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가을 경복궁에서  
1995aut
이름없는공연 2012년10월8일 경복궁 17년전 회상공연
 
이승을 살면서 매해 가을 되새겨지는 고운슬픔이 있습니다.
1995년 벌써 17년전,그 가을 우리가 처음 역사에 눈뜨고
인간의 폭력과 그에 대항하는 의로움과 사랑에 대한 얘기.
그 얘기를찾아서 낯설었던 고궁을 찾아 거기 머물며 가졌던 시간여행.
이제는 아련히 그 그리운 사람들 만날 수 없이
그들마져 역사의 시간속에 숨어 버리고
홀로 그곳을 걸으며 다시 그려보는 117년전 그리고 17년전의 중첩된 얘기.
1895년가을 그 긴 호흡으로 준비했던 후속작품을 마치고
다시 돌이켜 다가가보는 시간의 회향.
모든 것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변해 버린 시공간에서
꿈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흔적과 음성을 찾아들으며
다가가는 일.
작업은 그날같이했던 사람들 그리고 지금 홀로 남은 우리의
17년전 그날의 작업노트조각들을 역사처럼 찾아읽으며
시작됩니다.
2012년 10월 2일 화요일오후 8:30:18
 
[경복궁-2]마치고서..예플러
1995/11/05 18:23
 
95.10.26 공연첫날이다.
우선 날씨가 좀 풀리고 화사한 햇살이 눈부시어 안심이었다.
공연 장에서의 공연이 아니고 야외,그것도 경복궁에서의 공연이라 웬지 걱정이 앞서고
시간이 다가올수록 감정이 가라앉는 것이 묘했다.
연기자 모두는 각자 부산하게들 움직이며 자경전,곡수지,함화당 을 오가며 연습들을 하고 있었다.
정선이는 김밥을 커다란 쇼핑 백으로 한아름 안고 왔는데 대표 님 은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여서 (공연 첫날은 늘 그렇다) 지금 먹는 게 뭐 그리 중요하냐며
먹을 사람들은 먹으라며 퉁명스럽게 ...
정선이의 성의가 .. 섭섭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나라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공연전의 불안감 같은 거다. 공연 전엔 정말 조마조마한 심정이다.
3시가 거의 다 되가는데 지수와 연정 이가 아직 오지 않았다.
나는 서성대며 민속박물관쪽 출입구까지 나가 기다려본다.
지수가 황급 히 뛰어오다 나와 마주하며 지나갔다.
이제 연정 이와 진우님만 오면 안심인데 하면서 왔다 갔다 하고 있을 때
이석 전하께서 비서로 보이는 분과 운전하시는 분과 함께 차 에서 내리시고
주차 때문에 경비아저씨와 작은 실랑이를 주차를 할 수 없으니 저쪽으로 가야지 왜 여기까지 들어오냐며 ...
그분을 보자 그때부터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나는 자경전으로 먼저 왔다.
곧 오실 줄 알았는데 그분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나는 다시 나가 보았다.
그분은 빠른 걸음으로 자경 전과는 반대편으로 가시는 거다.
뒷모습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뛰었다. "저 오늘 연극 보러 오신 것 아니세요?"
걸으시며 그분은 내가 아마 연기자 인줄 아셨는지
"너무 슬프게 하지 마세요. 그러면 내가 울지도 몰라요" 하신다.
오늘 약속이 많으셔서 한 20분 정도 밖에는 보실 수 없다 며
나는 "이곳에선 도입부에 지나지 않으며 곡수지,함화당,향원정샘물까지 이동하면서 진행된다고 하니까
비서 분도 아쉽다면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나도 몹시 섭섭한 마음이었다.
나는 음향을 준비해놓고 자리잡고 앉았다.
연극이 시작되고 그분은 내옆에 앉으시며 "나,여기 좀 앉을께요"
그리고,곡수지, 함화당 시해장면이 끝나고 나는 조금 놀랐다.
20분만 보시고 가신다던 그분이 그곳에 계셨다. 마음이 찡했다.
비서관은 이제 가셔야 된다며..
나는" 이제 5막만이 샘물에서 있는 데요 보시고 가십시오."
그분은 샘물 쪽으로 이동 하셨다. 비서 분은 나에게 명함을 주시며
연락할 일이 있을 것 같다면서 내 손에 준비한 것이 없어서 이것밖에 없으시다며
뿌리치는 나의 가방 속으로 넣으며 쑥스러워하시기에
더이상 말없이 받고 샘물로 이동했다.
공연이 끝나고 인사도 드리지 못하고 그냥 울먹이고 있었다.
얼굴이 너무 빨게 져서 ... 창피했다.
조난지에서 원당에서 오신 신부님, 세분의 수녀님과 대모님. 다섯 분께 인사를 드렸다.
수녀님은 오신다고 하셨지만 신부님께는 말씀도 드리지 않았는데.. 반가웠다.
우리 원장수녀님께선 눈시울을 붉히시며
"요안나, 잘 봤어 많은 사람들이 봐야 할 것 같은데 이런 것이 순수한 것이구나 하며 생각했어"
나의 손을 꼬옥 잡아 주셨다.
진정 순수하신 분 한테서 듣게 되는 말이라 소중했다.
공연이 끝나고 우리들 14명은 차한 잔씩을 마시고 들 헤어졌는데
나머지 찻값으로 그분이 주신 돈 3만원으로 지불하며 나는 다시 기분이 묘했다.
12명과 헤어져 우리 둘은 다리가 아프도록 걷다가
조그만 주점에서 막걸리 한잔씩을 마셨는데 그만 참았던 울음이 터졌다.
이석 전하가 경복궁에 들어 오실 때 타고 오신 흰색의 프라이드는 나를 많이 슬프게 했다.
대학의총장님이 프라이드를 타시면 정말 멋진 분 이라며 찬사를 보 냈었는데...
그분에 비해 너무 작게만 보였든 그 날의 프라이드는 오 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95.10.27 둘째날 공연 마지막날
남편은 연기자들에게 오늘 마지막 공연은 정말 역사 속으로 들어가 느낌만으로 해보자고..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들이 감히 대견스러웠다
거의 만족스럽게 공연이 끝나고
나를 아는 어떤 이는 내게 와서 이 런 공연을 보게 해주어서 고맙다며 인상적이었다는 말을 하며
다시 한번 고맙다고 했다.
남편친구인 일우씨는 "혜영씨,울어요?" 라는 말이 나를 더 울게 했다.
"기억하세요,그분의 뜻을" 경복궁에서2부(시해의 그날)는 그렇게 끝났다.
홍파 감독께서 마련해 주신 쫑파티에서 일본인 마임이스트 다께이 요시미찌를
그에 말처럼 16년만에 친구로 받아 들이며 그와 깊은 악수를 나누었다
나는 평소에도 한번도 꿈에라도 일본에 가보고 싶은 적이 없는 사람인데
그날 친구라는 말이 나를 감동 시켰나 생각지도 않은 말 삿뽀로에 당신이 사는 집에 가보고 싶다고....
그는 딸이 둘(13살,11살)인데 방학때 서로 번갈아 가며 우리집아이들과(16살,14살)왔다 갔다 하며 지내자고..
( 우리 아이들은 사내아이들이다. )
그는 진한 농담도 했는데 자기는 세여 자의 가슴을 봤는데 누가 누구 인지를 얼굴을 안 봐서 모르겠다고..
통역을 맡아준 손진숙 씨와 나를 많이 웃게 했다.
그리고 한 10년은 서로 알고 지내온 오카모도씨도 이 공연으로 가깝게 느껴진다.
그와도 헤어지며 10년만에 처음으로 악수를 ..
이번 공연으로 외간남자들과 이렇게 많은 악수를 해보기도 처음일 것이다.
이 글을 통해서 다시 한번 경복궁에서 함께 했던 12명의 연기자 모두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나누고 싶다.
1995.11.4 임혜영
 
 
그 가을의 얘기는 그해 봄 자경전 마당 나무아래서 품어 오른 핏자욱에서..
 
돌이켜보면 그 가을의 얘기는 그 해 봄.경복궁 어느 궁궐-후에 그곳이 자경전인걸
확인했지만- 지금은 없어진 일인들이 구태여 심어놓은 나무줄기아래 흙에서
품어 나온 핏자욱을 봄으로서 시작되었습니다
무언지모를 그 환시가 찾음이 되고 이유가 되어 작업노트가 시작되었습니다.
2012년 10월 2일 화요일오후 8:53:26
 
경복궁을 찾아간 오늘의 한 젊은 여성이
경복궁 뜰에 깔려있는 바닥 돌에서 느껴져 나오는 핏빛을 발견하면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자신 앞에 나타나는 젊은 두 남자의 얘기를 엿들으면서 작품 속으로 빠져들어갑니다.
그들은 10월의 고궁을 찾은 일본 관광객과 그 가이드인 한국사람이 아니라
여우사냥의 밀명을 받고 입국한 일본인 자객과
명성황후시해를 방조한 정적 대원군이었지요.
여인은 깜짝 놀라 그 음모를 전해야 겠다는 생각에
마침 저편에서 처소로 걸어오는 황후를 향해 "중전"을 부르며 달려갑니다..
순간 자신은 한 명의 궁녀로 이 극에 흡입되어 그 시해의 현장을 함께 합니다...
1995/04/16 14:33 경복궁에서2부 시해의 그날 작업노트
 
경복궁에서 3부작중 2부는 시해의 그날이란 이름으로 경복궁에서 10월의 이틀간
게릴라 공연처럼 공연되었습니다.
아직은 명성황후란 어휘가 이나라 국민들에게 낯설고
을미왜란 국모시해의 역사도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시기에
몇몇 역사학자들이 독보적으로 연구 중인 자료들을 찾아가 취재하고
홍파감독님의 국화와 칼을 텍스트로해서 한편의 장편소설을
역사적현실을 찾아서 재구성하여
이동극 형태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프로연기자와 일반인들이 구분없이
찾아오는 대로 그에게 어울리는 배역을 만들고
공연이 아닌 역사의 실존적 여행으로 작업의 의미와 방식을 택해서
연극이 아닌 실존의 만남으로
가을을 새겨갔습니다.
100년이 지난 시간에 그 현장에서
지워져 버린 얘기를 찾아내어 그 영혼들의 이끔을 따라
궁을 이동하면서 시간의 흐름 안에서 현재가 되는 환시.
함께 꾸어보는 꿈. 같은 꿈 안에 거니는 일상의 시간 안에 담긴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고 잊고 있던 사람들의 아름다운 슬픔
그리고 그리움에 청취를 통한
존재의 방식을 새롭게 되새겨내는 작업.
그해 경복궁은 그렇게
이제는 다시 그렇게 다시는 할 수 없는 아름다운 마음들이 제각기 다가와서
그려낸 온화한 사랑의 시간.
이름없이 쓰러져간 궁녀들의 넋에 벗되어준
이제는 지워져 버린 가을의 흔적.
 
그 해가 지나 몇 번이고 다시 그리며 찾아갔으나
다시는 만날 수 없었던 그 아름답던 사람들.
늘 홀로 다가가 전설처럼 들려주던 낯설은 얘기.
살아있어도 오지 않는
매년 가을 그날 그 자리에서 이승사는 동안
기억하며 만날 줄 알았던 정성을 그리며
홀로이 다시 걸어보며 귀기울여 들어보는
117년전 그리고 17년전의 벗들과의 아련한 추억 그리기.
2012년 10월 2일 화요일오후 9:20:14
 
그 가을 경복궁에서
 
1장 자경전
자경전은 마치 그때처럼 공사중이었고
마당엔 누군가가 말뚝처럼 심어놓아 어색히 자라난 나무한그루가 시간을 비집고
자라고 있었습니다.
가을바람에 낙엽되어 떨어진 제 잎파리가 줄기 아래 쪽에 소복이 쌓여 있었고
오늘의 우리인 재의는 그곳에서 오카모토고문관과 대원이 대감이라 서로 호칭하며
얘기 나누는 두 사람의 얘길 엿듣습니다.
한가위 전날이었고 함화당에서 그릴 그 슬픔의 엿새 전 저녁이었습니다.
2012년 10월 3일 수요일오전 6:26:30
 
17년지나 또 하나 남 모를 역사가 된 열 네사람의 이야기를
 
그 가을 경복궁에서는 17년지나 또 하나 남 모를 역사가 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다시 가을고궁에서 그 가을처럼 만나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걷는 사람들의 얘기로 구성합니다.
열네 사람이 우연처럼 만나서 준비하고 애태우며 그렸던
나 아닌 잊혀진 사람들의 이야기.
그 얘기를 애절히 전하고 싶어서 설익은 인성으로 다가가 그려본 1995년 가을 어느 시간들.
그 시작이 생명이 되어 성숙하며 완성된 1895년가을까지
아무도 하몎하진 않았지만 늘 그 가을의 그곳에 이승처럼 남아있어서
홀로라도 마져그린 얘기.
들려주고 싶은데 아무도 기억 못하고
다시 돌아서 버린 동무들 환상 속에서 만났던 이승엔 다시없는 사람들의 흔적.
가을마다 그곳에서 또다른 낯선 이 들에게 들려주던 이름없는 사람들의 얘기.
그들이 만났던 100년전의 사람들과 그 순결한 핏빛 목소리에 응답했던 작은 전설.
그 사랑이 바탕되어 파람을 걷고 버즘나무처럼 그리며
남은 이승을 살 수 있었던 17년간의 회상.
100년의 사랑과 의로움 그리고 다시 100년의 의지와 용기.
그리고 마침내 떠나며 돌이켜보는 56억 7천만년의 약속.
마지막장 향원정 샘터,굽이돌아 향하는 물길 따라 오감에 담기는 이승의 가을.
시간을 중첩해 만나고 헤어진 사람들의 귀한 삶.
자경전에서 곡수지 함화당 그리고 향원정 거쳐 녹원숲까지
열네 사람들이 다가와 만나고 헤어지며 함께 걸어주었던 암호같은 루트.
다시 변해 버린 그 길을 따라 117년전의 모습에서 17년전의 흔적찾아 그리는
창의일의 오후.
1895년 팔월스무날,그해 서양달력 10월8일.그리고 17년전 10월한달간의 그곳
어느 작은 동방나라 왕궁, 한성과 서울에 담겼던 시간에 대한 얘기 다시 그리기.
2012년 10월 3일 수요일오전 7:25:29
팔월스무날 오후에 걷습니다. 그가을 경복궁..
음력으로 읽고 양력으로 공연하는날.
팔월스무날 그 새벽의 아픔을 지내고
흔적남은 녹원숲까지의 길을 찾아서
자경전,녹원숲 한화당 향원정 건청궁 따라
117년전과 17년전의시간을 걸으며
열네사람의 잃어버린사람과 안부나누는 공연.
을미년 팔원스무날 오후에 고궁에서의
만남준비합니다.
2012년 10월 5일 금요일오전 8:12:33
 
 
흐른 시간 속에서도 머물러있는 시간
 
흐른 시간 속에서도 머물러있는 시간이 있습니다.
멈춰선 그대로 흔적지어 남겨져 있는 그 시간은
상념의 뇌리로 발견됩니다.
그 만남을 위해 가시거리를 넓히고 차원의 중첩을 그리면
공기의 흐름이 안내해주는 시공 안에 제가 섭니다.
100년전의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서 그들의 부름따라 다가섰던
열네 사람의 크고 작은 이성이
117년지난 지금의 공간 속에서도 그렇게 숨쉬고 있습니다.
17년전 그 얘기가 오히려 중첩되어
그들 역시 역사가 되어 매년 가을 그리며 다가갔던 외눈박이의 슬픔을 보듬어안고
그렇게 얘길 들어줍니다.
그 가을 경복궁에서..
이름없는공연 2012년 10월8일 을미년 팔월스무날 경복궁 회상공연은
17년전 그 가을 홀로 준비하던 그 날처럼 과거가 되어 버린 미래를 향해 걷던
그 순서대로 걷습니다.
1.발견 2.한가위 3.전야 4.시해 그리고 5,이튿날
공연은 5개의 장으로 이뤄졌고 공연장소는 1장과 2장은 자경전에서
3장은 곡수지에서 4장은 함화당에서 5장은 향원정의 샘물에서였습니다...
이제는 그 모두가 까맣게 잊어 버린 시간이지만 그래도
시간과 공간 그리고 타인의 삶 속에 새겨져 있어 그들자신도 모르게 생성되어 살아가는 인물들,
그리고 그들의 눈시울과 바람에 담긴 음성으로 성숙해가는 별과 생명의 기원에 응답해가는
이저승의 생.
아주 초라한 하나의 정의감과 분노에서 시작하여
그 시간을 만들어낸 존재들이 배워준 존재의 방식에 따라 익혀온 꿈.
그리하여 우리의 태와 음을 찾아 재의를 발견하고 그에 걸맞게 존재하기 위해
노력하며 꿈꾸다 가는 후이넘의 기억까지.
언덕 이편에서 저편 피안을 그리며 누군가가 들려준 56억7천만년의 약속을 그리며
자신도 모르게 걷고 있을 파람,피안의 길목에서
이 가을 돌이켜 다시 되새기고파 다가가 머무르는 동무하나 없는 길.
망상역 그 바닷가 숲속 자그마한 간이역사에서
상념의 망각이란 이름으로 시작했던 그 얘기가 예언처럼
삶의 마지막 길 동무하나 없는 마지막 회향길에서
환시처럼 만나는 그리운 시간 속 살아 숨쉬던 사람들의 얘기.
1895년가을을 완성하며 고이 접어두었던 그 가을의 얘기의 시작부분.
117년지나 다시 그리는 17년전 그 까마득한 시림과 따스함 찾아
남 몰래 걸어보며 만나는 이승의 회향길.
그 가을 경복궁에서.
2012년 아름다운 사람들의 기일에 다가가보는 건청궁 옥호루 그리고 녹원숲
2012년 10월 8일 월요일오전 8:07:10
 
 
 
 
 
 
end
end