편안한 마음이 되어 망월동으로 향했습니다. 제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보다 그들로부터 무언가 제가 배울 수 있다는 것으로 이번 여행의 의미를 찾자는 생각에서 얻은 편안함 이었습니다. 공연을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시간에 제겐 참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공연할 장소의 기둥에 붙은 조그만 공연 안내 포스터(?)를 사람들이 그것도 노인들이 그렇게 유심히 보고 관심을 갖는단 사실 이었습니다. 단 한 장 붙여 놓았을 뿐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러더니 한 두분씩 신문지며 박스며 깔고 앉아 기다리기 시작하는데 순식간에 한 무리의 관객이 되어 있더군요. 나이 드신 분들앞에서 공연을 하려니 왠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열심히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그 분들에게 전 아무것도 모르는 젊은 사람으로 보여질 것입니다. 그래도 좋았습니다. 공연 내내 햇빛은 눈부시지 않으면서도 5월의 볕 답게 꽤나 따가웠습니다. 할머니들은 신문지로 모자를 만들어 쓰시면서도 끝까지 앉아 게셔 주셨고 무슨 내용인지 몰라도 중간중간 박수도 열심히 쳐주셨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조용히 저희를 보아 주셨습니다. 눈물이 막 나오려는데 제 눈물이 너무 부끄럽게 느껴져 눈물을 떨구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제 눈시울이 뜨거워 지는게 그 분들의 눈에는 참으로 이상하게 생각 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곤 또 첫 날처럼 부끄러워 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그 때 처럼 부끄러워 지는 마음에 은근히 화가 나는 기분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냥 부끄러움 그 자체로... 온전하게 그것 하나였습니다. 망월동을 나오려는데 할머님이 점심은 먹었냐고 아주 아주 아주 따뜻하게 물어 오십니다. 그리고 고맙다고 저희에게 말씀하십니다. 저는 그 할머니가 고맙고 고맙고 고마웠습니다. ......................... 제 목 : [잊지마세요]아름다운 만남을 쥐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20 오후 1:47:00 내 용 : 아름다운 만남을 쥐어주신 분들꼐 감사드리며.. (광주에서돌아와 5,18기념재단게시판에 드린글) 518기념재단분들의 깊은배려와 민예총 그리고 518묘역분들의 큰 사랑으로 예기플르타너스의 5월순례공연 일정,아름답게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밤 12시가 넘은시간까지 숙연히 남아서 금남로에서 저희와 함께해주시고 손을잡고 놓아주지않으시던 많은 분들.. 그리고 18일 1시 퇴얕볕속에서도 75분간의 긴공연을 박수를 쳐주시며 보아주시고 저희가 붙여놓은 안내문마져 기념품이라고 소중히 가져가시던 분들, 그리고 주소를 적어주시며 공연테잎을 꼭 보내달라시며 죽을때까지 지니시겠다고 말슴해주시던 유족분.. 공연을보시고 거리에서 다시만나 알아보시고 저희연기자와 제게 각기 한장씩의 그림을 그려주시며 귀한 글까지 화선지에 담아주신 화가분.. 그리고 금남로공연시 쉬임없이 저희의 공연안에 동참해주시면서 저희보다 훨씬 큰 사랑으로 저희를 맞아주시던 전야제가 끝난후까지 금남로에 남아 그거리를 기억하시던 아름다운 분들과의 만남,, 저희 6명의 순례팀은 너무도 큰 사랑을 받고 광주를 떠나왔습니다. 언제나 죄스러운 마음으로 속죄하며 다가가지만 늘 분에넘치게 받아주시는 빛고을. 재단분들 그리고 저희의 이 조그마하고 보잘것 없는 작은 작업에 큰 의미를 부여해주시고 사랑부신 분들꼐 다시한번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 목 : [잊지마세요]5.18기념재단 . 작성자 : 김찬호 시 간 : 2000-05-20 오후 1:48:00 내 용 : >예기플라타너스 팀장님께 소리없이 오셔서 나즈막히 말씀하시고는 저희들 별로 도움드린것도 없는데 술한잔 기울일 시간도 없이 그냥가셨군요. 제가 서울에 가게되면 꼭 연락을 드릴테니 언제고 한번 긴시간으로 만나뵐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재)5.18기념재단 총무부 김찬호 드림. ............. 제 목 : [잊지마세요]공연후기-- 광주로.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21 오후 4:30:00 내 용 : 공연을 준비하면서 20주년이라는 것에 특별한 의미를 두진않았지만 20이란 그 시간과 그 인연으로 맺어졋던 많은 사건과 사람들을 되돌려보면서 기억하는건 어쩔수없었다. 광주 낯설고 전혀 연고도 없는 곳, 허지만 언제부턴가 죄의식으로 인해 오히려 고향보다 더 깊은 정겨움으로 남아버린곳. 후이넘에서 돌아와 사막속에서 물을 찾아가다가 그 수맥을 찾은 듯 늘 그리워지는 곳. 아크로폴리스계단에서 처럼 2500년을 주기로 다시 인간의 존재의미를 찾아갈 즈음 그 화두가 가장 쉽게 포용되는 지점. 광주는 광주가 아니기에 그렇게 부담마져 져버리고 얼싸안기고싶은 시공을 삶속에서 제안해준다. 이등병의 편지를 공연하며 절망안에서 고향을 그리다가 마을버스 사랑담론을 거쳐 인간안에 모든 것을 잃고 넋을 찾아 헤메이면서 마지막 보류처럼 기다려온 5월. 하지만 작업을 준비하면서 기다림은 모두 헛되고 결국 기다림은 오지않는다는것마져 이겨내는 기다림의 철학으로 패,경,옥의 이름을 부르듯 그렇게 그들이 같이 떠나거나 그곳에서 만나는 그림을 그리며 허상을 만들면서 [잊지마세요]는 만들어져갔다. 51817부터 지난 3년간의 연작의 작업노트와 기록들을 보면서 그안에 함꼐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기억하고 홀로 그리워하며 문득 전화라도 오지않을까 망상하며 기다렸다. 다시 5월이네요.그때 그 작업하던 그순간이 그리워요. 이제라도 다시 갈 수 있을까요? 하는 그런 전화 혹은 e-mail을 기다리며 그들이 노래하고 분향하고 대사하며 편지를읽고 피아노를 치고 극장공간에서 혹은 거리에서 그렇게 눈믈흘리거나 아름다워하던 만남들을 이어가고파 기억하며 다시돌아오길 기다리는 시간으로부터 [잊지마세요]는 시작되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만날수없었고 다가온다하여도 그 기다림의 반가움보다는 낯설음으로 예의지켜지는 조심스러움. 아크로게단에서 만나서 기억하며 덥썩손을 잡아보는 그런 행복감은 이승에선 결코 없을까? 이미 오래전 아주 외로웠던 날 이등병의 편지처럼 써놓은 대본은 사람들을만나 작업을 마무리할때까지도 끝내 한자도 고쳐지지못한 채 홀로 떠나지않는 기쁨으로 행복해하면서 단식을 시작하며 광주로 향했다. 5월16일.아마죤의 폭포를 기어올라 낯선 곳으로 홀로 무거운 짐을 짊어진 사람처럼 5월광주에 내렸다. 이곳에 오면 고향언덕이 보일까? 5,18기념재단에 들려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도움으로 문화행사를 총괄한다는 광주민예총분을 만나러 망월동으로 향했다. 망월동에서 만난 분은 재단의 소개전화를 미리 받고 기다리고있었다.묘욕 관리소장 계장..그런분들과 다시 만나 18일 묘역에서의 공연을 승인받고 .. 지난해 공연을 기억해주시는 묘역관리자분들이 계셔서 감사했다. 밤이 깊어가는 망월동묘역엔 촛불처럼 가로등이 켜지고 인간으로 다가와 그 삶의 의미와 존재의 이유를 기억해내고 그리하여 행하엿던 이들의 고운 모습들이 하나둘 꽃처럼 피어나고 낮보다 더화사한 밤으로 귀향만을 기다리는 한 장정을 따스히 맞이한다. 노래패사람들의 노래소리.그리고 마당극이 조그많게 열리고 죽어도 죽지않은 이들의 귀한 숨결은 남은 사람들의 가슴을 더욱 초라하게 해주는데.. 아 어떻게 사랑하여야할까? 지난 몇년간 작업하면서 그 많은 공연에 담았던 사람들과 같이오지못한 죄는 그것이 유희였나봐요 라고 말하면 용서받을 수 있을까? 나의 이 초라한 단식이 그 죄값을 치르고 이제 올해부터라도 다시 새롭게 영혼 앞에 사람이 장난치지않는 그런 만남을 가져봤으면 하면서 밤이 깊어가는 시간에 망월동묘역에서 공연할수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망상도 하면서 묘역을 뒤로하고 세트구입등을 위해 시내로 향했다.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 목 : [잊지마세요]공연후기2-금남로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21 오후 5:07:00 내 용 : 16일 금남로의 밤은 내일있을 전야제의 무대를 설치하고 한쪽에선 리허설을 하고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오가며 구경한다. 20년전 이거리에선 횃불시위가 평화롭게 이뤄지고있었고어쩌면 이밤이 서울의 봄을 아름답게 마감하는 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한 시작이리라 여기며 사람들은 횃불시위를 마치고 기쁜마음으로 삼삼오오 이곳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 포근한 꿈에 잠겼을거야. 금남로는 시공을 넘어 그날을 보여주다간 다시 며칠후의 참혹한 모습과 다시 해방광주의 아름다운 거리 그리고 27일새벽의 진입 그리고 그후의 넋을 보여주고 다시 지난해 [후이넘2-광주]의 예플공연을 그림자가 되어버린 사람들이 재현한다. 지난해 망월동에서 비개인 오후 공연막바지에 카메라에 공연을담고있던 내 어깨에 살포시 손을 얹어주던 그 영혼과의 만남 이후 나는 슬퍼하지않는다. 넋의 표정은 한없이 포근하고 온유하며 미소로왔다. 다만 살아있는 동안 정말 어떻게 살아야하며 무엇을 기억해야하는가를 찾아 노력하는것이 우리의 본질인 영혼을 안스럽고 슬프게하지않는 것이라는걸. 금남로 보도브럭이나 인도가 웬지 우룰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도청앞에서 3가까지 몇번을 거닐어도 마땅한 공간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어쩔수없이 그중 가장 깨끗해보이는 곳을 찾아 공연장소로 정하고 제2.제3의 장소를 더 잡은후 그곳에 홀로 앉아서 극을 진행해 본다. 얘기하고파왔지만 응석에 머무르고 무대에 움직이는사람들의 모습은 또 얼만큼 진실해줄까? 연기가되지않게 진실만을 표현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도안에서 정말 욕되지않게 존재해줄 것을 부탁햇지만 그것이 정말 전달이나 되었을까? 어쩌면 이번에도 이 순례는 중간에 잠시 다녀가는 사람들이 있어도 끝내 시작과 끝에는 홀로있는 외톨이의 순례에불과한 것이 되지는않을까? 내가 알고있는 역사는 아주 적다. 누군가 아무런 조건없이 남을 위해 죽어간 사람들이 역사이전부터 있었고 지금도 어디선가 그렇다는 것과 그 의연하고 아름다운 죽음들이 동학의 우금치,경복궁에서의 명성황후시해사건, 춘성문에서의 을미왜란평정창의. 3,1만세운동, 지리산, 4,3제주, 4,19 , 5월광주 동티모르 등으로 이어진다는 것 정도. 금남로는 그 모든 얘길 솟구쳐 들려주며 그들의 넋이 살아남은 이들에게 혹은 인간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존재들에게 기억의 촉매가 되어주는 고마운 공간이다. 밤이 깊었을 때 이 짧은 인간존재의 시간속에 5월광주와 그아름다운 영혼들이 없었다면 존재의 허망함을 이겨낼 의지나 감정의 존재인 인간속에서 수없이 맞부딪쳐오는 파멸의 굴레들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는 과연 어디에서 의지받을수있을까 하는 어린아이같은 마음이 되었다. 내일은 공연안에서 그 아름다운 영혼들에게 어린아이처럼 힘들다고 투정이라도 부려봐야지..[잊지마세요]그 대본그대로..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 목 : [잊지마세요]공연후기3-5,17리허설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21 오후 9:34:00 내 용 : 리허설은 한다는것이 굳이 내키지않는것은 이번공연에서도 여전하다. 모두 어떤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던간에 그것을 기술적인 모습으로 준비하고 가다듬는 다는것이 행여라도 연기연습이나 형식적 준비가 될수있고 그것으로 인해 조심스레 준비해온 진실에의 접근이 가려지고 단지 일반 연극처럼 어떤 극의 형태로 변모할까 두렵기 때문이다. 17일 첫공연을 앞둔 광주에서의 둘째날, 의자와 탁자등 소품을 구입하고 그것을 들고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2진 3진 그리고 4진으로 내려오는 사람들을 기다린다. 모두들 시간을 쪼개서 이렇게 내려오고 또 공연에 임한다. 나름대로 올해에도 사람들은 진실하며 아름다운 마음으로 각기의 세계안에서 한구석씩 제각기의 의미를 5월광주에 부여하면서 그안에 자신을 담거나 취하려한다. 처음엔 아주 많은 것을 기다렸지만 늘 그렇듯 아주 적은 사람이 여러감정의 모순을 격고 이렇게 모아져서 간혹은 하고픈 말도 행여 다 못하고 그냥 그렇게 다가와주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여 동지보다는 인솔의 개념으로 늘 이렇게 예플작업은 이뤄진다. 한 때는 동지를 기다리거나 없다고 슬퍼하던 적도 있었지만 이젠 인간세상에서 그 누구도 동지는 될수없는 것이 이 길이란 것을 알기에 그저 잠시잠간 스쳐지나가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언제부턴가 고맙다거나 수고했다는 말을 서슴없이 하게되어버린 모순. 광주역에서 일행을 만난다. 사람을 만나기가 조금은 두렵다. 이 작업의 그 화두를 어디까지 얘기해야할까 그리고 어디까지만 개개인에게 흡족할까? 단식은 이틀이 넘어서면서 몸과 정신에 익숙해졌다. 역시 이번팀도 지난해와 다를바없이 각기 다른 가슴으로 다가와 여기에 합류하고있다. 리허설은 형식처럼 한번 맞춰본다. 가능하다면 리허설이 그들에게 덕스러운 환경을 제공하지않기를 바라면서 그들 스스로 원하는만큼 절실함을 갖추고 가슴을추스리는 시간이 되어주엇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더이상의 추구는 배제하고 순서와 연결고리만 이어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리허설보다는 같은 시간 금남로에 펼쳐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랑과 의무를 다져가는 사 람들이 생기길 고대했다. 내가 보고 느끼는 그것처럼 참여자들도 저들의 모습에 미움보 다는 안타가움으로 그리고 그들의 눈으로 보거나 귀로 듣지말고 시차를 공유하여 1년 전 2년전 5년전.. 20년전 같은 거리에 공존하는 사람들을 함꼐 만나며 그들중 가장 아 름다운 사람들의 마음의 눈과 같은 시선으로 함꼐 바라보며 잠시후 우리가 작업할 또하나의 시간을 위한 자기정화에 성숙해주었으면 하고... 우리가 살면서 타인을위해 사랑할수잇는 기회는 그리많지않다. 준비도 없이 다가오기도하지만 예기플라타너스작업은 스스로 준비하는 가로수와 같아서 그 준비는 만남을 향한 너무도 고귀한 찰라를 향한다. 사람들이 말하는 역사라는 것이 시간안에 존재하는것으로서 새겨가는 것이라면 예플의 공연은 그 역사의 낙점이다. 너는 살면서 그때 무엇을 하였는가? 하면 그날 그 거리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고 그 것을 실천키위해 준비하고 실행하였습니다. 비록 부족하엿으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으며 제가 비록 다알지못하오나 기억할수 있는 것만큼은 부끄럽지않게 행하기 위해 그길에 존재하였습니다. 하고 대답할수 있게. 518연작은 특별하게도 영혼과의 만남을 향한 갈망이다. 늘 준비하던 제대에 향과 위패를 생략하였다. 이젠 그들이 향을 피워 부르지않아도 늘 곁에 있음을 안다. 그리고 위패의 자신의 이름을 쓰지않아도 산자들의 마음이 누구를 향하면 그들은 먼저알고 미소짓는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단지 제대엔 두개의 촛불만 밝히고 마음을 가득 던져서 기다린다. 내가 영혼을 위하고 달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영혼으로부터 위로받고 잊지않고 살기위한 의지를 되새겨받기위해서.. 금남로는 지난해보다 더 서럽게도 양쪽에 따로 무대가 설치되고 서로 다른 노래와 서로다른 구호를 외치며 영령들을 추모하고있었다. 그리고 엿장수 꽃장수 등불장수등등이 그들사이에서 자신들의 이승에서의 생존을 위해 개미처럼 열심히 살고있었다. 오색색종이가 하늘로부터 땅으로 뿌려졌고 밤은 깊어가도 사람들은 제각기 나름의 의미를 추구하며 5월금남로에서 움직이고있었다. 앰프를 대여하고 지하상가에서 전원을 얻어 우리의 첫 순례공연을 준비했다. 좀처럼 전야제의 뒷풀이는 잦아들지않고 엿장수의 빠른노래테잎에 맞춘 가위소리도 그지칠않으며 전야제의 밤은 깊어갔다. 그안에서 한구석 사람들이 스쳐가버린 곳에 세트를 세우고 우리의 극을 시작했다. 뒤늦게 금남로에서 합류한 한사람에게 2부를 맡기고 그가 준비한 공연잉 혹시라도 이곳의 가슴아픈 사람들을 슬프게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도 그에게 전하지않은채 사람들의 마음 그대로 현실안에서 우리가 사랑할수있는만큼 사랑하며 이거리에 자유롭게 존재할 수 있게 버려두고 준비한 테잎을 틀었다. 어쩔수없이 실패작이 되리란걸 안다는 그 대사 그대로를 고치지못하고 떠나온 [잊지마세요]의 그 대본을..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 목 : [잊지마세요]공연후기4- 아!금남로공연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22 오전 8:00:00 내 용 : 행동하는 시간의 시작은 가장 어렵다. 시간안에 서서히 다가가서 움직여지는 자발적인것이 아니라 어느시점을 시작으로해서 문득 시작되는 형태를 취할수 밖에 없는것이 공연의 형태이기 때문인가? 공연을 준비하면서 보이지않는 연극을 만들고싶었다. 거리한구석에서 그냥 사람들이 움직이고있고 일반인들과 다름없이 움직이는 몇몇 사람 들의 모습이 있고 여러개의 소리속에 또하나의 소리가 있어서 그안에서 무언가 움직여지고있으면서 자세히 보면 그것이 공연이고 스쳐보면 그저 일상인듯 보이지않는 그런 모습. 연기자들에겐 아직 그것이 이해되지못하지만 실존은 그렇게 시작없이 시간속에 연결되고 끝도 그랫으면 좋겟다고 여겼다. 어쨋건 금남로의 밤 지지않는 열기의 산발적여운속에 인도가 아닌 거리에서 우린 의자와 탁자를 놓고 그곳에서 아무런 시작도없이 준비한 자신의 얘기들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엿장수가 자기표현을 하듯 우리도 각기 자신이준비한 모습 그대로 자기가 하고픈 어떤 것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잊지마세요]는 시작되고 진행되었다. 예플작업에서 특히 518연작은 항상 또하나의 제안이 있고 그것은 비워둠이다. 그 비워둠이 어느 곳에선 연극적 형식의 부족함으로 받아들여져서 한심한 극으로 비평받기도하고 기다리고있는 이들이 연기를 못하는 사람들로 보여지기도한다. 아마 이렇게 예기공연을 접한 연극적 관객들은 내내 아주 추한 한편의 연극관극경험으 로 예기플라타너스공연을 기억할것이다. 하지만 그 비워둠은 예플이 공연이 아닌 인간과의 만남을 그리는 작업이며 그 그리움을 나누기위해 다가가는 가장큰 존재의미며 화두이므로 그 그리움에 답하는 사람을 만나지못하는 작업시공안에서 예플은 소외의 벽안에 스스로 갇쳐가는 외로운 작업이 되고만다. 작가와 연기자의 만남 그리고 관객과의 만남 그 만남의 방법이 인간성의 교류며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또하나 각기다른 우주와의 만 남을 향하고 그래서 작업은 느낌의 환경만을 전달할뿐 나머지는 모두 그 만남의 주체에 맡기고 그들과의 만남의 깊이로 공연은 완성된다. 즉 보이는 자만 볼것이며 들을수있는자만이 들을것이라는 대사처럼 공연은 일반적 보여주기와 제안하기의 형태를 벗어나 인간각기의 제안과 만남 그리고 살아가는 실존이 어우러지면서 선한 이들의 모습 혹은 부족한 이들의 모습 그대로를 담아 그들이 지향하고 다가가려는 세상을 표현하고 모자이크하는 것이다. [잊지마세요]는 그렇게 그리운 마음으로 전야제가 스쳐간 그 밤의 금남로에 존재하엿다. 사람들은 스쳐가고 그러나 뜻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하나둘 머물러 연기도 액션도 없는 몇사람의 움직임에 시선을 멈추고 있었다. 금남로에 놓여지는 제대는 아름답다. 구호도 환호도 조명도 없는 그냥그대로의 거리에 하얀 소목을 입고 다가와 촛불을 켜고 놓여지는 위패도 향도 없는 작은 제대는 가슴안에 사랑을 담은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커다란 추억의 시간으로의 입구이다. 제대가 놓이고 우리의 작업이 도입부를 넘어선후 한 여인이 문득 제대에 다가와 절하고 묵념한다. 그리고 이어 공연내내 촛불이 꺼질때마다 서로 다가와서 그 불을 다시 피워주고 다시 꺼질세라 감사안아주는 사람들이 있고 2부를 거쳐 3부로 가면서 그 주제곡처럼 아름다운 사람들 못만날줄알았던 그래서 이 역시 잊어버린 사람들속에서 실패작이 되리라던 나의 섯부른 결론은 보기좋게 지워지며 금남로는 기억하고있나요 하고 묻는 우리에게 네 기억하고있어요 그누구보다 더 크게 언제까지나 또렷하게 ..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20년전 그날 아니 100년전의 우금치 경복궁 춘성문 ..으로 돌아간다. 공연곁에 가득한 사람들은 모든것이 끝난 금남로를 치우는 청소차도 비껴가게 하고 조용히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이 되어 거기에 함꼐하며 마치 아크로폴리스계단에서처럼 사랑과 우리가 인간을 사랑하여 그 모습으로 차려입고 떠나올때의 마음그대로의 기억만으로 내내 함꼐 존재한다. 이 작업을 준비한 일행들 모두 그들의 손길안에서 한없는 아름다움을 마주하고 연출하면서 마음을 만들면 표정과 몸짓으로 다 보일거라고 얘기하던 그 예측대로 그들의 표정 하나하나가 연기로선 결코 만들어낼수없는 아름다움을 담고 시간안에 담긴다. 못내 가슴아픈 사람 하나가 5월금남로에 조용히 마련된 이 제대에 소주와 삶은 달걀을 사들고 다가와 눈을 감아야 볼 수 있는 그의 벗과 한잔의 술을 나눈다. 우리의 모습을 내려다보고있는 자정을넘은시간 금남로의 가로등과 건물의 불빛들은 조금씩 변화하며 움직이고 그 불빛은 어젯밤 망월동묘역에서 마주하던 촛불같은 그 불빛들이다. 슬프도록 행복한 사람들은 잊지마세요의 여섯가지 인물들 모두의 모습안에 제각기 담겨있다. 모르는사람도 기억하려는사람도 그리고 잊지않는 사람도 모두 거기에 그렇게 서로의 만남을 통해 아름다운 사람으로되어가고 어두운 비 내리면 처마밑에서 눈물흘리고 서있는아이처럼 금남로에서 우린 그렇게 움직이고 바라보고 제대에 다가가며 하나가되어 민주 혹은 인권을 넘어선 가장 큰 사랑 그리고 인간의 생성이유와 존재의미를 기억하 고 그대로 행하는 귀한 모습들을 보여주며 공연을 마친다. 언제나 공연이 끝나면 다시 추락하는 사람들을 바라보았지만 금남로의 공연에서 만큼은 모두가 그렇지는 않을거라는 감사한 결말을 얻는다. 아.금남로공연. 이곳이 아마도 차원이 이동되는 그곳, 그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가는 입구가 있는 이동공간이 아닐까? 금남로그 차원이동공간에서 함꼐듣던 아름다운사람 너의노래는 까페에서..와 그 시선안엥 담기던 순애언니를 찾아가는 영화작가의 초행과 순례자의 아름다운 발걸 음,그리고 까페 언덕위의 바보의 그 고운 숨결.상여나가는 소리맞춰 영령을 배웅하는 마임이스트,그리고 제대를 준비하는사람과 그곳을 찾아오는 사람들. 촛불을 지키는사람들, 아름다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표정들, 언제 다시 또 이런 만남을 가질수있를까? 기억할수있을까? 잊지않을 수 있을까? 이승에서 만나는 가장 아름다운 만남, 잊지않고 기억하려는 이들이 있는 곳. 우리들 심신속 내면에 담긴 그 커다란 아름다운 영혼의 본질을 마주할 수 있어 감사했던 시간. 사람들이 매일 이시간처럼 그렇게 절대 잊지말고 자신을 버리고 존재의 이유에 합당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 목 : [잊지마세요]오토바이아저씨 작성자 : 예기 시 간 : 2000-05-22 오후 12:21:00 내 용 : 공연시작전 우리가 작업을 준비할때 오드바이를 끌고다니는 의족을 하신 한분이 다가오셔서 광주의 5월을 얘기해주셧다. 그리고 우리의 이 보잘것없는 작업에 한없이 즐거워하며 정겨운 가슴으로 공연내내 촛불을 당겼고 이튿날 망월동에서 다시 우리를 만나 묘역에 묻혀계신 아버님께 드릴 곷송이를 든채로 우리를 바래다 주셨다. 광주에서 돌아와서 전화를 받았다. 20년지기처럼 다정히 얘기해주는 분. 우리작업에 관계된 조그마한 것 하나마져도 너무도 소중히 간직해주시고 내가 전한 명함은 구겨지거나 잊어버리지않게 코팅을 하겠노라하신다. 공연테이프를 꼭 갖고 보고도 보고싶어하시는 분 테잎을 보내달라시며 주소를 적어주셧다. 광주광역시 북구 두암1동 858-28 이두천 h.p 011-666-2523 t. 265-8490 그리고 전화로 다시 또한개의 번호를 적어주시며 내년 518에도 꼭 올거지 하시면서 내년엔 꼭 미리 전화연락해서 하루라도 쉴곳을 제공해줄수있게 해달라고 하셨다. 019-502-8490 새주소- 광주 동수 충수동 33-1 고학석씨댁 이두천 예기 드림 yegie dream ..................... 제 목 : [잊지마세요]광주공연을 마치며.1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5-23 오전 10:50:00 내 용 : 떠들썩하게나 느껴졌던 스스로의 웃음소리를 뒤로접으며.. 함께 했던 이들을 서울로 먼저 올려보내며.. 목포 바닷가의 갯벌내음 속에서.. 광주 공항 근처 아버지의 산소에 핀 장미덩쿨들을 낫으로 잘라내며. .................. 제 목 : [잊지마세요]광주공연을 마치며.2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5-24 오전 9:18:00 내 용 : 16일 늦은 저녁 광주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정일과 함께 내려가는 내내 무거운 마음을 털어버릴 수 없었다. 그것은 아직은 무거움으로 남아있는 부분에 대한 일종의 두려움이었다. 허허로울 수 있을까. 광주를 광주가 아닌 것으로 볼 수 있을까. 항상 광주에 올 때마다 느꼈던 것은 그들의 절실함이 었다. (그것이 어떠한 형태를 취하던 간에) 그러기에 나는 관성화되어진 나의 모습을 발견하곤 했다. 새벽 광주는 나에게 넉넉한 잠을 만들어주었다. 정일의 후배가 있는 숙소에 아침에 도착 잠시 휴식을 취한 후 광주역으로 갔다. 다른 대도시와는 달리 항상 고요함이 맴도는 곳. 봄의 절정에 가을을 느끼게 하는 꽃잎들. 사람들의 걸음은 느리고, 소리는 고요했다. ................ 제 목 : [잊지마세요]공연후기.금남로,그 거리에서 작성자 : 임혜영 시 간 : 2000-05-26 오후 4:00:00 내 용 : 작년과는 또 다르게 금남로 분수대앞엔 전야제행사가 예년과 같게 치뤄지고 있었고 금남로의 끝에서는 서로 다르게 독자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조금은 혼란스러움으로 느껴지고... 분수대앞 행사는 먼저 끝나고 또다른쪽에선 한창이었고 우리 일행 보다 하루 먼저 광주에 온 예기님이 공연할 장소를 다 물색해놓은 상태여서 우리는 그곳으로 안내되여서 테이블을 배치하고 음향을 설치해놓고 색종이가 온통 바닥에 어지럽게 뿌려진 바닥을 비로 쓸고 물걸레를 빌려와 닦고 또 닦으면서 모든 행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광주를 느끼고들 있었다. 아무말없이 .... 아무래도 행사는 끝날것 같지않았고 우리는 자리를 한블럭정도 앞으로 옮기고 있었다. 우리가 옮긴 장소는 인도가 아니라 금남로차도 바로 그 거리에서다. 바로 앞에 도청이 보이고 가로등이 조명으로 비쳐주면서 우리를 맞아주었다. 소복으로 갈아 입고 제대를 차리고 초에 불을 켜고 절을 하는데 정말 뭉클한것이 감회가 서려 오는데 참 뭐라 말을 할수가 없네요. 그리군 속으로 영령들께 인사를 나누었어요 저 다시 왔어요 잘지내셨지요? 저도 잘지냈어요. 하면서.. 올해는 위패도 향도 피우지 않았지만 ..그분들은 위패를 보고 향냄새를 맡고 찾아오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슬픔을 초월하여 매년 오월이되면 제대를 차리는이는 슬퍼서 울기 보다는 영령들께 위안을 받고 그 슬픔을 환하게 받아 편안한 마음으로 그곳에서 추념하기위해 찾아오는 이들을 맞이하는 이의 마음으로 그곳에 앉아 있었다. 언덕위의 바보 까페는 넉넉한 마음가짐으로 차려진 곳이라 편한함으로 엽서도 쓰면서 찾아오는사람들에게 따스한 차한잔을 내놓으며 그들에 이야기를 들어주며 슬퍼하는이가 있으면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그들과 우리도 곧 만나게될테니까요. 다시 소복으로 갈아 입고 그 거리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사실은 그때가 더 가슴이 저려왔다. 제대에 찾아와 웃옷을 벗으며 깊게 절을하는 어떤분을 보면서 속으로 속으로 울었다. 그분은 나중에 또 오셔서는 소주 한잔을 제대에 놓으시고 삶은 계란을 밑에 서너개를 까서 정성으로 꾸며지는 제대를 바라보며 정말 잊지말고 아름답게 살아야함을 또한번 일깨우면서 도청을 바라보며 그렇게 한참을 있었어요 시작이며 끝이 어디인지를 모를 공연이 꿈처럼 끝나고 정말 행복했어요 금남로가 포근히 우리들을 감싸주며 .. 내일이면 이 금남로는 꿈에서본 거리가 되겠지 일년에 딱하루 마음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는것에 더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 제 목 : [잊지마세요]공연후기. 망월동묘역에서 작성자 : 임혜영 시 간 : 2000-05-26 오후 4:18:00 내 용 : 기념식이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도착한 망월동묘역 햇볕은 쨍쨍한데.. 한낮에 태양은 뜨거운데.. 묘역에 찾아온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묘역을 들러보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신기함 마져 느껴졌다. 외롭지 않으시죠? 그 사람들이 고맙게 느껴지면서 공연준비를 한다 "선재야,마음으로 하자" 선재볼이 붉으레 익어 있었다. 그 뙤약볕에 원형으로 우리를 둘러싸고 공연을 보시는 할아버님,할머님,아주머니 아저씨들이 우리를 지켜보는 가운데 시간은 지나가고 .. 언덕위의 바보는 정말 머물며 존재하는 이가 된듯 행복감을 맛보았어요. 아름답게 존재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고 그런마음들을 이시간들을 잊지않고 살아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었답니다. ................ 제 목 : 광주공연을 마치며.3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5-27 오전 8:33:00 내 용 : 광주역에서 17일 아침차로 출발한 임혜영님,김선재님 과 합류 금남로로 향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도청 분수대 앞 무대에서는 전야제 준비를 하느라 부산했다. 저녁부터 음향기기와 전기를 가져오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전기를 끌어올 곳을 구하느라 여기 저기 알아보다가 혹여나 하는 마음에 당구장에 들어갔더만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11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전기사용을 할 수가 없단다. 어떡해야 할지 몰라 우두커니 서 있노라니, 얼마전 사용불가라고 이야기를 들었던 지하상가의 번영회장님이 계시는게 아닌가. 전화한통화 하시더만 ''도와드려야지요.쓰세요. 늦은 밤 금남로는 거대한 용광로였다. 그 열기가 무엇을 의미하건 광주의 밤은 그렇게 지나고 있었다. 예술의 거리에서의 간단한 리허설.. 유진규님의 늦은 합류. ................. 제 목 : 광주공연을 마치며4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6-01 오후 2:42:00 내 용 : 금남로 공연은 자정을 넘겨 한시부터 시작이 되었다. 무엇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절실한 기운으로 온통 메워진 그 자리에서. 관객과 공연자란 이분법적인 구분이 철저할 정도로 자기 부정을 당하며 이루어졌던 그 공간.. 그 것은 보여지되, 보여지지 않는 보야야할 관객이 보여지며, 보여져야 될 공연자가 보게 되는 자리였다. 우리는 무엇을 잊고 살아가는 것일까.. 오히려 우리는 우리가 잊지 않게끔 해주는 것에 대한 감사함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잊어버림에 슬퍼하기보다는.. -창원- .................... 제 목 : 광주공연을 마치며5 작성자 : 이창원 시 간 : 2000-06-07 오전 1:50:00 내 용 : 먼지처럼 부유하는 사람들의 움직임들.. 그러한 부산함이 나에게 정겨움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망월동 묘역은 나에게 그렇게 다가왔다. 올해 선거를 통해 당선된 국회의원들.. 왁자지껄하게 묘역 앞에서 소리를 높히는 장사꾼들.. 각지에서 몰려온 추모객들.. 다소 어수선함마저 느끼게 하는 그러함들이 나에게 있어서는 그저 흘러가는 삶의 풍경 모습으로 각인되어진다. 우리가 서야할 이유들..그 이유들이 삶 속에서 진정으로 추구해야할 것들이 하찮음 속에서 변질되어진다라면 그것은 이유가 아닌 변명에 불과할 것이다. 언제 어디에서라도 견결성을 지니면서 살아있는 것들.. 그 속에서 내가 바라봐야할 것들을 느끼는 시간들.. 공연을 마치고 서있는 저수지의 물결은 그렇게 일렁이며 회색빛 하늘을 드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